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6월 26일 (금요일) D7 기획 게티이미지뱅크 사가된다. 그들이윤미향을못놓는것도 그의활동을이NL ( 민족해방계열 ) 서사의 중요한일부로여겼기때문이리라. 이전쟁서사는 의정으로이어진다. 이수 진의원은 ‘친일파 파묘 법안’을 만들겠다 고밝혔다.학계나시민사회에서토론할문 제를의회로가져와 다수결로처리하겠다 는얘기. 이러다가는 총선결과에따라 매 번시신을 파냈다 묻었다 하는 소동이벌 어질게다. 왜그럴까. 척결하겠다는 ‘토착 왜구’가현실에존재하지않다보니무덤에 서죽은친일파라도꺼내보여줘야했던것 이리라. 국회운영도전투적이다.오랜관행을깨 고법사위원장을가져갔다.자기들이‘절대 다수’라서그런단다. 그걸 승자의당연한 권리로보는것이다.그러는자기들은과거 에81석의절대소수로그자리를양보받은 바있다.원래전쟁터에패자를위한배려란 없는 법. 나머지위원회도 모두 가질 태세 다. 그들의1호법안 ( ‘일하는국회법’ ) 엔국 회심의에서다수결을한층강화하는내용 이담겼다. 당은군대조직같다.금태섭의원은당과 다른 의견을 냈다고 징계를 받았다. 의원 개개인이독립적헌법기관이라는자유주의 적인식은없다.당대표가의원들에게함구 령까지내린다.그덕에윤미향사건처럼사 회적으로중요한사안에대해우리는의원 개개인의의견을들을기회가없었다. 의원 그일이다.문제는이행태가시민의자유주 의적권리에대한공격으로까지이어진다는 데에있다. 실제로 요즘 민주당안에선자 유주의정당에선생각하기힘든일들이벌 어지고있다. 양향자의원은 ‘역사왜곡금지법’을발의 했다. 국가보안법대신에민족보안법이등 장한것이다.정청래의원은‘악의적’보도를 막아줄‘언론징벌적손해배상제’를도입하 겠단다. 문제는그 ‘악의’를누가판단하느 냐다.슈미트는시민의기본권을제한하는 총통의비상대권에관해“언제가비상인지 결정하는자, 주권은그에게있다”고했다. 무엇이‘악의’인지판단하는 자,언론은 그 자의입이될것이다. 공격받는 자유주의 그영향은시민의삶에까지미치고있다. 한청년은대학에대통령비판대자보를붙 였다고기소당했다.나역시페이스북에올 린글로친여시민단체에고발당했다.정의 연을비판한이용수님은 민주당지지자에 게모욕당했다.한여성은제페이스북에서 유시민을 비판했다가적발돼노무현재단 에서해고당했다. 내가아는 한기자는 조 정래를비판한한줄의문장때문에원고를 거절당했다. 비판적기사를 쓴기자에게는언어폭력 이쏟아진다.그이름이‘기레기리스트’에실 려가족까지신상이털린다.대낮에방송사 들은 176대의거수기, 다수결무기로전락 했다.의원보좌관뽑는데에는출신성분을 본단다. 흔들리는 삼권분립 행정부와입법부를장악하고남은것은 검찰과법원.자기들이세운검찰총장을공 공연히‘공수처대상 1호’로 꼽는다. 한어 용교수가 총장에게거취를정하란다. 왜? ‘총선에서집권당이절반을넘는일방적결 과’를 낸것이이유란다. 사법부도 무사하 지못하다.이수진의원은법정에서제게불 리한증언을한판사를 ‘법관탄핵1순위’로 꼽았다.사법부를향해승자의위력을과시 한것이다. “세상이바뀌었다는것을확실히느끼도 록갚아주겠다.” 최강욱의원의말엔승자 의오만이철철 묻어난다. 검찰 소환에불 응하더니재판도중바쁘다고일어난다.이 완장문화역시슈미트의관념과관련이있 다. 삼권분립의목적은권력기관사이의견 제와균형에있다.반면전쟁의목적은이와 달리힘의균형을깨고적을정복하는데에 있다.그에게사법부는선거로정복한영토 일뿐이다. 물론이시대에나치시절처럼자유민주 주의시스템을파괴하는것은불가능하다. 하지만그시스템에머물며안에서그것을 실질적으로무력화하는것은얼마든지가 능하다. 지금 민주당에서하는 것이바로 는결국그구별로환원된다.” 정치란본질적으로세상을적과아로가 르는행위라는것이다.슈미트는갈등을조 화로, 정복을 교역으로, 투쟁을 논쟁으로, 증오를 관용으로 대체할 수있다고 믿는 게자유주의의오류라고단언한다.애초에 그런평화로운세계가가능하다는믿음자 체가환상이라는것이다.정치의본질은피 아의구별에있기에,그는자유주의를표방 하는바이마르공화국이정치성자체를말 살한다고보았다. 슈미트는끝없는토론 ( Diskussion ) 으 로미결정의수렁에빠진바이마르의회주 의보다지도자의결단 ( Dezision ) 으로신 속한결정을 내리는 파시즘이나 볼셰비즘 이더우월한 체제라 보았다. 토론을 멈춘 ‘시민’들은 이제지도자만 믿고 투쟁하는 ‘전사들’로 변한다. 전사에게필요한 것은 이성이아니라정치신학적열광뿐.“우리아 돌프 하고싶은대로 다해.” 그결과가어 땠는지우리는안다. 적과 아를 갈라라 슈미트가환생했나. 민주당의모습이심 상치않다. 그들은세상을적과아로나누 는것을정치로보는듯하다. 그적은물론 수구세력, 적폐세력이다. 민정수석이SNS 에‘죽창가’를올리고,‘한일전’이총선슬로 건으로내걸린다.적개심으로뭉친지지자 들은‘토착왜구’를섬멸하는민족해방의전 1994년유학 가서처음으로 참여한 수 업. 