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4월 6일 (월요일) A10 특집 191116_16_HankukTV_#1 191116_16_HankukTV _#2 191116_16_HankukTV _#3 탈 레반이 지칭하는‘이웃 국 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 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 한이란이다. 탈레반은 귀환 난민들을 소재로 일주일 새 3차례나 논평을 냈다. 18일 논평에서는“부당이득을 취 하는 업체는 법적 처벌을 면치 못 할것”이라고경고하는가하면“탈 레반 통치 영토 내 관료들은 귀국 하는이들에게필요한모든편의를 제공하라”는지침을내렸다. 국제 비정부기구(NGO)를 향해 서도 탈레반 통치 영토로 필요한 장비와 의약품, 구호물자 등을 보 내고 필요한 의무를 다할 것을 주 문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를 맞아 귀국하는 자 국민들을챙기는여느정부의화법 과다르지않다. 흥미롭게도 탈레반은 19일자 또 다른논평에서“우리‘이슬람에미 레이트’는 이란 지도자들과 국민 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말을 전 한다”며 외교적 수사를 잊지 않았 다. 그러면서“이란지도자들이아 프간난민들을강제추방하지말고 이들에게의료적지원을제공해달 라”고당부했다. 이란에 있는 아프간 난민들에게 는“주재국의법과코로나19 관련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준수해달 라”고 부탁했다. 탈레반이 난민들 을 중심에 놓고 관료, NGO, 이란 정부등관련당사자들에게빠짐없 이메시지를전한것을두고‘코로 나정치’를그럴듯하게펴고있다 는얘기가나온다. 이란에는근 40년간분쟁을겪어 온아프간난민들이300만명가량 머물고있는것으로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 면아프간정부는이란정부에“국 경을 닫아달라”고 요청했던 것으 로보인다. 하지만 국경은 닫히지 않았고 이란과 인접한 아프간 서부 헤 랏 지방엔 3월 초 기준 하루 평균 1,200~1,400명의 아프간 난민들 이귀환행렬을이뤘다. 국제이주기구(IOM)의 지난달 10 일 발표에 따르면 3월1일부터 1주 일간 헤랏 지방과 님로즈 지방 두 국경을통해귀환한난민수는1만 9,562명이다.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들 모두 이란에 서 미등록(undocumented) 신분 이었다.미국의경제제재여파로이 란이 고전하는 가운데 이란이 미 등록난민까지검사와치료를했을 리 만무하다. 중동 전문 온라인매 체 미들이스트아이(MEE)는 20일 “이란 일부 병원들이 자국 환자도 감당 못한다며 아프간 난민들의 치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있다”고 보도했다. 다방면으로 패닉에 빠진 아프간 난민들이서둘러귀환한헤랏지역 은지금아프간코로나19의진앙지 가되고있다. 급기야지난달 25일 아프간정부는헤랏봉쇄에돌입했 다. 아프간정부는이날“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총 79명이며 이 가 운데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확 진자 대부분은 헤랏 지역에서 나 왔다. 이에 더해 아프간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서부 헤랏이 아닌 북 서부 발크에서 나왔다는 건 또 다 른우려다. 사망자는 이란에서 돌아온 귀환 난민도아니고해외여행이력도없 는40세남성이다. 이미지역내감 염이현재진행형일가능성을보여 주는대목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의 24일자 일일 상황보고서를 보면 아프간내확진사례는여전히‘해 외유입’으로만기록돼있다. 