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5월 28일 (목요일) A8 오피니언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예상치 못한 사건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제2부 -미국 이민 정착기(26)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이민 초기 낯선 아리랑 고개 넘 으면 또 다른 아리랑 고개가 다 가온다. 수백마일먼루이지애나 Lafayette에 가게와 아파트를 계 약해놓고 이사를 하기 위해 밤새 죽을 고생을 다해 달려왔는데 가 발상회를 팔라고 졸라대던 멕레 이에 사는 S간호사 부부가 가발 가게를할돈이없다고하면서약 속을어기고딴소리를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고 날벼락이라 미치 고팔팔뛸노릇이요말도안되는 무경우였지만 그렇다고 콩이야 팥이야 떠든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졸지에저들이강자가되 고우리는약자가된것이다. 이사를갈수도안갈수도없는 기막힌 진퇴양란의 기로에 섰는 데그들은돈이오백달러밖에없 으니마음대로하라는식이다. 방 법이 없어 고심 끝에 오백달러를 받고나머지잔금(물건원가)은매 달 천달러씩 받기로 하는 불합리 한 결정을 했다. 어쩔 수 없는 도 박이었지만 장사가 잘되기 때문 에매달돈을충분히갚을수있다 고생각했다. 그후그들은장사가 잘됐고 일년 후에 가발상회를 현 금을받고판후내가사는루이지 애나의 Alexandria로 이사를 왔 다.  그곳에 있는 가게도 그가 나 에게부탁을해다른한국사람이 하겠다는 것을 막고 내가 계약을 해주었다. 그런데 이사를 와서도 나머지돈을갚지않고매달조금 씩 갚았다.  그 후 S씨 부부는 돈 을 많이 벌었다는 소식을 들었는 데지금어디서어떻게살고있는 지전혀모른다. 미국에 도착한 이민 초기 직장 을그만두고지도를들고각도시 를 밤낮 가리지 않고 돌아다니며 고생을 하면서 나는 무엇인가 도 전을해야변화와발전이있고꿈 을이룰수있고희망이있다는생 각때문에힘이나고신바람이났 다. 특별한 지식과 특기와 실력과 재력도 없고 후원자도 없는 형편 에 무슨 자신감으로 미국 이민을 선택하고 또 용감하게 한국사람 은물론동양사람도전혀없는시 골 소도시에서 장사를 시작하고 다시수백마일멀고먼루이지애 나로 이사를 하게되는 참으로 무 모하고용감했다. 아침 일찍 이삿짐을 실은 U- haul 트레일러를 승용차에 달고 Lafayette을향해출발하면서어 린아이들이또다시낯선도시낯 선학교에서 고생을 하게 될 생각 을하니가슴이아팠다.  전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한 까닭 에 5시간 정도 운전을 하고 고속 도로를들어섰을때몹시피곤했 다. 아내와처남이자기네가운전 을 교대하겠다고 해 휴게소에 차 를세운후미국에처음온처남이 국제면허증을 가지고 운전하는 것은안된다고아내가운전을했 다. 그리고 깜박 잠이 든 사이 별 안간 차가 좌우로 요동을 치면서 기적같이멈추어섰다. 차에서내 려보니2차선고속도로인데양쪽 은 깊은 계곡이고 차는 기적적으 로길을가로막고서있다. 그리고 뒤에는 큰 트럭이 비상등을 켜고 길을막고그뒤에는차들이줄을 서있다.  트럭운전기사가요동치 는차를보고비상등을켜고다른 차들을다정지시킨것이다. 양(sheep)과 염소(goat)는 다른 듯 닮았다. 털 색깔이 백과 흑으로 구별될 뿐 생김새도, 덩치도, 먹성 도, 울음소리도 비슷하다. 양은 소 나 말처럼 흔한 가축이지만 한국 토종은 아니다. 고려 때 금나라(중 국)에서 처음 들여온 것으로 알려 졌다.우리나라의토종은염소였다. 그래서양띠를염소띠라고도부른 다. 중국과 일본에선 염소를 산양 (山羊)으로표기한다. 양은 고대 유목민들의 필수 가축 이었다. 털로 옷을 만들고 고기와 젖을먹고마시며가죽으로천막을 지어의식주를해결했다. 온순하고 잘 따르고 무리 짓는 습성이라 기 르기쉽지만시력이지독하게나쁘 고 방호능력이 빵점이어서 목자가 없으면맹수에게잡혀먹히기일쑤 다. 