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2월 29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모든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편집방향과 다를 수있습니다 뉴스칼럼 시사만평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 김정자 (시인, 수필가·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이른 산책길을 나서다 보면 겨울 안개가자욱할때가더러많다. 거 리도 외등도 나목들도 짙게 드리 운 안개로하여 실루엣이 되어 가 물거린다. 세상이 분간하기 어려 울만큼뿌옇다. 지척을분별할수 없으리만치 농도 짙은 안개가 나 목사이사이를휘돌고있다. 정오가 되어서야 자욱했던 안개 의 승천이 시작되고 나목의 자태 도 미세한 붓질로 그려진듯 고운 선율처럼 드러나기 시작한다. 한 폭의 산수화를 넘어 거대한 수묵 화 캠퍼스가 펼쳐져있다. 한나절 동안을 안개가 머물다니, 근래 들 어보기드문일이다. 뿌연안개속 으로 표적처럼 내 모습을 세워본 다. 어찌어찌 어울려보고 싶은 것 은어인탓일까. 난무하는안개속 을헤집고걷다보면어느새안개로 하여마음이삭여지고‘그래,그래 괜찮아,잘살아왔어’토닥여주시 는 주님의 손길이 느껴지기도 한 다. 빛살같은은총이다. 충만한감 사가 하루, 하루들을 위한 순박하 고맑은기도로이어질수있는기 적을 잉태하게 된다. 습기 많은 수 증기를 품은 대기가 지표면 가까 이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게 되면 기온이 이슬점 아래로 내려가고 물방울로응결된수증기알갱이들 의 어우러짐이 안개의 실체이다. 해오름이시작되고대지가훈훈해 지면서서히사라지게된다. 안개에둘러싸인공원벤치에앉 아 휘돌아가는 안개 풍광을 지켜 보노라니 마치 거대한 동영상을 보는듯하다. 세상도온통짙은안 게에 둘러싸여있는 것 같다. 국제 정세도, 몸담고있는미국정세도 그러하려니와, 두고 떠나온 고국 또한 운무에 싸인 외로운 섬처럼 느껴진다. 지구상 어디든 사람이 호흡하는 곳이면 인종 불문, 지역 불문, 개인이나 종족에게는 독보 적으로 지닌 품성이 있다. 변하지 않는 태생부터 지녀온 전유물 처 럼 삶의 무게에 필적할만한 걸맞 은고유한됨됨이와기질을유지하 며 세상 곳곳에서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불시에 엄습하는 천재지변이나재해로불안정한상 황에처하게되면어떤형질로바뀔 지실로겉대중이나어림짐작으로 가늠하기어려운얼룩이부지기수 다. 긴박한 상황에 처하게되면 드 러나지 않던 실체가 적나라한 존 재의허상들로드러나기마련이지 만, 코로나19 발생 진원지 부인을 시도해보려는중국의모호하고확 연치 않는 태도가 서서히 자락을 거두어 들이는 안개와 비견해 보 게된다. 삶이란 공간을 채워가노라면 숱 한 일들을 겪게되고 사연도 많을 수 밖에 없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로 하여 작금의 현실은 긴박함에 처해있다. 여러 상황들이 연출되 는간극사이로평소와다른인생 들의실체가적나나하게두드러져 보이기도 하고 존재의 허상들이 부각되거나 노출되고 있다. 안개 같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뜬 구름처럼 파악되지 않은 모호한 언어들이 나돌고 개념없는 말과 행동의난무가세상을휘젓고다니 는듯하다. 고국또한분명치않은 혼돈과애매모호함으로책임감없 는 발언으로 무마하려 들거나 어 정쩡하고 용두사미 같은 정국의 행태에 지친 국민들은 할 수만 있 다면 이민의 길을 선택하고 싶다 는말들이난무하고있을까. 입법, 사법, 행정부가 분명하고, 확실한 발언와정책으로보여주기를갈망 하는 국민을 도외시 해왔던건 아 니었을까. 처참하고 어려움에 처 한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거 나해소해주려는의지가보이지않 는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재외국 민에게도스트레스로작용하고있 다. 나라를 책임져야할 권력자들 이 내뱉는 말마다 국민들의 화를 부추기는 소리에 불과한 것임을 직시해야할것인데. 이제 코로나 19가 중국 다음으 로 만연하고 있다는 실체와 마주 쳤다.국민들이해외에서격리되는 불상사를 겪고 있다. 정부와 개인 여야를 아울러 호접지몽을 겪는 형국인데도 여전히 버릴 말 투성 이인헛소리행진에는부끄러움이 없어 보인다. 세태가 급박해진 이 와중에의료진들의희생적인참여 와 건물주와 세입자 간의 착한 임 대료 운동 미담이 훈훈한 소식들 로이어지면서난국을헤쳐나가는 국민들의 모습이 감동이요 눈물 겹다. 