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4월 29일 (수요일) A10 화제 사실 소비자들은 아스피린이 오 랜 검증을 거친 비처방 약품이라 는 사실 때문에 적절한 주의를 기 울이지 않은 채 이를 남용하거나 오용하는사례가잦다. 아스피린이 심근경색과 뇌졸중 및 결장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는숫한연구결과가정설로굳 어진탓에주치의와의상담조차거 치지 않고 일반 성인용 아스피린, 혹은저용량의베이비아스피린을 매일 정기 복용하는 소비자들이 수두룩하다.이처럼전문가의조언 을 받지 않고 자신의 구체적인 몸 상태나특성을무시해가며아스피 린을사용하다보면어느결엔가부 작용의덫에치이게된다. 널리 알려졌듯 아스피린은 심장 발작을일으킨환자에게기적의영 약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심근 경색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911 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 후 325 밀리그램용량의레귤러아스피린 한알, 혹은베이비아스피린네알 을 씹어 삼키라고 권한다. 아스피 린은피가떡처럼뭉친혈병(clot)의 심장손상효과를제한한다. 혈액응고방지제가혈중응혈인자 (clotting factors)에작용해피가엉 겨붙는것을막는것과달리아스 피린은 혈소판이 한데 뭉쳐 만들 어낸혈병이동맥의혈행을차단하 지못하도록돕는다. 따라서 심장질환을 겪었거나 심 장이나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 관이 심하게 좁아진 환자라면 매 일아스피린을복용함으로써심근 경색, 혹은 뇌졸중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소견이다. 또한 당뇨병과 함께 고혈압이나 흡연 등 한 가지 이상의 심장질환 위험요인을지닌50세이상남성과 60세 이상 여성도 아스피린 요법 을 통해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 다. 14만6,152명의나이든성인들을 대상으로아스피린과암발병위험 사이의상관관계를조사한보고서 에따르면매주3회이상아스피린 을복용할경우전반적인사망위험 이줄어드는것은물론암, 그중에 서도특히결장암과위장벽에발생 하는 각종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 을낮춰준다. 이보고서는지난 12 월, 의학저널인“JAMA 네트워크 오픈”에실렸다. 권위 있는 국내 의료전문가그룹 인“미국 예방의학 태스크포스” (USPSTF)는 지난해 5월, 50세에 서 59세 사이로 잔여 기대수명이 최소한10년이상이고심혈관질환 발병위험이 전체 연령대의 평균치 에 비해 10% 가량 높은 성인들은 결장암과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 색등과같은심혈관계질환예방을 위해매일저용량아스피린을복용 하라고 권고했다. USPSTF는“이 그룹에 속한 사람들과 달리 건강 에이상이없다면저용량아스피린 을 최소한 10년간 매일 복용한다 해도뇌와위장관의출혈위험이증 가하지않는다”고덧붙였다. (개인의 심혈관질환 위험은 www.cvriskcalculator.com으로 들어가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심장 협회가고안한계산기를이용해추 정할수있다.) USPSTF의 권고는 내출혈 위 험을 높이는 경구용 항응고제 쿠 마딘(Coumadin) 혹은 이브프 로펜(ibuprofen)이나 나프록센 (naproxen)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 염진통제를복용하고있지않은사 람들로범위가제한된다. USPSTF의 권고는 60세에서 69 세사이의건강한성인들에게도적 용된다. 이들 역시 저용량 아스피 린요법으로심혈관질환과직장암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 나 전문가들은 최종 결정에 앞서 주치의와의상의를거치는것이중 요하다고 강조했다. (USPSTF와 달리연방식품의약국은나이에상 관없이건강한사럼이매일아스피 린을 복용하는 것을 장려하지 않 는다. 아스피린 라벨에 정기복용 의 유용성에 관한 언급이 빠진 것 은이때문이다.) USPSTF는 50세 미만, 혹은 69 세 이상의 성인들의 경우 저용량 이건아니건아스피린의심혈관질 환예방효과를입증할만한충분한 증거는 없다고 털어놓았다. 따라 서아직은아스피린의잠재적실익 (benefit)이 위험(risk)보다 크다고 단정할수없다. 