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4월 13일 (월요일) A8 오피니언 독자기고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비드19) 사태로 뉴욕이 혼란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얼마 전 있었던 이야기 다.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가 그의 친동생 크리스토퍼 쿠오모 앵커 가 진행하는 TV방송 CNN에 출 연했다. 형인 쿠오모 주지사가 뉴 욕 주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코로 나 대책에 관해 설명을 하기 위해 이방송에나온것이다. 프로그램에서두형제는코로나 확산을줄이기위한방법으로‘커 퓨(Curfew, 통행금지)’를 실시해 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쟁을 하게되었다. 그때느닷없이가족이야기가튀 어나왔다.동생이“형,나는솔직히 ‘통금’(curfew)이란단어를좋아 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항상 통 금시간을 정해줬는데, 그때 짜증 났어요. 형이 통금 문제아였다구 요.형이항상통금을어겼죠.그나 저나주지사님, 뉴욕주를위해열 심히 일하고 계시는데, 아무리 바 빠도 어머니에게 전화 한번 할 시 간은내주세요.어머니가기다리십 니다. 형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는잘알지만엄마가형소식 을듣고싶어해요”라고하자, 형이 “엄마한테 전화했거든. 엄마가 뭐 랬는지 알아? 내가 1등이고, 너는 두번째래”하고응수했다. 이런 코믹한 대화가 CNN 방송 을통해전세계에중계됐다. 방송 을 통해 쿠오모 형제의 티격태격 하는모습이관심을끌면서두유 명인사가뜻하지않게정치권의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쿠오모 주지사의 동생 쿠오모 앵커가 지 난달31일코로나양성확진판정 을받았다. 쿠오모가문은미국내에서케네 디·부시가문등과함께정치명문 가로꼽히는집안이다. 원래두가 문은 사돈지간이었다. 현 앤드류 쿠오모뉴욕주지사가로버트케네 디 상원의원의 딸이자 존 F. 케네 디 대통령의 조카딸인 케리 케네 디와 결혼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 다. 하지만지난 2003년합의이혼 해서 지금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상태다. 쿠오모 형제는 독수리 5형제처 럼 5명이다. 장남 앤드류는 1997 년부터 2001년까지 빌 클린턴 정 부의 주택 및 도시개발부 장관으 로 있다가 2011년 뉴욕 주지사에 당선됐다. 그리고 2015년 재선에 성공해서 현재 두 번째 임기 중이 다. CNN 앵커인 크리스토퍼는 막내.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 (1932~2015)는이미뉴욕주민들 에게널리알려진이름이다. 1980 대부터뉴욕주지사를세차례역 임한 바 있기 때문이다. 마리오는 당시로널드레이건대통령과대립 각을 세우며 뉴욕 주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은 인물이다. 당시 많은사람들이대선주자로출마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결국 그는 포 기하고말았다. 이를그의아들앤드류가이어받 을수있을지도모른다. 요즘그가 보이는리더십이뉴욕주민들로부 터큰지지를받고있기때문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번에 공격적 인 선제조치로 대선정국에서 전 국적인주목을받고있다. 뉴욕주 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감염자 가 밀집한 뉴 로셸에 주 방위군까 지 투입했다. 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설전을벌이면서자신보 다늦은대응을공격했다. 또연방 정부의 코로나 대책이 혼선된 메 시지를내보내고있다고지적하는 등 강력한 행보로 뉴욕주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다소 달래주고 있 다. 그가 실시간 TV에 나와서 다급 한 목소리로 시시각각 일어나는 사태의긴급상황을전하면서‘사 회적거리두기’등을호소하는장 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그 심각성 을가늠하게된다. 그의열정과진 정성을 보면 현재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보다 쿠오모가 후보로 더 적합하다는 소리가 나 올지도모를상황이다.‘위기는기 회’라고했던가. 이번코로나사태 로 앞으로 민주당 내에서 쿠오모 를 대선으로 보내자는 목소리가 커지는건아닐까생각해보게된 다. 잘려나간 젊음 화제의 뉴욕주지사 90대의대법관이 70대동료대 법관과걸어가던중젊은여성이 지나가자“아, 지나간나의 70대 여!”라고 동료를 부러워했다는 일화가 있다. 맞다. 90대는 70대 를부러워하고, 70대는 50대, 50 대는 20대, 이렇게 우리는 젊음 을 그리워한다. 화창한 봄날 지 나가는젊은여자들을보면마음 이 들떠야 한다. 그래야 아직 늙 은이가아닌것이다. 며칠 전 넷플릭스에서 2014년 영화‘이미테이션 게임’을 보았 다.