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2월 28일 (금요일) 뉴스칼럼 A12 ▲ E메일: ekoreatimes@gmail.com 여러분의의견을기다립니다 오피니언 시사만평 민주당 경선 R.J. 맷슨 작 케이글 USA 본사 특약 깨어있는 업주 오렌지 꽃 밭길 “흠..흠..이무슨향기일까?” 한낮, 월마트 주차장에 차를 세 우고 내리다가 공기 중에 가득한 향기에나도모르게이리저리고 개를 돌리며 이 감미로운 냄새의 출처를살펴본다. 앞쪽하이웨이로는차들이질주 하고 있고 주차장 사이를 오가는 차들만가득한도시한복판에, 자 동차매연사이에섞여코를자극 하고기분을상쾌하게하는이냄 새는분명꽃향기인데... 허니써클냄새같기도하고갈드 니아향기같기도한... 그러다가문득아!..오렌지꽃향 기로구나하고생각이났다. 그리고 그때서야 왜 주간도 로 441을 오렌지 불라썸 트레일 (Orange Blossom Trail)이라 부 르는지이해가되었다. 풀로리다중부를남북으로가로 지르는 주간도로 441을 타고 올 랜도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월 마트나 퍼블릭스 등의 큰 샤핑몰 중간 중간에 아직도 오렌지 과수 원이 길가 풍경의 대부분으로 남 아있는곳이바로이마운트도라 (MountDora)시일것이다. 풀로리다에이사온지이제일년 반. 처음 부채살 같은 종려나무들 이어디나흔하게길가에서있는 모습이 열대지방에 온 것을 실감 하게했는데그다음으로내시선 을끌은것은이오렌지나무들이 다. 작고 단단해 보이는 진 초록색 잎사귀들과 3,4월을 전후로 피는 순백색의 잘잘한 꽃은 미국 중북 부에서만살았던내게는처음대 하는 풍경이었다. 그리고 이 작 은 꽃송이에서 나오는 감미롭고 강렬한 향기가 바람결에 실려 도 시 구석구석을 떠돌아 다니는 고 풍스럽고 아담한 도시에 일자리 를정하게된것을다행으로생각 하게되었다. 끝이안보일만큼큰오렌지밭 을뒷배경으로, 길가에지붕만세 운오렌지상점이내가일하는곳 가까이에있다. 나는그곳에서지난겨울부터밭 에서 금방 딴 싱싱한 오렌지를 사 다가 쥬스도 짜먹고 이웃들과 나 누어먹기도한다. 여러종류의오 렌지,밀감,자몽들이커다란나무 상자에 수북히 담겨있는데 판매 원은 낮 시간에만 나와있고 대개 는무인판매다. 가게에준비해둔붉은색그물망 자루에담을수있을만큼오렌지 를 잔뜩 넣고 자물쇠가 걸려있는 철제로만든기둥모양의통에돈 을넣게되어있다. 자주가다보니 판매원인 바바라하고도 친해졌 다. 투박한독일액센트를쓰는그 녀에게이것저것궁금한것을물 어본다. 만져봐서 단단하고 무게 가 있는 것을 고르는 방법이라든 가언제어떤종류의오렌지가나 오는가 하는 이야기 등. 그리고는 무인판매인데혹시돈을내지않 고 그냥 가져가는 사람이 없는가 하고물었다. “있기도 하지만 그런 사람은 꼭 필요해서 가져가는 사람일 것이 고 그렇지 않다면,..”하면서 하늘 을 가르킨다. 그러고 보니 가판대 지붕 밑에“도둑질하지 말지니라. 출애굽기 20;15”이라고 쓴 팻말 이 보인다. 주인의 편하고 넉넉한 마음이보이는것같다. 금요일 오후, 오렌지를 사러 갔 다. 판매원이 없는 가게에서 오렌지 를골라담고있는데다른사람들 도 들어와 오렌지를 담는다. 서로 눈인사를 나누고 자연스레 일상 적인대화도한다. 처음온사람에 게는 어디다 돈을 넣는지 보여주 고, 잔돈이없다고하는사람에게 는잔돈도서로바꾸어주기도한 다. 내가 여러 자루를 사서 들고 가 는것을보고노인손님이자청하 여오렌지자루를차에다실어주 었다. 주인없이도운영되는오렌지가 판점을뒤로하고돌아오는441오 렌지꽃밭길은이래저래오렌지 꽃향기가진동한다. 원근법으로본민주당경선 버니샌더스엘리자베스워 런조바이든피트부티지지 에이미클로버샤마이클블 룸버그 수년 전부터 미국의 많은 대기 업들은 종업원들이 선거일 빠짐 없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독려하 는캠페인에동참하고있다. ‘투표하는시간(Time toVote)’ 으로명명된이캠페인은비즈니 스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전개 하고 있는 초당적 운동이다. 