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9월 25일 (금요일) A8 오피니언 뉴스칼럼 박 록 고문 오늘과내일 연방 대법원 내 강력한 진보의 기수루스베이더긴즈버그대법 관의오랜암투병을지켜보면서 민주당 진보진영이 가장 두려워 했던상황이현실로드러났다. 백 악관과상원을장악하고있는공 화당집권기중그의타계로연방 대법원의 강경보수화 시대가 눈 앞에다가온것이다. 18일긴즈버그타계발표후몇 시간 만에 공화·민주 양당 상원 대표들은“트럼프대통령의지명 자는 상원 표결을 받게 될 것이 다” “이빈자리는새대통령이나 오기전까지채워져서는안된다” 라고 팽팽하게 맞서며 후임자 인 준전쟁을예고했다. 워싱턴에 휘몰아칠 새 대법관 인준전쟁의관전포인트는크게 두가지다. 하나는트럼프의지명 자에대한인준을“선거전에할 까,못할까?”다른하나는코로나 바이러스를 비롯해 줄줄이 밀어 닥친 위기로 가뜩이나 예측불허 인“2020년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것인가?” 첫 관전 포인트의 결과는 전쟁 이시작도되기전에드러났다.트 럼프의지명자발표는 26일인데, 상원공화당은22일인준에필요 한51표를확보했다.민주당이반 대표로 기대했던 트럼프와 앙숙 인 밋 롬니마저‘확실한 보수 대 법원’이라는 공화당의 오랜 꿈 에합류했기때문이다. 결국공화 당상원의원53명중이탈표는대 표적중도보수로꼽혀온수전콜 린스와 리사 머코우스키 2명으 로그쳐버리면서인준전쟁의첫 라운드는 공화당의 승리로 판가 름 나고 있다. 인준 일정 발표만 남았다. 선거 전과 후 표결의 이 해득실을저울질중이다. 후임지 명부터선거일까진불과38일,그 안에인준표결을강행하면대법 원의 강경보수화를 확실하게 매 듭지을수있다.그러나분노한진 보표밭의‘푸른물결’이재선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선거 후로 미 루면보수의투표열풍은뜨겁겠 지만자칫선거에패할경우인준 이무산될수도있다. 민주당은‘총력 저지’를 다짐 하지만 공화당에서 4명의 이탈 표가나오지않는한현실적으로 인준을 막을 방법이 없다. 압승 할경우대법관을늘리는등대법 원개혁이거론되는정도다. 2016 년, 대선 9개월전앤토닌스칼리 아대법관의타계후오바마대통 령이후임을지명했을때“선거의 해엔 안 된다”면서 인준절차 자 체를거부했던미치매코널상원 공화당대표의‘위선’에대해민 주당은 거세게 공격한다. 그런다 고눈하나꿈쩍할매코널이아니 다! 민주당의 들끓는 분노를 일축 하는매코널의노골적이중잣대, 그 도발이 두 번째 관전 포인트, ‘인준 전쟁이 선거에 미칠 영향’ 에대해관심을가열시키고있다. 대선 막바지에 반전 계기가 되 는변수를뜻하는‘10월의이변’ 이 금년엔 2주 먼저 새로운‘폭 탄’이슈를던지면서 9월에도착 했다고 월스트릿저널은 비유한 다. 긴즈버그대법관의타계와후 임자에대한인준전쟁이대통령 과상원선거전판세를한바탕뒤 흔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치열한 인준전쟁이투표율을높일것은 확실하다. 트럼프의 코비드-19 대응실패가가장큰이슈이던금 년 선거에 갑자기‘대법원 투쟁’ 이라는또다른핫이슈가던져졌 고, 양당 모두 자신들 표밭에서 투표참여열기가그어느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주장 한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 느쪽에도움이될지는확실치않 다. 계속되는지지율부진에전전 긍긍하던트럼프는‘정치적생명 줄’을 잡은 듯 이미 포커스를 대 법원으로돌리며반전공세에돌 입했고주도권상실위험에처한 공화당상원역시‘대법원올인’ 작전을세우고있다. 그러나아직 도 수백만명의 실업자들이 좌절 하고있는팬데믹의와중인데추 가경기부양안은 외면한 채 인준 전쟁에목숨거는상원의전략이 얼마나어필할지는미지수다. 대법원의 확실한 보수화는 미 보수진영의 오랜 꿈이었다. 공화 표밭을 결집시키는 최대 이슈이 기도하다. 4년전트럼프에비우 호적이었던 공화당 유권자들을 트럼프지지로바꾸게한결정적 이슈도 보수 대법관 지명이었고, 2년전트럼프가지명한브렛캐 버노대법관인준논쟁또한중간 선거에서 공화당 상원 주도권을 유지시킨요인중하나였다. “9명 대법관 중 현재의 5대4가 아닌, 6대3의보수우위대법원이 실현되는 중이며 트럼프 백악관 과 공화당 상원의‘4년 더’가 계 속되면 7대2의‘보수천하’도가 능하지않은가”-복음주의자들 이전개해온조직적낙태폐지운 동이이같은대법원보수화추진 의동력이되고있다. 민주당 표밭의 인준 전쟁 관심 또한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진 보의대모’를잃은불안과대법원 의 강경보수화에 따른 두려움이 민주당 표밭의 투표 의지를 강렬 하게자극하고있다고 LA타임스 는분석한다. 낙태권폐지위협은 젊은 여성들의 시들했던 투표 의 지를자극하는한편, 교외지역여 성표밭에서이미약해진트럼프 지지율을더끌어내릴수도있다. 긴즈버그 후임에 트럼프 지명 자가 인준된다면 대법원은 뉴딜 정책을계속위헌판결로위협하 던 1930년대 초 이후 가장 극우 성향을띠게될것이라고어윈케 머린스키 UC버클리법대학장은 경고한다. 