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6월 2일 (화요일) D4 간송미술관 불상 2점 유찰 이후 지난달간송미술관이불상 2점을경매에내놨다는 소 식은 많은 사람에게충격 을줬다.“보유 문화재만 도 5,000점이넘는다”는 소릴 들어왔던, 전통문화 의보루임을 자임해왔던간 송미술관이‘재정난’을이유로 ‘설 립 82년만에처음’으로 소장품을 경매에 내놨기때문이다. 하지만 고미술계에선이 미어느정도예견된일이란평가다.이제해 결법을터놓고논의해야할때라는지적이 나온다. 1년에전시 2번, 외부지원 ‘0’원 간송미술문화재단은이번경매를 두고 “2013년재단설립후대중적인전시와문 화사업들을병행하면서이전보다많은비 용이발생하여재정적인압박이커졌다”며 “2년전전성우전이사장이소천한 후 추 가로적지않은비용이발생해결국소장품 매각이라는어려운결정을할수밖에없었 다”고밝혔다. 하지만전문가들은재단설립이전부터 재정난이누적됐다고 본다. 간송 전형필 ( 1906~1962^ 작은사진 ) 이일제강점기때문 화유산을 보호하기위해온 재산을 쏟아 부어전통 서화와 도자기등을 사들여보 화각 ( 1966년간송미술관으로개칭 ) 을 세 운 것이 1938년이다. 이후 재단이설립된 2013년까지75년간미술관은외부지원을 마다해왔다.‘지원을 받으면간섭이따른 다’는간송가 ( 家 ) 의원칙을내세웠다.미술 관소장품은모두후손들개인소유다. 한사립미술관관계자는“국내3대사립 미술관으로꼽히는삼성미술관 ( 리움 ) 이나 호림박물관은기업의재정적후원을 받기 때문에운영에큰무리가없지만,간송미술 관은그렇지못하다”며“소장품은훌륭해 도외부지원없이소장품만으로미술관을 운영하기에는역부족이었을것”이라고평 가했다. 이는 간송미술관의지나친폐쇄성에대 한지적으로이어진다.재단설립이전간송 미술관은 1년에딱 2번만 소장품을 무료 전시했다.보안등의이유로수장고는개방 하지않았다. 소장품 목록이나 내용을 담 은도록을내는작업,연구를목적으로한 학계와의교류등에도소극적이었다. 한사립대미술사학과교수는“문화재는 사유재이지만 동시에공공재”라며“외부 와 소통, 정부와 협업을 하지않고 오로지 문화재‘소장’에만공을들인게문제였다” 고비판했다.이교수는 “간송미술관이문 화재수집,연구,전시등의문제를일찌감치 공개적으로논의해왔다면‘한국판구겐하 임’도문제없었을것”이라고덧붙였다. 미 국 뉴욕의구겐하임미술관은 철강업계의 거물이었던솔로몬 구겐하임 ( 1861~1949 ) 이수집한현대미술품을기반으로 1937년 설립된이후현재까지구겐하임일가가성 공적으로운영하고있다. 간송미술관도 2013년간송미술문화재 단을 설립, 변화에나섰다. 삼성문화재단 ( 1965년설립 ) 의리움미술관, 성보문화재 단 ( 1981년설립 ) 의호림박물관에비하면 뒤늦은변화였지만,재단설립뒤후원회도 만들었다.지난해기업과개인후원자들로 부터 6억원가량의후원금을 받아 미술관 운영비로썼다.후손들개인명의의소장품 90%이상을재단에귀속했다.서울시와협 업해동대문디자인플라자 ( DDP ) 에서5년 간대형유료전시도진행했다.지난해에는 미술관으로 공식등록,‘문화재보호법’ 등 에따라정부지원을받을수있는법적근 거도마련했다.문화재청은 2018년부터47 억원의예산을들여수장고신축등을진행 중이다. 공공성확보^정부 제도적뒷받침해줘야 하지만이런노력에도 당분간 간송미술 관의재정난을 해소하긴어렵다는전망이 다.당장이번에경매에나온불상 2점이모 두 유찰됐다. 여론은 국립중앙박물관 등 정부기관이나서길바라지만,전문가들은 예산과형평성문제등을들어부정적이다. 설혹경매등을통해불상을비롯,다른소 장품들이다른주인을찾아간다해도장기적 으로봤을땐임시방편에불과하다.한미술 평론가는“지금당장은 2대에걸친상속문 제지만,이문제는대를이어갈수록계속될수 밖에없다”라며“미술관소장품을팔아그 때그때세금과운영비문제를해결한다는 건근본적대책이아니다”라고꼬집었다. 그래서전문가들은 ‘간송미술관의미래’ 를 툭 터놓고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강조 했다.김종신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은 “한국미술사에큰획을 그은간송미술관 같은 미술관을어느 날 갑자기국가가 뚝 딱만들수는없는노릇아니냐”며“사회적 으로검증된미술관에대해서는재정지원 이나 세제혜택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주장했다. 