현 재 이 캠페인에 참 여하고 있는 기업 들은350개가넘는 다. 1년여전150여 개였던 것과 비교 하면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라 할 수 있다. 캠페인 참여 기업 들은종업원들에게 투표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제공하 면서 동시에 임금 을 신경 쓰지 않고 투표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있다. 미국의투표율 이갈수록낮아지고있는데는여 러이유들이있겠지만당장의생 계와생업때문에투표에신경쓸 여유를갖기힘든근로자들의형 편이한몫하고있음은부정하기 힘들다. 이런 사람들이 아무 걱 정없이주권을행사할수있도록 해주자는것이이캠페인의취지 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취하는 조 치의내용은조금씩다르다.초기 부터가장적극적으로이캠페인 에 참여하고 있는 파타고니아는 아예 전국적 선거일을 휴무일로 정했다. 또 청바지 업체인 리바이스의 경우에는 본사직원은 5시간, 매 장 직원들에게는 3시간의 투표 시간을유급으로허용하고있다. 차량공유업체인 리프트는 투표 당일투표장에가기위해자사서 비스를 이용하는 유권자들에게 할인혜택을제공하기도한다. 캠 페인참여기업인라콜롬브의경 영자 토드 카마이클은“모든 시 민이투표라는특권을행사할수 있도록 돕는 것은 CEO들의 집 단적인도덕적의무”라고강조한 다. 민간부문에서기업들이신성한 참정권의행사를적극돕고있다 면많은주정부들은종업원들이 불이익을받지않고근무일에투 표를할수있도록투표시간을보 장해주는것을의무화하고있다. 50개 주 가운데 이 의무규정을 갖고있는주는캘리포니아를비 롯해 30개 주이다. 미시간, 뉴저 지, 버지니아, 메인 등 20개주는 이를의무화하고있지않다. 캘리포니아의경우주법이정하 고있는투표를위한‘타임오프’ 는2시간이다. 이 2시간을 투 표를 위한 유급 휴식시간으로 사 용할 수 있는 것 이다. 예비선거 가 실시되는 3월 3일에도 물론 이 규정이 적용된 다. 미국은 연방법 으로 투표 타임 오프를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캐 나다는 전국적으 로 3시간의 타임 오프를주는법을시행하고있다. 운송업등극히일부경우만제외 하곤모든업주들이적용받으며 어길 시에는 최고 2,000달러 벌 금이나 3개월 실형의 처벌을 받 는다. 기업들과정부들이근로자들에 게 유급 투표시간을 주면서까지 이처럼 적극적으로 투표율 제고 에나서고있는것은낮은투표율 로위협받고있는민주주의의건 강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사람들이 투표할 때 우리의민주주의는그냥더잘작 동한다”는 파타고니아 CEO 로 즈마카리오의말속에투표참여 가 왜 중요한지가 잘 함축돼 있 다. 캘리포니아가 유급 투표를 법 적으로 보장하고 있다고는 해 도 종업원들 입장에서는 업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 니 눈치 줄 게 아니라 종업원들 이 마음 편히 투표장에 갈 수 있 도록업주가먼저투표를권유하 고배려해주면어떨까.‘Time to Vote’참여기업 CEO들처럼말 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이런 깨어있 는한인업주들을많이보게됐으 면한다.종업원들이투표라는신 성한행위와몇시간의임금사이 에서선택이어려워갈등하게만 든다면 그것은 민주시민에 대한 예우가아니다. 조윤성논설위원 수필 김수린 (애틀랜타문학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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