아이러니한 상황도 있다. 코로나 19사태의악화가되레3월내내교 착상태에빠져있던‘아프간평화 협상’의 돌파구가 될지 모른다는 실낱같은희망이그것이다. 익히알려진대로탈레반은지난 달 29일 미국과 우선협상으로 합 의에 이르렀다. 합의에 따르면 아 프간주둔미군과북대서양조약기 구(NATOㆍ나토)다국적군은14개 월이내에완전철수하게된다. 문제는다음단계, 즉‘아프간내 부구성원들간평화협상’이다. 이 내부협상으로의진입을앞두고탈 레반 수감자 석방 문제가 첨예한 대립을낳았다. 미국과탈레반의합의문제1장C 항에는“전쟁포로와 정치범 석방 문제는관련당사자모두의승인과 협력으로신뢰를구축하고자하는 조치”이며“3월 10일아프간내부 협상 개시 첫날 이전에 탈레반 포 로및정치범5,000명,아프간정부 포로1,000명을석방할것”이라고 적혀있다. 문제는 이 합의의 주체는 미국과 탈레반인 데 비해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결정하는 건 아프간 정부 의몫이라는사실이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수감자를 점진적으로 석방하겠다는 입장에 서이문제를내부협상의제로하 자고 주장하는 반면 탈레반은 내 부 협상이 본격화되기 전에 전원 을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 런데열악한감옥환경이집단감염 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감염병에 대한지극히상식적인우려가점점 힘을얻으면서수감자석방에명분 이더해지고있는것이다. WHO도 감옥을 비롯한 각종 구 금시설에서의코로나19발발을막 기 위한 특별 가이드라인을 내놓 은상태다. 아프간평화협상의미국측단장 인 아프간계 미 외교관 잘마이 칼 릴자드는 19일트위터를통해“코 로나19 사태로 포로 석방 문제가 더시급해졌다”고지적했다. 그러면서“얼굴을맞대고대화하 면좋겠지만코로나바이러스로인 한 여행 제한 문제가 있으니 인터 넷으로 화상대화를 하자”고 운을 뗐다. 이후수하르샤힌카타르도하소 재탈레반정치국사무소대변인은 지난달22일밤트위터에“오늘오 전10시‘이슬람에미레이트’팀은 미국ㆍ카타르 중재단이 배석한 가 운데 카불 정부와 정치범 석방 문 제에 대한 화상협상을 했다”고 썼 다. 지난달 25일엔 국제적십자위원 회(ICRC)까지 참여한 5자간 2차 화상협상도진행됐다. 이회의에선카불외곽바그람군 기지에구금중인탈레반수감자들 의 신분증 대조부터 시작해 양측 수감자들에대한석방을개시하기 로했다. 코로나위기가포로석방 에물꼬를틔운셈이다. 권력기반이 취약해진 아슈라프 가니 정부에 코로나19 사태는 정 부의무능함을부각시키면서정치 적으로 크나큰 악재가 될 가능성 이높다. 되레정치적호재를만난건탈레 반쪽이다. 탈레반은이미 15일논평에서코 로나19확산과수감자이슈를엮어 서 논평하는 기민함을 보인 바 있 다. 논평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카 불정부하구금시설에는기본적인 위생시설이없어코로나19위기상 황에서가장심각한위험에직면해 있다.” 이유경국제분쟁전문저널리스트 ‘코로나19의아이러니’…아프간탈레반포로협상물꼬틔워 세계는 지금-전염병이 평화협상 돌파구? 아프가니스탄탈레반은지난달21일(현지시간)“아프간난민들이‘코로나 19사태’발발등여러어려움에직면하면서이웃국가로부터귀국이잇따 르고있다”는이색적인논평을발표했다.탈레반은“이들이우울한귀국길에 있는만큼모든운송업체들은필요한편의를기꺼이제공하고가능하다면버 스요금도낮추거나적어도기존요금에서인상하는일은없어야한다”고강 조했다. 미국·탈레반 연초 합의 이후 포로 석방 놓고 첨예한 대립 “감옥에 집단 감염 덮친다”에 탈레반 호응·교착해소 가능성 마이크폼페이오(왼쪽) 미국무장관과아슈라프가니아프가니스탄대통령이지난달 23일아프간수도카불대통령궁에서교착상태 에빠진평화안합의이행방안을논의하고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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