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2월 22일 (토요일) A10 특집 런던 시민이라고 브렉시트 를무조건찬성하는것 은 아니었다. 총선 당일 만난 아프 리카이민자2세인마리아는“보리 스 존슨이 이끄는 보수당은 늘 백 인과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펼친 다”며“EU와인적, 물적교류를막 는브렉시트를막기위해노동당에 투표할것”이라고말했다. 하지만 동유럽 출신 이민자인 레 드슬라브는“공짜 의료 진료를 받 으려는이민자들때문에병원에가 면2시간이상기다리는게일상이 됐다”며“영국사회가감당할수없 는이민자유입을막을수있는길 은브렉시트뿐”이라고말했다. 사실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 국민 들의 찬반은 세대, 인종별 특성에 따라 갈리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고 있었다. 영 국이 EU 경제체제 내에서 이득을 보고있다는사람은주로브렉시트 를 반대했지만, EU 경제체제하에 서 영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사 람은브렉시트찬성파가다수를이 뤘다. 특히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시민 들은 여러 경제 문제 중 이민자와 일자리문제에초점을맞추고있었 다. 런던 외곽의 한 호텔에서 청소일 을 하는 마리안도 일자리 문제로 브렉시트를찬성하는사람중한명 이다. 그는“올해초까지시내레스토랑 에서홀담당정직원으로근무했었 는데, 사장이 인건비 절감을 이유 로직원들을비정규직이민자로바 꾸면서 일자리를 잃었다”며“영국 이 EU에서 탈퇴하면, 영국 국민들 의일자리가늘어나경제에오히려 도움이될것”이라고주장했다. 하지만 마리안의 생각과 달리 이 민자는영국경제에긍정적역할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비싼인건비로생산단가가상승하 면서영국경제전반이경쟁력을잃 어 갔는데, 저임금 이민자 고용이 최근늘면서영국경제가다시활력 을찾았다는것이다. 킹스칼리지 산하 리서치 센터인 ‘변화하는유럽속영국’(UK in a changing Europe)의질루터선임 연구원은“영국이EU에가입한후 이민자수가급격히늘었지만,이는 영국 경제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 며“다만이민자수증가로의료등 공공서비스 질이 떨어지면서 이민 자에 대한 영국 시민들의 반감이 증가한경향이있다”고말했다. 유럽 전체에서 브렉시트로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받는 곳도 영국 인것으로나타났다. EU에대한영 국의 수출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 문이다. 영국의 전체 수출품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 하지만 EU는그비중이 16%에불 과하다. ‘변화하는유럽속영국’은‘브렉 시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보고 서를통해“영국과EU간에별다른 합의없이브렉시트가일어나고,단 단한무역장벽이생기면영국은 1 인당소득이연간 2.5%감소한다” 며“그러나영국과무역관계가큰 아일랜드를제외하고프랑스, 이탈 리아 등 주요 유럽 국가의 소득은 0.5% 이하 감소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밝혔다. 브렉시트는 영국 연합왕국 구성 원들의 분열도 야기하고 있다. EU 와단일경제체제하에서무역과관 광등에서큰이점을누려온스코 틀랜드주민들은잉글랜드가주도 하는브렉시트에반대하고있다.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보수당이 하원 과반(326석) 의석을 넘어서 는 365석을 차지하면서 브렉시트 가최종결정됐지만,스코틀랜드주 민들은결과를받아들이지않고있 다. 잉글랜드 대비 인구수가 적어 총 선투표에서는졌지만스코틀랜드 자체투표결과만놓고보면브렉시 트 반대 의견이 더 많았기 때문이 다. 실제 영국에서 독립을 위한 국 민투표 시행을 공약으로 내건 스 코틀랜드 국민당(SNP)은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스코틀랜드 59개 선거구 중 48석을 차지하며 압승 했다. 지난달31일영국이EU에서공식 탈퇴했지만, 스코틀랜드자치정부 는영국으로부터독립을재추진하 고있다.니컬라스터전스코틀랜드 자치정부수반은최근성명을내고 “이제EU의일원으로남을수있는 유일한방안은영국으로부터의독 립”이라고강조했다. 역시 연합왕국 일원인 북아일랜 드민심도변화하고있다.브렉시트 를계기로사실상단일경제권을유 지하고있는아일랜드와북아일랜 드사이에국경이생긴다면,주민들 경제 생활에 큰 지장이 생기기 때 문이다.그동안잠잠했던북아일랜 드분리주의자들도활동을재개할 조짐을보이고있다. 루터선임연구원은“결국이혼(브 렉시트)하기로했지만더중요한것 은 협상을 통해 어떻게 그 피해를 최소화하느냐”라며“그동안한지 붕 안에 살았던 스코틀랜드와 북 아일랜드를설득해야하는것도보 리스 존슨 총리의 최대 숙제”라고 말했다. 민재용기자 “이민자 막아야”vs“이민자로 경제 활력”둘로 갈린 영국 지난달31일에딘버러의스코틀랜드의사당앞에서초등학생자매가‘브렉시트가우리의자유를앗아갔다’ 는피켓을들고브렉시트반대시위를벌이고있다. <AP> 지난달 31일브렉시트지지자들이북아일랜드벨파스트에서‘브렉시트’라고쓰인영국국기를들고브렉시 트발효를기뻐하고있다. <AP> 브렉시트로 쪼개진 ‘유니이티드 킹덤 세대·인종별로 갈리기보단 경제적 관점 따라 엇갈려 이민자·일자리가 가장 초점 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도 “왜 따라야 하나” 반발 “내일자리를뺏어가는브렉시트반대!”영국의유럽연합(EU)탈퇴를결정지을 총선이열리기이틀전인지난해12월10일.영국총리관저가있는다우닝10번가 인접도로에서시민들간때아닌말싸움이벌어졌다.무역업에종사하는스코틀랜 드출신알렉스가브렉시트를반대하는내용의팻말을들고1인시위를하자,지나 가던영국시민한무리가“스코틀랜드로돌아가라”고소리치면서분위기가한순 간험악해진것.해질무렵까지1인시위를이어간알렉스는“브렉시트가결정되 면EU제품에높은관세가붙어EU제품을수입해민간에공급하는나같은무역상 은큰손해를입게된다”며“유나이티드킹덤(UK)중잉글랜드만찬성하는브렉시 트를스코틀랜드주민들이왜받아들여야하는지의문”이라고목소리를높였다. 킹스칼리지산하리서치센터인‘변화하는유 럽속영국’의질루터시니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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