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6월 13일 (토요일) 경남창녕에서계부와친모의학대를피 해목숨을건A ( 9 ) 양의구체적인탈출경로 와과정이새롭게확인됐다.지붕을타고옆 집으로탈출한A양은옆집에서라면과누 룽지,콜라로허기를채운뒤해질녘까지야 산에숨어있다 1㎞가넘는산길을맨발로 걸어한주민과편의점주인에의해구조됐 다.편의점에서는화상으로퉁퉁부은손으 로 1만4,000원어치의음식을 20분만에먹 어치웠다. 12일A양이살던경남창녕대합면의G 빌라앞에서만난C씨는“ ( 지난달 29일 ) 오 전10시쯤사무실로출근하니테이블위에 먹다남은컵짜파게티와누룽지컵,콜라가 놓여있었다”며“다른직원이먹었겠지생 각하고 화장실을 다녀오니짜파게티컵이 사라지고없었다”고말했다.C씨의사무실 은 3명이근무하는주택형사무실로, A양 의집과계단을공유한다.C씨는사무실에 사람이있다는사실을확인하고경찰에신 고했다. C씨는 “옆집에누가 사는지도 몰 랐는데이번사건이터지고나서야알았다” 며“화장실간 사이어딘가 숨어있다 도망 가는길에도컵라면을가지고간것을보면 배가아주고팠던것으로보인다”고말했 다.누룽지는절반정도를남겼다. A양은C씨집 ( 사무실 ) 을통해빌라밖으 로나온뒤왕복 2차로의찻길을건너바로 앞 야산으로 숨어들었다. 이후 A양은 한 주민에게발견되기전까지약 8시간 동안 산에머물렀다. G빌라에서서쪽으로 700m 가량떨어진 CU편의점주인김현석 ( 31 ) 씨는“지난달 29 일 6시반쯤A양이동네주민과함께손이 퉁퉁부은채흙투성이옷을입고왔다”며 “손이왜그렇느냐는질문에‘아빠가 뜨거 운프라이팬에지졌다’고했다. 못볼정도 로끔찍했다”고당시상황을떠올렸다.이 후 A양은 “아빠가집을나가면지문을지 워하한다면서달궈진프라이팬에손을지 졌다”고경찰에 말했다. 편의점은야산 끝자락에위치해있으며, G빌라에서산을 타고이동할경우거리는1.5㎞가량이다. 또김씨는“A양이도로를따라도망치다 간엄마아빠눈에띌것같아서산길을따 라걸었고 산에서도로로 나오자 한아줌 마를만나이곳에왔다고했다”며“그아픈 손으로 빵과 우유 소시지, 편의점도시락 등 1만4,000원어치의음식을 20분에걸쳐 먹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통증이심해보 여A양에게진통제도줬다. 특히김씨는 “자신을 데리고 온 주민이 ( 신고를위해 ) 잠시자리를비우자 A양은 극도의불안감을 보였다”며“아버지가잡 으러올까 봐아이가먹는동안 망을봐줬 다”고도했다. 경찰에따르면A양은자신의집에서탈 출하기전이틀가량쇠사슬에목이묶이고 난간에자물쇠가채워진채감금됐다고진 술했다.구사일생으로계부와친모의학대 에서벗어난A양은전날 2주만에병원에서 퇴원해현재아동쉼터에서안정을 취하고 있다.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관계자는본 보와의통화에서“아이가병원에있는동안 ‘밥을많이먹어배가나온다’고할정도로 몸무게가늘면서영양실조및빈혈증세는 사라졌다”며“인형선물을 받고기뻐하는 등심리적으로도안정을많이되찾았다”고 말했다. A양은보호기관상담사들에게“학교에 가서친구들을 만나 사귀고싶다”고도했 지만“집에는가고싶지않다”고밝힌것으 로알려졌다. A양은 3학년까지거제의한 초등학교를다니다지난 1월창녕으로옮 기면서전학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 코로나19 ) 사태로입학과 등교가 미뤄지면서친구들을거의사귀지못한것 으로알려졌다. 계모에의해여행가방에 7시간 넘게갇 혔다가지난 3일세상을떠난충남천안초 등학생A ( 9 ) 군의죽음은 막을 기회가있 었다. 숨지기한 달전쯤 A군이학대로인 한치료를 받기위해병원을찾았을때, 의 료진은 몸에든 멍을 발견하고 경찰에아 동학대의심신고를 했다. 하지만이사건 을맡은경찰과지방자치단체는피해아동 이원치않고부모가반성하고있다며가정 에서분리하지않았고,A군은결국숨을거 두고나서야이지옥같은집에서벗어날수 있었다. A군의사례가 반복되지않도록정부가 의료인이아동학대를 의심해신고하거나 기존에도학대신고가접수됐던사안이면 해당아동을가정과즉시분리하는방안을 추진한다.아동학대의대부분은가정에서 발생하지만,피해아동10명중 8명꼴로집 으로돌아가는데다학대가반복된다는점 을고려해국가가직접개입,가해자인부모 와피해아동을떨어뜨려놓겠다는의미다. 정부는 12일정부세종청사에서유은혜 부총리겸교육부 장관 주재로 제7차 사 회관계장관회의를개최,아동학대방지대 책을논의하면서아동학대가발견되는즉 시아동을가정에서분리하는 ‘즉각분리제 도’를도입하기로의견을모았다.의료인이 아동 학대로 의심신고를 하거나, 앞서아 동 학대신고전례가있는경우다. 보건복 지부 관계자는 “의료인이육안으로 멍같 은상처를확인해아동학대를신고할경우 나재신고사례일경우등에는아동의의사 와관계없이무조건분리시키는내용을담 은지침마련을현재검토하고있다”고설 명했다. 