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0월 17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서로의자화상 그냥웃고말지요 평소에도 사이가 그리 각별하지 않으셨던 부부로부터 긴급 SOS 문자를 받았다. 팬데믹을 지나는 동안인데도아니나다를까티격태 격은어쩔수없나보다. 큰소리가 오가고강도가격렬해지다보면가 재도구가 몸살을 앓고 중재하는 이도체력이요구되는지경에이른 다. 번번히 개입당해온 터라서 부 부학개론이알차게적립되어가고 있다. 남편을 타박하며 하소연 하 느라눈물범벅이된부인에게‘속 상하겠다. 시대가 언제인데 아내 한테그러면안되지실망이야’순 간부인눈이동그레진다. 남편투 정이멈춰지고주객전도분위기로 가고 있다. 매번 위기상황으로 치 닫는 다툼을 화해로 조정해주었 고 넋두리를 들어주기만 했던 것 을. 부부상의또다른옆모습을보 게되었다. 남편을 원망했던 감정보다 타인 에게 드러난 굴욕감은 감정의 사 사오입도반올림도쉽게넘어서는 것이 부부였구나. 모든 부부들은 나름의 부부 시나리오를 갖고 살 고있는것이라서매맞으면서도관 계가 유지되는 부부가 있는가 하 면 남편을 노예처럼 동거인으로 삼고 해로하는 부부도 있기 마련 인가보다. 의식의 교집합이 만들 어낸 부부만의 유일한 문화가 있 음이라 옳고 그름을 논하기보다 저들만의 불문율로 가정을 영위 하는기교일수도있겠다. 함께삶 을 공유해오는 동안 알게 모르게 쌓인 동지애같은 연민의 정으로 행복의 본질을 추구해온 것임을 직관하게된다. 부부서로가그려내는자화상은 천태만상이다. 자칭 타칭 인정받 으며 대단히 잘나가는 아내는 남 편을곧잘무시하려드는여편네들 로 두루두루 우월한 고로 가정사 를 주도하는 아내이다. 상전처럼 군림하는아내를받드는노예같은 남편의 행복척도 눈금은 어디에 두었을까. 제멋에 겨운 잘난 남편 은 아내를 일단 무시하는 남정네 들이다. 남자는하늘, 여자는땅이 라는구호를부르짖는남편에게서 진정성있는 행복나눔을 추구할 수 있을까. 견제와 균형잡힌 고른 관계를 모토로 삼는 것이 행복한 부부로 묶여지는 지름길인 것을. 균형이 허물어지면 겉으론 여상 스럽게보이지만내면은절름발이 부부일수밖에. 부부란모든것을 공유하며 동행하는 것이라서 결 함들을 서로 안아주는 이타심이 존재해야 아름다운 부부상이 될 것이다. 해서 부부를 이인삼각 경 주로비견하기도한다. 한생을살 아가노라면어느새모습까지도닮 아가고서로의자화상을발견하게 도되나보다. 반려자의 단점이나 흠집을 들추 며 몰아세우듯 무시하는 어투로 쏘아붙이는 소행은 상처를 받으 라는행위다. 아내가아프면내갈 비뼈가아픈것이요남편이아프면 내몸이아픈것을.배려가담긴유 연한 대화는 서로를 향한 겸허함 이요 다름을 인정하는 용기로 이 어진다. 자존심이 가세한 자신의 주장에 대한 확신감으로 상대에 게강요하거나우격다짐으로인정 하라는 행위는 품격 없는 부부로 전락할수밖에없음이다. 함께살 아갈 방향성이나 가치관 촛점이 일치되지 않은 채라면 촛점을 조 율하며 의로운 이룸을 향한 동기 부여에 충실하게 타협안을 받아 들인다면 부부학 점수는 우수함 으로인정받을수있을것이다. 팬 데믹으로제한받는공간이지만화 려하진 않아도 조촐한 사랑나눔 을위해격려와서로의제안을적 당하게 서로 용납한다면 아름답 고은은한빛둘레를만들어갈것 이다. 상대를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는 부부는 사랑 안에서 행 복하고 거룩해진다. 부족한 부분 을 약점으로 경시하기보다 가끔 은 눈감아주며 서로 세워주되 거 룩으로 세워주자. 팬데믹으로 지 루한 중에라도 함께 그려낸 생의 캔버스를되돌아보는여분의시간 을만들어보자. 칼로 믈베기를 자주하다보면 칼 도녹슬기마련이다. 부부는긴세 월을 동거동락하는 동안 서로의 자화상을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아내의 행복한 모습은 남편이 그 려낸 자화상이요 남편의 편안한 모습 또한 아내가 그려낸 자화상 이다. 서로를 거울 삼으며 칭찬하 는 부부로 변신해보자. 칭찬은 부 메랑이 되어 되돌아오는 것이라 서 어색하고 민망함으로 미루어 왔던 칭찬거리를 꺼내보자는 것 이다. 칭찬하려 들면 뭉게구름처 럼 몽실몽실 떠오르는 칭찬이 한 아름일 것이다. 감사하자고 들면 감사할 일이 태산일 것이다. 따지 고보면이만한내남편도없음이 요, 이만한 내 아내도 없지 않은 가. 미운정고운정이핑계없이들 겠는가. 어느 부부랄 것 없이 서로를 충 분히 알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정 작 부인은 부인대로, 남편은 남편 대로이해부족을느낀다. 아직살 아보지 않은 베일에 쌓인 신비한 내일들을 기대하는 기쁨으로 남 은날동안의후회없는서로의자 화상을 만들어 보자. 그러노라면 생의 여정을 압축한 고결한 수채 화로 남겨질 것이다. 