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월 21일 (화요일) D6 기획 “세계적으로자본주의시장경제의모순 이부각되는 가운데, 양극화 심화와 사회 갈등 확산을 막지못하고있다. 일각에선 그반발로사회주의정책에대한향수가커 지고있지만,역사가증명하듯사회주의는 대안이될수없다.” 정덕구니어(NEAR)재단이사장은지난 16일한국일보와의인터뷰에서“지금가장 경계해야할것은우리경제가축소되어도 잘나누며사는것이좋다는사회주의적사 고”라며“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을 동시 에추구하는제3의길을찾아야할때”라고 주장했다. 정이사장은현재정치^경제^사회상황을 과거중국 공산당을 휘감았던논쟁인 ‘홍 (紅^이데올로기)’과 ‘전(專^실용)’을인용해 분석했다. 그는 “촛불정국에서집권한 문 재인정부는전반부 내내‘홍’을앞세워국 정전반을휘몰았다”며“정치^사회각분야 를 장악한 정부는 대표적‘전’의영역인경 제정책마저도홍의시각에서바라봤다”고 평가했다. 그는 “집권후반부에는전을중 심으로경제정책라인을재편해야한다”며 “상처받은시장경제체제도되살려민간이 제역할을하게해야한다”고권고했다. 정이사장은 문재인대통령이최근기자 회견에서밝힌‘부동산원상회복’의지에대 해“부동산 시장 가격을 강압적으로 원상 회복시킬수있다는 생각은 잘못된꿈”이 라며“무리한 정책을 펼칠수록 늪에빠질 것”이라고경고했다.다음은정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총선을 앞둔 시점이다. 문 정부 전반기 경제정책을 평가한다면. “무엇보다경제를바라보는시각이잘못 됐다. 촛불의바람을타고진보진영은 ‘세 력교체’를내걸었다.이는정치^사회분야에 서는가능할지몰라도경제에는교체할세 력이라는게없다.최저임금인상, 52시간제 도입등소득주도성장정책은사회문제해 결을위해경제를희생시킨대표사례다.이 로인해좋은일자리는사라지고중산층붕 괴가 가속화하는 ‘축소 불균형’이심화됐 다. 경제는 살짝만 건드려도 움츠러드는 달팽이같은성질을가지고있다.우리경제 가추락기로떨어질수있는상황에서무리 한정책은‘떨어지는와중에정수리를친격’ 이됐다.” -가장 큰 문제점이무엇인가. “정책을이념중심인 ‘홍(紅)’의시각에서 바라보다 보니부문 간 충돌이일어났다. 자본과 노동, 기업과 가계등은 서로 균형 을 갖춰야 하는데,이를 대립구도로 놓고 정책을입안했다. 그러다보니어떤정책이 나올지모른다는불확실성과목표간충돌 때문에경제주체들이움츠리게됐다.대표 적인것이부동산과교육정책의엇박자다. 한쪽에서는특목고,자사고를없앤다며학 군 좋은강남에주택수요를몰리게하고, 다른편에서는강남집값을잡으려고강도 수요억제정책을펼친다.정부는사회적약 자를위하고세력교체를하겠다는목표가 있었지만경제의관점에서보면서로역작 용을했다.컨트롤타워가돼야할청와대가 정책조정을제대로못하고있다는방증이 다.” -집권반환점을넘어서며경제정책기조가 바뀐다는 시각도 있다. “이제는시장가격에직접개입한것이실 수였다는인식을하는것같다.적어도 ‘상 처난데소금뿌렸다’는것은알게됐다면 다행스러운일이다.그래서주52시간보완 책을세운다거나,최저임금인상속도를조 절하고있는것아닐까. 그러나아직상황 의심각성을제대로느끼지는못하고있다. 이정도 보완책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공급망이무너지고있는상황에서 재벌개혁을 명분으로기업을 공격하고있 다는것이다.재벌은잘못하는것이있다면 공정성차원에서다루면되지만 교체의대 상이돼서는안된다.자칫그동안기업이축 적한자산을잃을수도있다.” -문 정부가 어떻게대응해야 하나. “청와대의정책담당자들을정책중심의 ‘전(專)’으로바꿔야한다.청와대와국회,기 획재정부의컨트롤타워가한 몸이되지않 으면추세적인성장률 추락을 막을 수없 다. 특히경제정책에서는관료나전문가에 게맡겨야한다.이들과큰비전에공감하면 서이들의경제진단과국정노하우를집행 에반영해야한다.정부가성장률의대부분 을책임지는 상황에서다시민간이경제의 80%를주도할수있도록회복시키는것이 우리경제가나아가야할방향이다.” -구체적으로 어떤정책이필요한가. “혁신경제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정부 와민간이혁신성장의기본방향을공유하 고,관료들이만든족쇄에서기업들을풀어 줘야 한다. 구석구석남아있는 산업규제 를틀지않으면혁신성장은정치구호에그 칠뿐이다. 교육 개혁도필요하다. 대학들 이새로운시대에맞는인재를키울수있도 록하는자율권을줘야한다.” -정부도 혁신성장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고 있다. “정부주도성장이지속되면얼어붙은민 간이정부를따르지않는다.수소경제같은 몇 분야에서시늉만 할 뿐이다. 국토교통 부, 보건복지부, 산업관련부처등 관료들 이규제를놓아주지않기때문이다.이제는 대통령이직접나서서개혁해야한다. 타다 논란에서보듯, 규제완화의대부분은이해 조정문제이기때문이다.” -한국도일본 같은 ‘L’자형저성장에빠질 거란 우려가 높다. “올해성장률도 2%수준을 벗어나기는 힘들것이라고본다.우리뿐아니라세계적 으로L자형장기침체가 5년이상지속될가 능성이있다.특히우리나라는장기추세선 이떨어지고있다는점이중요하다.