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5월 1일 (금요일) ‘펑’ 유증기폭발시킨불꽃$ 축구장 1.5배건물, 3분 만에불바다로 ‘3분.’ 축구장 1.5배 크기(연면적 1만1,043 ㎡)의 6층짜리창고 건물이화마에 휩싸 이는 데걸린시간이다. 70여명이땀을 흘 리고 있었지만, 불길이 삽시간에 건물을 덮치면서그중 절반의작업자들이그 자 리서스러졌다. 화재 발생직전인지난 29일 오후 이천 시모가면소고리소재한 냉동 물류창고 공사 현장은 완공 2개월을 앞두고 전기, 도장, 설비, 타설 등 다양한 분야 마감 공 사가 한창이었다. 9개업체에서 온 78명 의근로자들의일터였다. 30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소방당국, 인 근 목격자들에 따르면 아비규환의아수 라장은지하 2층에서시작됐다. 사고 당일오후 1시30분쯤이곳에서는 냉동창고 등 단열재로 광범하게 쓰이는 우레탄을 창고 벽면에 주입하는 작업이 진행중이었다. 현장 근로자들에 따르면이작업과 우 레탄 폼에발포제등을 첨가하는 작업은 건물 내곳곳에서이뤄지고있었다. 이과 정에서나온 가연성 물질인 유증기(기름 증기)가 지하 공간을 채워 가고 있는 상 황이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화재 직후 현장 에 우레탄 작업 관련 자재들이어지럽게 널려있었다”고 말했다. ‘펑’ 소리와 함께 공사장이 전장을 방 불케하는 지옥으로 바뀐 것은 오후 1시 32분쯤. 화물엘리베이터설치 작업을 위 해점심을 마친인부들이같은 층 지하 2 층으로 내려가 용접 작업을 시작하면서 였다. 불꽃을 동반하는 용접작업이었고, 불 꽃이 공기중의 유증기를 건드리면서건 물을 뒤흔드는 폭발과 함께발화한 것으 로 추정됐다. 대피한 근로자들은 대피과 정에서 ‘펑’ 하는 폭발음을 수차례 들었 다고 증언했다. 폭발과 함께치솟은 불은 주변 가연성 물질로 급격하게 옮겨붙었다. 샌드위치 패널로 건축된 건물도 삽시간에 불길에 사로잡혔다. 탈 때 유독성 가스를 다량 으로 내뿜는다는 그 패널이다. 이후 불길 은 엄청난 양의연기를 토하며지상 층으 로, 또 하늘로 미친 듯이솟구쳤다. 지하 에서시작된 불이건물 전체로 번지는 데 3분이채걸리지않았다. 지상 2층에서 타일 작업을 했던 한 근 로자는 “계단 밑에서부터검은연기가 올 라와 불이났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바깥 으로 뛰쳐나왔다. 연기때문에계단이제 대로 보이지않아 어떻게 바깥으로 나왔 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전했다. 소방당국이신고를 받고 사고 발생 10 분 만에도착했지만, 접근이쉽지않았다. 화염이 커질 대로 커진 데다 인체치명적 인유독가스 탓이었다.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이어졌고, 몇 차 례의폭발음이뒤따랐다. 오후 3시쯤 소 방대원들이 불길을 뚫고 인명수색을 강 행했다. 건물 내부 두꺼운 잔해속에서시 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견됐다. 지상 2층 18명, 다른 층에서각 4명씩 수습된 희생자들은 분산되지않고 같은 공간에 서발견됐다. 이들은 불길과 유독가스 때문에 대피 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화마는 5시간여 만에 잡혔지만 근로자 38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10명이 부상을 입은 뒤였다. 박수종 이천소방서재난예 방과장은 “공기중에있던유증기에불이 붙어발화된 뒤불길이건물 전체로 번지 면서인명피해가 커졌다”라고 말했다. 이천=이종구기자 온라인쇼핑늘며$서울인근이천에물류창고급증 지난 29일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물류 창고 화재가 발생한 경기이천시는 최근 ‘배송의허브’로 떠오른 지역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쇼핑성장에따라 늘 어난배송물량이집결되는곳이다. 30일국토교통부 국가물류통합정보센 터에 따르면 최근 물류창고업으로 등록 한 업체는 2010년대초에비해 3~4배늘 었다. 2010년과 2011년만 해도 각각 59 개, 52개에머물렀던연간 등록업체수는 2012년177개로늘어난데이어2017년엔 362개까지급증했다. 올해도벌써70개가 물류창고업체로등록했다. 관련업계에선이런추세가최근 급성장 해온인터넷 쇼핑과 무관치않다는 해석 을낳고있다. 통계청에따르면 2010년 25 조2,000억원에그쳤던 국내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134조6,000억원으로 5 배이상 늘었다. 결과적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 확대와 함께배송 분야도 동반 성장 하면서이천을 포함해지리적으로인접한 수도권내대규모 물류창고 단지또한 필 요했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이천의 경우 배송 수요가 많은 서울과 가까운 데 다 교통 편의성도 높고, 비교적저렴한 땅 값으로 물류업자들에겐 매력적인지역으 로꼽힌다. 