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4월 10일 (금요일) A8 오피니언 뉴스칼럼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세상을뒤바꾼코비드-19시대 를맞아공유해야할이야기들이 많다. 비슷비슷한내용이라도중 요한사안이라면자꾸정보를나 누고, 주의를환기시켜야이어려 움을함께헤쳐나갈수있으리라 는생각이다. 봇물처럼쏟아지고 있는경기활성화와생계지원대 책은처한상황과필요에따라만 사제쳐놓고붙들어야한다.무너 지는민생과기업을돕기위해나 라에서돈을푸는데이를놓쳐서 는안되겠다. 하지만 오늘은 뉴욕 한 한인가 족의코비드-19투병기를나누려 고한다.지금가장큰두려움은내 가,혹은가족이코로나에감염되 면어쩌나하는것이기때문이다. 온갖희생을무릅쓰고사회적거 리두기에 나선 것은 감염을 막기 위해서인데, 막상 내가 감염됐다 면어떻게해야할것인가. 뉴욕 퀸즈에 사는 정인애(가명, 58)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 의가족이이전염병을자가치료 끝에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소문끝에연락처를알았다.교 육공무원인그녀는60대초인남 편, 직장인인 20대 아들과 함께 지난 3월19일부터 29일까지 열 흘 남짓 코비드-19를 심하게 앓 았다. 지금은거의완치됐으나아 직자가격리중이다. 그녀는코비드-19 투병기를정 리해교회에전했다. 비슷한증상 을호소하는사람들의문의가있 을것같아서였다.날짜별로일목 요연하게 정리된 그의 체험담이 대륙을 가로질러 서부에까지 전 해졌다. 그녀와가족들은코로나확진판 정을받은적이없다.그들은통계 밖의사람들이다.현재뉴욕의상 황은너무급박해서검사자체를 받기어렵고,이정도증상으로병 원을찾는것은민폐라고한다. 그런데 어떻게 아느냐고? 이들 이겪은것은전문가들이말하는 코비드-19 증상과 정확히 일치 했다.이들가족은클로락스와알 코올냄새도맡을수없었다고한 다. 열이최고 103도까지오르내 렸다.흥건히괴는식은땀에다,심 한 근육통과 두통, 인후통, 설사 등이반복됐다.입맛도잃었다. 증상은 이렇게 시작됐다. 새벽 3시, 아들이잠자던엄마를깨웠 다. 몸이 심하게 아프다는 거였 다. 열이 많이 났다. COVID-19 검사를 위해 인근‘어전트케어’ 에갔다.드라이브스루에차가밀 려있었다.온라인예약을안했다 며되돌려보냈다.약국에들렀더 니체온계는다떨어졌다.고객당 한박스라는타이레놀만사들고 왔다.엄마도그날오후부터몸이 무겁고,심한두통에귀도먹먹해 졌다. 타이레놀도듣지않아오후 에다른‘어전트케어’를갔으나 코로나 검사는 할 수 없었다. 가 능하다는독감검사를했더니독 감은아니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뉴욕 의COVID-19핫라인인311, 의 사에게 다 전화를 했다. 대답은 “숨쉬기 힘들고, 입술이 파래지 면병원응급실로가고아니면집 에서 지켜보고 있으라”는 게 전 부.자가치료를할수밖에없는상 황이었다.가족모두재택근무중 이어서 자가격리는 상대적으로 용이했다. 체온계와음식등은지 인들이사서집앞에두고가면나 가서 들고 들어 왔다. 아들의 열 은 99.7도에서 103도 사이를 오 르내렸다. 두통과근육통이엄청 났다.속도메슥거렸다.컴퓨터모 니터를켜면눈부심때문에오래 보지못했다.모두입맛을잃었다. 남편은 근육만 뻐근하고 기침을 했다.가장경증이었다. 늘 아픈 것은 아니었다. 상태가 좀나아지는때도있었다. 그때는 심한감기인가하며잠깐안심도 했다.그러다가다시몸이조여오 는것같고,손가락끝까지저릿해 지면서심한근육통이밀려왔다. 시간 맞춰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서, 종일 침대에 누워 자는 수밖 에없었다. 좀나아진것같아화 장실청소를하려고클로락스통 을여는데이상하게냄새가하나 도나지않았다. 온식구가다그 랬다. 다시 알코올에 코를 대 봤 다. 냄새를맡을수없었다. 아하! 우리가코로나를앓는구나재확 인하게됐다. 아들이 가장 먼저 일어났다. 열 흘쯤후식구들이모두정상을회 복했다. 하지만아직기침을하면 가슴에콕찌르는통증이있기도 하고, 근육이뻐근하다. 인스타그 램으로본영국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나은후에도2주정도, 최 대 37일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가 몸에잔류할수있다고해서그때 까지는 자가격리를 계속할 생각 이다. 이들 가족뿐 아니라 80% 정도 의COVID-19감염은이렇게지 나간다. 