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0월 2일 (금요일) D8 기획 자살로 묻힐뻔한 사건이다시떠오 른건사망 2주후인 5월 9일이었다. 보 험사 조사관이 유 팀장에게 의심스러 운점이있다며수사를 의뢰했다. 우씨 는5월4일S화재보상센터에사망보험 금 수령을 문의했다고 한다. 갑작스러 운충격을받은자살유가족이사망일 주일 만에보험금을 신청하는 것은 극 히이례적이다.당시자살은보험금지급 사유에해당하지않는다는 답을 들은 남편 우씨는 분을 삭히지못하며아쉬 운반응을보였다고했다. 수화기너머 우씨의목소리엔슬픈기색이조금도없 었다. 보험사는보험금을노린‘위장살 인’이아닐까의심했다. 수사에착수한 경찰은 초반부터난 관에부딪쳤다.유족이슬퍼하지않는다 고해서무작정용의자로몰수도없는 일. 남편우씨는 태연한 태도로일관되 게진술했고, 담당 수사관들을 형이나 누나로 부르며따를정도로 수사에협 조적이었다.추후결정적단서가된우씨 의휴대폰메모는이제막디지털포렌식 분석을 맡긴참이었다. 자살 유가족인 우씨를범인으로단정하고수사하기엔 확신이부족했다.우씨진술의신빙성을 무너뜨리는게최우선과제였다. 완벽해보였던시나리오…조목조목 뜯어보니모순 수두룩 세종서수사팀과최경위는투트랙으 로 움직였다. 수사팀은앞서우씨의자 택을압수수색해확보한일기장을토대 로 우씨가 말한 사건의경위를 반박할 증거를 찾기시작했다. 최경위는 우씨 진술 자체를 분석했다.이진술들 사이 모순점을발견해진술내부로부터신빙 성을깨는것이수사팀과최경위의전략 이었다. 2018년1월29일최경위는우씨의진 술기록 5가지를공유받았다.세종서수 사팀기록 ( 2017년8월·2018년1월 ) 과김 씨의언니B씨와어머니C씨에게사건경 위를설명한내용 ( 2017년4월·5월·10월 ) 이었다. 이를통해본우씨의스토리는일관돼 보였다.“샤워를마친뒤아내가화장실 에들어갔는데,잠시후‘쿵’소리가났다. 가보니아내가쓰러져있었고약물이든 주사로극단적선택을한것같았다.아 내는 우울증을앓고있었다는진술이 조금의흔들림도없이유지됐다. 그러나최경위는우씨의진술밖에존 재하는신혼여행첫날밤의호텔방상 황 을 재 구 성해보 려 고 시도했다. 아내가 사망할 때 남편은 침 실에서무 엇 을 하 고있었을까 ? 우씨는 나 중 에 처 형에게 는“ 침 대에 걸 터 앉 아 졸 고있었다 ” 고말 했다가, 수사관에게는 “이부자리를 정 리했다 ” 거나“ 침 대에누워있었다 ” 고하 는 등 엇갈 린 증언을 했다. 또 우씨는 “아내가 죽 기전화장실 변 기에 앉 아있 었다 ” 고말했는데,이는화장실밖에있 던 우씨가 알 수없는정보였다는점도 주목할부분이었다. 최경위의경험상이 런 진술상모순은 순발 력좋 은 계획 범들에게나 타 나는 특 징 이다.아무리머리가 좋 은범인이 라 도, 사건 현 장의모든디 테 일을 완벽 하게 구 상하는건 불 가 능 하다. 따 라 서이 런질 문을받을 때계획 범은순발 력 을발 휘 해 디 테 일을지어내게되는데, 세부정보가 워 낙 많 아 반 드 시진술 사이에모순이 생 긴다.최경위는우씨의진술에서이 런 불 일 치 를1 3 건이나발견할수있었다. 수사팀이압수해분석한 증거물에도 우씨진술을무너뜨 릴 내용이나오기시 작했다.우씨자택에서확보한일기장에 따르 면 , 우씨는 201 6 년부터보험금을 탈 계획 을 세우고 있었다. 일기장에는 ‘여자친 구 와 싸 우고설 득 해보험에가 입 시 킨 다. 예 상금 액 10 억 ( 201 6 년 3 월기 록 ) ’ 등 의메모가 빼곡 히담 겨 있었다. 또 우씨가 201 6 년자신을 수 익 자로 하는 보험을든뒤,친 구 를오사 카 로데 려 가 비슷 한방 법 으로니 코틴 주 입 을시도하 려 다실 패 한정 황 도나 왔 다. 경찰이포위망을 좁 히자,우씨의태도 는 180도 바뀌 었다. 형·누나 하며따 랐 던 수사관들에게반말을했고, 몇 시 간 을 노 래 만 불 러수사관들을 자극하기 도 했다. 불 리한 질 문을 받으 면 “그 딴 걸왜 묻 냐” 며 면 박을 줬 다.우씨의 돌변 은 궁 지에몰 려 당 황 한사 람 의공격성이 표출 된것이아니 라 , 더 이상‘착한 척 ’할 필요 가없어 졌 기 때 문에본색이 드 러난 것일 뿐 이었다. 죽은 아내의심리를 부검하다 계획 살인의증거가 속속 드 러났 음 에 도 우씨는여전히뻔뻔했다. 아내가 극 단적선택을한것이 라 는주장을 굽 히지 않았다. 특 히사망전아내가 가족에게 보 낸음 성메시지, 자해이 력 , 유서를 쓴 적있다는사실을 집요 하게 강 조했다. 경찰수사는아내김씨가극단적선택 을 할 동 기가없었 던 점을 규 명하는데 집중 됐다. 최경위가떠 올 린수단은 ‘심 리부 검 ’이었다. 심리부 검 은 고인의주 변 인을 면 담해 생 전심리상태를 복원 하 는 프 로 파 일 링 기 법 이다.