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5월 9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발언대 손경락 변호사 김정자 (시인, 수필가·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시치미란 매사냥을 다니는 사람 들이 매 꽁지털 속에 주인 주소를 적어매어두는네모꼴뿔을일컫는 말이었다. 사냥터에서탐나는매를 보게되면시치미를떼내고천연덕 스럽게시치미를떼지않은것처럼 딱잡아떼는행위에서유래된것인 데‘알고있으면서도모르는체하 다’로묘사되기도한다. ‘엄마들’과‘시치미’의 상관관계 는물리적언어적연관성의변화과 정에서유사한형질을갖고있음을 발견하게된다. 엄마로불리우기시 작하면사명감과삶의이유가자식 이란 표지판 밖에 읽을 줄 모르는 것마냥자식에게몰두하게된다.피 곤을달고살아도,매무새가추레해 져도, 자아실현 화두도 못본척 밀 쳐두어도서운하거나부담되지않 노라며사랑꾼임을 자부하지만가 끔씩은 자신을 돌아보며‘아니야 아직은난괜찮아’라며시치미떼기 도능수능란이다.육아는달콤하다 고우기는것도초보엄마의시치미 첫걸음이다. 엄마라는성스러운자 리에있게된것만으로감사가넘치 고 어찌하면 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에만전념하게된다. 천둥벌거숭이자식이태어나는시 간부터거름이되고디딤돌이되어 주었는데도공치사할줄모르는새 치름새침데기를자처한다. 못다준 것만마음에남겨지고자식밖에모 르는, 자식만 바라보며 못난 투정 모자람 다 받아 주고도 마음 졸이 는어수룩얼뜨기시치미행진이이 어진다. 대체적으로엄마들의시치미떼기 는대범할정도로형질변화를일으 키곤한다.겉보기엔바보스러울정 도로순진무구한표정으로자식이 야기를걱정인척염려인척짐짓아 무렇지도 않은 척, 들어주는 마음 들을헤아리는척, 생시치미에새침 을부리면서은근히자랑질에열중 하곤 한다. 어찌 보면 의뭉스런 맹 추같기도 하지만 엉큼스러움도 불 사한다.엄마들의자식자랑에는약 도 없다. 실컷 늘어놓고도 않은체, 자랑질이었음에도 아닌체. 자식이 란생의상아탑앞에서는어찌그리 지지리도시치미선수가되는지. 제 자식 이야기라면 꼬치꼬치 영악하 게말꼬리를잡기도하고때론우렁 이속처럼엉큼시침을떼기도한다. 어쩔 도리없는 엄마들의 전유물이 다. 헤아려생각해보건데엄마들은 묵비적으로 서로의 의중을 꿰뚫으 면서도 의기투합하기도 하고 천연 덕스럽게한통속이되기를자처하 는분위기로몰고가기도한다.마치 좋은엄마가되기위한면죄부처럼. 무릇 좋은 엄마로 인정받기 위해 선자신과의내전에서도승리의고 지를점령해야하고외부와의견줌 에서도심각한전쟁을치르듯고지 를유지해야하기에가끔씩은영혼 이혼미해지고주위와분단되는위 기를극복해야하는이중고를치르 기도하는것이새침데기고충이다. 제대로 된 주부로 인정받기 위해 서는심심찮게의도하지않았던하 얀전쟁에뛰어들어취재를해야할 때도더러있다.취재과정들을생각 해보면참머쓱해지기도하고나른 함이끼어들기도하지만취재가잘 될땐엄청유쾌해지기도한다.애지 중지여력을다쏟아붓는게엄마라 는자리라서안그래도세상을살아 내야하는무거움에지치기도하지 만아이들생각만하면갑자기정신 이청량해지고발원처가어딘지모 를힘이솟구친다.해서엄마들의시 치미는다용서받을수있고아무리 시침떼기진수를보여준다한들알 고도 모른 척 해주어야 한다. 웃기 는구석이보여도심각하게들어주 어야 한다. 천연덕스럽고 의뭉해도 꾸밈없는 부풀리기로 동참해 주어 야한다. 동병상련일지도모를일이 라서측은지심이발동하기도한다. 해서엄마들은서로의시치미를유 효하게접수해준다. 시치미에 유능해지려면 무표정으 로 일관해야 된다. 기분 좋게 들려 줄수있는느낌도중요하지만내용 도질펀하면허사가되기십상이라 엄선된내용도필수다.스토리구성 뿐아니라말짓하나에도자연스러 움이배어있어야하는것이라서어 느것하나그저얻어지는관건은없 음이다. 유일한 면류관인 자식과 삶의 무 게와 주변 엄마들과의 삼각함수를 꿋꿋이고수하려는몸부림의근원 은무엇일까. 일상이빚어낸마그마 의돌연변이일까.마음놀이터가비 좁아서생긴일일까혹은세상을견 겨낸 상채기들이 덜 아물었을 수 도있겠다싶다.자식을돋보이기위 해스스로바보로내려앉은마지노 선이조절되지않아격렬하게방출 될것을눈치채고마음을여미고꼬 리도감추고그림자도밟히지않으 려는수작임에틀림없다. 엄마들은 ‘수고’라는 단어를 철저히 외면하 며아예모른척, 어쩌면이미파괴 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리버 리어중간한시치미는보이지않아 야 한다는 다짐 때문일 게다. 때론 가족들이잠든깊은밤화장실에서 타올로입을틀어막고울음을토해 내기도한다. 아무리시치미를떼어 봤자고달픔은고스란히엄마들몫 으로남겨질뿐이다.본능으로살아 가고자하는몸부림이다. 매일매일엄마들은커피같은시 를쓰기도하고한줄짜리어설픈시 를귀납해내기도한다.엄마들의시 치미는눈물나도록아름답고위대 하다.해서어머니날은칭송받아야 마땅할날이다. 