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6월 23일 (화요일) D3 기획 2020년6월23일화요일 회사원이? 10대가? 통념깨는 마약 사범들 ‘중독 사회’ 징후로 지구상에존재하는가장강력한진통제로 평가받는의료용마약펜타닐은오·남용시 건강에매우치명적이다.한번손대면양을늘 릴수밖에없어죽음까지각오해야한다고의 료계는경고하고있다. 대검찰청이발간한‘2019년마약류범죄백 죄’등에따르면,펜타닐은가장널리알려진 마약성진통제인모르핀보다100배정도강 한진통효과를갖고있다.헤로인과비교해 도심신에미치는영향이50배나강력하다. 그러나 본래의치료목적이아니라 마약 대체제로쓰이면서펜타닐의치명적인부작 용이드러나기시작했다.내성 ( 반복사용으 로약효가떨어지는현상 ) 과의존성이매우 빠르게생겨과다복용의위험이있는데,그 에따른호흡기능저하로목숨을잃을수도 있다.홍성진여의도성모병원마취통증의학 과교수는“펜타닐은큰수술을받은후극 심한통증을조절할목적또는일반진통제 로는조절이안되는암 ( 癌 ) 성통증환자에게 제한적으로사용되는마약성진통제”라며 “호흡을억제하는특징이있어서무분별하 게사용하는건치명적”이라고설명했다. 특히갑자기복용을중단할경우,금단증 상이너무심하다는게문제다.일단손을대 기시작하면끊기가무척이나힘들다는얘 기다. 마약 중독자들의치유·재활을 돕는 경기도 ‘다르크 ( DARC·Drug Addiction Rehabilitation Center ) ’의임상현센터장 은“의사한테처방받은펜타닐을오·남용했 던20대입소자가있었는데, ( 약을못하니 ) 몸 이아프다면서견디지못하다가결국퇴소했 다”고전했다.그는“ ( 말로만듣던 ) 펜타닐중 독이얼마나무서운지직접목격한셈”이라고 덧붙였다.마약중독치료전문가인천영훈인 천참사랑병원원장도“복용량을줄이기만해 도배가뒤틀리게아프고몸이떨리는등금 단증상이다른전통적인마약들보다훨씬심 한데,결국에는숨을헐떡이다호흡곤란으로 숨질수있다”고설명했다. 국가적차원에서펜타닐규제에나선대표 적사례로는미국을꼽을수있다.2017년도 널드트럼프미행정부는마약성진통제남용 문제와관련,‘공중보건비상사태’를선포했 다.관절통등심각하지않은통증에도마약 성진통제가처방되면서사망자가급격히늘 어난탓이다.미국내에서약물과다복용사 망과관련해가장많이오·남용되고있는마 약이펜타닐이라는점에서,사실상‘펜타닐과 의전쟁’을선언한셈이었다.예컨대2017년의 경우,약물과다복용으로숨진7만237명가 운데약40%가펜타닐관련사망자였다.헤 로인 ( 22.8% ) ,코카인 ( 21.3% ) ,메스암페타민 ( 필로폰·13.3% ) 등전통적인마약류사망자 보다많을정도로심각한사회문제가떠올랐 다.전문가들은미국의전철을밟지않으려면 우리나라도무분별한처방으로인한약물중 독환자양산을경계해야한다고입을모은 다.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마약률남용의실 태와대책보고서’집필위원장을맡았던권준 수서울대병원정신건강의학과교수는“사용 법에대한엄격한가이드라인을만들어의사 들도펜타닐처방시각별한주의를기울여야 한다”고강조했다. 채지선기자 美약물과다복용사망 40%펜타닐탓$호흡곤란등금단증상치명적 ☞1면에서계속 접수후진료실에들어가자의사가증상 을물어왔다.“2년전운동을하다가허리를 다쳐수술을받았다”고답하자골절,디스 크손상여부등에대한추가질문이이어졌 다.“정확한내용은모르겠다”고얼버무리면 서인터넷을통해얻은간단한요추수술관 련지식을첨언했다.의사는수술이야기엔 큰관심을보이지않았다.재차 “디스크손 상아니냐”고묻기만했다.기자는“그런것 같다.그동안펜타닐패치를붙여왔었다”고 답했다.‘본론’이시작된것이다. 놀랍게도의사는즉각‘용량’으로화제를 전환했다.여러종류가있는데,주로 100㎍ ( 마이크로그램 ) /h짜리패치를붙인다는식 이었다.어느정도답변이정해진질문처럼 느껴졌다.기자가100㎍/h 패치를붙여왔다 고답하자의사는곧바로펜타닐패치를처 방해주겠다고했다.과거수술기록이나관 련진단서등을요구하지도않았다.통상펜 타닐을처음접하는환자에게25㎍/h짜리 패치를처방한다는점을감안하면,낯선환 자한테아무런확인절차도없이상당히강 한용량을처방해준셈이다. 7분만에처방전발급…구매절차도간단 진료를마치고나오자접수데스크에있 던간호사는처방전을주면서펜타닐패치 를구매할수있는약국을알려줬다.“마약 성진통제는일반약국에서구할수없는경 우가많아대학병원근처까지이동해야한 다”는설명도덧붙였다.A의원이알려준약 국은약 1㎞거리에있는B약국이었다.“그 근방에다른약국도많이있지만,펜타닐패 치를파는곳은B약국밖에없어요.” 처방전을손에들고A의원출입문을나섰 다.진료접수후이때까지걸린시간은7분이 채되지않았다.의사진료를받은시간도고 작 3분남짓이었다.모르핀보다100배강하 다는마약성진통제를처방받는데투자한 건결국1만5,000원 ( 진료비 ) 과 7분 ( 진료시 간 ) ,이게전부였다.그야말로일사천리,당초 예상보다도훨씬더간단했다.소문은사실 이었다.