아스피린은 피의 응고를 더디게 해심혈관질환으로인한심장손상 위험을 덜어주지만 똑같은 이유로 부상에따른상처회복을지연시킬 뿐 아니라 위장벽을 자극할 수 있 다. 위장벽출혈은검은변, 혹은토 혈등의증상을통해알수있지만 출혈이아주서서히이루어지는경 우에는알아채기힘들다.위장벽에 생긴많은상처는피가적절하게응 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가리킨 다. (피를토하는것은출혈성궤양 이생겼을때이다.) 실제로 지혈이 힘든 위장관 과다 출혈은나이든사람들사이에서더 욱 자주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체조직이얇아지는경향을보이기 때문이다. 얼마전건강하고활동적이던 72 세 여성이 내시경 검사를 받다가 과다출혈로숨지는사건이발생했 다. 문제의여성은검사를받기전, 자신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 중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그녀의남편은시술전서류작성을 담당한수술실직원이아스피린을 상습적으로복용하고있는지에관 한질문조차하지않았고, 이로인 해시술자가사전대비를전혀하지 못했다고주장했다. 브리검앤위민스하스피틀의심 장병전문의로활동하는마이클가 지아노 박사는 심근경색이나 뇌졸 중을 겪은 환자들의 경우, 아스피 린의 예방가치는 부작용 위험을 6 대 1의 비율로 압도한다고 설명했 다. 가지아노 박사는 하버드 헬스 레 터에기고한글을통해“위장관출 혈로사망에이르는경우는드물지 만,심장마비나뇌졸중으로숨지는 사례는 흔하다”며“이것만 보아도 어떤선택을해야할지는너무도분 명하다”고덧붙였다. 하지만 이제까지 나온 연구결과 는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으로 가 장큰혜택을누릴수있는사람들 중상당수가이를실행하지않고있 음을보여준다. 위스콘신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 시한연구결과에따르면아스피린 으로심혈관질환예방효과를얻을 수 있는 사람들 가운데 31%만이 이를정기적으로복용하는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의 건강 칼럼니스트 인 제인 브로디는 뉴욕에서 남아 공의케이프타운까지장거리항공 여행을하면서저용량아스피린의 건강효과를실험해볼기회를가졌 다. 그녀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81-밀리그램짜리 베이비 아스피 린을복용했다. 장거리비행을하게되면기내산 소농도감소와탈수현상이겹쳐지 면서 장시간 한 자리에 앉아 있는 탑승자의심정맥에혈병형성을촉 진시킨다.드물긴하지만이런과정 을통해형성된혈병이혈관벽에서 떨어져 나와 폐에 박히면 자칫 치 명적인결과가나오기도한다.하지 만브로디는아스피린이실제로심 정맥에혈병이생기는것을막아준 다는그어떤증거도잡지못했다. 장거리 항공 여행객은 아스피린 을 복용하는 것보다 한 시간 혹은 두시간마다한번씩한잔의물을 마셔 충분한 체내 수분을 유지하 는 것이 심정맥 혈병을 막는데 훨 씬 효과적이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은바람직하지만알코올은금물 이며 압박 스타킹을 신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수시로 발목을 움직 여 다리 근육을 풀어주고 가능할 때마다자리에서일어나걷는것이 좋다. 그래도장거리비행을할때아스 피린을 이용해 하지정맥 예방효과 를얻고싶다면여행에앞서주치의 와상담을하는것이좋다. 의사의 허락이 떨어졌다면 탑승 전 세 시 간에서 30분 사이에 아스피린을 복용하는것이이상적이다. <ByJaneE.Brody> <삽화:GraciaLam/뉴욕타임스> 심근경색·뇌졸중·결장암 예방에 도움 정설불구 몸의 상태 무시하고 복용땐 위장벽 출혈 위험도 건강하다면 저용량 아스피린 매일 먹을 필요 없어 아스피린은오랫동안“만병통치약의원조”라는특별한지위를유지했다. 통 증을가라앉히고열을떨어뜨리며염증을덜어주는효능에값이싸고처방 전 없이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곁들여지면서 아스피린은 지난100여년간“만인의상비약”역할을톡톡히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아스피린이 뇌와 위장벽(gastrointestinal tract)에 출혈을 일으킬수있다는사실이알려지면서한세기에걸쳐쌓아올린명성에얼룩 이지기시작했다. ■ ‘만병통치약’ 부작용에명성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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