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2월 27일 (목요일) A8 오피니언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시사만평 기세등등한 코로나 기뢰 아내의 눈물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제2부 -미국 이민 정착기(13)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직장을그만둔날저녁삼남매 가잠든후아내에게조용히“나 오늘 회사를 그만 두었다”고 하 니 놀란 아내는 자기 귀를 의심 하듯한참말없이처다보다가눈 물을 흘리며 울기 시작했다.  충 격이너무크고기가막혔던것이 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가구 공일을그만두어야겠다고했고 자신도동의를했지만대책도없 이갑자기직장을그만둘것이라 고는상상도못했기때문이다.  아내는 남편이 배우 생활을 했 기 때문에 미국에서 생활할 수 있는 특별한 직업이나 기술이나 자격증도 없고 또 돈이 많은 것 도아니고도와줄만한친척도전 혀없는것을너무나잘알고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어린 자식 들과만리타향미국에서살아갈 길이막막하고기가막혔을것이 다. 어쨌든 나는 말없이 울기만 하 는 아내를 보니 울화통이 터졌 다.   X싼놈이큰소리치듯나는 가구공 일을 그만두겠다는 말 을 하지 않았느냐고 소리를 지 르며동의를하고나서울고불고 하면어떻게하냐고버럭을계속 했다.  다음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가발가게를하고있는유흥주씨 를찾아갔다. 가게를그럴듯하게 차려놓고장사를하는그와사업 에대한정보를교환하고조언을 많이들었다. 그는사업을할계 획이있으면빨리시작할수록좋 다고하면서가발가게를시작한 지한달밖에안됐지만직장보 다훨씬수입이좋고편하다고했 다.  그리고 나에게 흑인 인구가 많은소도시에한국사람이하는 가발가게가없는다운타운에가 게를 열면 가발장사가 틀림없이 잘 되고 성공할 수 있다고 하면 서 빨리 장소를 찾아 보라고 했 다. 그말을듣고장사에대한자 신과 희망이 생겨 신나게 집을 향해차를달렸다.  KBS TV에있던김규환씨부부 가 찾아와 나는 직장을 그만 두 었고가발가게를하기로했다면 서 그들에게 장사를 하라고 했 다. 왜냐하면 김규환씨는 미국 에서오년이상살고시민권까지 받았지만직장생활하면서저축 한 돈도 없이 겨우 먹고 살고 있 기때문이다.그래서그들도무엇 인가새로운길을찾으려고했기 때문이다. 하기사새로운선택이 나장사가쉬운일은아니다.  나 보다먼저이민온선배들은내가 직장을그만두고장사를한다는 소식을듣고너무경솔한행동이 라느니,동키호테니또한국에서 얼마나많은돈을가지고왔는지 모르지만 무모한 결정이라고 수 근거렸다.  어쨌든 결정된 일이고 나에게 는 직장도 없다. 장사를 할 수밖 에없는운명이다. 다음날또김규환씨한테서전 화가왔는데  KBS TV 제작과에 서조연출을했던한성태씨가왔 다고 만나자고 했다. 그 사람은 재력이있는거물급정치인집안 이라 방송국도 낙하산을 타고 입사한사람인데내가이민떠나 기 직전 방송국을 그만두고 일 본 요미우리 신문 월남 특파원 이됐다. 세계경제 코로나바이러스 스티브 색 작 케이글 USA 본사 특약 풍요와 다산의 해라는 쥐띠해가 출발하자마자궤도를이탈했다. 지 구촌이 풍요는커녕 미증유의 온역 에휘둘리고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재앙이 파죽지 세로번지면서모든사람이납작엎 드려있다.발원지인중국에선이미 사망자가 2,400명을 훌쩍 넘었다. ‘가능성을 넘어 개연성(possibly, even likely)’이 있다던 미국 내 확 산우려도이젠확실성(surely)이대 세다. 요즘 한국 뉴스는 코로나 바이러 스로 시종일관한다. 