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9월 19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김정자 (시인, 수필가·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냄비밥 뉴스칼럼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모든칼럼은애틀랜타 한국일보의편집방향과다를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냄비밥을 해먹기로 했다. 쌀을씻고불려서냄비에앉히고밥물 이끓어오르기를지켜섰다가중불로 줄이고쌀알이익었다싶어약한불로 뜸을 들인다. 고슬고슬하게 익을 밥 생각에군침이돈다.자작자작구수한 내음을 풍기며 노릇노릇하게 익어가 는 누룽지까지 전기밥솥에 길들여진 입맛이 호강하는 날이다. 쌀을 씻고 그대로 밥솥에 앉히면 밥이 되는 줄 알았다. 엄마 사랑이 아내 마음이 더해져서 쌀보다 많은 양의 밥이 된다는 것을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된 후에야 알았 다. 따뜻한 밥상은 엄마 사랑이요 아 내마음이다. 피가되고살이되어밥 심으로 세상을 살아낼 수 있는 것이 다. 밥과가장친숙한말이엄마와아 내일 것이다. 엄마라는 부름과 밥은 동의어나 다름 없다. 엄마라는 부름 뒤엔밥이어김없이따르기마련이었 으니까. 아내 자리도 마찬가지, 퇴근 길 남편도‘아는’하는 물음 다음은 ‘밥묵자’였으니까. 신기한것은생면 부지만남에도밥한번마주하고먹으 면그리낯설지가않아지고,얽히고설 킨앙금도침전되듯가라앉는다.함께 하는시간이잦아지면흉허물도풀어 놓을수있을것처럼친숙해진다.구겨 진마음도찌뿌둥한관계도반반하게 고르게탈바꿈하게된다.구부러지고 오그라들었던심사들이곱게펴진다.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밥 한그릇에 국대접하나면얼었던심중까지따스 하게데워주기에사는게다사롭고마 냥훈훈해진다. 잘익은김치한보시 기가금상첨화로자리잡으면먹기좋 게익은김치만큼이나마음밭이익어 간다. 시린 세상의 냉기도 소롯이 목 젖을타고넘어간다.밥만큼인생을긍 정적으로풀어주는것이또있으랴싶 다.밥은인생이요관계맺음의시작이 었다.밥은위선이나교활이없는외곬 이라 순진하고 어수룩하다. 어리석고 고지식하고 생색낼 줄을 모른다. 밥 의힘을빌리지않고는정신줄을지탱 해낼수없음이라밥심을최상의힘이 라할수있겠다. 밥의상징은기본생 존권은물론가족사랑의지지대로보 장받을수있음이요세상을헤쳐나갈 수있는에너지공급원이라서‘밥심’ 으로살아간다는표현의적절함이라 일컬을 수 있다. 가족을 뜻하는 식구 란 말 또한 사람 사는 모습의 포괄적 인묘사방식에서유래된것으로밥상 에 마주앉아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 은삶을함께한다는것이요, 식탁또 한 밥을 나누는 가구가 아닌 소중한 삶의자리요화해와용서와사랑이번 져나는현장이다.밥에배인흙내음을 알아야밥심으로산다는말의깊이를 이해할수가있을것이다.농부의발자 욱 소리를 듣고 벼가 익고 밥상에 따 스한밥으로오르기까지의경로를납 득하거나 받아들이려면 어느 정도의 연륜은 있어야 한다. 오로지 밥에 기 대어살아왔던시절이있었으니까. 딸내들이어렸을때둘레밥상에온 식구가마주했던밥상풍경이떠오른 다. 떠들썩했던 시간들이 마치 며칠 전인 것 마냥 마음을 휘저어 놓는다. 딸들이둥지를떠나면서손주들이등 장하고 밥상은 소란하고 어수선하긴 했지만,그시간들의묵직한그리움이 얼기설기마음을누빈다.각자의자리 를든든하게지켜내고있는고마운자 식들과식탁에둘러앉아오손도손밥 의 마음을 나누었던 시간들이 먼 기 차소리처럼멀어져갔다. 코로나19로 모든것이멈추어버리고오가는일조 차조심스러워언제쯤다시모여질지 기약이 없다. 딸내 가족들이 모두 어 우러지며밥냄새, 사랑냄새로가득했 던따스한식탁이이런저런고려없이 다시마련되어질까. 사람이살아가는 진풍경이었는데.먹먹해진다. 냄비 밥 냄새가 본능적인 그리움을 불러들이고 있었나 보다. 밥으로 상 징되는생활속유머나비유들을꺼내 보면일상의지혜가숨겨져있음이엿 보인다. 고마울땐‘나중에밥한번같 이 먹자’로, 안부삼아‘밥은 먹고 지 내냐’로마음을전한다. 몸이아플땐 ‘밥은꼭챙겨먹어야지’하는것으로 병상을 걱정한다. 어르신들께는‘진 지 드셨습니까’로, 오다가다 만나질 때도‘밥은먹었냐’로인사말을건넨 다. 칭찬의말을건낼땐‘밥값은했구 먼’으로 우회적 칭송으로 평가하기 도했었다. 아이들을혼낼때도‘너밥 도없을줄알아’라며화를드러내기 도하고,한심하게보이는사람을빗대 어‘밥은벌어먹으려나’로비유적으 로묘사되기도한다.심각한상황일땐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며 느낌 을드러내고마땅치않은짓거리를하 고있을때‘그게밥먹여주냐’로표 출된다.