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6월 4일 (목요일) A8 오피니언 조윤성 논설위원 하프타임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위기를 넘기고 새 도시에 도착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제2부 -미국 이민 정착기(27)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차가 계곡으로 추락하지 않고 다른 차들과 충돌하지 않은 것 이기적이다.   깜박졸다가깬나 는 차를 앞뒤로 조금씩 움직여 간신히 차를 바로 세우고 다시 출발을 했다.  아내와 처남과 세 아이들은넋을잃고회색빛으로 변한채말을잃었다. 두시간후 휴게소에차를세웠는데그때까 지 사색이 된 가족들은 한동안 휴식을 취한 후 안정을 되찾았 다. 사고의 원인은 아내의 운전 미 숙이다. 74년대 자동차들은 거 의다수동식이었는데날씨가더 워 창문을 열어놓고 운전을 하 다가 비가 오기 시작해 한 손으 로운전을하면서창문을올리다 가핸들이뒤틀려브레이크를밟 은 것인데 차가 마구 요동을 쳐 대형사고가 날 뻔했다. 차가 무 사히정지된것이기적이었고뒤 따라오던트럭이비상등을켜고 다른 차들을 막아 준 것이 천만 다행참사를면하고우리를살려 준 것이다.  생명의 은인인 트럭 기사의 은혜를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그당시에는경황이없어 트럭기사에게고맙다,감사하다 는말조차못했다. 무사히 목적지 Lafayette에 도 착했다.  다음날세아이들학교 등록부터시키고곧바로다운타 운 가게로 가 아내와 처남과 함 께진열장과테이블과카운터를 만들며 상호를‘HONG KONG WIG’이라고 정한 후 간판 상회 를 찾아가 간판부터 주문했다. 가게 내부 공사는 두 번째라 훨 씬더멋지게만들었다. 공사가 끝나고 주문한 물건들 이 도착해 정리를 하다가 옆에 있는약국과구두가게를찾아가 인사를 했다. 그런데 구두가게 주인인유태인영감은나를시큰 둥하게 대하며 웬 한국인이 나 타나 장사를 한다고 하느냐하 는태도였지만개의치않고열심 히물건을정리한다음‘HONG KONG WIG’이라는 대형 간판 을높이걸었다.‘HONGKONG WIG’이란 상호는 세계적인 관 광상업도시의상징성을고객들 에게쉽게알리기위함이었다. 가계를오픈하기전사람들이 언제 장사를 시작하느냐고 계 속물어예감이좋았다. 문을열 기 전부터 손님들이 관심을 갖 는다는 것은 전망이 좋다는 징 조다.  두번째‘HONG KONG WIG’가게는 Dublin‘Down Town Wig’보다훨씬크고물건 도 많아 미국사람이 경영하는 가발상회들과는비교가안될정 도다.옆집유태인‘월처스’도가 게를본후눈이휘둥그레졌다.  문을 열자마자 장사가 잘 됐고 주말에는손님들이물밀듯밀려 들었다. 대성공이다. 아파트 관리인이 친절하게 우 리아이들을보살펴주어학교가 끝난 후 세 아이들이 수영장에 서신나게놀면서수영도배우게 되었다.  처남과함께우리가족은미국 새도시에서새생활을시작하게 됐다.  나는아내와처남에게가발가 게를맡기고처남이장사할장소 를 물색하기 위한 길을 떠났다. 일단전에보아둔 Lake Charles 로향했다. 시사만평 “경찰은 내려오라” 대럴 케이글 작 케이글 USA 본사 특약 경찰 잘못된 시그널 지난 주 조지 플로이드라는 이름 의 흑인남성이 미네소타 미니애폴 리스경찰에목졸려숨지는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된 항의시위가 전 국적인소요로급속히확산되고있 다. 도시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가 이어지고 주 방위군이 투입되는 등 준전시상태가이어지고있다. 코로 나19로 가뜩이나 어수선하고 고통 스러운시기에국민들의불안과근 심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일부 시 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면서 당초 메시지가 실종될지 모른다는 우려 도나오고있다. 