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7월 11일 (토요일) D6 또 비극 부른 스포츠계 폭력 “내로남불도우리가 하면괜찮아” 부끄러움마저덮는당내완장파 으로 상대를제압하는 ‘전쟁’일뿐이다. 전 형적인칼슈미트주의다. 소신파의‘소신’은 주로 당이보편적‘원 칙’에서벗어날때에표출된다.이들은법무 부 장관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의이중성 을질타했다.윤미향사태에서는당에신속 한정리를주문했다.이처럼소신파는원칙 의보편성과논리의일관성을중시한다.이 들정치적자유주의자의철학적토대를이 루는것은칸트의정언명법이다.“네의지의 준칙이항상 동시에보편적입법으로서타 당할수있도록행위하라.” 반면,‘완장파’는원칙의보편성이나논리 의일관성에구애받지않는다.그들은보편 성보다당파성을중시한다.자기들의특수 이익이곧 사회의보편이익이라 굳게믿기 때문이다.그들에게중요한것은논리적일 관성이아니라상황적효율성.‘내로남불’은 그들에게아무문제도되지않는다.필요하 다면어제한 말을 오늘 바꿔버릴수도있 다.이를그들은외려실천적유연성으로이 해한다. 기회이성과 원칙이성 물론정치인들은 그동안여야를 가리지 않고 내로남불을 해왔다. 하지만 그렇다 고그들이슈미트주의자인것은아니다.그 들이과거에했던발언이나과거에세운기 준을번복하며사과를하거나부끄러워하 거나,아니면최소한민망해한다면,그들은 여전히원칙의보편성과 논리의일관성을 정치의토대로서인정하는것이다. 슈미트 주의자들은다르다.그들은아예보편성과 일관성자체를포기한다. 자유주의자들은 이른바 ‘원칙이성 ( Grundsatzvernunft ) ’에따라 사유하 고 행동한다. 그들은 사람이나 상황에따 라달라지지않는보편적·추상적기준을갖 고있다. 그들은이기준들을원리·규범·규 칙·방법혹은신조로삼아 유사한 모든경 우에동일하게적용하고,그로써문제의보 한그기준도다른경우에적용되는보편성 을가진게아니다.검찰에기소되기전까지 는‘무죄추정의원칙’에따른다더니,한동훈 검사장은 그이름이제3자들 간의대화에 서언급되었다는이유만으로감찰이시작 되기도전에바로좌천됐다.이것이친문‘완 장파’ 특유의기회이성이다. 문제는이기회 이성의화신이이정권에서법무부 장관을 하고있다는데에있다. 추미애장관은조국사태가한창이던작 년 11월검찰의수사·기소 주체분리방안 을검토하겠다고했다.형사소송법과검찰 청법위반이다. 검찰총장지시로서울중앙 지검장의결재없이최강욱을기소한수사 팀을감찰하겠다고도했다.‘검찰총장이검 찰사무를총괄지휘·감독한다’는검찰청법 12조위반이다. 2월엔“내가책임지겠다”며 청와대울산시장선거개입공소장을비공 개하기로했다.이건그냥망발이다. 장관의기회이성이확립된법질서까지흔 드는것이다.조국·최강욱·송철호와청와대 사람들앞에서는이렇게법이라는 보편원 칙마저무력해진다. 조국가족에대해서는 피의사실공표를엄격히막던장관이채널 A기자의피의사실은입으로 줄줄이흘리 고 다닌다. 그와 현격한 대조를이루는게 윤석열검찰총장.“나는사람에게충성하지 않습니다.”이는 사람에따라 달라지지않 는원칙이성의선언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뻔뻔함 결국 총장과 장관의갈등은 두이성, 즉 ‘원칙이성’과 ‘기회이성’의충돌인셈이다.도 처에서정의와공정의확립된기준이무너져 내린다. 나라가친문완장들의기회이성으 로통치되고있기때문이다. 규범의보편성 편적해결을추구한다.사람에따라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거나 기준을 바꾸는 것은 이들에게있을수없는일이다. 이와 달리 전체주의자들은 ‘기회이성 ( Gelegenheitsvernunft ) ’에따라사유 하고 행동한다. 그들은 보편적기준없이 매사그때그때상황의필요에따라판단한 다. 그들에게중요한것은 당장 눈앞에닥 친개별사안을그때그때편의에맞게처리 해내는상황적합리성이다.그들은그해법 을 나중에유사한 다른 경우에적용할 수 있도록일반적·보편적원칙으로만드는일 에는아무관심이없다. 지금민주당을지배하는것이바로이친 문완장파의이기회이성.‘정치개혁’을한다 더니상황이급해지니위성정당을 만든다. 검찰총장에게‘산권력에도칼을대라’고하 더니,정작그말대로하니당정청이들러붙 어수사를방해한다.야당시절엔인사청문 회의공개를주장하다가여당이되니청문 회비공개법부터만든다.이미봉 ( ad hoc ) 과즉흥 ( ad lieb ) 속에보편성이나일관성 이있을리없다. 무너지는 보편성 인사도마찬가지.그동안민주당은도덕 적사유로수많은이를청문회에서낙마시 켜왔다.하지만그기준이조국에게는적용 되지않는다.“불법만없으면무방하다.”기 준을인물에적용하는게아니라인물에맞 춰기준을정한다.그게지켜지는것도아니 다.양정숙의원은의혹만으로즉각제명하 더니,그많은의혹에도윤미향은제명하지 않았다.여기서인사의보편적기준을찾기 란불가능하다. 어쨌든 조국이라는인물에맞추어제정 협상이냐 전쟁이냐 자유주의정당이라면소신파가당의주 류를이룰게다.하지만민주당에서소신파 는유감스럽게도극소수이고,당의주류를 이루는것은강성완장파들이다.당이80년 대운동권조직같은느낌을주는것은그 때문이다. 