일반부 검 이시 신을분석해고인의물리적사망경위를 밝 히는 일이 라면 , 심리부 검 은 마 음 을 뜯 어보는 셈 이다.심리부 검 이경찰수사 에실제쓰이는일은 극히 드 물지만,여 러증거앞에서도자 백 하지않는우씨를 무너뜨리기위해할 수있는것은 모 두 해 봐야 했다. 분석은 2주 간 이 뤄졌 다.대상은 11명. 김씨의부모 님 과언니, 초 등 · 중학교 친 구 ,아르 바 이트 동료 들까지만났다. 유 가족과지인들은기다 렸 다는 듯억 울 함 을 쏟 아 냈 다.아무리 생각 해도수상한 점이한 둘 이아 닌 데일본경찰이단순자 살로사건을종결했다는것이다. 특 히언니B씨가전해 준 우씨와김씨 의관 계 는기이하기 짝 이없었다.우씨는 ‘김씨가 가족 때 문에우울해하며우씨 와결혼을하고 싶 어한다’고김씨주 변 인들이 믿 게하는 데상당히공을 들였 다. 김씨가족들에게김씨인 척 “ 임 신을 했으니우씨와결혼하 겠 다 ” 는메시지를 보내는식이었다. 알 고보니이전에김씨 가 썼 다는 유서도 우씨가 강 제로 쓰게 한것이었다.친 구 들은김씨의자해경험 이우씨의데이트 폭력때 문이었다고 입 을모아말했다. 최경위는 “자살가 능 성없는것으로 평 가된다 ” 고결 론 내 렸 다. 김씨는친 구 들에게우씨와의일본여행이설렌다고 했고, 휴대폰으로 ‘이 쁜 아이이 름 ’을 검 색하는 등 결혼 생활 을기대했 던 정 황 도 나 왔 다.이후최경위가진행한사이 코패 스 ( P C L - R ) 검 사에서우씨는 40점만점 에2 6 점을받았는데,이는 강 호순 ( 27점 ) , 조 두 순 ( 29점 ) , 이 영학 ( 25점 ) 과 비슷 한 점수다. 2018년 8월 3 0일대전지 법 은살인·살 인 미 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상해· 강요등혐 의로재 판 에 넘겨 진우씨에게 무기 징역 을선고했다.재 판 부는김씨의 심리부 검 보고서를증거로 채 택했다.심 리부 검 보고서가 법원 에서인정받은첫 사례다. 대 법원 은 지난해 10월상고를 기 각 하고 무기 징역 을 선고한 1심 판 결 을확정했다. 김현종기자 2017년4월우모(당시21)씨가극단적선택을위장해아내김모(19)씨를살해하는데사용한니코틴원 액(위사진)과일본오사카에서우씨와김씨가묵은호텔건물전경. 한국일보자료사진 가족^지인통한‘심리부검’$단꿈꾸던신부가신혼여행가서자살? 아니다! “아내가화장실에서자살했다” 젊은남편의그럴듯한진술에 일본경찰‘단순자살’로판단 시신화장돼한국으로이송돼 남편일주일만에보험금청구 보험사의심으로한국서재수사 모순된진술^의심스러운증거들$ 사이코패스의계획살인드러나 심리부검첫증거채택사례로 “최경위, 용의자인남편진술이 탄탄하긴한데사건이좀 의심스러워요.검토한번해주시죠.” 미세먼지로하늘이뿌옇던2017년 12월어느날.충남경찰청 프로파일러최규환경위에게, 유제욱 세종경찰서형사1팀장이찾아왔다. 살인으로의심되는사건이있는데, 용의자진술이논리정연해 프로파일러도움이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유팀장이말한사건의개요는 이랬다. 2017년4월25일오전2시 50분쯤일본오사카로신혼여행을 떠난아내김모 (당시19) 씨가여행 첫날사망했다. 사인은급성니코틴 중독.김씨는호텔화장실에서숨진 채발견됐는데,당시화장실에는 카테터 (가느다란관) 와주사기가 있었다고한다.침실에있던남편 우모 (21) 씨는 “쿵소리가나화장실 안을확인하니아내가숨져 있었다”며일본경찰에신고했다. 객실안에는둘만있었고,내부에 폐쇄회로 (CC) TV는없었다. 우씨는아내김씨가평소우울증을 앓고있었다고일본경찰에 진술했다. 사망직전김씨는 가족들에게음성메시지를보내 “결혼을반대해우울하다,나없는셈 치라”며극단적선택을암시하는 말을남겼다.김씨는전에도자해를 하거나유서를쓴적이있었다.일본 경찰은김씨가극단적선택을했다고 판단하고수사를종결했다.김씨의 시신은화장돼한국으로이송됐다. 과학수사의첨병 프로파일러의세계 <4>오사카니코틴살인사건 최규환경위 오사카니코틴살인사건범행일지 } 2017 4. 14 혼인신고 } 2017 4.24 인천국제공항에서여행자보험가입 일본오사카로신혼여행 } 2017 4.25 남편우씨,오사카숙소화장실에서아내 김씨살해 } 2017 5.4 우씨, 보험사에보험금청구 } 2017 5.9 보험사제보로충남세종경찰서내사 착수 } 2017 11.29 경찰,우씨자택압수수색 } 2018 1.30 충남경찰청,우씨진술분석보고서작성 } 2018 3.9 김씨심리부검보고서작성 } 2018 8.30 1심법원우씨무기징역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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