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5월 18일 (월요일) A10 특집 18세기 초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터키 이 스탄불에 체류했던 영국 작가 메리 몬터규 는“영국에서아주흔하고치명적인천연두 가이곳에서는전혀발생하지않는다. 큰바 늘로사람들의혈관을째고바늘끝에얹을 수있는만큼의고름을집어넣어접목한다” 는기록을남겼다. 다시말해사람천연두(인 두·人痘)백신을맞고있었다는얘기다. 몬터큐는 1721년영국에서천연두가유행 하자왕실에인두접종을권했다. 이에왕실 은범죄자와빈민에게먼저맞도록한뒤왕 손들에게적용했는데오히려천연두에걸려 숨지는경우가나오고는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인 에드워드 제너는 ‘소젖짜는여인들은천연두에걸리지않는 다’는속설에근거해1796년인두가아닌우 두(牛痘)를 62세남성과 8세소년에게접종 한다. 소젖짜는여인의손에난물집의고름 을뽑아나뭇조각에묻혀상처부위에문지 르는 방법으로 주입한 것이다. 이들은 앓다 가회복한뒤면역력을갖게됐다. 이때 제너는 우두를 라틴어의 바카(암소) 를따‘바리올라에바키나에’라고표현했는 데 여기에서 백신이 유래됐다. 하지만 종교 계와의료계일부의반대로“소고름을맞으 면사람이소로변한다”는헛소문이돌았으 나점차우두법이퍼지게된다.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1805년 전쟁에 앞서 군인들에게 우두 접종을 명했으며 우 리나라에도 1880년 지석영 선생이 우두법 을 선보이게 된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지난 1950~1960년대까지도천연두에걸린사람 이심심치않게있었다. 결국동서고금을통 틀어 수억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천연두는 1979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종식 선언이 나온다. 인류가 싸워 근절시킨 유일 한바이러스가된것이다. 백신하면19세기프랑스의화학자이자미 생물학자인‘루이 파스퇴르’를 빼놓을 수 없다.그는치사율이90%에달하는닭콜레 라를막기위한백신을개발했다. 이어 흙→식물→초식동물→사람에 전염 돼 발작을 일으키며 목숨을 빼앗는 탄저병 백신을내놨다. 특히미친개에물린사람중일부가엄청난 고통을호소하며죽어갔는데광견병백신도 선보이게 된다. 미친개의 뇌 조직을 떼어내 토끼에감염시킨뒤뇌와척수를추출해건 조시켜독성이약한것부터강한것까지순 서대로 몇 주간의 잠복기 예비환자에게 주 입했다. 하지만개나늑대에물린사람들중 일부가광견병백신을맞고도숨지자파스퇴 르는일부에서‘돌팔이’ ‘살인자’로매도되 기도했다. 이후인류는여러백신을개발하게되는데 개발 방법에 따라 다양한 백신이 존재한다. 사백신은인플루엔자·소아마비·콜레라백 신처럼 배양한 병원체를 죽이되 항원의 특 성을유지하게만든다. 약독화·생백신은홍 역·장티푸스 백신처럼 병원체를 약하게 만 들어 주입해 면역력을 키운다. 톡소이드 백 신은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처럼 병원체 가 아니라 원인 물질인 독소를 비활성화해 개발한다. 이종 백신은 천연두 백신처럼 병 원성이 낮은 병원체를 이용한다. 아단위 백 신은 1세대 B형간염 백신처럼 항원결정 부 위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따로 추출해 만들 다. 재조합백신은 2세대 B형간염백신처럼 병원체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항원결정 부위를따로생산해주입한다. 하지만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 나19) 퇴치를위한백신개발은아무리빨라 도 1년~1년 반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파력이 센데다 RNA바이러스라 변이도 많기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올여름 북반구에서 소 강상태를보이더라도겨울을맞은남반구에 서 유행하다가 늦가을 이후 다시 북반구로 퍼질가능성이있다. 1918년봄스페인독감 이터졌을때도그해여름주춤했다가가을 이후2차대유행한전례가있다. 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 신 후보로 100개 이상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중8개는임상시험중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생명공학회사 모데나 와 함께 백신 개발을 추진하며 지난주 600 명을대상으로 2단계임상시험에들어갔고 이르면 올여름 3단계 임상을 계획하고 있 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12일 의회 화상 증 언을통해‘1~2년내백신이개발될수있느 냐’는 질문에“그렇게 되는 것이 그렇게 되 지못하는확률보다더높다고생각한다”면 서도“어떤백신들은감염에실제로부정적 효과를나타낸다.가장큰문제는약효다.당 장 나타날지, 나타나면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없다. 백신이오히려바이러스내성을키 우는사례도있었다”고밝혔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도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주최포럼에서“백 신을 12~15개월 안에 개발한다는 것은 굉 장히어려운일”이라고지적했다. 고광본선임기자 천연두처럼… 인류는 코로나를 이겨낼까 백신의 역사 기원전3000년께고대이집트의미라중에는얼굴 등몸에‘곰보자국’흉터가있는천연두의흔적이 남아있는게있다.그만큼인류사는바이러스와세 균과의전쟁사이다.16세기잉카문명과아즈텍문 명등아메리카원주민이스페인침략자에게전멸 당하다시피한것도유럽인들이갖고온천연두바 이러스의영향이컸다.대신유럽인들은아메리카 에서매독균을가져가고통을받았다.이천연두를 예방하기위해고대인도에서시작돼중국·터키 등에서는일부에서고름이굳은피부딱지를가루 로만들어건강한사람이코로흡입하도록했다.당 시에도면역력을키우는백신의원리를어렴풋이 알았던셈이다. 천연두, 고대이집트미라서흔적 18세기우두법거쳐 20세기종식 파스퇴르는광견병등백신개발 코로나는 전파력 세고 변이 많아 아무리 빨라도 내년 가을에 개발 성공률 낮아 안전성도 장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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