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0월 9일 (금요일) A8 오피니언 나훈아 분노의 벌 뉴스칼럼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수있습니다 “때로는 내용도 모르면서 미국의 팝 송가사를받아적고노래를따라불렀 다. …국내 대중가요는‘뽕짝’이라며 거들떠보지도않았다. 그‘뽕짝’을부 르는 가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예외 라면통기타부대로불린가수들정도 였다.” “군대시절어느날유치하고느끼하 게까지 들렸던‘뽕짝이 달리 들렸다. 곡조도, 가사도마음을파고든다고할 까…”이제는 70줄에 들어 선 한 미주 동포의 이른바 ‘뽕짝’가요에 대한 회고다. 그분의이야기는또이렇게 이어진다. “10~20대 시절 고등학교 를졸업하고대학을다닐때 갈망대상은온통서구의것 이었다. 그러다보니 어쩌면 문화적사대주의병에걸렸 던 것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군대 시절을 겪으면서 한국인의 정서적 정 체성을알아가게됐다고할까…” ‘나훈아로시작돼나훈아로끝났다’ -.이제막끝난한가위연휴를두고나 오는한국에서나오는말이다. 추 석 전 야 인 지 난 9월30일 밤 KBS2TV에서 방영된‘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30%가까운시청률을기록했다. 중장년, 노년층뿐만이 아니다. 10~20대들의 반응도 엄청났다고 한 다.‘나훈아라는 가수를 진지하게 다 시 보게 됐다’는 댓글이 쇄도할 정도 로. 인터넷판이지만아주이례적으로나 훈아 콘서트를 주요 일간지들은 톱기 사로다루었다. 그리고과거나훈아가 했던말, 행적들까지새삼조명을받았 다. 훈장을 사양했다. 김정은이 2018 년‘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에 참여를 원했으나불참했다등등. 대한민국이이처럼나훈아에푹빠지 게된이유는뭘까. “울음, 절규를오가는특유의능란한 가창으로 청자를 쥐락펴락했다. 다채 로운표정연기로뿜는카리스마…. 중 장년층사이에는감탄이, 그를처음접 하는 젊은 층에선‘묘하게 마력적’이 란 키워드가 연휴 내내 온-오프라인 에맴돌았다.”한국내보도다. 한 마디로 반세기 이상 쉬지 않고 노 래를 불러온 노가수의 엄청난 내공이 사람들을빨아들인것이다. 거기에 다가 또 이런 측면도 있는 것 은 아닐까. 스스로를‘뽕짝’가수라고 부른 대중의 가수 나훈아. 그 한 거장 의 혼신의 열창이‘대한민국의 혼의 울부짖음’으로 들려진 것 은아닐까하는것이다. ‘대한민국 어게인’이란 타이틀부터가 그렇다. 언 제부터였나.‘대한민국’ 이란 말은 기피어 비슷하 게들리게된것이. 대한민 국은태어나서는안됐어야 할나라인양치부된다. 그 런 가운데 태극기에, 대한 민국을 연호하면 반정부 시위가 연상 된다. 그런데그대한민국을콘서트타이틀 로 내 걸었다. 그리고 공연 중 발언을 통해 역경을 이기며 산업화와 민주화 를동시에이룩한한국땅의보통사람,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찬사를 이어나 갔다. 그 발언의 하이라이트는“역사책을 봐도왕이나대통령이국민위해목숨 을거는거못봤다…. 이나라를누가 지켰느냐하면바로오늘여러분이지 켰다. 여러분이 세계 1등 국민이다”고 외친부분이다. 법무장관이란여자는국민이준권력 을자기와아들을방어하기위해뻔뻔 하게사용하고도오히려큰소리친다. 북한군이 대한민국 국민을 죽이고 불 태워도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침묵만 지키다가외치느니공허한평화타령이 다. 무슨 짓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 신성 (神聖)계급의 출현. 대통령은, 군은 왜 있어야하는지…. 그가운데국민은스 스로알아서목숨을챙겨야하는상황. 이일찍이경험해보지못한기막힌현 실에서 나훈아의 외침은 어떻게 들렸 을까.그러니…. 벌도 화를 낼까? 지적인 사고기능이 있어야 감정이 나타난다. 그런 이유로 옛적엔 인간만 이감정이있다고믿었고그후영장류와척추 동물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꾸 었다. 최근에는전체지구동물의거의95%이 상을 차지하고 있는 곤충을 포함한 무척추동 물까지도원초적감정이있다는사실이증명되 었다. 반년전이사온집뒤편에손바닥만터가있 다.코비드-19이안겨준지루한시간을견디려 고뒷마당에조그만채소밭을만들어오이, 호 박, 상추그리고몇가지꽃나무들과탠저린나 무한그루를심었다. 