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2월 1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지역신문이 사라지면 겨울 밤 모놀로그 깊은겨울밤. 조용한방안이평 화롭고 안온하다. 격차없이 내리 던 겨울비가 그친 후라서 잔잔하 리만치 그윽한 고요가 평온하게 번지고있다. 세상이, 주변이마음 을 뒤흔들어 놓지 않는다면 마냥 잔잔한 한적함이 적요하고 소슬 하게곁을맴돌고있을터이다. 고 적한 겨울 밤이라서 바깥에서 들 려오는 소리가 바람이 스치는 소 리와 다름없이 들려온다. 아득하 고자욱한길을찾아나서는,최선 의 순수로 창조주와 독대하게 되 는신성의시간이다. 불꽃같은파 라스름한 열망이 글쓰기를 향한 탐닉으로 문장의 얼을 삶 읽기로 집약해가는 시간이다. 이렇듯 소 로시정지된듯한시간앞에서노 라면주어진소중한삶을살아내 고 있는 딸내들을 향한 그리움으 로고스란히밤을밝히곤한다.이 방인의삶을자처하며큰바다를 건너와올망졸망한어린딸들손 을 꼬옥 붙드느라 노심초사했던 잔영이크고작은송이송이그리 움이되어온방안가득내려앉는 다. 포부와소망이염원으로영글 고희망을담은꿈의테두리들은 세월의 바람결에 낡아져가고 있 지만, 딸내들은 존엄하고 고귀한 꿈을 놓치지 않으며 찬찬하고 슬 기롭게 살아왔다. 조화롭게 일구 어가는 누림의 과정들을 지켜보 면서 조바심쳤던 먼 시간들도 이 젠그리움이다.방금도착한이메 일을열어본다. “엄마,늘뭘더해줄걸하고애쓰 시고후회마시길바래요.있는그 대로내가할수있었던최선그대 로가 훌륭한거에요.열심히사는 사람들이늘더아파하고, 힘들어 하고, 허전해한다는건너무불공 평하잖아요. 내가최고의최고를, 최선의 최선을 다해도 늘 부족하 다는건너무부조리에요.내가완 벽하다해도 세상의 불행이나 사 고를막을수없잖아요. 제가기억 하는 엄마는 언제나 굳건하고 변 함없고 든든하게 저희를 지키셨 고 길러주셨어요. 그것만으로도 넘치도록 충분해요. 저는 부족하 기도하고 모자라기도 하지만 늘 좀더 나아질려고 나름 노력하는 저에게 너그러워질려고 해요. 그 런생각을하며살고행동으로옮 기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 훌륭 하다고 감히 생각해요. 엄마한테 서보고배운노력과성실함을감 사하며소중하게쓰고싶어요. 날 씨가 왔다갔다 내 기억과의 실갱 이를하는요즘맑은화창한날은 반짝이는예쁨으로, 흐린구름이 나안개가득한날은한치앞을모 르는 신비함으로, 바람이 심하게 부는날은정원사의본분을잊지 않고낙엽을긁음으로그냥받아 들이기로했어요.” 내 나이 고만했을 그 즈음에 느 낄수없었던지성과감성으로보 낸딸내메일을받아보며눈물이 핑돈다. 일상에서 떠오른 것들을 적어보낸 메일들이 때론 낯설만 큼 어른스럽다. 기존의 가족사에 서 누락되기 쉬운 드러나지 않은 사랑이 복원되고 있음에 감사하 게된다. 딸내들 메일을 대할 때마다 저 들의 소명을 감당해가고 있는 과 정들을 경청하게되고 이렇게 쌓 여가는 이야기들로 가이드 북이 나워크북을만들고싶은분주함 이일렁인다. 딸네들과나누는메 일은 그리스도인으로써의 존재 의 모습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어 삶의대서사시를써내려가고있는 것이다. 못다부어준사랑의빚을 안고 전전긍긍하는 노모를 바라 보는시선엔늘촉촉한물기가보 인다. 주고받는메일로하여잊고 있었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며 아련한그날들을더듬으며향수 에 젖었노라고 벅찬 감정을 드러 내기도한다. 삶의그루터기같았 던 작은 추억 하나에서도 충일감 을 내증으로 수득하자고 다짐하 곤한다. 자신감넘치는딸내들에비해뉘 우치고 반성하고 가다듬느라 분 망했던 노년이 이즈음 들어서는 그냥 생긴대로 살자로 마음을 다 둑인다. 낡아져가는 모습 이대로 를보여주며살아가려한다. 딸내 들에게 그럴싸한 노인네로 살아 보고싶고, 근사한엄마로남겨지 고 싶은 욕심의 발로임도 들통나 고주변눈치보느라헛디디는실 수도이젠그만두려한다. 이제더 무엇으로 치장한들 더 나아보이 겠으며한치라도더크게보일것 인가.느즈막철이든엄마라서민 망스럽다. 딸내들과의 연서가 오 고 가면서 뿌듯한 감사가 우리들 만이 누리는 감사가 아니기를 기 도하게 되었으니까. 이민자로써 의 고달픈 삶의 구석구석은 알지 못하더라도 가족 울타리를 지켜 내기에도 버거운 분들을 보아왔 기에. 이러저러한 사연들이 메일 로 오가면서도 세상에서 일어나 는일시적유행이나분위기, 정치 적편향은약속한듯덮어두고,주 변을 한 개인을 부추기거나 얼을 빼는남용또한조심스러워한다. 풍랑 같은 공포스러운 소란이나 사건 또한 암묵적으로 차단해왔 었다. 서로가 간직해왔던 추억에 도 서로의 색상이 다르기도 하고 기억하는 부분에서도 조금씩 차 이가 있다는 것도 신비스럽고 재 미지다. 딸내들과의 정분을 되새 기며 추억에 잠겨있느라 창이 환 해지는 것도 잊고있었다. 침실에 서 나오시는 영감님의 걱정을 듣 고서야밤을하얗게밝힌것을눈 치채게된다. 