같은 당에있어도 소신파와 완 장파는멘탈리티가사뭇다르다.소신파의 마인드가자유주의적이라면, 완장파의그 것은비 ( 非 ) 자유주의적이며, 심지어반 ( 反 ) 자유주의적색채를띠기도한다. 예를들어비주류정성호의원은“상임위 협상을원점에서다시시작해야한다”고주 장한다. 갈등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려는 전형적인의회주의마인드다. 주류완장파 는생각이다르다.‘힘이있는데왜양보를 하는가.상임위원장 18석을모두차지하라 는게선거로표를몰아준국민의뜻이다.’ 그들에게정치는 ‘협상’이아니라다수의힘 소신파와 완장파 김형준교수의칼럼에서가져왔다.‘국회 의원은 그개개인이헌법기관’이라는 말은 바로이를가리킬게다.상원정보위원장은 공화당소속이나,그개인은헌법기관으로 서당의특수한이익이아니라보편적공익 에따라 행동한다. 물론 그의정치적판단 들은 대부분 소속 당과일치하겠지만, 종 종둘이어긋나는경우도발생한다.그때는 소신에따라 크로스보팅을 할 수도있다. ‘의원’이란원래이런것이다. 하지만한국의의원관념은이와다른모 양이다.이를극명하게보여준것이금태섭 전의원에대한징계.민주당에는권고를넘 어강제라는의미에서‘당론’이란게존재한 다.이게얼마나무시무시한지의원개개인 을‘헌법기관’으로규정한헌법의상위규정 노릇을할정도다. 금전의원은표결에영 향을주지않는선에서소신을 ‘무효’로표 했지만, 당론은 ‘양심의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마저처벌했다. 의원을바라보는미국의관념은 ‘자유주 의적’이다.개인을집단보다우선시한다.반 면의원을 바라보는 한국의관념은 ‘민주 주의적’이다. 거기서는개인의소신보다다 수의집단적의지가더중요하다.그래서당 대표가의원들에게함구령까지내린다. 대 표가당에내리는긴급조치인셈인데, 올해 만 벌써네차례내려졌다. 이는 민주당식 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보다인민민주 주의에가깝다는뜻이리라. 민주당이요즘낯설게느껴지는것은그 때문이다.물론민주당에도다양한사람들 이존재한다.‘조금박해’라 불리는조응천· 금태섭·박용진·김해영등‘소신파’가있는가 하면,이해찬을필두로윤호중이나정청래 같은 ‘완장파’도있다.이두부류사이에는 별색깔없이거수기노릇을하는대다수의 의원이존재한다.이중헤게모니를쥔것은 물론친문 완장파들로, 그들의견해가 바 로민주당의‘당론’이된다. 이라는자유주의신조를겨냥한전체주의 습속의공격.이위협을 과장할 필요는없 다. 하지만 간과해서도안 된다. 완장들의 기회이성은이미다수 대중의의식에깊이 뿌리를내렸기때문이다. 그들은 왜저토록 뻔뻔한가. 간단하다. 애초에우리와다른이성을가졌기때문이 다. ( 이들의기회이성을전문용어로‘잔머리’ 라 부른다. ) 원칙이성의소유자는 말이나 기준을 바꿀 때부끄러움을 느낀다. 반면, 보편성이나일관성에매이지않는 머리는 애초에부끄러움을느낄수가없다.반성도 모른다.반성은자신이보편적규범에서벗 어났음을인지해야가능한데,그인지자체 가안되기때문이다. 친문 완장파들에게는 모든개별적경우 가규칙을새로제정해야할제헌적상황이 다. 그래서매순간마다 자기들은 혁명가 다. 그들은 자기들의기회이성이원칙이성 보다우월하다고믿는다.원칙이성은기존 질서를수호하는이론가들의것이고,기회 이성은세상을바꾸는실천가들의것.그래 서규범을어기고도부끄러워하지않고외 려자랑스러워하는것이다. 참을 수없는 존재의뻔뻔함은여기서나온다. “세상이바뀌었다는것을확실히느끼도 록갚아주겠다.”최강욱의원의머리는 ‘증 명서허위발급이보편적규범이되면사회 가어떻게될까’라는당연한물음을떠올리 지못한다. 재판 도중법정을 박차고나오 려한것도그에게는기존질서를무효화하 는혁명가의정의로운제헌적폭력일게다. 80년대전체주의정치학이이렇게친문 완 장들의습속으로 남아이나라를기분 나 쁜색조로물들이고있다. 진중권미학자,전동양대교수 “미국상원정보위원회는2004년7월9일, 1년에걸친조사끝에부시행정부의이라크침공관련보고서를공식발표했다. 핵심은 ‘미국의이라크침공명분은모두잘못된정보와과장된정보에기반한것’이라는내용.이보고서가이목을끈것은 의회의제도적자율성과의원들의소신있는행동때문이었다.11월대선을코앞에두고현직대통령에게절대적으로불리한 이보고서는대통령이소속된공화당위원장이주도했다.” 민주당엔‘강제’뜻하는당론존재 양심의자유따라소신표결도 금태섭전의원처럼징계당해 反자유주의적강성완장파가주류 정치를다수힘으로제압하려해 도덕적잣대등보편성무너뜨려 지난달29일서울영등포구 여의도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윤리심판원징계 논의에참석하고있는 금태섭전더불어민주당 의원.공수처에기권표를 던졌다는이유로경고 처분을받았다. 뉴스1 21대국회전반기원구성협상이결렬된가운데박병석국회의장이지난달29일상임위원장선출등에대한안건을여당단독으로통과시키고있다. 오대근기자 24 기획 2020년7월2일목요일 <25>소신과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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