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6월 10일 (수요일) D2 창간특집 “트로트에는 관심이1도없었어요.엑소 ( EXO ) 같은K팝 가수음악만 들었죠. 남 편이그래도한번봐보라면서임영웅이‘바 램’ ( 원곡노사연 ) 부르는걸보여줬는데거기 에푹빠져버렸어요.그때부터트로트음악 을찾아듣기시작했어요.” 전북군산에사는주부차수진 ( 30ㆍ가명 ) 씨의음악취향은트로트가수임영웅을알 기전과알고난후로나뉜다.차씨는10,20 대때만해도아이돌그룹음악과음원사이 트인기차트상위권에있는음악위주로들 었지만,TV조선‘내일은미스터트롯’에출연 한임영웅의노래를듣고난뒤엔플레이리 스트가트로트중심으로바뀌었다. “아이돌가수는,음악적인것보단외형적 인면을보고좋아했어요.반면임영웅같은 경우는음악이마음을움직이고심금을울 린다고할까요.요즘K팝이나힙합음악은 제게조금어려운느낌인데트로트는쉽고 편하게들을수있어서좋아요.트로트는구 식이고지루한음악일거라는거부감이있었 는데그게사라진거죠.” 경기평택의회사원진선님 ( 25ㆍ가명 ) 씨도 ‘미스터트롯’을보고나서음악취향이바뀌 었다.특정장르나가수보다신곡위주로두 루두루듣는스타일이었지만,그간트로트 는거의안들었다.그는“플레이리스트가요 샌거의트로트”라며“전엔트로트가수하 면부모님세대만좋아할것같은이미지였 지만임영웅같은가수를접하며생각이바 뀌었다”고말했다. 최근의트로트인기는단순히대중의음악 취향변화에서멈추지않는다.세대간의공 감과소통으로이어지고있다.차씨는“부모 님도언니들도모두‘미스터트롯’을좋아해 서예전보다대화가많아졌다”며“언니들과 콘서트한번같이간적이없었는데‘미스터 트롯’공연을함께보려고예매도해뒀다”고 말했다. 진씨도트로트를좋아하게된뒤생긴가 장큰변화로“가족간대화할주제가생겼 다는점”을꼽았다.부모는물론할머니와도 트로트이야기를한다는것이다. 방송가휩쓴트로트열풍 트로트열풍은방송가를휩쓸고있다.종 합편성채널TV조선의‘내일은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방송인유재석이트로트가수 유산슬로변신해노래했던MBC‘놀면뭐하 니?’등의기폭제였다.오랫동안변방에밀려 났던트로트가이제는주인공대접을받는 다.TV 프로그램엔트로트가수가넘쳐나 고,광고에서도드라마에서도트로트음악 이흘러나온다.K팝,발라드,힙합음악이지 배하던음원사이트에서도트로트의비중이 늘더니,아예트로트로만든뮤지컬이제작 되고성악가출신트로트가수김호중의삶 을조명한영화가제작된다는소식까지들 린다.트로트기획사JJ엔터테인먼트의유병 재대표는“남녀노소트로트를좋아하게되 면서트로트가수들이설수있는무대도많 아졌고소속가수들의자신감도커졌다”고 말했다. 한민족의문화적DNA, 그게트로트 트로트의부활은적잖은의미를지닌다. 대중음악장르가운데가장오래된트로트 가 100년가까이지난지금대중의사랑을 되찾은건트로트의힘을보여주는장면이 다.이미오래전세계화한댄스,발라드,포 크,록등과달리지역색이강한장르이기에 한층더의미가깊다. 학자들과전문가들은“좋든싫든트로트 는이미한국인의삶속에자리를잡았다”는 점을원인으로꼽는다.지난 30여년간‘다함 께차차차’‘찬찬찬’등다수의트로트히트 곡을쓴작곡가이호섭씨는“어렸을때부터 학습된리듬과선율의패턴이몸속에형성 된것”이라며“한국인이라면누구나조금씩 은한민족의음악적DNA를갖고있어서젊 을땐트로트를잘듣지않다가도대체로나 이가들면서조금씩트로트를받아들이게 된다”고말했다. 음악사학자인장유정단국대교양학부 교수는트로트음악의변신에주목했다.장 교수는“국악의5음계와트로트의5음계가 맞아떨어지는등트로트가우리민족성에 맞는부분도있지만,그에못지않게시대에 맞춰변신하면서핍진성있는가사로대중의 공감을얻어왔다는점도함께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실제트로트는계속변해왔다.초창기일 제시대에는미국의폭스트롯춤곡과일본 유행가에다민요적감수성을더했다.일제 말기에는서정적가사를겸비한고급유행가 로큰인기를얻었다.1950~1960년대에는전 후의시대적아픔을노래했고,1970년대이 후비주류로밀려난뒤에는포크,록,디스코, 발라드등다른장르를끌어들이고한데섞 이면서계속변신을시도했다. 왜색아닌한국인정체성으로받아들여야 1970년대포크,록등청년문화가퍼지면 서트로트는여러차례왜색논란에휩싸이며 대중문화의변방으로내몰렸다.