비상한두뇌를가졌던영국의 수학자, 물리학자인알란튜링의 기막힌삶을그린영화다. 2차 대전이 터지자 대학교수였 던튜링은군정보팀에차출되어 누구도풀지못할것으로알려진 나치독일군암호를해독하여수 많은연합군병사들을구했으며 결과적으로 전쟁 승리에 일조했 다. 하지만 종전 후 그는 동성애자 임이밝혀져체포된다.당시영국 은동성애가불법이었다. 에스트 로젠으로 동성애를 치료하라는 판사의 명령으로 여성호르몬을 복용하다가심한절망감, 우울증 에 빠진 그는 40세도 안된 나이 에 독물을 삼키고 스스로 목숨 을끊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전염병은 사람들을공포로몰아넣고있다. 공포의뿌리는죽음에대한두려 움이다. 이런 와중에도 자살을 생각하는우울증환자들이있다. 영화를 보던 내내 20도 채 안된 꽃다운나이에자살로세상을등 진환자가떠올랐다.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이미 우수한 대학의 입학허가서를 받 고미래의물리학자를꿈꾸고있 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있었다.며칠밤을뒤척이 다가족들에게자기가동성애자 임을알렸다.벽장속에서뛰쳐나 와당당히자기의정체성을밝히 는커밍아웃이었다. 평소 여자친구도 없고 행동이 좀이상하다고느꼈지만막상그 의 말을 듣고 난 부모와 가족들 은슬픔, 분노, 혼란에빠졌다. 대 학진학을 6개월 늦추고 그 기간 에정신과의사를만나보라는 선 에서타협이이루어졌다. 당시나는수련의를갓마친정 신과전문의였다. 막내동생 같은 환자와많은이야기를나누었다. 동성애에관한환자의신념은확 고했다. 심한 우울증이나 불안 증은보이지않았는데 6개월기 한을 조금 앞두고 목매어 죽었 다. 가정과 사회의 압력에 대한 분노의 표출로 죽음을 택한 것 이다. 정신의학에서성을이야기할때 는보통3가지로구분한다. 첫째, 성유전자와성호르몬의영향으 로서로다른성기의발달형성과 신체적구조를이루는성(Sex)이 다.즉객관적으로보여지는남녀 모습이다.둘째,자신이남성인지 여성인지를 인식하는 주관적 성 (Gender)이다. 이는성호르몬이 뇌에영향을미치고또사회문화 적 영향을 받아 남성은 적극적, 공격적이고, 여성은 보호적, 수 동적행동패턴을보인다. 대부분 의경우신체적성과사회문화적 성은일치한다.셋째는자신이성 적,정서적,사회적으로이끌리는 성에대해지향적성향을보이는 성(Sexual Orientation)이다. 여 기에는동성애, 이성애, 양성애가 포함된다. 고대 그리스문명에서 출세한 나이든남자들이미소년들과성 적관계를 갖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되었다.그후중세를거치며 서양 문명권은 기독교 영향으로 이성애를 권장하고 동성애는 철 저히 경계하는 사회규범을 마련 했다. 그러나 19세기 말부터 프 로이드를 중심으로 시작된 정신 분석이론은잠재의식속에묻혀 있던동성애를다시의식밖으로 끌어냈다. 프로이드는남자가여 성을사랑할뿐아니라남성도사 랑할수있다는동성애론을강력 히주장했다. 동성애는 선천적인 것일까, 살 아가며학습된개인적선택일까? 아직껏 과학적, 학술적 해답은 없다.신이있느냐없느냐질문처 럼 소모논쟁이 될 수도 있다. 개 인의생각과가치관의문제다. 그 러니동성애자들을우리와다른 성소수자로 인정하고 길지 않은 지구촌 인생여정을 함께 걸어가 는동료들로여기자. 전망대 여주은 뉴욕고문 삶과생각 천양곡 정신과전문의 지난일상이너무나그립다 이한기 (조지아둘루스거주) 온 세상이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로혼란과고통속에 신음하고 있다. 70여년 살아오는 동안 처음 겪어보는 대 혼란이요 고통이다. 즐겁고행복했던삶을비통한죽 음으로, 일상의 분주함을 고요함 으로, 평온함을 불안과 초조함으 로, 굳건하던 삶의 터전도 잃었으 며, 서로 만나던 반가움도 두려운 만남으로, 개인적 거리를 갖던 친 근함도 사회적 거리를 둔 소외함 으로, 따뜻한가슴을차갑게, 아프 게하고있다. 또한부풀었던희망을암울한절 망으로 떨어뜨리고, 활달한 일상 을 무기력한 일상으로, 밝고 명랑 한 얼굴을 어둡고 우울한 얼굴로, 상쾌한기분을불쾌하고짜증스런 기분으로 우리의 마음을 찌르고 있다. 나름대로의 꿈을 갖고 의기양양 했던우리를의기소침하게뒤죽박 죽 흐트러놓은 코로나19가 세상 을평정한것같다. 얼마나더이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지…, 가슴 이너무너무답답하다. 터질것만 같다. 우리도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 게코로나19을이겨내야한다. 이 런 고통을 다시는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모두 의 지혜와 협조, 이웃배려가 절실 하다. 누구를원망한들무슨도움이되 겠는가? 원망하지말자. 시커먼구 름 위에는 찬란한 태양이 빛나고 있으니까. 밝은쪽만바라보자.그러면우리 의마음도밝아지지않을까? 밝은 쪽만 바라보자, 그러면 우리의 마 음도밝아지지않을까? 지도자들을 신뢰하고 협조하는 길이지금은최선인것같다. 그들 이 지혜와 용기를 갖고 이 고통과 절망의늪에서백성들을구하기를 간절히염원한다. 부디부디 우리 모두 참 말만 하 자. 거짓된 말 한마디가 코로나19보 다더무서운바이러스다. 우리가누렸던지난모든일상들 이너무너무그립다. 별일없이지나가는일상에감사 할 줄 몰랐던 우리가 깊이깊이 반 성하며 주어진 시간 동안 자신을 성찰하는 귀한 시간을 보내길 염 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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