현 사태는 나날이 커지는 사회경 제적불평등과코로나사태로적나 라하게드러난미국사회모순에대 한불만이플로이드사건을계기로 한꺼번에폭발한것이다. 작은불씨 하나만 튀어도 활활 타오를 기세였 던바짝마른섶에경찰이성냥불을 그어던진것이다. 미국사회의폭동 은항상이런패턴으로발생해왔다. 흑인들이 경찰의 부당한 물리력 사용에 희생되는 사건은 미국사회 에서일상화된지오래다.양식을가 진미국인모두를분노케한대표적 케이스로는1999년뉴욕에서발생 한 아마두 디알로 사건을 꼽을 수 있다. 아프리카기니출신이민자인 디알로는바람을쐬러자신의아파 트밖으로나왔다가영문도모른채 경찰관들의 집중적인 총격을 받고 숨졌다. 디알로를 자신들이 쫓고 있던 강 간범이라여긴경찰이손을올릴것 을 요구하자 어리둥절해진 디알로 는 얼떨결에 자신의 재킷주머니에 손을가져갔다. 이것을총을빼려는 것이라오인한경찰은무려 41발이 나되는총탄을퍼부었다. 디알로를 벌집으로 만든 경찰관들은 기소됐 지만모두무죄평결을받았다. 평결 후미전국이들끓었다. 그럼에도 이후 20년 동안 달라진 것하나없이같은사건들은반복되고 있다.그때마다흑인들은분노하고당 국은철저한조사와처벌을약속하지 만가해당사자들은공권력의사용이 라는이유로솜방망이처벌로끝나기 일쑤다.기소자체가되지않는경우가 대부분이고기소된다해도유죄선고 율은극히낮다. 상황판단을 하기보다 우선 물리 력을사용하고보는경찰의잘못된 행태는법이제공하는비뚤어진보 호에기인하고있다. 1967년연방대법원은‘선의’로인 권을 침해한 공무원들에게는 면책 권이부여된다는판결을내렸다. 이 판결에 의거해 반세기 이상 경찰은 업무중자행하는과도한총격이나 폭력까지도‘공무’라는 미명 아래 면책을받아왔다. 경찰에게 물리력을 쥐어줄 때는 꼭필요한경우에만분별력을갖고 최소한으로 사용하라는 의무를 함 께 부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 대다 수의 경찰관은 선의와 봉사의식을 가진 사람들이겠지만 그런 자질과 성품을지니지못한사람들이경찰 에상당수섞여있는것또한부인하 기힘들다.기본적으로인간을존중 할줄모르는경찰관이제복을입고 총울쥐게되면자연히공권력을가 장한 폭력과 인권유린이 뒤따르게 된다.가장손쉽게이들의타깃이되 는것은소수민족이며특히흑인들 이그렇다. 미국사회에서흑인으로서살아간다 는것은온갖편견에시달리는곤고한 삶의가능성이높다는것을의미한다. 심지어운전할때조차그렇다.‘흑인으 로서운전하기’(driving while black) 라는탄식에는이런설움과억울함이 깊게배어있다. 흑인들에대한편견과인종차별적 행위가 비단 공권력만의 문제가 아 님은두말할나위없다.지난2월조 지아에서는운동을위해거리를뛰 던 25세 흑인 청년이 백인 두 명에 게총격을받아숨진사건이있었다. 사건발생후수많은흑인들은자신 들이뛸때범죄자로오해받지않기 위해어떤행동들을하는지언론에 털어놨다. 절대로어두운색옷은입지않는 것에서부터 반대방향에서 백인들 이다가오면경계심을풀어주기위 해 일부러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넨 다는얘기에이르기까지서글픈고 백들이 이어졌다.‘흑인으로서 뛰 기’(running while black)라는자 조적 표현까지 나왔다. 이쯤 되면 꼭무슨잘못을저질러서가아니라 ‘흑인으로 살아가는 것’(living while black) 자체가 이미 죄가 되 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 다. 과도한물리력을사용해도경찰은 거의처벌받지않는현실에대해한 판사는“앞면이 나오면 피고(경찰) 가 이기고, 뒷면이 나오면 원고(피 해자)가 지는 동전 던지기와 같다” 고꼬집었다. 이런현실이던지는잘 못된시그널을바로잡지않는한제 2제3의플로이드사태는계속될수 밖에없다. 이고리를끊어낼수있는것은오 로지폭력경찰에대한엄중한처벌 뿐이다. 그작업은연방대법원이경 찰의물리력사용과관련한지극히 상식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 에서부터시작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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