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6월 9일 (화요일) 맛 탐구 원정대에홈메이드 장인급까지 1970~80년대커피는다방에서나접하는 음료였다. 1999년스타벅스가이대점1호 점을내면서커피의의미도달라졌다. 커피 를매개로한 ‘공간문화’가살아났다.단순 히커피를마시는행위만존재하는게아닌, 모임을 갖고 담소를 나누거나, 혹은 혼자 책을읽고노트북과휴대폰을이용하는등 다양한활동이가능한공간으로변모했다. 2000년대이후에는카페에서오랜시간공 부하는‘카공족’논란이커피전문점을둘러 싼또다른이슈가되었다. 커피는이제공간을 떼어놓고는생각할 수없다.서울강남역에자리잡은커피숍들 은인접한 외국어학원수강생들이몰리면 서외국어로토론하는공간이됐고,대치동 과평촌학원가의커피전문점들은학생들 의공부방이자학부모들의대기장소가된 지오래다. 1980~1990년대동네미용실에 서이야기꽃을피우던주부들의‘사랑방’도 카페로 옮겨졌다. 경기안산에사는 주부 박모 ( 45 ) 씨는“아파트상가안에자그마한 커피숍은엄마들의쉼터이자 정보 교류의 장”이라고말한다. 커피전문점들이보다 화려하고 고급스 러운장소로탈바꿈하는것도이러한이유 다.커피를둘러싸고생활문화공간이형성 됐기때문에사람들이발벗고찾아와머물 수있도록진화하는것이다.이때문에개성 있는인테리어로 꾸며진카페나아기자기 한예쁜찻잔들이세팅된커피숍들은사회 관계망서비스 ( SNS ) 에서화제가되며일명 ‘커피맛집’으로소개된다. 사람을모으는카페의이런위력은사실 패션업계가먼저알아봤다.일명‘주객전도’ 마케팅.지난해서울강남구도산공원에개 점한패션브랜드 ‘준지’의플래그십스토어 는카페‘펠트커피’를입점시켰다.고즈넉한 분위기의예쁜 카페로이름난 펠트커피의 유명세로모객에힘을주고자했다.결과는 대성공.10여평의작은규모지만하루에수 백명의방문객들이다녀간다.지난달총 3 층규모로코엑스몰에개점한패션브랜드 ‘스파오’도 들어오는입구에 ‘스파오프렌 즈’카페를마련했다.지역특성상직장인들 의발길을 잡기위한 것. 커피를 매개로 한 패션업체들의‘윈윈’전략이유행이다. 라선아방송대경영학과교수는“사람들 은커피맛을탐닉하면서전문화되고질적 소비를하길원한다”며“커피맛이외에카 페분위기등공간이중시되면서선택의기 준이바뀌게되는데,이는소비활동수준이 높아지는것”이라고설명했다. ‘달고나·김희애커피’를 아시나요 “뭔커피를 400번이나저어요?염병,내가 알기로커피는사먹는게최고야!”130만명 의구독자를거느린박막례 ( 75 ) 할머니도 지난 3월‘달고나커피’를만들며진땀을뺐 다. 올초KBS의한예능프로그램에서소 개된달고나커피는SNS와유튜브를타고 급속도로퍼졌다.특히국내유명유튜버들 의‘400번젓기’ 레시피는전세계인들의눈 을번쩍뜨이게했고,뉴욕타임스까지나서 서달고나커피를보도했다.달고나커피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 코로나19 ) 으 로인한 ‘집콕족’들에게즐거운놀이문화로 소비되며유명세를탔다. 배우 김희애가 우아하게마시는 커피도 대한민국을달궜다.최고시청률 28.4% ( 닐 슨코리아 ) 를찍은 JTBC드라마 ‘부부의세 계’ 속에서캡슐커피를 내려먹는 모습이었 다.온라인에서는‘김희애가마신커피가무 엇이냐?’는질문이쏟아졌고,‘네스프레소 버츄오플러스’제품은‘김희애커피’로불리 며각종인터넷커뮤니티와블로그,SNS를 타고정보가공유됐다. 커피는한국사회와맞닿아있다.편의점 에서도 캡슐커피를 판매한다. GS25는 지 난 3월부터스타벅스 캡슐커피를 판매했 는데, 출시3개월만에매출이65%이상신 장했다.가까운편의점을이용해트렌디하 고실용적인문화를향유하고자하는사람 들이많아진거다.온라인몰SSG닷컴도지 난 1~5월캡슐커피머신매출이작년동기 “한국특유의빨리빨리문화덕에커피믹스흥행” 담소^독서^업무까지다양한역할$ 차별화된카페찾기도즐거운놀이 “남과다른‘배지벡터’문화로확산” 코로나로인한강제방콕길어져 400번휘저어만드는‘달고나커피’ SNS 타고‘K커피’해외서도유행 5일서울중구의한골목길에위치한 ‘카페,남산아래’라는이름의작은카페앞에사람들이들어가기위해줄을서있다. 강은영기자 대비35%증가했고,에스프레소머신등커 피가전매출도같은기간 65%나뛰어올랐 다.SSG닷컴에따르면 20만~30만원대캡 슐커피머신과 50만~60만원대프리미엄전 자동커피머신의판매가 두드러졌다.업계 는 2018년7조원대시장규모가 2023년에 는 9조원대으로 확대될것이라전망한다. 커피전문점의매장수는더증가하고,‘홈카 페’관련제품도매출상승이뚜렷해졌다. 홍규태제일기획팀장은 “한국에서커피 문화는마시는행위자체보다숨겨진맛집 이나특별한원두를찾는남들과차별화하 는 즐거움을얻는 쪽으로번성하고있다” 며“정보공유속도가상당히빨라나에게 고유한의미를부여하는 ‘배지벡터’문화로 확산된결과”라고설명했다. 