법철학 세미나였다. 토론 중 한 학생이 그날신문을들고와서헌법재판소의결정 에관한기사를읽어준다.이사건은 내게 강렬한충격을주었다.그추상적인이론이 실은우리일상과밀접히연결돼있다는사 실을깨닫게해주었기때문이다.물론그때 는그깨달음이20년넘게이어질이지겨운 논객질의토대가될거라고는미처생각하 지못했다. 민주주의의자살 세미나교재는자크데리다의텍스트 ‘법 의힘’이었다.이글에서데리다는좌익평론 가 발터베냐민과 나치법학자 카를 슈미 트,양극에위치한두사람사이에묘한공 통성이존재한다는데에주목한다.당연한 현상인지도모른다.당시바이마르공화국 은왼쪽과오른쪽모두에서공격을받았기 때문이다.이연약한자유민주주의정권을 좌익은혁명으로, 우익은쿠데타로전복시 키려했다. 히틀러는 쿠데타가아니라 민주적선거 를 통해권력을 잡았다. 의회의다수가 되 자, 그는 다수의힘으로 민주주의부터파 괴하기시작했다.야당은해산되고,노조는 금지됐다. 민주주의가민주적으로자살해 버린것이다.개인과소수에대한존중없이 다수결로만환원된민주주의는이처럼반 대물로전화하기마련이다. 그런민주주의 라면북한에도있다. 북한도 ‘민주주의’인 민공화국아닌가. 이렇게나치가언론·출판· 집회·결사 등 자유주의 적권리를파괴할때거 기에이론적근거를 제 공한이가 바로 카를 슈 미트 ( 사진 ) 였다. 우리는 자 유주의와민주주의를보족적관계로본다. 즉 다수결의원칙이다수의폭력으로 흐 르지않도록그것을자유주의로수정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슈미트는이와 달 리민주주의와자유주의를대립시킨다. 자 유주의가민주주의의적이라는것이다. 왜 그럴까. 민주주의, 자유주의를 죽이다 ‘정치’에대한 그의독특한 관념때문이 다. 우리는정치를 ‘계층간 갈등을의회에 서대화로 조정하는절차’로이해한다. 하 지만 슈미트는이자유주의적관념이정치 성 ( das Politische ) 의본질을거스른다고 본다. 그가 생각하는 정치는이런것이다. “정치적구별이란 본래적 ( 敵 ) 과아 ( 我 ) 의 구별이다. 그것이인간의행동과동기에정 치적의미를준다.모든정치적행동과동기 기자가테러를당하는일도있었다.선동가 의말한마디에방송사취재팀이날아간다. 음모론방송과사기꾼인터뷰도방관하는 방통심의위가멀쩡한보도에는사소한트 집을잡아제재를가한다.윤건영의원의비 리를 폭로하는 기사를 쓴 기자는 사표를 써야했다. K - 방역세계정복의‘국뽕’에취해이나 라는 자랑스러운 ‘문재인 보유국’이되었 다.‘문광소나타’가청와대입장권이된다. 국민의스트레스가풀린다면욕이라도달 게먹겠다던노무현의나라는이제없다.지 나가는한마디에청와대참모들이총폭탄 이되어결사옹위에나선다.대통령은태종 이되고, 조국은조광조가된다. 물티슈로 세차에나서는개인숭배도자유주의국가 엔낯선광경이다. 한겨레신문은“김정숙씨”라고했다가혼 났고, 한 개그맨은 대통령을 ‘문재인씨’라 불렀다고곤욕을치렀다.한기자의푸념이 다.“노무현을왜지지하냐고물으면권위 주의타파라고답한다.왜이명박을지지하 냐고물으면경제분야능력이뛰어나서,왜 박근혜를 지지하냐고 물으면아버지처럼 잘할것같아서란다.그런데문재인을왜지 지하냐고물으면‘문재인이니친구냐’는반 응이나온다.” 낯익은낯섦 정치가 ‘피아구별’로이해되고민주주의 가 ‘다수결’로환원될때,1930년대독일처 럼민주주의는반대물로전화한다.민주당 과 그지지자들의정신상태와감정구조가 많은이들에게낯설게느껴지는모양이다. 당연하다.지금민주당은김대중·노무현의 자유주의정당이아니기때문이다. 하지만 내게는꽤낯익은것이다.그것은운동권시 절 586세대가 공유했던전체주의문화의 잔재이기때문이다. 프로이트는 낯익은 낯섦을 ‘언캐니 ( uncanny ) ’라부른다.이정권은언캐니하 다.자유민주주의인듯낯익으면서민중민 주주의인듯낯설다.그래서밤에보는인디 언인형처럼가끔섬뜩하게 ( uncanny ) 느 껴진다. 대통령은취임연설에서30가지약 속을 했다. 점검해보니그중 29가지를어 겼다. 지킨것은 딱 하나. “한 번도 경험해 보지않은나라를만들겠습니다.” 그나라 를우리는눈앞에서본다. 슈미트의민주주의, 다수결로환원된민 주주의는 ‘공공선’의공화주의이념을파괴 하고,소수의존중이라는자유주의원칙을 말살한다.이두가치를포기한민주주의는 자살한다.기억하라. 히틀러는 43.9%의지 지로집권했다. 진중권미학자,전동양대교수 <24> 다수결이다수의폭력으로$민주주의가민주주의를말살 적 아 법사위원장·친일파파묘법안등 슈퍼여당, 관행무시하고강공책 정치를피아구별한채전쟁하듯 다수결로환원된민주주의는 공공선강조한공화주의이념과 ‘소수존중’자유주의원칙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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