현행아동학대처벌법,아동복지법상에도 학대피해자인자녀를부모와분리할수있 는법적근거는있으나그기준이모호해현 장에서실제분리가적용되는사례는많지 않았다. 2018년보건복지부와중앙아동보 호기관의‘아동학대주요통계’에따르면아 동학대발생장소는대부분가정 ( 80.3% ) 이 지만,피해아동의82.0%는원가정으로돌 아간다.범죄발생장소에아이들이다시떠 밀려들어가는셈이다. 아동 학대는 반복된다는 점에서도 즉 각분리제도가필요하다는지적이다.실제 2018년전체아동학대사건 ( 2만4,604건 ) 중재학대는 10.3% ( 2,195건 ) 에달했다.선 우현명지대아동심리치료학과교수는“학 대를경험한아동들은심리적으로 부모의 폭력이자기의잘못 때문이라고생각하거 나 또는 폭력은 무섭고 두렵지만 부모가 나를 버리면더이상 살 수없다고생각하 는특성이있다”며“학대아동의심리를고 려하면,부모로부터안전한공간으로분리 시키는게중요하다”고강조했다. 정부는즉각분리제도마련과함께최근 3년간학대가신고됐던아동의안전을다 시한 번합동점검하기로했다. 또원격수 업기간으로보육·교육기관이문을닫았던 지난 2~5월중접수된학대신고도재점검 한다는계획이다. 학대고위험군인가정양 육중인만 3세아동,예방접종및영유아건 강검진미수검대상자에대한전수조사도 실시한다. 아울러8월까지△아동보호전문기관및 학대피해아동쉼터확대△전문가정위탁 제도의법제화등아동보호를위한범부처 종합대책을마련한다는계획이다.유부총 리는“사회시스템속에서아이들을제대로 보살피지못했다는점에서정부는막중하 고무한한책임을느낀다”며“천안과창녕 에서와같은충격적인아동학대사건이다 시는발생하지않도록보다근본적이고종 합적인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 다.이수정경기대범죄심리학과교수는“한 국은아직도아동학대를 ‘범죄’로 보지않 고 ‘아동복지’의문제로접근하고있다”며 “아동학대를부모교육, 상담을통해서해 결할수있다는안일한관점에서벗어나야 한다”고지적했다. 송옥진기자 “지옥같은집으로돌아가재학대$악순환막자” 의료인이학대의심신고땐피해아동즉시분리 창녕학대아동 “엄마^아빠 눈에띌까봐 8시간 산에숨어있었어요” 유은혜부총리겸교육부장관이12일정부세종청 사영상회의실에서 ‘아동학대방지대책을안건으 로한제7차사회관계장관회의를주재하고있다. 세종=뉴스1 정부, 분리조치강화등대책논의 피해아동 82%가원가정복귀 가방에갇혀숨진천안 9세아동도 의료진이신고했지만재학대당해 지난3년간학대아동안전재점검도 ● < 자료 : 보건복지부,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8년학대피해아동조치현황 82.0% 원가정 보호지속 분리조치 가정복귀 기타 사망 13.4% 4.1% 0.4% 0.1% A양이지난달 29일오전계부와계모의학대를피해탈출한빌라의현관모습(왼쪽사진)과탈출8시간만인같은날오후6시반쯤도착한편의점전경. A양은빌라를탈출한뒤집앞야산을타고편의점뒤로보이는 산자락으로내려왔다. 창녕=권경훈기자 A양의거제B초등학교생활에서는전혀 문제가없었다.B학교교장은본보와의통 화에서“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교장실로 와서수다도 떨다 가곤 하던아이였다”며 “학예발표회에서는풍물패맨앞줄에서장 구를 맡아치고, 줄넘기도 잘해상도 받았 다”고말했다.교장은지난 2018년부임했 으며,전교생은70명수준이다. A양계부와친모의학교행사참석률은 저조했다. 매년두차례 ( 3, 9월 ) 있는 교육 과정설명회에는한차례도참석하지않았 다. 작년 10월학부모 초청공개수업에는 잠시왔다가 담임교사와 별도 대화 없이 교실을빠져나갔다. 교장은교육과정설 명회학부모참석률은 50%정도된다” 고 말했다. 부모의무관심에도 불구하고 A양의학 업성적은 수학을제외한 나머지과목들은 우수했다.결석일수는 3년을통틀어3일이 며병결 2일 ( 발열 1, 복통 1 ) , 할머니방문 1 일이다.교장은“다른어린이들보다출석률 도높고건강했다”며“아버지와성이달라 학교에선계부일것으로추측은했지만,가 정에서문제가있을것이라고는전혀생각 할 수없을정도로 학교에서생활을 잘했 다”고말했다. 창녕=권경훈기자 거제=이동렬기자 목숨건탈출과정^행로확인 옆집 라면^누룽지로허기채운후 맨발로 1떨어진야산으로도망 주민에발견될때까지불안에떨어 편의점주인“얼마나배가고팠으면 화상입은손으로허겁지겁 먹어” 피해아동,2주만에퇴원후쉼터행 “학교가고싶지만집엔가기싫어요” ZW D4 창녕 학대아동 목숨 건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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