그건오바마케어와낙 태권과다카가폐지될수도있고, 근로자와 소비자와 소수민의 권 익보호가계속뒷걸음칠것이라 는의미다. 성급하고요란한인준 전쟁에 타계 뉴스마저 묻혀버렸 던 긴즈버그 대법관…사회의 약 자들에겐 든든한 안전망이었던 그의 빈자리가 뼈아프게 실감될 앞날이벌써부터두려워진다. 팬데믹 캥거루족 대선 뒤흔드는 ‘인준 전쟁’ 팬데믹이 초래한 두드러진 사회현 상가운데하나는부모와함께사는 성인자녀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퓨리서치 센터 조사에 따르면18세에서29세사이미국젊 은이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가 양부모혹은한쪽부모와같이살고 있는것으로나타났다. 관련통계집 계가 시작된 이후 젊은이들의 절반 이상이 부모와 동거하는 것으로 나 타난것은처음이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이 비율 은40%를넘었다가1960년29%로 까지 낮아졌다. 이후 다시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해 2008년전세계금융위기 에따른대공황이후급속 한 증가세를 지속해왔다. 그러다 올해 팬데믹으로 사상 처음 50%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7월 현재 부 모와 살고 있는 18~29세 젊은이는 2,660만명으로지난 2월 보다도260만명이나늘었다. 그럼에도 정점에 도달했다고 속단 하기는 아직 이르다. 팬데믹이 얼마 나 오래 지속되고 그 여파가 어떻게 나타날지에따라젊은이들과부모들 의동거비율은더욱올라갈수있다. 부모 집에 들어와 얹혀사는 젊은이 들이갈수록늘고있는현상은독립 성을 특징으로 하는 미국사회의 전 통문화와는 어긋나 보인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여건과 처지를 고려해 보면 이런 현 상을마냥비판적으로만볼수는없 다. 1981년부터1996년사이에태어 난20대중반부터30대후반의젊은 이들을‘밀레니얼’이라 부른다. 경 제학자들의분석에따르면밀레니얼 들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들 의부모들보다가난해진세대이다. 연방준비제도가발표한연구에따 르면 밀레니얼 가구의 실질 수입은 이전세대인X세대와베이비부머세 대에 비해 각각 11%와 14%가 적다 는것이다. 반면그어느세대보다도 교육수준이 높은 밀레니얼들은 고 등교육의 대가로 엄청난 액수의 학 자금빚을안고있는경우가많다.수 입과빚을종합적으로고려해볼때 밀레니얼들의순자산액은 X 세대의 2001년당시자산보다무려 40%가 적고 베이비부머들의 1980년 당시 자산에비해서도20%못미친다. 교육을많이받았음에도이젊은이 들이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이들이직면해야했던외적상 황과무관하지않다. 특히나이가좀 있는 밀레니얼들은 2008년 경제위 기의직격탄을맞았다. 이들은직업 시장에서 구직에 큰 어려움을 겪었 으며직업을구하더라도임금등조 건은그리좋지못했다. 개개인의능력과관계없이시작당 시의 조건은 평생 커리 어에 영향을 미친다. 예 일 대학 경제학자인 리 사 칸의 연구에 따르면 경기침체가 미국을 강 타했던1980년대초대 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그이전세대와이후세 대에 비해 평생에 걸쳐 10만달러가량덜버는것으로나타 났다. 2008년공황을겪은밀레니얼 들 역시 마찬가지다. 게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에 가장 직격탄을 맞은 것도 이들이다. 팬데믹으로 일 자리를잃은밀레니얼은480만명으 로 추산된다. 왜 이들을‘미국 역사 상가장불운한세대’라부르는지이 해가간다. 성인이되어경제적으로독립해나 갈 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 나 사회생활을 하는 형제자매의 경 제능력에의지해사는사람들을‘캥 거루족’이라지칭한다. 지금부모집 에들어가살고있는많은젊은이들 이이범주에해당할것이다. 밀레니 얼 세대에 대해 자기애가 강하고 게 으르며 헬리콥터 부모들에 의해 너 무 애지중지 양육됐다는 부정적 시 선이있는것이사실이다. 부모에많 이얹혀사는것을이런성향으로설 명하려들기도한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밀레니얼들 의 경제적 처지는 그들의 성향이나 노력과는 무관한 사회경제적 요소 들에의해지워진측면이크다. 그렇 다면‘요즘 애들’(kids these days) 이문제라고탄식할게아니라‘요즘 경제’(economy these days)가 문 제라고지적하는게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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