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9월 12일 (토요일) D10 기획 희를사실상집안에서만양육했는데,외 출이거의없던준희의모습을 본 사람 은A씨가유일했다. 흐릿한 A씨의기억을 되살리기위해 박경위가꺼낸든건‘최면’이었다.그가 크리스마스 저녁전화기를 붙들고 A 씨를설득한것도 그때문이었다. 그의 호소에마음이움직인 A씨는 12월 27 일 과학수사계사무실에모습을 나타 냈다.칠흑같은어둠속에서최면이시 작됐다. “준희를 마지막으로 본건 4월 25일 오후 7시쯤이었어요. 매달 25일월세를 냈는데, 그날남편과월세때문에싸웠 어요. 집에서빨래를 널고있었는데,앞 집아이들이오는 소리가 창문 밖에서 들렸어요.애들엄마와아들,그뒤로준 희가 아버지왼손을 잡고 현관문으로 들어가요. 단발머리, 긴팔에아래는 분 홍바지를입었어요.머리엔분홍머리끈 을 했어요. 분홍색방울 머리끈.” ( 2017 년 12월 27일 법최면 당시 A씨 증언 재구성 ) 아차, 분홍머리끈!박경위는며칠전 준희의유전자정보 ( DNA ) 확보를위해 고씨의집에갔을때가떠올랐다.A씨가 묘사한 바로 그머리끈을거기서본것 이다.박경위는최면진술에신빙성이있 다고판단했다. “4월 26~28일, ‘3일’ 사이당했다” 경찰은이‘4월 25일’을 기점으로 그 이후의가족들 동선을 추적, 준희의행 방을 쫓기 시작했다. 경찰은 곧 이 들가족이4월28일경남하동군펜 션으로 가족여행을 간 사실을 파 악했다. “묘하게시점이딱 맞아떨어 졌어요.마치큰일을끝내고다 같이축하여행이라도떠난것 처럼.28일펜션에준희가없 었다면, 준희의실종일자 를 4월 26~28일로 좁힐 수있었던거죠.” 12월 28일 오후 하 동군에서 만난 펜션 주인B씨는 준희가 족들의 사진을 내 민 박 경위에게 “기억에없다”며 고개를저었다. 급히 차를 몰 아 여기까지 왔건 만,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었 다. 박경위는 B씨를설득해펜션바로 옆콘테이너박스에임시로암막을친뒤 다시한번최면을시작했다. “차에서내린건 4명이었어요.아버지, 어머니, 할머니그리고 남자아이. 여자 아이는없었어요.” ( 12월28일법최면당 시B씨증언재구성 ) 박경위는 “그때‘2017년 4월 26~28 일사이준희에게분명히무슨일이생겼 고,그이후준희를목격한사람은없다’ 는 명제가참이라는것을 확신했다”고 말 했다.경찰은다음날인이‘ 3 일’에수 사 역량 을집 중 했다. 가족들의당시행 적을 샅샅 이뒤졌는데, 수상한점하나 가 눈 에 띄 었다. 4월 27일 새벽 전 북 군 산 시 야산 에아버지고씨와할머니 김 씨 가 함께 방문했던것이었다. “친하지도 않 은 두 사람이, 늦 은 밤 집에서 먼 ,인적도없는 야산 에같이갔 으니의 심 이갈 수밖에없죠.” 경찰은 고씨와이씨, 김 씨를 몰아붙 였 고, 결국 이들의자 백 을 받았 다. 27일 새벽 준희 를 그 야산 에 묻 었다는 자 백 . 즉 시 10 여명의과학수사 대원 들이출동해 예 상 매 장 지를 파 헤 치기시작했다. 차가 운 땅 속에서, 8개월 넘 게 잠 들어있던준희 의시신이발 견 됐다. 12월 3 0일자정쯤 이었다. “ 토 막 살인처럼 온갖 잔 인한 사건를 봐 도아무 렇 지 않 아요. 그 런 데그 런 저 도 한 순 간 무너지는 때가있어요. 어린 아이, 준희같이아무것도 모 르 는 작은 아이가 변 을당했을때에요. 