강은영기자 이혜인인턴기자 우리나라에서 커피는 1945년 광복 이 후생활수준향상과함께다방등을통해 보급된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국전쟁직 전100개도안되던다방은 1950년대후반 3,000여곳에달할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당시커피는대부분밀수품이었다. 정상 경로로 공급된커피는 5%에불과해 커피유통은 국가경제차원의문제로까지 대두됐다.결국1970년대국내최초로커피 를생산하는계기가됐고,동서식품이미국 제너럴푸드사와기술제휴를맺고 ‘맥스웰 하우스’ 커피를생산하기시작하면서국산 커피의대중화시대가열렸다. 최상인 ( 58^ 사진 ) 동서식품상무는“1961 년정부가 ( 다방의 ) 영업정지에이어관련 자구속방침까지발표하는등외래커피를 강력하게단속하던시기도있었다”며“그 로부터 7년뒤정부가 수입금지품목이던 커피를제한승인품목으로완화하는조치 와함께동서식품에커피제조허가를내리 면서국산 커피역사가 시작됐다”고 설명 했다. 최상무는 식품가공학을 전공하고 1987년동서식품연구소에입사해현재33 년간동서식품을지키고있는임원이다.연 구소에서12년간제품연구에몰두한그는 1999년마케팅부서로옮겨회사경영에기 여했고, 2016년부터는 대외홍보를 총괄 하는 업무를 맡 고있다. 최상무는 한국의커 피문화는 “‘우리회사 의커피믹스’와 떼려야 뗄 수 없다”고강조했다.1976년세계최초로개 발된 ‘커피믹스’는 출시초기만 해도 등산 이나낚시등주로야외활동을위한아웃 도어제품으로인식됐다.그러다1997년외 환위기를기점으로 커피믹스 매출이증가 하기시작했다.그무렵냉·온수기의사용이 확산되면서간편성이뛰어난 커피믹스 시 장이폭발적으로팽창했다는것이다. “한국인특유의‘빨리빨리’ 문화도 커피 믹스의흥행을 견인한 요인 중 하나입니 다.커피,설탕,프림을티스푼으로따로넣 어섞을필요없이, 뜨거운물만있으면간 편하게즐길 수있다는 점은 급한 성격의 한국인들에게큰장점으로작용했던겁니 다.” 커피믹스의전성기는 끝이없어보였 다. 2002년커피시장에서커피믹스는 1위 품목이됐고,2010년엔국내에서소비된커 피믹스가 10만톤을 넘어서며가정이나기 업사무실등의필수품으로여겨졌다.그러 나미국커피브랜드스타벅스가국내에진 출하면서커피전문점의수가급증하고,커 피머신이보편화하면서커피시장이달라 지기시작했다. 우선커피원두에대한소비자들의관심 이증폭됐다.동서식품은미래시장의성장 동력으로 새로운 커 피 제품을 개발해야 했다. 최 상무는 “기 존에없던 새로운 유 형의 커피개발에 나 설수밖에없었다”고 말했다. 입맛이까다 로워진소비자들을위해 고품질의원두커피맛과향 미를 구현하는연구가이어졌 다. 동결건조법과 함께인스턴트 커피보다상대적으로낮은온도와압 력으로추출하는새로운추출법까지활용 됐다. 최상무는 “국내커피소비량이지속 증가하면서소비자들의커피취향도변화 하고있다”며“기본적인커피의향이나 맛 에서더나아가 원두의품종, 산지, 로스팅 기법등커피에대한소비자들의선택기준 이세분화하고있다”고말했다. 한국의커피수요가 폭증하면서동서식 품 등 한국업체의원두 수입도 크게늘었 다. 2018년기준 15만8,00여톤의원두가 수입됐는데이가운데절반가까이를동서 식품이수입했다. 깔끔한 맛과 풍부한 향 으로세계최고급원두로손꼽히는콜롬비 아산원두역시국내수입량의절반을동서 식품이들여오고있다. 최상무가 33년간지켜봐온한국의커피 문화는어떤모습일까.“한국인에게커피는 더이상단순한기호식품이아니라하나의 문화이자일상 속 습관으로 자리잡았다. 가족이나친구,직장동료와이야기를나누 면서즐기는 커피한 잔은 작은여유를선 사하는한편, 바쁘고힘든일상속피로를 풀어주는작은활력소역할을톡톡히하고 있다”고단언했다. 강은영기자 최상인동서식품상무 초반엔야외활동용으로개발돼 냉온수기확산되며폭발적수요 소비자들이제품종^산지까지따져 취향변하면서선택기준도세분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연간매출액추이 주요커피브랜드가맹점수 ● 자료 : 공정거래위정보공개서등록 자료 (2018년현재) 이디야커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요거프레소 커피에반하다 빽다방 86 억원 2000 2006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1,094 6,170 7,739 10,018 12,634 15,223 18,695 2019년국가별커피원두수입량 ● 자료 : 국제커피기구(ICO) 유럽연합 미국 4608.2 만포대 (40%) 2773.2 만 (24) 384.6 만 (3) 244.7 만 (2) 448.3 만 (4) 752.3 만 (7) 일본 러시아 캐나다 한국 2,399개 1,262 187.9 만 (2) 호주 (60 ऍ 포대기준,괄호안은비중) 131.4 만 (1) 사우디 1,001 705 589 571 D3 창간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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