그래도‘구입’은좀까다롭지않을까, 이런생각을하며B약국으로향했다.처방전 을내자창구직원이A의원쪽에전화를걸 었다.처방환자와실제구매자의신분을교 차확인하는작업이었다.그리고는A의원과 마찬가지로기자의신분증을복사해갔다. 자리에앉아잠시대기하자약사가펜타닐 패치와함께안내문을건네줬다.용법^용량 에대한구두설명은없었다.안내문에는그 저“3일동안1장을붙일수있다”는문구만 쓰여있었다.이렇게기자는펜타닐패치10 장이들어있는제품을손에쥐는데‘성공’했 다.비용은17만2,520원.단순비교는어렵지 만,필로폰암거래시세 ( 0.5g당 30만~50만 원 ) 와비교하면상대적으로저렴한수준이 다.게다가어쨌든합법적으로샀으니마약 을찾는이들에겐일석이조가아닐수없다. 회사원^고학력마약류 사범갈수록 증가 이처럼펜타닐같은마약성진통제를주 변에서마음만먹으면쉽게구할수있게되 면서, 마약이사실상전국민에게통제없이 유통될가능성이열렸다.실제로마약류중 독자의직업은갈수록다양해지고있고,연 령도어려지는추세다. 마약이시민들의일 상속으로파고들면서보편화하는현상이 가속화하는셈이다.대검찰청이펴낸‘2019 년마약류범죄백서’에따르면,지난해우리 나라에서마약수요와공급은모두대폭증 가했다.밀조^밀수^밀매등공급사범 ( 4,225 명 ) 은전년대비28.3%늘어났고,투약사범 ( 8,210명 ) 의증가율도 32.9%를기록했다. 직업별^연령별통계역시‘마약의보편화’흐 름을보여준다. 마약과동떨어진직업군으 로분류돼온일반회사원이큰폭으로증가 한게단적인예다.‘넥타이마약류사범’의비 중은 2016년492명에서2018년543명으로 늘어나더니,지난해에는 723명으로증가했 다.의료업계종사자도 2015년51명에서지 난해엔130명으로 2배이상늘어났다.학생 마약류사범또한2015년139명에서작년엔 241명을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소폭상 승’일뿐이지만,암수범죄 ( 실제로는발생했 으나수사기관등에적발되지않아공식통 계엔집계되지않은범죄 ) 인마약범죄의특 성을감안하면실제범법자는훨씬더많았 을것으로추정된다.마약을접하는연령대 도점점낮아지고있다.지난해19세미만청 소년마약류사범은239명으로,전년 ( 143명 ) 대비67.1%증가했다. 20대마약류사범또 한 3,521명으로집계돼,전년 ( 2,118명 ) 에비 해66.2%늘어났다.아울러,고학력자비율 도증가추세다.대학졸업자비율은△2016 년11.0%△2017년13.0%△2018년15.2% △지난해16.6%로나타났다. 요컨대‘마약 은저학력^특정소수집단의향락물’이라는 통념은더는이상사실이아닌것이다. “의료업계허술한 관리가 부채질” 펜타닐에중독됐다가올해3월부터단약 ( 斷藥^약을끊는것 ) 에들어간강민영 ( 가명 ^22 ) 씨는경험자로서느낀문제를이렇게표 현했다.“의료업계의마약성진통제관리가 너무허술합니다.”현재의약품안심서비스 ( DUR ) 를통해특정인이적정량이상의약을 처방받지못하도록관리하고있음에도,형 식적인절차에그치는경우가많다는뜻이었 다.그는“심지어가짜신분증을내거나,아예 제3자에게환자행세를해달라고부탁해서 처방전을받아내는경우도봤다”고했다.그 결과, 자신의일터에서만원래한명이었던 펜타닐중독자가순식간에4명으로늘어났 다고한다.“인터넷검색사이트에마약관련 은어몇개만입력해도판매상과직접연결 이됩니다.누구나마약을쉽게구할수있는 구조예요.여기에마약성진통제까지아무나 구할수있는현실을그대로놔두면마약의 보편화속도는더욱빨라질겁니다.”마약의 위험성을누구보다잘알고있는젊은중독 자의섬뜩한경고였다. ‘공중보건비상사태’선포하기도 내성^의존성강력$처방엄격해야 “은어몇개만입력해도판매상연결 펜타닐같은진통제는아무나구입 마약의보편화속도더빨라질것” 마약중독자직업도갈수록다양화 특정소수집단향락물통념사라져 <1>합법탈쓰고일상침투 한국일보기자가지난달 7일마약성진통제펜타닐을처방받은서울성북구병원의외부출입구모습. 야간 365일이라는문구에서알수있듯,펜타닐중독자들은이병원에서언제든지손쉽게펜타닐처방전 을구했다고전하고있다. 이한호기자 최근5년간마약류사범 (명) 연령별마약류사범추이 (명) ● 자료대검찰청 ‘2019년마약류범죄백서’ 2015 2015 19세이하 연령미상 2017 2017 2016 2016 2018 2018 1만1,916 1만4,214 1만4,123 1만2,613 1만6,044 5000 3000 1000 4000 2000 0 2019 2019 30~39세 40~49세 50~59세 60세이상 723 241 130 514 492 534 139 86 123 51 80 98 522 105 42 회사원 학생 의료인 전체 20~29세 239 4,126 3,521 3,487 2,554 1,598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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