한달 동안 여기에 죽 을 듯 매달린것도 그 때문입 니다.” “반인륜범죄” 법원도 중형선고 나 중 에 드러 난 사건의전 말 은 이 랬 다. 이사건 1 심 판 결 문에 따르 면 고씨 는 2017년 4월 10일 준희가 밥 을 먹 지 않 는다는이유로 준희발목을 수차 례짓밟았 다. 준희의 복숭 아 뼈 에고 름 이생기고 종아리, 허벅 지가 검 게 부 어 올랐지만 고씨와 이씨는 준희를 병원 에데 려 가지 않았 다. 준희는 20일 부터 혼 자서있을수없을정도로건 강 이악 화됐다. 학 대 는 계속됐다. 고씨는 24일 준희 가 잠 을 자지 않 는다는이유로 준희의 옆구리를 발로 차고 짓밟았 고, 준희는 결국 26일오전갈 비뼈골절 로인한 호 흡 곤란 등 으로 사 망 했다. 부부 는 27 일 김 씨와 공 모해준희를 야산 에암매 장 했다. 김 씨가차에서 망 을보는동안, 고씨는 삽 으로 땅 을 팠 다.이들은이후 양육수당을 신 청 하거나 준희생일 전 날인 7월 21일 케잌 을사거나 미역국 을 준 비 하는 등허 위실종신고를위한 준 비 를 했으며, 12월 8일 계 획 을 실행에 옮 겼다. 그 러 나 그들의‘ 완 전 범죄 ’는 최면 수 사와경찰의치 밀 한수사에 덜미 가잡 혔 다. 주 변 인들의기억을지 우 기위해 7개 월을기다린것도수 포 로돌아갔다. 대 법 원 은지난해4월아동학 대 치사 및 사 체 유기 등 의 혐 의로기소 된 아버지고씨 에게 징역 20년, 계모이씨에 징역 10년, 할머니 김 씨에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 판 결 을확정했다. 전주=이승엽기자 갑자기사라진 5살 준희 “애가없어졌어요.” 준희의실종신고가처음경찰에 접 수 된 건2017년12월8일이었다.준희의계 모이모 ( 3 5 ) 씨는 “집을 비운 사이 딸 이 사라졌다”며112에신고했다. 11월 18 일이씨가 시 장 에간 사이집에 혼 자있 던준희가사라졌다는내 용 이었다.이씨 는 “ 별 거 중 인준희친아버지가 데 려 간 줄알았 다”며20일만에신고한이유를 설명했다. 전 북 일 대 경찰이 총 동 원 됐다. 형 사 100여명이사건에 투 입 돼 실종 추정일 전후 20일간의 폐쇄회 로 ( CC ) TV 영 상 분 석 에들어갔다. 3 ,000명의인 원 과 경 찰 견 이일 대 저수지와 야산 을 샅샅 이수 색했다.하지만그어 디 에서도준희의 흔 적은발 견 되지 않았 다. 결국 경찰은 일주일만인 12월 15 일 공 개수사로전 환 했다. 전주시전 역 에 ‘실종 아동을 찾 습니다’ 포 스 터 가 걸 렸다. 수상한 가족$ “심리적애착이없었다” 박 경위는 “처음 부터 이사건은이상 했다”고 회 상했다.가족들진술에수상 한 점이한 두 개가아니었던 터 라, 수사 초 기경찰관들사이에서도 말 이 많았 다 고한다. 가족들주 장대 로준희가스스 로 나갔다면이 웃 중 누 군가는 준희를 봤 을 텐 데, 목격자가한명도없었다. 외 부침 입 흔 적도없었다. 당시준희는계모이씨,양할머니 김 씨, 배 다 른 남동생과 함께 전주시 덕 진구 빌 라에살 았 다.친아버지고모 ( 3 6 ) 씨가준 희친모와이 혼 소 송 중 이씨와 살 림 을 차렸는데,이후이씨와사이가 틀 어 져잠 시 별 거 중 인 탓 이었다. 경찰이가족과 이 웃 들의증언 등 을 토대 로 조 사한 바에 따르 면준희는이 집의‘ 미운 오리 새끼 ’ 였 다. 