경제성장과 함께엘리트주의가음악과대중의소통창 구인미디어를장악하면서주류음악시장의 무대에설자리는더욱줄어들었다. 그렇기에트로트가변신에더적극적이어 야한다는게전문가들주장이다.장유정교 수는“20세기초트로트가일본에서건너온 유행가의번안가요로시작한건맞지만,당 시일본의유행가도일본고유의음악이아 니라서양에서가져온음악”이라면서“기원 을따지는것보다어떻게발전하며고유의 정체성을갖게됐는지주목해야한다”고강 조했다. 트로트가일본엔카영향을받은것이아 니라우리민요와판소리가일본엔카에영 향을줬다는주장도있다.하지만서양음악 을받아들인일본의유행가가한국으로건 너와우리음악과결합해트로트가틀을갖 추게됐다는게정설이다.손민정한국교원 대음악교육학과교수는“설사트로트가일 본유행가영향을받았다해도현재까지이 어온과정자체가우리의것이었고,지금우 리에게의미가있는것이라면그또한전통” 이라면서“단순히음계나박자만놓고볼게 아니라트로트의소리적측면과가사적ㆍ정 서적측면,오랜기간내재화된과정까지함 께봐야한다”고말했다. 트로트의부활이엘리트주의에밀려주변 화된서민정신의반란이라는시각도있다. ‘음악이란이런것이어야한다’는식의고정 관념에억눌려왔던대중의열망이‘미스터트 롯’같은방송을계기로터져나왔다는것이 다.한가요기획사대표는“얼마전만해도 트로트가수가출연할수있는TV 프로그 램은극소수였을만큼방송제작자들이트 로트장르를천대했다”며“‘미스터트롯’같 은프로그램이큰성공을거두자유사프로 그램이속속나오고있다는건방송사고위 층도트로트음악을좋아하는사람들이많 다는 사실을 뒤늦게인정한 것”이라고 말 했다. 서울대에서클래식을전공한뒤트로트로 박사학위를받은손민정교수는“학계에서 조차트로트음악을무시해왔다”며“카니 발문화가그렇듯낯뜨거운표현도있지만 트로트는감정에솔직한음악으로억압으 로부터벗어나려는의지를담고있다고볼 수있다”고분석했다.손교수도최근트로 트인기를“촌스럽고서민적인음악,비엘리 트ㆍ비주류음악이라는콤플렉스를극복한 것”이라고평가했다. 일시적유행인가진정한부활인가 음악조차지나치게첨단화된시대, 쉽게 따라할수있는음악이필요한것이다. 50 대직장인이주영씨는“최근의트로트는거 의모든장르를포용해서트로트와비트로 트구분이분명치않다”며“트로트의맛을 살짝얹은익숙한선율에다공감을끌어낼 수있는가사를겸비한음악으로탈바꿈한 것이인기를끄는이유같다”고말했다.트로 트라는장르가인기라기보다트로트색채 를지닌다양한장르의가요가사랑받고있 다는것이다. 장유정교수도창법,선율같은트로트만 의특징보다대중과호흡하는보편적인정 서,위로와공감을트로트의강점으로꼽았 다.그는“최근K팝이나힙합음악은의미없 는단어를나열하는경우도많고정확히어 떤것을의미하는지알아채기힘든경우가 많다”며“하지만트로트장르는때론비속 어를쓰더라도진정성이나오는보편적감 정으로희망과감동,위로,웃음을주며삶의 다양한측면을보여준다”고말했다. 최근트로트열풍을두고일시적현상에 불과할수있다는우려의목소리도나온다. 실제로최근TV 음악ㆍ예능프로그램에주 로출연하는트로트가수는주로오디션프 로그램출신이거나장윤정남진등기존유 명가수들에한정돼있다.한트로트기획사 대표는“최근트로트에관심을갖는사람들 이늘어난것은사실이지만여전히TV프로 그램에출연할수있는트로트가수는오디 션출신이거나기존스타가수들뿐”이라며 “지금의트로트인기가장기적으로이어지려 면실력있는무명가수들이지방행사가아 닌TV 무대에오를기회가많아져야한다” 고지적했다. 고경석기자 G <2>트로트,열풍넘어광풍으로 1.커피,오늘만벌써석잔째네 2.트로트,열풍넘어광풍으로 3.레트로,복고풍감성에젖다 4.명품,2030까지지갑연다 5.넷플릭스,눈못떼는 ‘안방극장’ 6.동학개미,대박열망에뛰어들다 7.홈트,조각몸매만들어볼까 글싣는순서 ● 자료 : 이노션월드와이드 트로트관련온라인검색량변화 (단위:건) 2019년 2020년 37 만 9,583 3 만 7,230 한국인좋아하는리듬^선율^가사에 발라드^댄스등가미‘화려한부활’ 20^30대“심금울리는음악에힐링 부모님과함께들으며대화늘어” “엘리트주의에밀려무시받았지만 대중의억눌린기호터져나와” TV출연가수들한정돼있어 “트로트붐,일시적현상”견해도 “촌티난다고요?”$ 트로트, 변방서무대중심서며 ‘젊은반란’ 남진김연자설운도주현미등트로트의전설들이출연하는SBS ‘트롯신이떴다’. SBS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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