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한국 시민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박원 순서울시장이10일0시1분께숨진상태 로발견되면서우리사회에큰충격과숙 제를남겼다. 인권변호사로, 시민운동가 로그리고‘열린행정가’로한평생을세 상에 쏟아부었던 그가 성추문이 터져 나오는 와중에 비극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한국사회내부갈등이분출되고있 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애도가 마땅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가 남겼을지 모 르는누군가의상처에도주목해야한다 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일고 있다. 존경 과경멸, 믿음과 배신감이 뒤섞였다. 또 이런 방식의 결말은 우리 사회에 나쁜 메시지를 주는 행태라는 비판이제기된 다. 어떠한 잘못도‘목숨’과 바꿀 수는 없다. ★관련기사3면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글하나에국민10만명이서명했다.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 장(葬)으로하는것에반대합니다.’제2 의 권력자로 통하는 대한민국 수도, 서 울의 수장이 부하직원을성추행했다는 의혹이불거진마당에성대한장례식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동시에인간박원순에대한실망감의표 출이기도할테다. 박시장은한국사회 탈권위와평등의상징이었다. 1980년대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그는1990년대‘참여연대’설립을이끌 며척박한시민사회에물을댔다. 그랬던그에게붙은성추행의혹은그 의과거에대한전면적인부정이자모순 이다. 기둥을 잃은황망함에 애도와 추 모의 물결이이어지지만 동시에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이유다.“믿었던 박원순마저….” 박시장의죽음은도덕성을최고의가 치로 하는 시민사회, 시민운동에 큰 숙 제를남겼다.비주류였던시민운동세력 이 제도권으로 날아오를 수 있었던 동 력은‘도덕성’이라는 날개였다. 김헌식 시사평론가는“박시장사망은‘견제주 체’세력이 견제받는 위치로 자리바꿈 한 상황에서 일어났다”며“자기검열에 더욱철저해야할변곡점에서일어난비 극이라 파장은 깊고 오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시장의성추행의혹을둘러싼우리 사회의 향후대응은 민주화·시민운동 세력에하나의변곡점이될수있다.이택 광경희대교수는“피해여성문제가해 결되지 않는다면 민주·진보 세력과 여 성 운동 진영이 분리될 수 있다”며“이 번사건에대해주류세력이어떤태도를 취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또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박 시장 등권력이된‘저항세대’의이율배반적 행보는‘과연 우리가 자랑하는 민주주 의가모두평등하게권리를누리는토대 에서이뤄졌느냐’는의문도제기한다. 67자단문을남겨놓고떠났지만, 그의 극단적선택이존중받는일은없어야한 다는 것도 그의 죽음이 우리에게 던지 는메시지다.극단적선택이란방식은정 당한‘책임’이 될 수 없을 뿐더러 우리 사회에부정적영향을심각하게끼친다 는지적이쏟아진다. 시민사회의기둥으 로역할했던그여서더욱한국사회에미 칠파장이큰탓이다. 또 당장은 피해자에 대한‘2차 피해’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명을내고깊은유감을표시했다.“박 시장은과거를기억하고, 말하기와듣기 에 동참해 진실과 마주하고 잘못을 바 로잡는길에무수히참여해왔지만정작 본인은그길을닫는선택을했다.” 양승준기자 www.Koreatimes.com 전화 770-622-9600 The Korea Times www.higoodday.com 한국판 2020년 7월 11일(토) D 사회약자와함께한 ‘시민사회기둥’ 성추행의혹으로과거를부정한셈 “피해여성문제해결안된다면 진보-여성운동분리변곡점될수도” 극단적선택, 사회에나쁜메시지 시민운동‘도덕성’에상처남기고간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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