특히이천은 인근에유통·물류 분야 업 체들이다수 분포해납품거리가 짧고, 주 변에 주거 단지까지 형성되면서 관련 업 계에선 장점많은입지로 급부상했다. 납 품거리가길거나안정적인노동력을확보 하지못하면파생될수있는 손실을 사전 에방지할 수 있어서다. 유통업계관계자 는 “이천은 수도권은 물론중부권과강원 권물량까지다룰 수있는 물류의중심입 지다”고전했다. 몇년전까지만해도경기 용인지역을 위주로 형성됐던물류창고는 최근이천과여주, 평택, 천안 등으로 확대 되고있다. 물류창고의 성장세는 새벽배송과 가 정간편식, 신선식품 배송 시장 등의확대 에따라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에따르면 2018년기준 국내새 벽배송 시장 규모는 4,000억원대로, 지난 2015년에기록했던 100억원수준에비해 40배나 커졌다. 지난해새벽배송 시장 규 모는 8,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부동산 서 비스기업인 CBRE코리아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한국저온 물류센터현황’ 보고서 에선이런트렌드가저온(냉장·냉동)물류 창고 수요를 급격히늘리는 요인으로 작 용하고있다고진단했다. 저온물류창고의경우엔상온시설보다 계약기간이길고임대료도 2배이상 높기 때문에임대업체에는 안정적인 수익확보 가 가능하다. 하지만 온도와 습도 유지를 위해다양한 구조 변경과 기계설비가 필 요하고, 안정적인전기공급도 필수다. 시 설이복잡한 만큼 유지·보수에도 더많은 안전관리가요구된다는얘기다. 이정희중앙대경제학부 교수는 “물류 창고 설비를 전문화하고, 가연성상품이 나 누전에주의하는 등 기본적인안전 관 리를강화해야한다”고조언했다. 임소형기자 교통편의성높고땅값저렴 주거단지인접해노동력풍부 새벽배송도늘며‘배송허브’로 지역별물류창고업등록업체수 2016 2017 2018 2019 2020 * 서울시 4 24 7 13 0 부산시 2 12 4 6 3 인천시 15 21 18 11 2 경기도 58 136 88 82 36 충북도 14 18 11 12 3 전남도 22 18 8 4 0 경남도 25 60 23 9 3 기타 45 73 55 56 23 합계 185 362 214 193 70 ● 자료 : 국토교통부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 4월30일기준 국내새벽배송시장규모변화 ● 자료 : CBRE코리아 | | | | 2016 2017 2018 2019 340 억원 1,900 억원 4,000 억원 8,000 억원 ☞1면 ‘6번경고 귀닫았다’에서계속 샌드위치패널의충전제로 화재에취약 한 스티로폼이나우레탄폼이사용되는것 도화재가났다하면대형사고로이어지는 빌미가됐다. 이천 코리아냉동창고와 서이천 물류창 고화재이후 4,000㎡이상의창고는내부 마감재를난연성이상재료로쓰도록했지 만샌드위치패널에는여전히스티로폼등 이쓰이고있다. 김영만건설노조노동안전국장은“불연 재나난연재가있지만가격이비싸다는이 유로우레탄이나 스티로폼을여전히단열 재로쓰고있다”며“불에약하고독성물질 을다량배출하는샌드위치패널사용을지 금이라도금지해야한다”고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대형화재가 되풀이되는것 을막으려면사고를낸사업자를엄중히처 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신설돼야 한다고주장하고있다. 실제40명이숨진이천냉동창고화재당 시코리아냉장은 2,000만원의벌금을내는 데그쳤다. 김철홍인천대산업공학과교수는“대형 사고를내도형사처벌은거의받지않고최 저수준의벌금만내면되니기업이예방적 투자를안한다”며“현행법을엄격히적용 하거나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제정할필요 가있다”고말했다. 한편 문재인대통령은이날 긴급대책회 의를열고“우리정부들어화재안전대책을 강화했는데왜현장에선작동되지않았는 지살펴볼필요가있다”고강조했다고강 민석청와대대변인이밝혔다.정부는 2008 년이천물류창고화재, 2017년제천스포 츠센터화재, 2018년밀양 화재이후 화재 안전기준을대폭강화하는특별대책을발 표했지만이번사고로공염불에그치고말 았다는지적이다. “건축비아끼려불연재대신우레탄^스티로폼을단열재로” 오후 1시32분지하 2층서 용접작업중유증기건드려 샌드위치패널에불꽃옮겨붙어 건물전체로검은연기솟구쳐 사고 10분만에소방당국도착 치명적유독가스로접근어려워 곳곳서비명소리$폭발음이어져 생존자“연기로계단안보여 어떻게나왔는지모르겠다” 이천물류창고화재 시간대별상황 총사망자 부상자 38 명 10 명 4 1. 화물용엘리베이터설치공사현장서 우레탄및용접작업 (29일오후1시) 2. 우레탄작업으로발생한유증기에 불꽃튀며폭발 (오후1시32분) 3. 전층으로화재및유독가스번져 (오후1시32분~) 4. 소방당국진화개시 (오후1시43분) 5. 소방당국초진완료 (오후4시28분) 6. 완진 (오후6시41분) 7. 현장인근에유가족대기소마련 (오후7시) 8. 국과수, 소방당국현장감식및 인명수색종료 (30일오전11시) 4층 사망자수 (명) 화재 확산방향 4 4 4 4 18 3층 2층 1층 지하1층 지하2층 발화지점 (지하2층) 29일호우1시32분께C라인 화물용엘리베이터부근 (추정) 건물벽면샌드위치 패널이타며화재가 급속히번지며 유독가스발생 ZW D3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