유한한인생에게주 어진무한한겨울밤의독백이이 리도달콤하고그윽할까. 한껏충 일한 흐뭇함으로 뿌듯하게 기지 개를켠다.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주 소: The Korea Times (오피니언 담당자앞)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팩 스: 770-622-9605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모든 칼럼은애틀랜타한국일보의편집방향과 다를수있습니다 뉴스칼럼 시사만평 중국 발 코로나바이러스 김정자 (시인, 수필가·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마이클 쿤투리스 작 케이글 USA 본사 특약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 의 지방지들이 하나 둘 사라지면 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위 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 다. 카운티전체에그지역에서발행 되는 신문이 하나도 없거나, 있어 도단하나만있는곳에사는미국 인이 6,500만명이상으로집계됐 다. 최근브루킹스연구소의한보고 서는 이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이 제공공이개입해지 방지 회생과 활성화 대책을 도모할 때라 고밝혔다. 지방지가없어지면 서 토착비리를 고발 하는 기능과 지역의 중요한 문제 결정에 주민들의참여를독 려하는기능이사라 지고있다는것이다. 공권력에 대한 감시 가필요한것은미국 도마찬가지다. 트럼프의 전횡은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 타임스가 매의 눈으로 지켜본다고 해도 예 컨대 중가주의 중소도시에서 일 어나는 권력형 비리는 누가 고발 할것인가. LA만해도 경찰력의 최고책임자 인 카운티 셰리프국장이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을 눈앞에 두고 있 다. 시의원등공직사회의일탈행위 도 그치지 않고 있다. 지역문제가 최우선관심사인지방지가없다면 누가 워치독 역할을 할 것인가 하 는것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클라라헨드 릭슨연구원은‘로컬저널리즘의 위기: 왜미국은로컬뉴스룸을되 살려야하는가’라는보고서에서 이 때문에 주민들은 주변 일에는 깜깜이가 되는 대신, 고도로 전문 화된 전국 매체들이 쏟아내는 전 국뉴스에함몰돼가고있다고지 적했다. 전국뉴스가쏟아내는트럼프탄 핵같은, 찬반양론이극명하게대 립하는 이슈에 매몰되면서 실생 활에서는 이보다 더 중요한 다양 한 이슈들이 관심 밖으로 밀려나 고있다는것이다. 보고서는, 따라서 이제 공공의 지원으로강력하고독립적인지역 지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구 체적인지원책으로독자에게구독 료 면세와 함께 신문제작 경비에 도 면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거대 온라인 매체에는 세금을 부 과해콘텐츠생산자인지역지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방안 등이 모색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을 장악하 고 있는 페이스북 과 구글의 계열 기 업들은 지역신문 의 콘텐츠를 널리 전파하는 순기능 이 있는 반면 디지 털 광고에서는 이 들 매체의 강력한 경쟁자이기도 하 다. 공룡기업인 이들 2개사의계열사들 은미국디지털광고의 58%를차 지하면서 지방지의 기반인 로컬 마켓의 77%를 가져가고 있다고 보고서는분석했다. 광고수입에서 디지털 광고의 비 중이 늘어나면서 지난 2018년의 경우 미국신문의 오프라인 광고 매출은 100억 달러가 좀 넘었고, 온라인 광고매출도 40억 달러에 이르렀다. 경비 절감을 위해 취재 등 제작 인력을 줄이면서 지역신문 중에 서 각 주의 의회나 워싱턴 DC에 지국을 유지하는 곳은 거의 없게 됐다. 또한 탐사보도 능력이 떨어지면 서 신문자체의 가치 하락과 함께 커뮤니티에서 차지하는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 했다. 이 보고서를 발표한 워싱턴 DC 의 브루킹스 연구소는 1916년 설 립된진보성향의연구기관으로미 국내7,000여민간연구소가운데 영향력평가에서1위로꼽히고있 다. 안상호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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