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5월 29일 (금요일) A8 오피니언 뉴스칼럼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모세 최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마음의풍경 모차르트음악의본질을흔히, 사랑의감정이라고말하고있다. 사랑의감정이가장순수하게표 현된작품이<플루트와하프를 위한협주곡C장조KV 299>이 다. 젊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마음껏발휘된작품이다. 모차르트작품중에서가장사 랑받는 곡의 하나인 이 협주곡 은 모차르트가 어머니와 함께 파리에 머물고 있을 때(1778년 4월. 22세)“드 기느”공작의 주 문으로작곡되었다. “드 기느”공작은 독일과 영국 에서프랑스대사직을역임했던 외교관이었다. 이때,모차르트는공작의딸음 악 교사로서 작곡을 지도하고 있었다. 이곡은공작의딸결혼 식 때 부녀가 축하 연주용으로 의뢰한것이었다 이곡은결혼피로연에서신부 와 아버지 부녀간에 사랑의 교 감이 넘쳐 흐르는 우아한 연주 를 지켜보는 하객들의 가슴 설 렘이배어있는것같다. 음악감상자도이런열띤분위 기를 상상할 수 있는 기쁨이 있 는것은이곡이지닌매력이다. 공작의 플루트 실력은 아마추 어 수준을 능가했으며 딸은 뛰 어난하프연주자였다. 당시이곡은현악기이외에각 각 두 개의 오보에와 호른만을 사용한소편성의관현악이었다. 제1악장은 밝고 힘찬 투티(관 현악총주) 와함께플루트가싱 그러운서주로밝게노래한다. 이윽고, 호른의그윽한울림이 현의 밝은 선율을 따라 흐르고 부드러운 음색의 표현이 깃든 오보에가살짝고개를내민다. 플루트의청아한음색,마치물 방울 떨어지는 듯 하프의 투명 한 울림은 부녀간의, 사랑의 인 사와 순수한 교감이 알알이 살 아나는정경을보는듯하다. 제2악장은 어딘가 모르게 짙 은 우수와 기쁨에 찬 복합적인 감정의미묘함이그윽한아름다 움으로 다가온다. 부녀간의 정 겨운사랑의앙상블은우아하고 명징한세계를이루어내고있다. 모차르트가 이 곡에서 표현하 고있는하프연주자(딸)의청순 함, 사랑스러움, 귀여움, 온화함 을, 공작의 고매한 인품과 자애 로움, 청정한내면과정신세계를 나타내는 맑고 그윽한 숨결이 사랑의 물결을 타고 울려 퍼지 고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잔 잔하게 흐르는 아름다운 이 멜 로디는짙은그리움이배어있는 유명한제2악장이다. “살리에리”가 자신을 찾아온 모차르트아내로부터악보를받 아 보는 순간 곡의 아름다움에 전율하며악보를떨어트리는장 면이있다.“살리에리”는영롱하 기 그지없는 이 곡의 선율에 숨 을 멈춘다. 마치 천상의 음악처 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음표를 따라가는 황홀한 순간 그의 뇌 리를스치는천상의세계가유려 하게펼쳐지고있었다. 제3악장은 밝고 빠른 악장으 로 돌아(론도)가 관현악의 투티 (총주)와호른의밝은음색이희 망찬미래를나타낸다. 한순간 오보에의 노래가 귀엽 게 어리광을 부리는 듯 맑은 음 색을자아내고있다. 플루트가 한껏 흥취를 돋우고 하프가 구슬이 구르는 듯한 투 명한음색으로화답하며발현악 기(하프)의 음형 위에 펼침화음 으로청초하게수놓는다. 부녀간의 사랑에 의한 열정의 앙상블이현악기의현란한색채 감에실리어화려한종결로이끈 다. 모차르트의 젊은 숨결을 느 끼게하는주옥같은명곡이다. 오랜세월이음악을들으면서 경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어 떻게 이토록 아름다운 곡을 작 곡했을까 하는 생각에 그의 천 재성에경의를표하게된다. 모차르트가 신과의 영적인 교 감에 의해 정신적 고양과 사랑 의 교감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 는 작품의 탄생이 가능케 했으 리라. 일찍이 모차르트 음악 중에서 이 곡이 사랑의 사귐을 가르쳐 주었든기억이새로워감사한다. 이곡으로인해삶에서만나는 지인들과주위의사람들에게사 랑의교감이깊어져가고있다. 모차르트음악으로마음이순 화되어 대인관계가 자연스럽게 원만해지는것은사랑의감정이 충만한그의음악때문이리라. 이 곡의 명연주는“볼프강 슐 츠”의플루트연주와“니카노르 자발레타”의하프연주,“칼뵘” 이지휘하는“빈필하모닉오케 스트라”의 협연이 최상급의 연 주이다. “칼 뵘”에게 있어서“모차르 트”는곧신앙이었다.