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7월 24일 (금요일) A8 오피니언 뉴스칼럼 최 모세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마음의 풍경 추억의 명화 ‘여정’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다를 수 있습니다 주연: 캐서린헵번, 롯사노브랏 지감독:데이비드린 데이비드린대표작품: 닥터지 바고, 아라비아의 로렌스, 콰이 강의다리. 코로나 상황에서 무더운 여름 을 시원하게 보낼 고전 영화 한 편을추천한다. 아름다운수상도시베니스(베 네치아)만의 시원한 바다 풍경 이펼쳐지는사랑의이야기영화 ‘여정’이다. “혼자서는절대로여기오지마 라. 너무힘들다. 옆에있는사람 이 누구라도 여자가 그 품에 쓰 러질수밖에없는곳이다.” ‘서른 살의 잔치는 끝났다.’시 집의저자인최영미시인이베니 스의아름다움에도취되어터트 린로맨틱한탄성이다. 줄거리:오로지일속에파묻혀 지내던 올드미스인 여비서 제인 (캐서린 헵번)은 일상을 벗어나 여름 휴가차 미국에서 베니스를 찾게된다. 로마 공항에서 제인은 기차로 베니스로 오는 동안, 차창 밖으 로스쳐지나가는베니스만의아 름다운풍경을 8미리무비카메 라에담아내느라분주하기만하 다. 제인은 여행에서 느끼는 신선 한 자극과 설렘, 경이로움에 넋 을잃고있다. 제인은 석양빛을 받아 반사하 는산마르코광장의석조건물의 아름다움과광장노천카페에앉 아 한가롭게 이야기 나누는 사 람들의 모습을 무비 카메라에 열심히담아낸다. 석양에물들고있는금빛운하 와 베니스만에 잠기는 저녁노을 의 아름다움에 도취된 제인은 황홀경에빠져들며마냥행복한 순간을즐기고있다. 제인은 베니스 이곳에서라면 무슨일이생길지도모른다는막 연한기대감에부풀어가벼운흥 분까지느끼고있다. 자신에게 우연처럼 다가올 사 랑을 꿈꾸며 사랑의 감정에 들 떠있는 제인에게 소원처럼 중년 의멋진신사레나토(롯사노브랏 지)가다가온다. 제인은 자신에게 하얀 치자꽃 을선물하며구애하는레나토의 중후한매력에이끌려사랑의감 정을품게된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는 산마르코광장에는비둘기가날 고, 물의도시베니스운하의흔 들리는 곤돌라 위에서 펼쳐지 는 나이든 여성의 환상적인 첫 사랑의이야기는무척로맨틱하 다. 그러나 레나토는 별거 상태인 부인과자식이있는유부남이었 다.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사랑이 늘 그렇듯이 서로가 사랑을 확 인하지만, 이들의만남과사랑은 한순간의추억만간직한채작별 을하게된다. 제인은 휴가를 끝내고 서둘러 기차에오르게되고기차는서서 히떠나기시작한다. 이때레나토가치자꽃한송이 를들고역플랫폼까지달려오고 있다. 레나토는 가속이 붙은 기차를 쫓아가며제인에게꽃을전하려 애쓰고제인은차창밖으로상반 신을내밀고꽃을받고자안타까 워한다. 두사람의손길이마주닿을듯 닿을 듯하지만, 제인은 꽃을 받 지 못하고 기차는 점점 빠른 속 력으로플랫폼을빠져나가며영 화는 엔딩을 고한다. 치자 꽃의 꽃말은이별이다. ‘펠릭스‘(행복)‘멘델스존’. 행복이란뜻의이름처럼‘멘델 스존’의 일생은 밝고 행복했었 다. 작곡가‘멘델스존’이 베니스 (베네치아)를 여행했을 때의 추 억을 살려 작곡한 피아노 소품 ‘베네치아의, 곤돌라의 노래’가 있다. 그의 피아노 소품집‘무언가: 가사가없는노래’중의NO. 6번 인 이 곡은 꿈결처럼 감미로운 선율이매우섬세하고아름다운 피아노독주곡이다. 이곡은달빛흐르는물결위에 서 흔들리는 곤돌라와 오롯이 피어오르는 베네치아의 낭만적 인정취를그린피아노곡의정수 라하겠다. ‘멘델스존’의‘무언가’명연주 를소개한다면멘델스존의맑은 시심과향기로운노래를피아노 건반 위에 수놓은 유태계(작곡 가와 같은) 출신의 피아니스트 ‘다니엘바렌보임’의연주(독일 그라모폰 음반 제작사의 녹음) 가 섬세하고 아름답기 그지없 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온 세계가 전 무후무한위기에직면해있는가운 데 카리브 해의 작은 사회주의 국 가인쿠바의의료시스템이새삼주 목을받고있다. 