정부의 2.4%성장전망치는반도체가격상승등의 변수를지나치게낙관적으로본측면도있 지만, 근본적으로는 ‘반등을 하겠다’는정 치적선언에가깝다. 문제는이를뒷받침할 정책이부족하다는데있다.재정투입을통 한 사회간접자본(SOC)확대는 민간의성 장으로이어지기는힘든측면이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이렇게 내려앉은 원인은 무엇인가. “우리경제의발전단계를되짚어보면일 본등선진국을추격하던 ‘추격기’와일부 를 뛰어넘었던 ‘추월기’, 그리고 ‘장기정체 기’로구분된다.현재장기정체기의시발점 이된것은금융위기다. 그때많은것을바 꾸면서새로운성장의기반을닦았어야했 는데급락한성장률을지키려고무작정재 정을투입한것이문제였다.확장재정의맹 점은지속가능하지않다는점,그리고민간 의위축으로이어진다는점이다.” -과거 정부에서부터 이어져 온 문제라는 말인가. “지난 20년간보수와진보양진영모두 양극화해소와창조적성장이라는두마리 토끼를 잡는데실패했다. 미래지향적으로 문제를바라보지않았기때문이다.보수는 신자유주의하에서승자독식을방치하고, 사회적약자를위한피난처조성을등한시 했다.이에따라양극화도심해지고사회적 갈등은 더커졌다. 진보는이를 혁신하는 대신세력교체에만몰두했다.혁신은게을 리하고‘표(票)퓰리즘’만일삼았다.그결과 양극화를해소하지못한채우리경제에축 소불균형만가져왔다.” -보수 진영의 실책도 만만치 않다는 얘기 인가. “양진영모두공동체보다진영의이익만 우선시했다. 우리나라의보수는농익어고 린내나는 참외가 돼버렸다. 오래된참외 는멀리서보면노랗고예쁘게생겼지만가 까이가보면먹을게없고고린내도난다. 우리나라의보수도마찬가지로농익었다. 새것으로바꿔야한다. 보수는그동안양 극화를방치한데대한반성과자책을해야 한다.야당이야성을찾지못하면초식동물 처럼유린당할뿐이다.그러면국민들은예 쁘고맛있지만 독이든사과(진보)를선택 할수밖에없다.국민은온몸에서서히독이 퍼지는줄도모르고맛있게먹을뿐이다.” -진보 진영은 무엇을 경계해야 하나. “노동의정치세력화다.촛불정국에서민 주노총의역할이있었던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노동 현장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문대통령이정권초반에도유일하게장악 하지못한세력이노동계였다.노동계도자 신이약자로대접받을때와지금은국민의 시선이다르다는점을인지해야한다.급속 한산업전환이이뤄지는가운데노조가기 득권을주장하는것은노동개혁의최대걸 림돌이다. 노조는이익집단화되는것을경 계하고대통령도더이상노조를방치해서 는안된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 원상회복’을 언급했다. “원상회복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정책 을 펼치겠다는 의지이지, 가격은인위적으 로떨어뜨릴수있는게아니다. 만약통제 하겠다고 한다면 대만처럼정부 수립초 기에토지공개념을 도입하고 개인의토지 소유를제한했어야하는데, 그러기엔너무 멀리 왔다. 토지거래허가제 같은 개념도 사회적합의를이루기어려운주제다. 세금 이나부담금같은경제적인수단을내세우 고있지만이는세입자에게전가될뿐이다. 시장수급균형의기본틀에서벗어나무리 한 정책을 펼칠수록 더늪에빠지게될것 이다.” -서울 집중에대한 해법이있을까. “지방위성도시의서울접근성을높여야 한다. 출퇴근이쉽도록 하고 교육이나 정 주 환경을 끌어올려서‘굳이비싼 데살필 요없다’는인식을하게해야한다.독일방 식의장기임대주택도입도고려해볼 만하 다. 지방 정부가 장기채권을 발행해시중 에풀린유동자금을흡수하고,이돈을활 용해 30년 장기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것 이다.” 인터뷰=김용식경제부장 정리=박세인기자 “자본주의모순 깊어도 사회주의는대안 못 돼$ 제3의길찾아야” 이념잣대로정책만든文정부 교육정책은강남수요만들고 부동산정책은누르는‘엇박자’ 집값원상회복, 잘못된꿈일뿐 진영에갇힌 20년, 기회놓쳐 신자유주의승자독식방치한보수 혁신대신‘표퓰리즘’일삼은진보 양극화심해지고경제저성장으로 경제정책‘실용’ 중심재편을 정부주도지속땐민간은시늉만 관료들족쇄서기업풀어주고 민간이경제80%끌고가게해야 정덕구 니어재단이사장인터뷰 정덕구이사장은 2007년부터싱크탱크니어 (NEAR) 재단이사장을맡고있는동북아정책전문가 다.고려대상학과를졸업한뒤1971년행정고시 (10회) 에합격해공직에입문했다.외환위기직후국제통화 기금 (IMF) 협상과뉴욕외채협상수석대표,재정경제부차관등을지내며환란을수습했다.이후산업자원 부장관을역임하며벤처붐을일으키고부품^소재산업육성에매진했다.2004년에는열린우리당비례대표 로17대국회의원을지내기도했다. 정덕구니어재단 이사장이지난 16일한국일보와의인터뷰에서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을 평가하고있 다. 정이사장은“문대통령의 ‘부동산 가격원상회복’ 발언은 잘못된꿈”이라며 “무리한 정책을 펼수록 늪에빠질것”이라고우려했다. 박형기인턴기자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