나무에꽃이피기시작하 자노랑바탕에검은줄이처진꿀벌들이찾아 들었다. 대기오염이 심한 어느 지구촌에는 벌 과 나비가 사라졌다는데 이곳은 다행이란 생 각이들었다. 한 달 전 뒤뜰 처마 바로 밑에서 주먹크기의 벌집을 발견했다. 꽃가루를 날라다 열매를 맺 게해주는고마운벌들의보금자리이지만사람 들에게 해를 끼칠 위험 때문에 없애기로 했다. 모자에 마스크, 안경, 모자달린 재킷, 팔 전체 를덮은긴장갑으로무장하고긴막대기로벌 집을끌어내리는순간벌수십마리가한꺼번 에쏟아져나왔다. 이렇게많은벌들이그조그 만벌집에사는줄은미처몰랐다. 벌들은본능 적으로 약탈자인 나에게 달려들어 그중 두어 마리가내왼쪽눈썹위를쏘았다. 따끔하다는 느낌이들며골프장에서벌에쏘인후과민알 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응급실로 실려간 친구 가생각났다. 몇시간이지나자달아난벌들이하나둘모여 들기시작해처마밑벌집터에수십마리가서 성거렸다. 벌들도환각지증세(Phantom Limb symptom)가 있는지 집이 사라졌는데도 집이 있다는환상때문에돌아온듯싶다. 환각지증 상은 팔이나 다리가 절단된 후에도 절단된 부 위에계속통증을느끼는현상이다. 절단된부 위의말초신경은없어졌지만중추신경인뇌가 주위뇌세포를자극하여새로운통증뇌회로 를 만드는 뇌의 가소성 그리고 사지가 절단되 지않았다고부정하는심리적방어기전이합쳐 져일어나는반응이다. 환각지증상은임시현 상으로 시간이 가면 대부분 사라지는데 벌들 은그렇지않았다. 일주일쯤되었을까, 벌들은없어진집터에다 시집을짓기시작했다. 호스물로쓸어버릴까 하다가너무잔인한것같아그만두었다. 혹시 벌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나 우울증을 앓 을까하는염려때문이었다. 벌들은자기집이 갑자기부서졌을때공포와분노를느꼈을것이 다. 공포와분노는거의모든정신질환에어느 정도포함되어있다. 특히공황장애와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공포가주요감정이고분노는 우울증을초래한다. 벌들이나때문에경험한공포감,분노를생산 적 방향으로 승화시켜 자신의 생존과 미래의 자손을위해묵묵히집짓는모습을보니마음 이놓였다. 생명의 위협이나 심한 신체적 위험상황을 체 험한뒤나타나는정신적, 신체적고통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신질환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다. 대부분은서서히회복하지만 그중6-7%정도가지속적인공포감과분노로 고생을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상당수 가우울증을동반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와우울증치료는초기에약물로증세를완화 시킨 다음 인지행동 치료로 왜곡된 생각을 고 쳐주고, 사회적기술훈련으로삶의질을높이 는정신심리치료가효과적이다. 벌에쏘인후부어오른눈꺼풀이왼쪽눈을반 쯤덮어일주일이상불편을겪었다. 앞이잘안 보여책도TV도볼수없었고통증과가려움으 로 고생했지만 결코 쏜 벌들을 미워하지 않았 다. 벌들사정이야어떻든나만편하겠다는이 기적 행동으로 그들에게 큰 상처를 준 죄값이 란생각이들어서였다. 인간은 동물의 본능을 막을 수 없다. 그들과 더불어살아야한다는게어길수없는자연의 법칙임을다시한번되새겼다. 벌에쏘인고통 이삶을보다넓게읽을수있는계기를주었던 것아닐까? 삶과 생각 천양곡 정신과전문의 A15 ▲광고접수 (323)692-2100 Fax (323)692-2111 ▲구독신청 (323)692-2121 Fax (323)692-2122 ▲행사안내 (323)692-2070 안내전화 (323) 692-2000 제보전화 (323)692-2020 Fax (323) 692-2062 www.koreatimes.com 회장 · 발행인 : 장재민 부 회 장 : 전성환 사장 · 편집인 : 권기준 주 필 : 권정희 편 집 국 장 : 김종하 ▲사회부 (323)692-2027 ▲경제부 (323)692-2022 ▲특집1부 (323)692-2047 ▲특집2부 (323)692-2057 ▲스포츠부 (323)692-2020 조롱 경각 다. 팬 확실 교훈을 만큼 다. 그 어리 적 이 다. 프가 결여돼 리가 명하 민의 것은 며 놀 하고 임상 안의 도 만 H and 리 트 선되던 .“나 상처 6,297 라를 대판 럼느 는“우 한다” 해도 는 일 그러기 이망 선택은 론은 용을 당신의 것이 위원> .com 벌도 화를 낼까? 