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2월 5일 (수요일) A10 특집 실제 탄소섬유는무게가철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그 럼에도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나 된다. 가벼운데 강하다는 것이다. 게다가녹이슬지않고열에잘견 디며전도성까지좋다는장점도있 다.철을대체할‘차세대산업의쌀’ ‘꿈의신소재’로각광받고있는이 유다. 탄소섬유단단함의비결 탄소섬유는 탄소로 만든 실이다. 그렇다고 탄소로만 만든 건 아니 고,원사(실)안에탄소가92%이상 함유된섬유를말한다. 탄소섬유 한 가닥 지름은 7㎛(마 이크로 미터^100만분의 1m)에 불 과하다. 머리카락(50~70㎛)의 10 분의 1 정도이고, 아주 작아 이름 붙여진 미세먼지(10㎛)보다도 작 다. 전자현미경으로 봐야 확인할 수 있는 이 가느다란 실을 수천에 서수만가닥모아탄소섬유다발을 만들게 된다. 원사 2만6,000가닥 을모은탄소섬유한다발의단면적 이 1㎟에불과한데이실은 700kg 의경주용차를매달고도버틸수있 을정도로튼튼하다. 탄소섬유를 만드는 방법은 팬 (PAN^폴리아크릴로니트릴)계와 피치(PITCH)계 두 가지로 나뉜다. 일반적으로팬계탄소섬유가많이사 용되는데,‘ 중합-방사-소성’세 단계를거쳐만들어진다. 중합은 섬유 원료인 아크릴에 높 은 열과 압력을 가하는 과정이다. 중합을거쳐꿀처럼진득해진원액 을직경수천~수만개구멍에통과 시키는공정이방사다.가래떡을뽑 아내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 이렇 게뽑은원사를1,000도가넘는고 온에서 열처리해 섬유에 있는 질 소나 수소원자를 거의 다 없애고 92~95% 정도의 탄소원자만 남기 는공정이소성이다.효성탄소재료 연구팀 정희록 수석연구원은“수천 ~수만가닥의아크릴원액을모두 일정하고 균일하게 뽑아내야 강도 가좋아진다.방사과정이탄소섬유 제조의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 다. 탄소섬유가 왜 단단한지는 다이 아몬드를떠올리면쉽게이해할수 있다.세상에서가장단단한물질로 꼽히는다이아몬드는탄소를고온 고압 상태로 응축해서 만든다. 탄 소원자한개가4개의다른원자와 결합할수있는데다이아몬드는탄 소원자끼리만결합해그물구조가 치밀하고강하다. 마찬가지로 탄소섬유 역시 다른 원자거의없이탄소원자끼리강하 게결합한상태다. 탄소섬유 제조 방식을 말로는 쉽 게 설명할 수 있지만, 실제 만들어 내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탄소섬유를 제조할 수있는기술을가지고있는나라를 손에 꼽을 정도다. 탄소섬유는 항 공, 우주, 방산등에사용되는소재 인 만큼 전략물자로 분류돼, 기술 이전도쉽지않다. 현재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도레 이와미쓰비시케미컬,데이진등일 본의‘빅3’기업들이약60%를장악 하고있다.국내에서는효성이유일 하게탄소섬유제조기술을갖고있 다. 효성은2011년일본, 독일, 미국 에이어세계에서네번째로탄소섬 유 개발에 성공한 뒤 2013년 고성 능 탄소섬유인‘탄섬(TANSOME)’ 을선보였다. 현재 국내 탄소섬유 시장은 세계 의 4% 정도에 불과 하지만 효성 은5년내에점유율을17%까지끌 어올릴 생각이다. 얼마 전 효성은 2028년까지 탄소섬유 분야에 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 기도했다. 탄소섬유,금속.플라스틱과만나다 탄소섬유는 그 자체만으로 물건 을만들수는없다. 금속이나플라 스틱 고분자 수지 등 다른 재료에 섞어 써야 한다. 이를 탄소섬유 복 합재료라 한다. 효성 복합재 료 연구팀 수석연구원 배만 억 팀장은“건물을 지을 때 시 멘트 안에 철근을 넣어 강도 를높이는것처럼시멘트를고 분자수지, 철근을탄소섬유라 보면된다”고설명했다. 탄소섬유 복합재료의 쓰임새 는 항공기, 자동차, 우주항공, 스포츠 레저용품까지 무궁무 진하다. 예컨대대형항공기보 잉 787기의 경우 전체 중량의 절반이 탄소섬유 복합재료다. 승용차한대를만들때탄소섬유 복합재료를사용하면최대85kg까 지무게를줄일수있다는연구결과 도있다.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 시 호흡을 위해어깨에메고다니는산소통도 무게를줄이기위해탄소섬유복합 재료로된걸많이쓴다. 탄소섬유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수소경제의핵심소재이 기도하다.가벼우면서도일반공기 보다 수백 배의 고압을 견뎌야 하 는수소연료탱크를탄소섬유복합 재료로만들기때문이다. 실제 현대자동차가 만드는 수소 차‘넥쏘’에들어가는수소탱크에 도탄소섬유가사용되는데, 현재는 일본도레이제품이다.그러나효성 이꾸준히기술발전을이뤄현재현 대차와테스트를진행중이다.조만 간수소탱크의국산화가이뤄질것 이라는기대감이높다. 탄소섬유는 뼈나 관절에 박는 핀 을 지지하는 판이나 X-레이 투과 장치의 부품 재료 등 의료 분야에 도 활용되고 있다. 인공 뼈에 탄소 섬유를적용하는연구도현재진행 중이다. 조만간 영화 속 아바타가 아닌진짜사람이탄소섬유 로만든뼈를갖게 될지도모른다. <윤태석기자> ■ 머리카락보다가늘면서강도는철의10배 “지구는 잊어라. 여기 는판도라라는걸명심 하도록. 지옥도 판도라 에비하면휴양지나다름없다. 여기에사는,‘ 나비’라불리는외계종족은신경을마비시켜 1분내에심장을멈추게하는독화살을사용 한다.그들의뼈에는탄소섬유성분이들어있 어죽이기아주힘들지.”(영화‘아바타’중대 사)기지사령관마일즈쿼리치대령은이같은 경고를 날리며 판도 라행성에새로온해 병대원들 기를 죽인 다.영화에서나비족은사람보다훨씬커키가 3m나된다.그런데이상한건그만큼뼈대도 굵고몸집도코끼리처럼거대해야정상일그 들이의외로날씬하다는점이다.비밀은쿼리 치대령이말한그들의뼈,‘가벼우면서도튼튼 한’탄소섬유에숨겨져있다. 생생과학 탄소섬유복합재료로만든의료용보조기구(오른쪽사진)와각종제품들.<효성제공> 탄소섬유 1㎟에 700kg 자동차도매달수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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