정치인들이나 정부 당국 보 다 국민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오 로지 국민이 현장에서 이 어려운 현실을타개해나가는것이최선의 해답으로 받아들인 한국인의 위 대함이아닐까. 정치인들의 비루한 개념적인 발 언이 어찌 이리도 초라해 보일까. 안개의 날개짓 사이로 성급한 햇 살이 비껴든다. 모험하듯 나도 모 르게눈앞을휘저어본다. 안개가 걷힌 세상과 마주 하고 싶음에서. 인생들의 눈을 가리는 허접한 지 식이나 위정자들의 흐린 판단으 로 운무처럼 흐릿해진 세정 사이 에도 해맑은 햇살이 찾아와 주었 으면 싶다. 안개가 걷히는 명쾌한 모국으로재외국민들의요람이되 어지기를기대해보려하지만,안개 속 같은 세상이 아파서인지 세월 의 소리가 유난히 삐그덕대며 크 게들린다. 자유롭고솔직한, 정치 색이나 편견 없이 다양성을 서로 인정하며나라사랑으로비롯된비 판을보듬을줄아는안개미답(未 踏)의 땅으로 존재하는 모국을 꿈 꾸어본다. 공황상태에빠지지마세요 스코트 작 케이글 USA 본사 특약 주류 미디어들이 한인타운을 기웃거리고있다. 무슨일이벌어 지고있다는이야기다.코로나바 이러스때문이다. TV 방송사에서 나온 두 사람 을 만나게 됐다. 먼저 신천지에 대해 묻는다. 어디 가면 만날 수 있겠나, 벨 플라워 등 근처에 교 회 2곳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 런가? 사실 아는 게없다. 그래서 신천지 뜻풀이를 해주고, 기성 한인교회에 서는 어떻게 생각 하는지 등을 이야 기해줬다. 집단 감염은 한 국에서 일어났던 일로 여기서는 뉴 스로만 알고 있다 고했다.기사가되 지 않는 백그라운 드정보일뿐이다. TV기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갔 다. 항공사 승무원 이야기를 꺼 냈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 다는대한항공승무원이야기구 나. LA타임스인터넷판에뜬내용 을이야기했다. 그건한국에서처 음 보도돼 여기 알려졌고, 그걸 메인미디어인터넷판에서다시 받은것같다고보도경로를이야 기해줬다. 이미 시간이 좀 지난 이야기인 데다 책임있는 관계당국이나 항 공사에서더이상확인된이야기 는없다고알려줬다. 로컬 한인사회의 현황 취재를 지시받고나온것같은기자는좀 맥이 빠지는 모습이었다. 안테나 달린 TV 방송사의 큰 차가 오렌 지카운티의한인상가에오래서 있었다. 26일저녁에있었던일이 다. 주류 미디어로부터‘비바 코리 아’ ‘프라우드코리안’을소재로 취재대상이된기억은거의없다. 최근에는기껏북핵이나북한미 사일반응,그런것들이관심사였 다. 미국의 압력 때문에 한국이 담 배시장을열었던때니오래된이 야기다. 당시 담배산업을 관할하던 한 국의 전매청은 이른바 양담배가 쏟아져들어오자맞대응으로미 국시장을 뚫어 보자고 생각했던 것같다.마케팅전략의일환으로 노인회에 다량의 한국산 담배를 무료로풀었다. 별 신통한 마케팅 전략 같지는 않아보였지만이게지역유력지 에있는기자의안테나에걸렸다. 한국일보, The Korea Times는 이럴때한인사회에마땅한컨택 포인트가 없는 기자들에게 좋은 1차 연락처가 된 다. 뚜르르 전화가 걸려왔다. 건강에좋지않은 담배를 왜 노인들 에게 공짜로 돌리 느냐가 포인트였 다. 그것도 한국정부 의 산하기관이-. 건강에 좋지 않은 미국 담배도 들어 간다, 그것도 비싸 게… 전매청 대변 인이 해야 할 이야 기를섞어가며배경을이야기해 도전혀공감하는눈치가아니다. 시종일관‘공짜 담배, 건강 해 악, 그것도 노인’이 키워드였다. 이런 막무가내를 대하면 짜증도 나지만 덜컥 겁도 난다. 무슨 소 리를어떻게쓸지몰라서다. 준비된 기획보도가 아닌 다음 에야대부분의주류미디어는한 인, 한인사회, 한국에 대한 막연 한선입견, 고정관념을갖고취재 에나선다.그고정관념을뛰어넘 기가쉽지않다. 예컨대 학업성적이 우수한 한 인학생이 관련된 강력사건이 터 지면‘아시안, 혹은 한인은 공부 는 잘하지만, 공부에만 … 어쩌 구… 그래서…’이런 식으로 이 야기가전개된다. 이런사례가한 두가지가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와관련해한국 과함께미주한인사회도주목받 고있다. 억측과 낭설이 흘러 다니지 않 게 조심해야 할 때다. 여기는 한 국이아니다. 한인은 다인종 사회의 한 구성 원이다. 혹 잘못된 이야기가 퍼 져나가면몇몇비즈니스가문제 가아니라학교에다니는전체아 이들에게도큰영향이미칠수있 다. 코로나바이러스, 알릴 건 알리 되정확하고차분하게전하고보 도해야한다. 안상호논설위원 알리되 정확하고 차분하게 안개 미답(未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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