피 하나 섞 이 지 않 은 양할머니와 계모가 준희를 이 뻐 할리만무했다.임신6개월만에 태 어 난 미숙 아 였 던준희는발달 장 애를가지 고있었지만, 병원 진 료 도 제 대 로 받 지 못 했다. 박 경위는이 런 내 용 을 바 탕 으로 12 월 20일 프 로파일 링 보고서를 작성했 다. 보고서의 결론 은“ 피 상적양육 태 도 를 가진양육인에의한 범 행가 능 성 높 음”이었다.그가 볼 때이사건은실종이 아니라 살인사건이었다. 경찰은이보 고서와 그간 수사내 용 을 토대 로 12월 22일가족들을 피 의자로전 환 ,본격적인 수사에돌입했다. 최면으로밝혀낸 준희의실종일자 친 부 , 계모, 양할머니 모 두 “억울하 다”며입을 닫 고있는 상 황 에서경찰이 기 댈 만한 건 목격자 증언 뿐 이었다. 경 찰은준희 네 이 웃 에살던주 부 A씨에게 기 대 를 걸 었다. 수사 초 기 탐 문 조 사에 서A씨는준희를마지막으로본게7~8 월인여 름 이었다고진술했다.준희의마 지막 모습이 반 팔을 입었다는 이유에 서 였 다. 경찰은A씨의진술을다시들을 필 요 가있다고판단했다. 당시가족들은준 과학수사의첨병 프로파일러의세계 <3>전주고준희양실종사건 박주호경위 “펜션온가족$여자아이없었어요”준희恨풀어준단서나온최면수사 “저도아주머니도딸키우는부모잖아요.준희는이추운겨울, 그늘진어딘가잠들어있을거예요.지금이라도그아이를볕드는 양지에묻어줄수있게저를한번만믿고최면수사에응해주세요.” 추적추적가랑비가내리던2017년12월25일크리스마스밤. 전북경찰청과학수사계소속프로파일러박주호 (47) 경위는며칠째 집에들어가지도못하고사무실에서전화로한아주머니와 실랑이를벌이고있었다. 사라진고준희 (당시5) 양을찾기위해그가 매달릴곳은이아주머니의 ‘기억’밖에없었다.박경위는그토록 절박했다. 이웃주부최면수사 “마지막으로본건 4월 분홍색방울머리끈했어요” 가족이간펜션주인최면수사 “차에서내린건 4명뿐 여자아이는없었다” 다섯살준희학대살해하고 7개월지나실종신고한친부^계모 완전범죄노렸지만덜미잡혀 전주고준희양실종사건경과 } 2017.4.26 고준희양사망 } 2017.4.27 전북군산시야산에시신유기 } 2017.4.29 경남하동군으로가족여행 } 2017.4 월 ~12 월 허위실종신고위한모의및사전작업 } 2017. 12.8 계모이씨,경찰에최초실종신고 } 2017. 12. 15 경찰공개수사전환 } 2017. 12. 19 경찰신고포상금500만원결정 } 2017. 12.20 ‘양육인범죄가능성높음’ 프로파일링 보고서제출 } 2017. 12.22 준희친아버지등피의자 전환.압수수색및아파트 복도서혈흔발견 } 2017. 12.26 피의자들,진술조사서혐의 일체부인.최면조사거부 } 2017. 12.27 이웃주민A씨최면조사 } 2017. 12.28 펜션사장B씨최면조사 } 2017. 12.28 경찰조사서군산야산에시신유기자백 } 2017. 12.29 경찰,군산야산서시신발견 } 2017. 12.30 법원,구속영장발부 } 2018.6.29 전주지법,아버지20년,계모10년, 할머니4년징역선고. } 2019. 1.8 광주고법,원심유지 } 2019.4.25 대법원,원심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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