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5월 11일 (월요일) A8 오피니언 발언대 창밖에 줄지어 서있는 날씬한 팜 트리의연초록잎들이봄바람을맞 아 하늘거린다. 2020년 봄은 봄이 왔어도 봄 같지 않다. 코로나바이 러스때문에집에만박혀있는지벌 써두달째다. 지루함을 면하려고 컴퓨터 자판 을 토닥거리는데 거실에서 들려오 는 TV 소리, 언뜻‘사우스코리아’ 란말이들린다. 또무슨북한뉴스인가싶어얼른 거실로 나가보니“대한민국을 본 받아야 한다”라고 하는 내용이 나 오고있었다. 한국이효율적인코비드-19진단 기술, 감염자 추적, 투명한 정보 공 개, 양호한 의료체계, 전국민 보험 제도와 사재기 없는 뛰어난 시민의 식으로팬데믹시련을잘극복하고 있다는것이다. 4.15총선거를두고 도칭찬일색이다. 방역조치가철저 히취해진가운데질서정연하게총 선을 치른 것도 경이로운 민주국가 의정치행위라고부러워한다. 그뿐 인가 내로라하는 선진국들조차 한 국의 코비드-19 진단 키트를 수입 하려고야단들이라는것이다. 이전 에경험하지못했던한국인의집단 적자부심을드높인새로운브랜드 탄생이다. 분명‘메이드인코리아’ 인것이다. 70년대초나의첫해외주재근무 지 미국, 수퍼마켓이나 백화점에서 ‘메이드인코리아’제품은 찾아보 기가쉽지않았다. KAL기에서 내려오는 한인 조종 사를 보고“한국인도 비행기를 조 종할 수 있다니 놀랍다”라는 미국 인들이었으니 한국산이 환영받을 리 있겠는가. 분노를 억누르고 한 국을알리는책자와브로셔를들고 관광업계를 찾기도 했고, 한국에 대한 홍보 영상 모임을 위해 여러 도시를찾아다녔다. 70년대말, 일본에서파리로전근 되었다. 파리한국대사관은정기적 으로 한국 지상사 수출진흥회의를 주최하였다. 수출쿼터 달성여부를 점검하고, 관련애로및건의사항을종합하여 본국에보고하는회의였다. 조잡한 품질개선 없어도‘가격만 싸면 경 쟁할 수 있다’든가, 소량주문은 외 면하고‘다량주문만 받겠다’는 한 국수출업계를향한불평은회의때 마다되풀이되었다. 당시 수출은 전쟁에 비유되었다. 군대용어로‘까라면 까야지 별수 있나’식의 자조적인 탄식도 나왔 다. 본국의일방적인명령과일확천금 의탐욕은척후병을총칼없이최일 선으로내보내는것과같았다. 수출 진흥책으로 외교관, 지상사 직원과 가족들만이라도 물건 사러 갈때메이드인코리아제품을찾자 는캠페인을벌이기로했다. 그러나 그들은 본국에서 방문한 VIP를‘ 루이뷔통’등 파리의 명품점으로 안내해야하는 자가당착도 감당해 야했다. 그수출회의는나에게상표를유 심히 보는 버릇을 갖게 해주었다. 일부러이물건저물건을뒤적이다 가 어쩌다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을 발견하면내혈육이라도만난것같 이반가웠고, 한국제품을만지작거 리는사람을보면사나안사나확인 하느라주변을서성거렸다. 스위스에부임하고나서스키장비 를 사기 위해 백화점에 갔다. 한국 의코오롱제품을찾았으나없다는 것이었다. 매니저를만나코오롱본 사주소와전화번호를주고다시오 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 달 뒤 나는 코오롱 스키장비를 살 수 있었다. 사실 몇 번 쓰지도 못해 새것이나 다름없는그장비를전근발령이나 LA로 떠날 때 스위스인 직원에게 주었다. 무척 좋아하던 그 친구는 그해겨울내게전화로한국제스키 장비가 아주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는고맙다며‘당케쉔’을힘주어 말했고, 나도기뻐서‘비테쉔’으로 응수했다. 미국시민이 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국산’이라고 말할 경 우, 그것은 여전히 메이드인코리아 를 의미하는 것이다. 상표에서‘메 이드인코리아’를 확인하는 버릇도 그대로이다. 내가 타는 차도 현대 SUV이다. 광복 75년을 맞은 한국은 빈국에 서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 되었다. 기간산업 못지않게 K-팝, K-드라 마로 많은 나라에 널리 알려졌다. 초현대 고층건물, 상점과 백화점, 아파트, 각종위락시설이화려한데 다최첨단기능까지갖춰최고의편 의성을제공하고있는한국의생활 수준은미국에절대뒤지지않아보 인다. 이 경이로운 선진 조국의 모습을 대할때마다생각나는사람들이있 다. ‘메이드인코리아’를팔기위해밤 을지새웠던젊은세일즈맨들,그메 이드인코리아 상품을 만들기 위해 열악한환경속에서청춘을바쳤던 소위 공순이 공돌이들. 그들도 깃 발들고앞장선지도자와동등하게 우리가 마땅히 기억하고 존중해야 할애국자라고생각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 생각하는 장교 이한기 <조지아둘루스거주> 이종운 리버사이드 농장을운영할때가장힘들었 던때는힘든노동보다불가항력 적인자연재해를겪을때였다.모 든노력을다하고,다이루었다고 생각할 때쯤, 우리가 다한 것이 아니었음을, 모두 우리의 것이 아니었음을 자연은 깨닫게 해주 었다. 지나고 보니 힘든 시기였지만 크고작은시련들을겪으면서더 큰 일들을 극복할 수 있는 면역 과 내성이 내 안에 생겼던 것 같 다.우리는작은실패도두려워한 다. 그러나그실패는내안에더 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면 역체계를 형성하고, 겸허함으로 성취나성공을받아들이게만든 다. 