남은 날들이 하냥 줄을 서서 기다려주진 않을 터.몇뼘이나남았을지알수없는 시간들이지않은가. 누구나 알고있는‘부부학 개론’ 인데 핀잔을 불사하고 탕평이 필 요하신 분의 SOS가 들려온 터라 멋쩍은 글을 내밀어 본다. 부부는 서로의 자화상임을 공감하시는 분들의 담백하고 홀가분한 목소 리를기대하며. 시사만평 메이플라워호 400주년 뉴스칼럼 *모든칼럼은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다를 수 있습니다 ▲ 팩 스: 770-622-9605 ▲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김정자 (시인, 수필가·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지금제정신입니까?!작은배에사회적 거리두기도없이108명이나타고있다니요?!” 해안경비대 닥터파우치가트럼프대통령 의재선캠페인에등장했다.‘트 럼프대통령보다더열심히코 로나대처에나설수는없다’는 뜻의 말을 하면서-. 정말인가. 사실이라면 흥미로운 반전이 다. 알려진것처럼백악관과국립 앨러지 전염병 연구소장인 닥 터 파우치는 껄끄러운 사이다. 그는 대통령의 말과 반대되는 소신발언을멈추지않는다. 쉰 목소리 때문에 얼마 전목의작은혹을떼 내는 수술을 받은 그 는 톤이 높지는 않지 만 전하는 메시지는 늘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감염된 코비드-19 확산에는 백악관모임이 핫스 팟이었다는 속쓰린 이야기도했다. 그런데-. 트럼프 캠 프에서제작한30초짜리TV홍 보물에 등장한 파우치는 이와 는 다르다. 이 영상은 대통령이 코비드-19 치료를 받고 월터 리드 군병원을 퇴원하고 난 뒤 나왔다.경합주중한곳인미시 간에서방영됐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거두절 미, 개똥이가잘하고있다고말 했는데, 말순이가 잘하고 있다 로살짝주어가바꿔치기된것 이다. 한국 정치권에서 드물지 않게볼수있는어법이다. 원래 했던 닥터 파우치의 말 을 간추리면 대략 이렇다. 지난 3월 코로나 대응애 관해 팍스 TV와의인터뷰에서한말이다. “....... 이 일에 하루종일 매달 려 있다. 백악관 회의에 참석하 거나, 아니면 전화로. 밤 12시, 새벽 1시, 2시에전화가연결되 기도 한다. 나만 그런 것이 아 니다. 정부의 공중보건 전문가 들이 지금 모두 그렇다. 누구 도이보다더많은일을하고있 을수는없다.(I can’t imagine that anybody could be doing more.)....” 마지막 문장,‘누구도..... 없 다’가이번트럼프홍보동영상 에쓰였다. 닥터파우치가등장 하면서 이 말을 한다. 앞의 말 들은쏙빠졌다. 동영상을보면 ‘누구도트럼프보다열심히코 로나대처에나설수없을것’이 라는말로들린다. 언론, 특히 TV 방송들이이를 놓칠리없다. 원본영상을쉽게 찾을수있기때문에금방비교 가가능하다. 이번크리스마스면팔순이되 는 파우치 할아버지는 다소 화 가난듯하다.그는자기가이런 식으로등장하는것은“진짜불 운하고실망스러운일”.이라고 했다.“지난 50여년 간의공직생활중에 어느후보도직간접 적으로 지지한 적 이없다”는말도덧 붙인다. 이 광고를 내려야한다는뜻이 냐의 CNN 앵커의 질문에“물론이다. 공화당캠프는동의 없이 내 말을 마음 대로선거홍보물에 사용했다”고말했다. 트럼프캠프의입장은어떨까. “이말은 전국적으로 방영된 TV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 가이렇게하고있다고닥터파 우치가 자기 입으로 말한 것이 다.취소할마음이없다.” 하하... 이럴때는그냥웃고넘 어가는것이좋겠다. 듣고보니 일리가없는것도아니네.‘정부 의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트 럼프 행정부’의 구성원들, 이 들의 대표자는 곧‘트럼프’니 까. 논리의비약이심하긴하지 만-. 당락이 결정될 경합주에서도 밀리는 트럼프 캠프에서 얼마 나 급했으면 그랬을까라는 생 각과 함께 정치란 이렇게 낯이 두꺼워야 하는거구나 하는 깨 달음도새삼스럽다. 워싱턴정치,대통령선거가이 렇게 재미있으니 후보가 누구 인지도 잘 모르는 밋밋한 동네 교육위원 선거에 유권자들의 관심이없는것은당연하다. 유 권자들이 전국 뉴스에 매몰돼 정작 중요한 지역 문제에는 관 심이 멀어지게 된 것은 미디어 의 역기능 중 하나로 지적된다. 로컬 미디어의 입지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원인의 하나로 도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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