쿠바는지난 24일 신종 코로나19 신규 확진‘0건’을 기록했다고발표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따르면쿠바에코로 나19신규확진자가나오지않은것 은3월21일이후4개월만이다. 쿠바는 최근 자체 생산한 2개 의 약물로 코로나19 사망률을 크 게 낮추고 있다고 발표해 서방세 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인구 1,100만 명인 쿠바의 누적코로나19환자는 2,400여명이며 대부 분이 완치된 상태다. 사망자는 90여 명에 불과하다. 형편없는 수준의 국 민소득에경제는무너 지기일보직전인쿠바 의 이 같은 의료 저력 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쿠바는 한마디로모순투성이의나라다,사 회주의 정권의 장기지배로 경제는 크게낙후됐지만국민들에게제공 되는의료서비스는선진국들에뒤 지지않는다.빈국이면서도영아사 망률은미국보다도훨씬낮고(미국 은 신생아 1,000명당 5.9명, 쿠바 는 4.0명) 평균수명은 79.4세로 미 국의79,8세와비슷하다. 경제적수준과수명간의통상적 연관성을깨뜨리는나라가쿠바다. 이런 모순에 대한 대답은 쿠바의 완벽한 1차 의료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쿠바는 기본적으로 보편 적이고 평등한 의료시스템을 갖고 있다. 계층과 계급에 관계없이 전 국민누구나동등한의료혜택을받 는다. 의료혜택의사각지대에놓이 는사람이없다는얘기다. 미국인들이 선망하는‘메디케어 포 올’을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해 오고있는것이다. 마이클무어감 독이미국의의료시스템을비판하 기위해만든영화‘식코’에미국과 대비되는사례로소개된나라가바 로쿠바였다. 쿠바는 국가가 의료진을 양성해 내고의사들은국가공무원으로각 지역에파견돼주민들의건강을돌 본다. 인구 당 의사 수는 미국의 3 배에 달한다. 동네 진료소에 상주 하는의사와간호사는대략900명 내외 주민들의 건강을 살핀다. 환 자들이진료소를찾기도하고의사 와 간호사가 왕진을 가기도 한다. 전국민이가정주치의를갖고있는 셈이다. 이런 1차의료시스템을통 해질병의예방에힘쓴다. 의사들의 월급은 형편없다. 초짜 의사들은45달러정도이며노련한 의사들도 80달러정도를 받는다. 자본주의국가들과 비 교하는 것 자체가 민 망할 정도다. 관광객 들을상대하는택시기 사들 수입보다 적다. 그래서낮에는수술실 에서일하고밤에는택 시를모는의사들도있 다.또1차의료분야에 서는최강이지만테크 놀러지와 의료장비 면에서는 취약 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문제점 들은쿠바의경제적여건이개선되 지않는한단기간내에해소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쿠바 의료시스템이 여 전히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이 시스템이 갖고 있는 내적인강점때문이다.쿠바에서의 사가 되려면 6년간 학부과정을 거 친후가정의로서 3년인턴생활을 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의사로 서갖춰야할덕목과자세를배우게 된다. 의사들의 처우가 말해주듯 쿠바에서의사는돈과사회적지위 를 추구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소명’이라는말이딱들어맞는다. 코로나19 같은위기속에서빛을 발하는것은의료진의선진적실력 이나장비가아니라그사회의기본 시스템과가치라는것을쿠바는새 삼일깨워주고있다. 경제적으로형편없는나라이지만 미국은쿠바를업신여기거나얕잡 아만볼것이아니라배울것은배 워야 한다.“쿠바만도 못한 나라” 라는얘기를듣는다면그것은수치 스러운일이다. “쿠바만도 못한 나라” <원제: Summer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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