지적인 사고기 능이 있어야 감정이 나타난다. 그 런이유로옛적엔인간만이감정이 있다고 믿었고 그 후 영장류와 척 추동물도감정을표현할수있다고 생각을바꾸었다. 최근에는전체지 구 동물의 거의 95% 이상을 차지 하고있는곤충을포함한무척추동 물까지도원초적감정이있다는사 실이증명되었다. 반 년 전 이사 온 집 뒤편에 손 바닥만 터가 있다. 코비드-19이 안 겨준지루한시간을견디려고뒷마 당에 조그만 채소밭을 만들어 오 이, 호박, 상추그리고몇가지꽃나 무들과 탠저린 나무 한 그루를 심 었다. 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하자 노랑 바탕에 검은 줄이 처진 꿀벌 들이찾아들었다. 대기오염이심한 어느지구촌에는벌과나비가사라 졌다는데 이곳은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달전뒤뜰처마바로밑에서 주먹크기의 벌집을 발견했다. 꽃가 루를 날라다 열매를 맺게 해주는 고마운 벌들의 보금자리이지만 사 람들에게 해를 끼칠 위험 때문에 없애기로 했다. 모자에 마스크, 안 경, 모자달린 재킷, 팔 전체를 덮은 긴 장갑으로 무장하고 긴 막대기 로벌집을끌어내리는순간벌수 십 마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 다. 이렇게 많은 벌들이 그 조그만 벌집에 사는 줄은 미처 몰랐다. 벌 들은 본능적으로 약탈자인 나에게 달려들어 그중 두어 마리가 내 왼 쪽 눈썹 위를 쏘았다. 따끔하다는 느낌이들며골프장에서벌에쏘인 후 과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응급실로실려간친구가생각났다. 몇 시간이 지나자 달아난 벌들 이하나둘모여들기시작해처마밑 벌집터에수십마리가서성거렸다. 벌들도 환각지 증세(Phantom Limb symptom)가 있는지 집이 사라졌는 데도 집이 있다는 환상 때문에 돌 아온 듯싶다. 환각지 증상은 팔이 나 다리가 절단된 후에도 절단된 부위에계속통증을느끼는현상이 다. 절단된부위의말초신경은없어 졌지만중추신경인뇌가주위뇌세 포를 자극하여 새로운 통증 뇌 회 로를 만드는 뇌의 가소성 그리고 사지가 절단되지 않았다고 부정하 는심리적방어기전이합쳐져일어 나는 반응이다. 환각지 증상은 임 시 현상으로 시간이 가면 대부분 사라지는데벌들은그렇지않았다. 일주일쯤 되었을까, 벌들은 없어 진 집터에 다시 집을 짓기 시작했 다. 호스 물로 쓸어버릴까 하다가 너무 잔인한 것 같아 그만 두었다. 혹시벌들이외상후스트레스장애 나 우울증을 앓을까 하는 염려 때 문이었다. 벌들은자기집이갑자기 부서졌을때공 와분노를느꼈을 것이다. 공포와 분노는 거의 모든 정신질환에어느정도포함되어있 다. 특히 공황장애와 외상 후 스트 레스장애는공포가주요감정이고 분노는우울증을초래한다. 벌들이 나 때문에 경험한 공포 감, 분노를생산적방향으로승화시 켜 자신의 존과 미래의 자손을 위해 묵묵히 집짓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놓였다. 생명의위협이나심한신체적위 험상황을 체험한 뒤 나타나는 정 신적, 신체적고통때문에일상생활 에 지장을 주는 정신질환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다. 대부분은 서 서히 회복하지만 그중 6-7% 정도 가지속적인공포감과분노로고생 을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상당수가 우울증을 동반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 치료 는초기에약물로증세를완화시킨 다음 인지행동 치료로 왜곡된 생 각을고쳐주고, 사회적기술훈련으 로삶의질을높이는 신심리치료 가효과적이다. 벌에쏘인후부어오른눈꺼풀이 왼쪽 눈을 반쯤 덮어 일주일 이상 불편을 겪었다. 앞이 잘 안보여 책 도 TV도 볼 수 없었고 통증과 가 려움으로고생했지만결코쏜벌들 을 미워하지 않았다. 벌들 사정이 야어떻든나만편하겠다는이기적 행동으로 그들에게 큰 상처를 준 죄값이란생각이들어서였다. 인간은 동물의 본능을 막을 수 없다. 그들과 더불어 살아야 한 는게어길수없는자연의법칙임 을다시한번되새겼다. 벌에쏘인 고통이삶을보다넓게읽을수있 는계기를주었던것아닐까? 삶과생각 분노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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