“칼뵘”은 평생을“모차르트”음악에헌신 한 지휘자였다.“모차르트”교 향곡, 협주곡, 전곡레코딩(녹음) 종교 음악 미사곡, 오페라 등의 지휘연주가 CD(독일 그라마폰 사제작)로남아있다. 지난주바이오기업모더나의코로 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둘 러싸고벌어진‘소동’은코로나19사 태의휘발성을상징적으로보여준사 례였다.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는 발표가 나오자 주 식시장은환호했으며모더나주식은 20%이상폭등했다. 백신개발에정 치적생명을걸고있는트 럼프는“엄청난 진전”이 라며환호작약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꺼지는데는채하루도걸 리지않았다. 수많은전문 가들이이발표를두고시 험이 너무 소규모인데다 참가자들의나이등유효 성판단에필요한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했 다고비판하고나섰기때 문이다. 또 백신으로 생겼다는 항체 가얼마나지속하는지불분명하다는 지적들도이어졌다. 모더나의주가는 곧바로10%이상빠졌다. 모더나의 발표는 괜찮은 중학교에 들어간 것을 마치 명문대에 합격한 것처럼 포장한 것과 다름없다. 전문 가들의 비판이 나오면서‘게임체인 저’가될것이란기대를모았던모더 나 백신은 스타일을 구겼다. 이 소동 은사람들이설익은 1차시험결과에 도일희일비할정도로코로나19백신 개발에 목을 매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만큼 절실하고 다급하다는 얘기 다. 다급해지면 이성적인 판단이 들어 설 자리는 좁아지게 된다. 합리성을 따져보기보다는당장의필요를충족 시키는 것이 우선순위가 된다. 얼마 전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던 스탠포드대학의연구보고서가바로 그런케이스다. 샌타클라라 카운티의 코로나19 감 염실태를조사한일단의스탠포드대 학 연구진은 실제 감염자 수가 공식 집계보다 85배나 많을 수 있으며 그 럴 경우 코로나19 사망률은 계절성 독감과비슷한0.12%가된다고잠정 결론을내렸다. 이결론은극우진영 을 중심으로 바이러스보다 훨씬 빠 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코로나19는 별것 아니라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이들의 입맛에 딱 맞는 결론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결론이 피어 리뷰를 받 은 정식 논문이 아니라 논문으로 인 정받기 전 단계인 프리 프린트(preprint)였다 는 사실이다. 이것이 온 라인에 뜨자 비판 댓글 들이 줄을 이었다. 페이 스북 광고를 통한 시험 참가자선정에서부터연 구 방법론과 통계상 오 류 등 무수한 지적들이 쏟아졌다. 한감염병전 문가는“연구진은 사람 들을호도한데대해사 과해야한다”고까지비판했다. 프리프린트는 피어 리뷰 등의 단계 를 거치면서 내용과 결론이 바뀌는 게다반사이고심지어폐기되기도한 다. 그럼에도 스탠포드 연구진이 내 린 설익은 결론은 팬데믹의 위험이 과장됐다는증거로여전히극우들의 입에오르내리고있다. 일단 뱉은 말은 주워 담기 힘들 듯 한번 퍼져나간 잘못된 정보 또한 수 정하거나삭제하기가어렵다. 확증편 향이 심한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정 보들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어떤 정 보를내놓으려면사전에철저한확인 과 검증이 선행돼야하는 것이다. 정 확성과객관성이생명인과학과의학 보고서는더욱그렇다. 코로나19처럼절박한위기상황속 에서 설익은 정보는 성급한 환상과 희망을 안겨준다. 또 그릇된 판단을 하도록 해 자칫 건강을 해치거나 심 지어목숨을잃게만들수도있다. 코 로나19는 독감 같은 것이라는 잘못 된믿음으로방역수칙을조롱하면서 마치 러시안 룰렛을 하듯 목숨을 건 게임을벌이는사람들의만용과무지 를 보고 있노라면 화가 나면서도 한 편으로는애처롭다. 설익은 정보들 사랑의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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