그녀의 말대로 미디어에 보도되는 것은 중증, 극한 상황 의아야기들이다. 치료약이없으 니타이레놀등으로증상을완화 시키면서 자가 면역으로 이겨나 가는수밖에방법이없다.증상은 사람마다차이가크다. 처음부터 냄새를못맡는것도아니다. 그녀는주위에자신의가족처럼 아픈사람이여럿이라고한다.다 들감기라며일을계속하고있다. 일을하지않을수없기때문이다. 이들중한사람은의료요원이어 서 우선적으로 검사를 받았더니 COVID-19양성. 이들가족처럼 통계에잡히지않는실제감염자 가훨씬더많고더광범위하게퍼 져있을것으로짐작되는이유다. 가능하면더철저하게외출을자 제해야할필요가여기에있다. 논설위원 스포츠가 사라진 세상 열렬 스포츠팬으로서 요즘 가장 견디기힘든것중의하나가스포츠 가 사라진 주말이다. 매주 주말 각 종스포츠경기를시청하는것은빼 놓을수없는즐거움이었다,그런데 코로나19사태로모든스포츠가멈 춰서면서 가뜩이나 무료한 일상이 더욱심심해졌다. 이 맘 때면 야구팬들은 메이저리 그 개막으로, 또 농구 팬들은 플레 이오프를 향해 치닫는 NBA 팀들 간의 치열한 순위경쟁 에마음을졸이고있었 을것이다. 하지만메이 저리그의 개막은 미뤄 지고NBA시즌은사실 상끝났다. 프리미어리 그경기를보기위해매 주토요일이른아침눈 을떴지만더이상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유럽 의축구리그들또한무기한연기됐 기때문이다. 런던을방문한지난2 월중순토트넘과첼시경기를보기 위해어렵사리표를구해직접경기 장을찾기까지한축구팬으로서주 말의빼놓을수없는루틴이사라져 버린것이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3월의 광란 ’취소였다. 매년 3월 68개대학농 구팀이 벌이는 토너먼트인‘3월의 광란’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감동적스토리들이넘쳐나는 각본없는드라마를선사해왔다.약 자가강자를눌렀을때는모두가짜 릿해하고패자의고뇌에는함께안 타까워했다. 가장큰3월스포츠이 벤트가코로나19로취소되자농구 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 다. 하지만 이를 통해 프로 팀들에 자신의실력을보여줄기회를갖길 기대했던 선수들의 상심에는 비할 바가아닐것이다. 토요일 여기저기 채널을 돌리다 보면 스포츠 경기들이 눈에 띈다. 어김없이옛날경기재방송들이다. 색 바랜 화면의 과거 대학농구 경 기든가지난골프토너먼트들이다. 이미광고를팔고경기중계스케줄 을 잡아놓았던 TV 방송사들로서 는 여간 난감한 상황이 아니다. 스 포츠 경기들이 취소되면서 ESPN 이나 폭스 스포츠, NBCSN 등 스 포츠채널들은편성에골머리를앓 고있다. 전세계스포츠시장규모 는 연간 수조 달러에 달한다. 거의 모든 스포츠가 동시에 멈춰서면서 그로인한경제적여파는엄청나다. 최근 수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스포츠도박시장의타격은말할것 도 없다. 하지만 일상에서 스포츠 가 사라지면서 스포츠팬들이 겪고 있는심리적우울감과상실감은경 제적타격과는또다른 문제다. 한 축구팬은“ 풍선의 공기가 빠지듯 인생을 뜨겁게 달궜던 열정하나가사라졌다” 며축구없는삶의고통 을호소한다. 스포츠를 통해자기안에농축된 감정들을풀어낸후다 시 일상의 세계로 돌아 가곤했던스포츠팬들이라면충분 히공감할수있는푸념이다. 스포츠가 사라짐으로써 사람들 이 겪는 우울감은 소비심리에까지 영향을미친다. 그래서한경제학자 는선수들에대해철저한감염검사 를거친후소수의중계요원들만참 여한가운데스포츠경기를중계하 자는방안을제안하기도했다.별로 현실성없는제안이지만그만큼많 은이들의삶에서스포츠가차지하 는비중이크다는얘기일것이다. 어떤것을더이상가질수없게되 면그것을대신할대체재를찾게된 다.업계에따르면코로나19로재택 생활이 확산되면서 실내용 자전거 와탁구대처럼집안에서할수있는 스포츠용품들의주문이폭증하고 있다는것이다. 차제에집안에서운 동하고땀흘리는것을일상으로만 든다면 코로나19가 선사한 예기치 못한선물이될수도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다양한 스포 츠경기들이선사해주는만큼의짜 릿함과 카타르시스를 맛보기는 힘 들다. 경기장에 관중들의 함성이 울려퍼지며스포츠가돌아오는날, 그것은그동안너무당연하게받아 들였던예전의소중한일상이우리 곁으로다시찾아왔음을의미하는 일이될것이다. 조윤성논설위원 “코비드-19, 이렇게 앓았다”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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