‘내가 니 밥이가’라는 반문 앞에선누군가의밥이되는여정으로 선회해야지하는마음이앞선다.고슬 고슬잘익은냄비밥덕분이리라.따스 한밥심으로팬데믹을대처해나갈수 있는포만감이더없이소중해지는이 즈음이다.우리집할배와마주앉아오 붓하게 냄비밥을 나눌 수 있고, 칩거 할수있는집이란공간이있어감사하 고, 집밥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도 더 없이 감사하다. 이 모두 밥심으로 이루어낸덕분이라감사는나날이일 상에서계속불어날전망이다. 예방접종, 알고합시다 미국의 공중보건 당국이 지금 가장 중요하게생각하는것은독감예방접 종율을 올리는 것이다. 코비드-19에 다독감까지창궐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둘은 증상이 아주 비슷하다. 가령 열이 나 고, 목이 아프고, 기침을 한다면 이게 코비드-19인가, 독감인가.구별이어 렵다. 코비드-19만 두려운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은 독감의 위 력도대단했었다. 조금이른자료지만지난시즌에는 3,900 만~5,600만명의미국인이독감에걸려, 1,800만~2,600만 명이의사를찾았고, 입원환자는41만~74만정도로집계됐 다.사망자도최대6만2,000명에이른것으로의료당국은추 산했다. 연방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이번가을에이보다중요 한 것은 없다-”는 강한 어조로 일찌감치 독감 예방 접종의 중요성을강조하고나선것은이때문이다. 접종의시기는이번달이나, 가능한 10월초를넘기지않기 를전문가들은조언한다. 백신의유효기간은 6개월, 계절성 플루시즌은매년10월부터다음해5월정도로잡는다.접종 후 2주정도지나야백신의효력이발생하기때문에기간을 맞추려면접종시기는지금쯤이적당하다는말이다. CDC는 10월까지는접종을끝내도록권장한다. 2020-2021 시즌백신은농도와예방대상독감의유형에 따라다른종류가나와있다. 우선 농도를 기준으로 하면 고농축형(FLUSD)과 표준형 (standard) 2가지가있다. 고농축에는체내에들어가항체를 형성하는항원이표준형보다4배더많다.그만큼예방효과 가높다. 65세이상은고농축백신을맞도록전문가들은권한 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발표된논문에따르면올해백신 은고농축이표준형보다예방효과가 24%더높은것으로 조사됐다. 예방하는독감의유형에따라서도 2가지가있다. 3종류의 독감을 예방하는 3가(trivalent) 백신과 4종류 독감을 대상 하는하는4가(quadrivalent)백신이곧그것이다. 3가는A형 독감2종에다B형독감하나,합쳐서3종류독감에예방효과 가있다. 4가는여기에B형하나가더해져4가지가된다. 3가백신은고농축만보급되지만, 4가는고농축과표준형 2가지가나와있다. 이들백신을모두갖추고있는곳도있으 나공급선에따라한종류만구비하고있을수도있다. 독감 접종은어디서맞느냐에따라주면주는대로맞는것이보 통이지만,‘4가고농축’이있는지미리알아보고맞을수도 있겠다.동네대형약국체인에는이백신이들어와있다. 그해독감이어느정도유행할지예측하려면미국보다겨 울이몇개월빠른남반부상황을참고한다. 다행히올해오 스트레일리아의독감상황은괜찮았다. 하지만오스트레일 리아는코비드-19 확산도훌륭하게방어하고있는나라다. 그예를미국에그대로적용할수는없다는지적이다. 예방접종은이타적인일이다. 자신뿐아니라타인을보호 할수있다. 접종율이높아집단면역이형성되면 바이러스 전파를막을수있기때문이다. 예방접종을했다고독감을 100% 예방할수있는것은아 니나예방접종이그어느때보다강조되고있는만큼수요도 늘어날수있다. 한제약회사는올해백신생산량을 15%더 늘렸다. 무보험자들을 위해 매년 50만회 분 정도를 확보해 오던CDC도올해는확보물량을930만회분더늘렸다고한 다. 보험이없다면한인단체, 교회, 보건기관등에서제공하는 무료예방접종기회를얼마든지이용할수있다. 의사오피스 나 대형 체인약국에서 맞을 수도 있고, 드라이브 스루 접종 시스템을도입한수퍼마켓체인도있다. 시사만평 금성의 생명체 케빈시어스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우리 자매 행성의 대기가 너무 뜨거울 거라고 항상 생각했지.” 지구 금성 “그런데 생명체의증거가포착됐어!” “우리자매행성의대기가가장이상적이라고항상생각했지.” “그런데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전혀 없어서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어!” “고도의지능을가진 생명체가없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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