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6월 29일 (월요일) A6 책과 세상 “느껴라, 이성이 따를지니”… 세상을 창조한 건 느낌! ■ 느낌의 진화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아르테 발행 세계적신경과학자이자감정연구권위자 인 안토니오 다마지오(76)는 저서‘느낌의 진화’에서감정의위상회복을주장한다. “인류의진화를이끈것은이성이아닌느 낌”이라는 게 책의 논지다. 그는‘스피노 자의 뇌’(2003)‘일어난 일에 대한 느낌’ (1999)‘데카르트의 오류’(1994) 등‘감 정 연구의 3부작’에서‘이성 대 감성’ ‘신 체 대 마음’을 구분하는 이원론을 논파했 다. ‘느낌의진화’는학계에서다마지오감정 연구의결정판이라는평가를받는다. 다마지오는“태초에느낌이있었다”고말한 다. 이성도유전자도생기기이전에‘느낌’이 생명활동을촉진하는메커니즘으로존재했 다는주장이다. 뇌도, 세포핵도없는단세포 동물박테리아가수십억년을살아남을수있 었던것은오로지‘느낌’덕분이었다는게그 의논리다. 느낌이어떻게생존에도움이된다는걸까. 인간의 몸은 건강하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 지하기 위해 항상성을 작동시킨다. 느낌은 이항상성의상태를살피고알 리는 감시병이자 대리인의 역할을하며생명활동을 돕는다. 항상성이 부족하면 고 통스럽고 우울한 느낌이 신호를보낸다. 반대로행 복과 안정을 느끼고 있 다면항상성이적 절한 수준으 로 유지된 다는 뜻이 다. 다마지 오의‘느 낌 예찬 론 ’은 멈 추 지 않는다. 느낌과항상성은생존의도구를넘어문화 를 촉발하는 핵심 기제였다는 가설을 세운 다. “좀더편안하고좋은상태를향해나아가 려는느낌”이인류문명발전의원동력이었 다고 설명한 뒤 삼라만상이 느낌에서 탄생 했다는주장까지뻗어나간다. “느껴지지 않는 삶에는 치료가 필요 없 다. 느껴지지만진찰되지않는삶은치료가 불가능하다. 지성이라는 이름의 수많은 배 들을 출항시키고 항해시켜온 것은 느낌이 다.” 예컨대,인간이마취약을개발한건수술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불을 이용하고 바퀴를 발명한 것도 안락함과 편리함을 추 구하는 행동이었다. 종교, 정치, 예술, 철학, 과학역시인간내면의불안을끊어내고외 부로부터의위협과공포를피하기위해고안 된것이다.‘느낌창조론’이라불러야할듯 싶다. 그러나‘느낌으로’만들어진 문화와 제도 가 늘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지는 의문이 다. 다마지오도이대목에서자신이없는듯하 다. 그는공산주의를예로들어설명했다. 공 산주의는불평등을없애고사람들의항상성 을키우려고만들어졌지만빈곤은심화됐고 항상성은감소했다. 책의감수와해제를맡은박한선서울대비 교문화연구소 연구원은“인간의 감정을 통 제하는 사회 제도와 문화는 성공하지 못했 다”며“이성보다 감정에 좀 더 귀를 기울이 라는것이책의메시지”라고말했다. 인간의 합리적 이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맹신하지 말고,‘감정에도 물으라’는 것이 다. 강윤주기자 철학자스피노자는인간정신에서이성만큼이나감 정도중요하다고설파했다.“인간은감정의동물”이 라며감정을이성과동등한반열에올렸다. 하지만 감정은여전히‘열등하며나약한그무엇’이다.감정 발산을병으로취급하기도한다. 슬퍼하면우울증, 기뻐하면조증,불안해하면불안증,화를내면분노 조절장애라고부른다.이상적이고완벽한건역시나 이성뿐이다. 세계적 신경과학자 디마지오 “몸의 항상성 상태를 살피며 인간의 생존확률을 촉진하고 편하고 쾌적한 것을 좇으며 문명 발전의 원동력 되기도” 2015년에개봉한애니메이션영화‘인사이드아웃’에는감정컨트롤본부가나온다. 갑작스런전학으로우울해 진주인공소녀의행복을위해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다섯감정들이분투하는모습을그렸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제공> 안토니오다마지오는세계적신경과학자로감정연구의권위자다. <아르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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