미끼광고로여성들을유인하 여 성착취 음란물을 제작하고 이를온라인에유포한‘n번방’ 에 이어‘박사방’사건 등으로 한국이시끌벅적하다. 이들성범죄주동자들은단속 을피하기위해해외암호화메 신저인 텔레그램을 범행에 이 용하였으며 수시로 방을 바꿔 가며 가상화폐로 유료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 중에는 미성년자들도 다 수 포함돼있어 더욱 충격적이 다. 가공할 만한 것은 이런 류의 음란물 유통방 유료가입자가 무려 26만명에이를정도로인 터넷 성범죄가 한국사회에 만 연해있지만 워낙 음성적으로 거래되는데다메신저보안기술 의발달로단속이쉽지않다는 점이다. 이의 해결책으로 미국 처럼 함정수사를 허용해야 한 다는 주장이 여성단체 중심으 로강력하게대두되고있다. 현 행 한국법상 신분을 숨기고 범 죄정보를 수집하는 잠입수사 는 합법이지만 함정수사는 불 법으로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 되지않는다. 함정수사는비밀공간에서은 밀하게 이루어지는 디지털 성 범죄를비롯마약, 도박, 밀수사 범 등을 검거하는데 효과적이 기때문에미국에선종종사용 하는수사방식이다. 가까운예로4월24일자폭스 뉴스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페 어팩스 카운티 경찰은 코로나 19로 휴교중인 기간에 온라인 사이트에서 어린이로 가장하 여‘코비드 단속 작전’(Op- eration COVID Crackdown) 을 펼친 결과 함정수사에 나선 경찰관들에게 노골적으로 접 근해 성관계를 요구한 성범죄 자 30명을 약속장소에서 체포 했다고 밝히고 이들의 신상을 공개했다. 하지만함정수사가장점만있 는것은아니다. 한때뉴욕시경 은 절도범죄를 줄이기 위해 사 람이붐비는공원같은곳에일 부러자전거나유모차등에돈 지갑을 걸어두고 이를 손댄 사 람들을 검거하는 이른 바‘행 운의 가방 작전’(Operation Lucky Bag)을 전개한 적이 있 었는데 주인에게 돌려줄 의도 로 지갑을 주운 사람 3명까지 무분별 검거하는 바람에 이들 에게 총 5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고 작전을 완화한 사례 가있다. 또 2018년 시카고 경찰은 한 적한 흑인동네에 명품 운동화 를가득실은트럭을방치한뒤 운동화를 훔친 사람들을 체포 하였는데 경찰이 애먼 흑인동 네를 타겟으로 삼았다며 거센 비난을받기도했다. 이처럼 억울하게 함정수사에 걸려든 사람들을 위해 법원은 소위‘함정의 항변’(entrap- ment defense)으로 이들을 심 판하게된다. 함정의항변은피 고인이 범의가 없었음에도 불 구, 수사기관의 함정에 걸려 범 죄를 저지르게 되었다는 것을 증명할 때 무죄가 되는 법리 로 셔먼 대 미국(Sherman v. United States) 사건에서 판례 가확립되었다. 뉴욕의마약중독자조세프셔 먼은 헤로인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마약 금단증상 완화약물 인 메타돈을 복용하고 있었는 데 병원에서 만난 다른 중독자 칼치니안과 친해지게 되었다. 어느날칼치니안은더이상메 타돈으로는 버틸 수 없겠다며 셔먼에게 마약을 구해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고 셔먼은 마 지못해 이 청을 들어주고야 말 았다. 하지만칼치니안은이미다른 범죄로 기소된 상태에서 검찰 과의 유리한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을 얻어내기 위해 마약상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여기에 셔먼이 이용된것이었다. 당시연방대법원장워렌판사 는 셔먼이 성실하게 약물치료 중이었고, 가택수색에서 마약 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마약을 전달만 했지 이윤을 남기지 않 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원심을 뒤집고 무죄 판결을 내려주었 다. 앞선사건등에서보듯성범죄 를 소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단속하기 위한 함정수사 는여러부작용이따를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방법 이요구된다. 은밀한 ‘박사방’과 함정수사 엄마들의 시치미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시사만평 2020 어머니날 풍경 너무 가깝지만 너무나 먼… 해피마더스데이!! 그리워요 엄마♥ 사랑해요 할머니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