성경의 양치기 소년 다윗은 사 자를쫓던물맷돌솜씨로거인적장 골리앗을골로보냈다. 염소는 양과 달리 독자행동을 좋 아한다. 고집 세고 저돌적이다. 수 틀리면 뿔로 주인을 들이받는다. 양 우리엔 염소를 몇 마리 넣어 함 께 기른다. 양들이 염소를 왕따 시 키기는커녕 리더처럼 의지하며 따 라다닌다. 양을 선인, 염소를 악인 에 비유하는 크리스천들이 있지 만, 아니다. 성경의 예수 말씀(마 25:31~46)은 선인과 악인이 양과 염소처럼쉽게구별된다는뜻이다. 오히려 염소는 고대 유대인들이 제수용으로 쓴 성스런 동물이다. 대제사장이연례대속죄일에수염 소 한 마리를 도살한 후 피를 여호 와의 임재 자리인 언약궤 덮개 위 에 뿌리고, 다른 한 마리엔 이스라 엘백성이 1년간지은죄를그머리 에씌운후‘아사셀‘(Asasel)을위해 광야로내쫓는다. 아사셀은사탄의 이름, 아니면 그가 사는 험준한 계 곡의지명이다. 아사셀 염소는 필경 벼랑에 떨어 져죽거나맹수에잡아먹힌다.백성 들은자기들의죄가염소와함께없 어졌다고믿는다. 그렇게남의죄를 뒤집어쓰고죽는아사셀염소를희 생양(속죄양)이라고 불렀다. 기독 교는세상죄를지고십자가에달려 죽은 예수를 하나님의 희생양으로 섬긴다.정확하게는희생(속죄)염소 이다.영어로도‘scapesheep’이아 닌‘scapegoat’이다. Scape는 죄, 재난, 역병 따위에서 ‘벗어난다(면한다)’는 뜻이다. 고 대유대인들이죄에서벗어나기위 한 수단으로 쓴 염소가 스케이프 고트이다. 그런데그로부터수천년 이 지난 요즘 미국을 비롯한 지구 촌곳곳에서우리네아시안들이엉 뚱하게스케이프고트가되고있다. 중국우한이신종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의 최초 발생지라며 동양인에 게죄를뒤집어씌우려든다. 최근 미국의 각 주정부가‘집콕’ 봉쇄조치를슬금슬금풀자한인들 도 모처럼 바깥바람을 쐬고 싶어 엉덩이를들썩인다. 그러나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마스크를 쓰고 외 출해도코비드-19 폐렴보다더고 약한‘풍토병’에 희생될 수 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서 욕설을 듣거나 얻어맞을 수도 있다. 순전 히 얼굴 모양새 때문이다. 신종 바 이러스에따른신종스케이프고트 이다. 지난 20일 시애틀 도심에서 백인 이아시안행인커플을다짜고짜폭 행했다. 그는“이모두(바이러스사 태)가 너희들 때문이야”라며‘퉤’ 하고 침을 뱉었다. 그에 앞서 역시 시애틀의홈디포매장에서중국계 고객이백인에게서“중국으로돌아 가라. 눈 좀 더 크게 뜨고”라는 모 욕적인말을들었다.경찰에신고했 지만“폭력이 없으므로 범죄가 아 니다”라는말만들었다. 아시안 왕따 세태의 바람잡이가 트럼프대통령이다. 그에겐아사셀 염소가 절실히 필요하다. 연초 코 로나바이러스에“잘 대비하고 있 다”고 흰소리 치고는 불과 석달만 에 미국을 지구촌 최악의 전염국 가로 만들었다. 코앞의 재선이 불 안해지자 중국과 세계보건기구 (WHO)를 아사셀 염소로 삼아 국 민의 적개심을 진작시키면서 자신 을향한지탄의손가락질을피하려 든다.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막말을 퍼 부을수록 일부 백인들이 부화뇌동 하며아시안시민들을더욱구박할 터이다.하긴새삼스러운일이아니 다.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는 미 국의 고질 풍토병이다. 1800년대 의 중국인 배척법, 1940년대의 일 본인강제수용,현재의멕시코국경 장벽이 대표적 예다. 양과 염소가 탈 없이 잘 어울려 산다는 사실을 트럼프가깨달았으면좋겠다. 아시안이 ‘아사셀’ 염소? 시사만평 코로나 집콕‘확찐자’들 데이브 화몬드 작 케이글 USA 본사 특약 모든사람의“자택격리식생활”이실제로 사회적거리두기에도움을주고있다 붑 뽕 빵 범프 윤여춘 전시애틀지사고문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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