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3월 14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뉴스칼럼 김정자 (시인, 수필가·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모든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편집방향과 다를 수있습니다 시사만평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할아버지, 코비드 19 이전엔 어떻게 살았는지 다시 이야기해주세요…”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한국인특유의빨리빨리문화가 때론지탄받기고하고손가락질받 기도했지만코로나19대처과정에 서한국인의빠르고과학적인검진 과바이러스확산에대응하는속전 속결적인대응에세계이목이집중 되고있다. 신속한정보로역학조사 와전수조사까지세계적 시선을끌 어모을 만큼 효과적인 방역체계와 상황통제 작동의 신속함에다 일사 분란한 희생정신과 헌신으로 다른 나라로부터모범적인진가를인정 받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뿌듯하 기도하고 이런날이 기여코 찾아오 는구나 싶기도 하다. 오랜 시간 이 국의문화, 역사, 픙습을접하며익 숙한듯살아왔지만여전히한국인 이란이름표를달고한민족이란정 체성의본질에머물러있는, 쉽사리 변하지않는 아이덴티티로 부터 벗 어나지못하고있다. 이제금의한국사회는바쁘게움직 이는사람이유능한사람이고성공 한사람으로화자되는세상으로치 닫고 있다. 일 속에 빠져있는 사람 이돋보이고,바쁘게움직이는사람 이능력있는사람으로인정받는사 회풍조가 확대 해석되지는 않아야 할터이지만음식도주문하자말자 나와야하고 방송도 재미없다고 여 기는순간채널이바뀐다.고국에서 장기체류한외국인들의눈에비친 빨리빨리 풍경들이다. 컵 라면 뚜 껑을차분히덮어두지못하고안달 복달휘휘저어서후루룩맛시듯먹 어버린다. 버스정류장마다에서일 어나는 치열한 추격을 목격하고는 911을 부를 뻔 했다는 에피소드며 엘리베이터문을빨리닫히라고연 신버튼을눌러대는행위도한국사 회에선이미암묵적룰로적용되고 있다. 화장실에서 용변을 처리면서 양치질을하는풍경이며,고기집에 서고기가익도록기다리지못하고 연신뒤집기를해대는풍경. 음식점 이나상점에서고객카드를주인이 서명해서결제하는행위. 컴퓨터로 딩이길어지면기다리지못하고닫 아버리는풍경앞에외국인입장에 선생소한풍경일수밖에. 이모든 것이특별할것없는평범한일상이 란것이더욱경이롭다. 이에 어깨동무하듯 이국의 삶도 바쁘긴매한가지. 병원갈일이있으 면하루가꼬박이다.관공서도물론 이려니와 놀이공원이나 마켓의 계 산대에서도 기다림은 일상이다. 적 어도 미국에선 기다림이야말로 스 스로를 지키는 원동력임을 서서히 체험하며익혀가야할숙제이다. 가 정도, 사업도, 자녀들도 기다림의 진액이응집된귀한열매임을. 고국 의빨리빨리풍경에가히난백난중 할만큼이국에서의빨리빨리풍경 도 장단상교이다. 한겨레여서 그러 하리라.기다림에익숙치않음은시 간을낭비하는것으로치부하는헛 헛한 마음을 숨길 수 없어서 일게 다. 기다림 문화의 느긋함이 안겨주 는 안위에 언제쯤 익숙해질까.분주 한시야를잠시멈추고하늘을바라 보자. 왜빨리빨리살아야사는것 같은걸까. 세상은변함없이언제나 그러했듯분,초의오차없이여전한 속도를유지하며돌아가고있다. 세 상이바쁘다고부추기고있다는착 각에서일까. 바쁘게살지않으면누 락되고퇴보될것같은불안이치미 더래도 차분하게 주변을 돌아보며 느긋하게 살아가는 기쁨도 차분히 누려보자.나이가주는미덕으로받 아들이기로 했다. 의미없던 일에도 의미가 주어지고 쉬엄쉬엄 더디게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게 되었다. 스스로를지치게만들었던욕구도 쉬 버릴 수 있음이요 남은 날을 살 아가야할관점이넉넉해지더라는 것이다. 볶아치고재촉한다고우리 네 일상이 한뼘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아니라면기다림의문화와접 목해가며 어우러짐의 조화로움에 몸과마음을맡껴보자. 빨리빨리 문화는 서두름,조급함 의 표징으로 근면, 성실, 상징적 은 근과끈기까지포함되어있는말이 다.‘빨리빨리’의대표주자로뽑히 기에충분한조건을갖추고있는민 족이다.해서코로나바이러스까지 도빨리빨리문화에기가꺾여서떠 밀리듯 서둘러 종적을 감출 것 같 다. IT강국으로우뚝서는요인으로 적용되기도했기에빨리빨리문화 의단점을보완하고장점을다듬어 낸다면 바람직한 다방면의 상승을 가져오지않을까.