한동안 잘 버 티다가 지난주부터 확진자가 걷잡 을 수 없이 늘어나자 정부도, 국민 도멘붕상태다. 마스크가‘머스트 ’다. 사람들이나다니지않아도심 이휑하다. 학교도, 교회도문을닫 았고, 식당, 시장, 극장, 경기장등도 장사가안된다며아우성이다.노상 단체시위가금지됐고졸업식, 결혼 식도연기되기일쑤다. 유증상자들이 기피대상이 돼 죄 수처럼집에서감옥살이를한다.밥 도 폐쇄된 방에서 혼자 먹는다. 괴 질 폐렴이 처음 발생한 중국 우한 지역의한인수백명이특별기로본 국에 호송돼와 정부기관 건물에 2 주간집단수용됐었다. 중국정부는 아예 우한시를 통째로 폐쇄해버렸 다.이웃도시로빠져나가려는주민 들을공안이탈옥수마냥무자비하 게때려잡는다는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위험하거나 불 리해지면 남부터 손가락질하는 성 향이있다. 아니나다를까, 이번우 한폐렴사태도생명위협외에고약 한 해악을 촉발시켰다. 외국인 혐 오와인종차별의식이다. 한국에선 우한교민들이입주할건물앞에서 마을주민들이한때트랙터로길을 막고수용반대현수막을내걸었다. 다행히그현수막문구는이내‘환 영합니다’로바뀌었다. 미국에선코로나바이러스자체보 다도외국인혐오병폐가더빠르게 확산되는모양새다. LA의한아시안여성은최근지하 철에서 백인 승객으로부터“모든 질병이 중국에서 들어온다”는 등 의 면전 악담을 10여분 간이나 들 었다. 그녀는 태국 이민자였다. 역 시 LA의 한 중학생은 아시아인이 라는이유만으로동료학생들에게 몰매를 맞았다고 아태계 인권단체 가밝혔다. 뉴욕의 지하철역에서도 마스크 를 쓴 한 아시안 여성이 괴한으로 부터“병든짐승”이라는욕설과함 께폭행당했다.인디애나주에선몽 (Hmong)족 베트남 여행객 2명이 모텔에 투숙하려다가 거절당했다. 다른모텔에찾아갔지만역시마찬 가지였단다. 뉴욕 차이나타운의 한 식당 업주 는평소하루매출이평균100석이 었지만 요즘은 20~30석으로 격감 했다고하소연했다. 한 자리에서 18년째 영업해온다 는그식당업주는‘2달전예약’이 관행일만큼성업을구가했지만지 금은 예약취소 전화가 쇄도한다며 손님이 70~80%나 줄어든 속내엔 외국인 혐오감이 자리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차이나타운은물론 뉴욕 전체가 바이러스 청정지역인 데도 많은 단골들이 중국인 및 중 국적인것과맞닥뜨리고싶지않다 며발길을끊는다고덧붙였다. 코로나바이러스의파괴력은역대 급이다. 인명피해는 차치하고 지구 촌 경제를 단숨에 옥죄고 있다. 한 국여당은코앞의총선과2년뒤대 통령선거를걱정한다. 일본도올여 름 도쿄 올림픽을 제대로 열 수 있 을지조바심이다. 민초들의신경도 날카롭다.운수나쁘게바이러스에 걸리면 팔자에 없이‘방콕’하며‘ 혼밥’을먹어야한다. 더나쁘면세 상을하직할수도있다. 지난주캘리포니아주하원이 2차 세계대전직후강제수용됐던일본 계시민12만여명에게사과하는결 의안을만장일치로채택했다. 당시 연방정부가 일본인들을 오지에 격 리수용시킨것은코로나바이러스 따위괴질과는전혀상관없었다.그 들이하와이진주만을기습폭격한 일본군을편들어부역할우려가있 다는 게 이유였다. 외국인 혐오의 전형적사례로꼽힌다. 일본인들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문제의 강제수용 행정명 령에서명한2월19일을‘회억의날 (Day of Remembrance)’로기념한 다. 바로 그날 주하원을 통과한 사 과결의안의발의자인앨버트무랏 스치 의원은“트럼프 대통령도 78 년 전과 똑같이 중남미 난민들을 강제 수용한다”고 비판했다. 역사 는되풀이되지만인종차별과혐오 로는결코문제를풀수없다. 코로나와 ‘회억의 날’ 윤여춘 전시애틀지사고문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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