실패를 극복한 후 성공의 아 름다움도누리게한다. 과학적으로 항원과 백신은 같 은병원균이지만, 병원균을이겨 낼항체를형성한것이백신이므 로 결과는 판이하다. 삶의 과정 에서만나는실패도병원체로오 인받을 수도 있지만, 우리 삶에 서항체를형성하는백신이되어 결국어떤시련이라도잘극복해 낼수있는힘을준다. 어느 해는 가뭄으로 내 마음까 지 바짝바짝 타들어 가던 때가 있었고, 또 어느 해는 수해로 물 에 잠기거나, 우박 피해, 서리 피 해가몰아칠때가있었다.무엇보 다도수확기에접어들을때쯤불 어닥치는태풍은가장큰두려움 의대상이었다. 일기예보에귀를 기울이다밤새휘몰아치는바람 소리에 잠을 설치고 난 후, 아침 에과수원바닥에떨어져뒹굴고 있는배들을바라볼때의참담함 은이루말할수없다. 더이상과 수원 일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 로 의욕을 꺾어 버렸다. 일년 동 안뙤약볕에서일한수고가물거 품이 되는 순간은 정말 너무 놀 랍고믿기지않을정도여서눈물 도나지않는경험을해보았다. 그러나 그때마다 닥친 일들을 처리하느라바빠좌절할틈도없 었다. 이렇게 크고 작은 재해들 을겪으면서시련에대해조금은 더 의연해지는 내성이나 면역이 내 안에 형성됐던 것 같다. 조급 함과욕심과같은모난부분들이 깎이고다듬어지는것을깨닫게 되었다. 누구나 재해를 겪지 않고 승승 장구하는탄탄대로의인생을꿈 꾼다. 그러나 좀 천천히 가도 되 고, 섰다가 가도, 돌아가도 된다. 그 길을 가서 만나는 다른 모습 들이내삶을더풍요롭게해주기 때문이다. 우리의인생에도면역 이필요하다. 독감처럼찾아오는 크고작은상처와시련들을이겨 낼그런면역이필요하다. 인생에도 면역이 필요하다 삶과 생각 김영미 월넛크릭한국학교교장 기고문 2020년 4월4일, 미국이 자 랑하는해군(US NAVY)이국 민들에게아쉬움과실망을안 겨주었던날이다. 미해군이보유한 10여척항 공모함 중 하나인 Theodore Roosevelt함의 함장 브렛 크 로지어대령(US Navy Cap- tain)이국가가그에게맡긴수 천 명의 승조원 중 일부가 코 로나19에감염되자그들의상 륙을 허락해 달라는 건의 과 정에서 일어난 일로 함장직을 해임당한것이다. 그는 상급부대에 건의함에 보안화된군통신수단을사용 하지 않았고 지휘계통(Chain of Command)을준수하지않 았으며건의내용이언론에유 출되었다는것이해임이유였 다. 사실인즉 크로지어대령은 지휘계통을따라자신을직접 지휘하는항모강습단장,원소 속부대 3함대사령관, 작전지 휘부대 7함대 사령관, 앞의 2 개함대를지휘하는태평양함 대 사령관에게 건의하였으나 승조원들을 함내에 대기시키 라는지시를받았다.그러면서 급하면해군장관대행에게직 접건의해보라면서그의휴대 전화 번호를 알려주기까지 했 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막강 미해군에서일어날수있었는 지? 크로지어대령이해임당한이 튿날해군장관대행은크로지 어대령의부하들앞에나타나 크로지어대령이“너무 순진 하거나멍청하다”고비난까지 하였다한다. 부하들 앞에서 그들의지휘관을비난하면또 다른지휘관이그들을지휘하 더라도 그의 명령을 신뢰하지 않는다. 해군장관 대행의 말대로 그 명령이 순진하거나 멍청하다 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군장관대행은이발언과크 로지어대령 해임에 대한 여론 의비난이일자사임하였다. 지휘관의 통솔력(leader- ship)은국가위기시에국가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국가와군의큰자산이 다. 유능한 지휘관 하나를 양 성하는데도오랜시간(20년이 상)과 적지 않은 국민의 세금 을투자해야한다. 부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크로지어대령의 결단은 진정 한용기,자기희생의발로로서 귀감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전쟁사 학자들은 2차대전 당 시독일군장교들을세유형으 로나눈다. 정치장교 : 이들은자신의입 신양명을 위해 정권에 아첨하 고 충성한다. 히틀러 암살 실 패 후 제일 먼저 충성을 맹세 하여 원수로 진급한 Model원 수. 안전장교 : 이들은자신의지 위와 명예를 지키려고 정권의 눈치를보면서약게행동한다. 이들유형의장교들은국가와 군에별도움이되지않는다. 생각하는장교 : 이들은 국가 와국민을위해충성하면위법 적인 명령을 거부하고 자신을 희생한다.연합군도그의군인 됨을 존경하였으며‘사막의 여우’로잘알려졌던Rommel 원수. 그는 히틀러 암살사건 연루로히틀러가내린독을받 고생을마감했다. 프랑스 Paris시를 불태우고 철수하라는 히틀러의 명령을 거부하고 인류의 문화유산을 지킨 파리점령군사령관. 국가 의모든조직, 단체, 민간의기 업, 단체에는 이런 유형들이 없을까? 국가와 국민에게 충 성하며진정한용기를갖고자 기희생을 하면서 위법적인 명 령에 항거할 줄 아는 참 군인 ‘생각하는장교’들이넘쳐나 는군대를가진나라의국민은 발을뻗고잘수있다. 두고온 조국대한민국은?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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