빨리빨리의좋은 점과기다림의미학이접목된슬기 로운겨레라는칭송을듣게될날을 기대해봄직도하다. 열정과몰입에 우수한유전자를지니고있을뿐아 니라눈부신속도감까지타의추종 을불허하고있는탁월한민족성을 갖추고 있다. 한국 전란 이후의 눈 부신발전을이루게된동기였을뿐 아니라기다림과빨리빨리의중용 이어우러지며지켜낸열매라할수 있겠다. 코로나 19 방역 뿐 아니라 세계를선도해나가는민족으로그 지경을넓혀갈수있는뛰어난민족 성을 지니고있는 겨레이다. 한류문 화를필두로세계영화계에서도세 계곳곳에서한국인으로두각을드 러내고있다.우리겨레는대단한지 적능력과예리한탐구력과결단력 을갖춘민족으로위대한가능성이 있는민족이다. 성숙된 빨리 빨리를 구사하며 세 계평화에기여하는출충한민족이 우리한국인일것이란자부심으로 가슴이뛴다.코로나쯤이야거뜬히 딛고일어서리라는믿음이불끈솟 아오른다. ‘19세기에는 서로 잘 몰랐다. 20세기에는 만났다, 때로 폭력 적으로. 그러나 21세기를 기록 할때는서로를알고, 평화와번 영을 가져올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다가섰다고 쓰여질 것이 다.’ 3세기에 걸친 태평양 연안 국 가들의 국제관계가 이렇게 간 추려져있었다. 얼마 전 한 호텔 에서 열린 퍼시픽 센추리 인스 티튜트(PCI) 30 주년 시상식장에 서였다. 이 자리에서는 역내국가들간의 가교역할을한공 로로 한 학자와 단체가수상했다. 개인수상자시그 프리드헤커스탠 포드대학 명예교 수는미국의국립 핵문제 연구소인 로스알라모스내 셔널 랩 소장을 10년 이상 지낸 저명한 핵물리 학자. 그는특히북핵전문가였 다. 지난 2018년에는 1992년과 2017년사이북핵역사에관한 심층보고서를펴냈다. 이자리 에서 북핵의 미래를 묻는 질문 에는“알 수 없다”고 답했지만, 북핵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야 핵을 안고 가려는 북한의 계산 과고민을알수있다.이런바탕 에서만 비핵화 전망도 가능할 것이다. 헤커교수는북한을 7번방문 했다. 북핵 시설을 둘러보도록 초청된몇안되는외부인사.미 국의 핵 전문가에게 핵 시설을 개방했다는 것은 북한 정권이 그에게 갖는 신뢰를 가늠케 한 다. 그가핵기술분야뿐아니라 북핵 문제의 정치적 해법에도 관여할 수 있는 전문가로 꼽히 는이유다. 그의말대로핵을이용하면지 구상의모든불을밝힐수있다. 하지만 핵은 지구상의 모든 불 을순식간에 꺼버릴수있는것 이기도 하다. 그 시간 시상식장 바깥세상의 최대 관심사였던 코로나바이러스의 위력에 댈 바가아니다. 행사는 만찬 후 해커 박사와 또 다른 수상단체인 아시아재 단데이빗아놀드회장등전문 가패널로이어졌다. 지혜와 인내, 이해 등의 다양 한 요소기 대입돼야 비로소 접 근 가능한 고차 방정식인 북핵 문제부터 아시아 역내 국가의 관심사가 짧은 시간이지만 거 론됐다. 이자리를마련한PCI는태평 양 시대를 연구하는 단체. LA 사업가 스펜서 김회장을중심 으로 현 대통 령외교안보특 보인문정인교 수, 미국인 전 문가들이 공동 창립자에 이름 이 올라있다. 지금은 캐서린 스티븐스전주 한 미대사가 이 사장. 정책입안 자, 학자 등 미 국 유력인사들 이이사로참여하고있다. PCI는 한국 이슈만 연구하는 기관이 아니지만, 북핵이 역내 최대 문제로 부상하면서 한반 도가주요의제가되고있다. 특히 지금처럼 한미 관계가 어수선할 때 미국 측 전문가들 이 모여 한반도 문제를 논의한 다는것은미국조야에미칠영 향 면에서 의미있는 일로 보인 다. 미서부지역에는이런성격의 단체가 PCI 외에는 없다. PCI 는특히 1993년부터는뉴욕의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함께 차 세대리더로성장할수있는다 인종 고교생을 지역별로 각각 8명씩 선발해 열흘간의 한국 방문이 포함된 다인종사회의 리더가 되는데 필요한 사항과 한국문화 교육도 실시하고 있 다. 정수기를틀면물이쏟아지는 데도 플라스틱 병 물에다 화장 지까지 사재기하는 이 이상한 때, 한인사회 한쪽에서 200명 가까운 한인들이 참석한 가운 데 이런 담론이 이뤄지고 있다 는것은커뮤니티의스펙트럼이 그만큼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싶다. <안상호논설위원> 퍼시픽 센추리 인스티튜트 빨리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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