반면,간송미술관만유독특혜를받아선 안된다는비판론도강하다.강희정서강대 동아연구소교수는“지금처럼정부를상대 로경매로압박하는방식은간송의미래를 위해서도 좋지않다”며“소장품의향방에 대해정부와미리논의를하거나장기플랜 을고민해보는것이좋다”고말했다. 절충안도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 책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무조건사는게 아니라 프랑스처럼‘문화재매입위원회’를 구성,충분히검토한후에매입여부를결정 토록하고, 위탁 관리를맡기는방안도고 려해봐야한다”고말했다.간송의공은공 대로인정하면서새로운돌파구를마련해 야한다는얘기다. 강지원기자 “국보나 보물정도 되는 문화재라면아 무리뭐라 해도 국가가 소장하고있는 게 좋죠.” 1일간송미술관이경매에내놓은불상 2 점이유찰됐다는소식에임영애 ( 사진 ) 동국 대미술사학과 교수는 “정부가 사들이지 못하는게못내아쉽다”며이렇게말했다. 사실간송의불상이경매에나왔다는소식 에누구보다 가슴아팠던사람이임교수 다. 문화재청은 주요 유 물의경우 그 분야에밝 은연구자에게공식설명 자료,즉‘대관’을쓰도록 하는데,불상 2점가운데 보물제284호 금동여래 입상의대관을쓴이가바로임교수여서다. 임교수의아쉬움은간송을못믿어서가 아니다. 임교수는 간송 스스로도 지금껏 잘 관리해왔다고믿는다. 간송의관리못 지않게보완 장치도있다. 국보·보물같은 국가지정문화재의경우소유자가누구든 간에국가가 문화재보호법에따라 3년마 다한번씩정기적으로조사한다.제자리에 있는지, 위치가바뀌었다면왜어떻게어디 로옮겨졌는지,손상은없는지등을꼼꼼히 확인한다.임교수는“가끔소유자가연락 이안되는경우가있는데문화재청이끝까 지추적,확인한다”고전했다. 문화재보호법도엄격하다. 국보나보물 등을국외로무단반출할경우 5년이상징 역,밀반출문화재를팔고사거나중개해도 3년이상징역을규정해뒀다.임교수는“워 낙많이빼앗겨봐서인지한국은중국,이집 트, 그리스, 터키등과 함께문화재보호법 이아주강한나라중하나로분류된다”며 “국보나 보물을 몰래반출하는건연예인 이얼굴숨기는것만큼이나어렵다고보면 된다”고말했다. 또주요보물이라도경중을가려야한다. 주요문화재를국가가사들일경우국립중 앙박물관이나서게되는데,여러기준중하 나는‘희소성’이다.이번경매에중앙박물관 이직접경매에참가하지않은건점당 15억 원에달하는 가격으로인한 ‘예산상 문제’ 못지않게‘박물관의기존컬렉션에비슷한 유물이제법있다’는점도고려됐을것이라 는얘기다. 임교수가가장아쉬워하는지점은 ‘접근 성’이다.문화재는전시나연구등에활용돼 야 하는데, 사적컬렉션으로 머무는 한이 작업에지장에있을수밖에없다.임교수는 “간송측이적극협조는했지만,대관을쓰 는연구자마저도유물을만족스러울정도 로꼼꼼히볼수없었다”고지적했다.간송 이1년에한두번정도만전시회를통해유 물을공개하는것도불만이다. 임교수는 ‘문화재향유’ 개념을 강조했 다.“현재한해40억~100억원수준인문화 재구입예산을 좀더늘릴필요는있어요. 하지만국가더러국보·보물급문화재를무 조건다사들이라는건가능하지도,바람직 하지도않아요.그보다이번경매를계기로 ‘소유가아니라 향유할 때문화재는더아 름답다’는인식이더넓고깊게퍼져나갔으 면합니다.” 권경성기자 간송미술관은 왜‘한국판구겐하임’이되지못했나 “문화재는소유보다 향유가더아름다워 간송불상 2점, 정부가 못사들여아쉽다” 보유문화재5000점넘는보고 82년만에처음으로소장품경매 ‘지원받으면간섭따른다’원칙 3대째폐쇄적운영으로재정난 “일찌감치외부와소통했다면 뉴욕구겐하임못지않았을것” 간송의미래놓고학계의견분분 “국가소중한자산, 적극지원해야” “정부압박보다는장기플랜우선” 임영애동국대미술사학과교수 유찰된금동여래입상에밝은학자 “국보^보물급무조건매입어렵지만 40억~100억수준예산늘릴필요” 서울성북동간송미술관은봄,가을소장품전시때마다밀려드는인파에몸살을앓는다.전통에대한뜨거운관심에비해낡은건물의열악한관람환경은늘아쉽 다.이제한국의구겐하임미술관(아래작은사진)이될현실적방안을찾아야한다는목소리가나온다. 한국일보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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