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0월 31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뉴스칼럼 *모든칼럼은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다를 수 있습니다 ▲ 팩 스: 770-622-9605 ▲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김정자 (시인, 수필가·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시사만평 달에서 물 존재 확인 “이런날이올까봐걱정했는데...지구인들이여기에물이있는걸발견했으니…” “이제는그들이우리분화구들을플라스틱물병으로가득채울거같은데…” 잠깐으로끝날것같았던팬데믹 사태가 갈수록 첩첩산중 오리무 중이다. 불투명한 미래로 일상이 무거운즈음에문득낯선듯가을 이 들어서고 있었다. 지난 한가위 에보름달을보며달빛찾아삼만 리를 했던 기억이 여직 소롯한데 다시금 둥근 보름달이 휘영청 떠 올랐다. 한가위보름달아래추수 의기쁨만으로도행복해했던시절 은잊혀져가고더편하고, 더쉽고, 더 빠른 속도감으로 달리는 일에 열중하느라 인간이 망쳐놓은 것 들이 태산보다 높아 보인다. 자연 에미안한마음, 죄스런마음이어 느 계절보다 크게 느껴지는 가을 이다. 팬데믹 와중이라 만사가 걱정 스럽고, 불안과 고립감이 유발되 는 시점이라 마음이 무거운 터이 지만, 순환의 질서따라 작은 것에 서기쁨을찾고, 뜻밖의순간에감 동하고, 문득돌아본기억들에감 사하게 되는 계절, 가을이 다가와 주었다. 수식어로는 턱없을 만큼 의 존재하는 모든 색깔을 불러모 아 순박한 원색으로 채색되고 있 는 가을날이다. 어느 계절보다 선 명한 하늘을 배경삼은 가을이라 는새로운집으로이사를든기분 이다. 말로도그무엇으로도다할 수없는가을의정감으로살고싶 어 가을 혼불의 타오름을 지켜보 리라.단풍으로,낙엽으로가을빛 이 쌓여가고 있는 풍경이 예사롭 지 않은 표정으로 짚어준다. 가을 은 비워내고, 내려놓으려는 의지 만 있는게 아니라고. 봄과 여름을 만물이 소생하고 꽃을 피워내는 계절이라 한다면 가을도 단풍이 란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 말았 으니까. 사진적인 의미로도 가을은 가장 포토제닉한 계절로 단연 으뜸으 로꼽히고있다. 시각적매력을풍 부하게동반하고있기에영상기법 의 대상으로 삼으려하는 사진작 가들의 걸음이 분주해지는 계절 이다. 가을이 주는 도취의 정서가 그만큼차별없이무등하기때문일 게다. 가을은성숙을도모하는계 절이요삭막한겨울맞이채비까지 알뜰하게 챙겨주는 정겨움도 깃 들어있다. 가을이익어갈수록아 름다움에 감탄하고 그 아름다움 이소멸로소진하는두가닥의실 존앞에당황하지않으며가을속 으로 깊숙히 심취되는 이끌림의 실체는무엇일까. 어쩔수없이소 멸과 쇠락을 이야기하지 않고서 는가을을제대로들여다볼수없 을것이라서쓸쓸함을더해줄지라 도 황홀함과 퇴색, 찬란함과 소멸 이라는 두 모습이 가을이란 존재 의실체임을인정할수밖에. 감성 을 과소비해가며 무구한 순결로 인생을 다듬어 주기에 두 모습을 지녔다한들가을을외면할순없 음이다. 가을은 포만과 이룸의 절 정이 응집된 벅찬 감정도, 비합리 적으로 고독과 고립과 쓸쓸함을 대변하며나락으로스러지는본질 에 앞서는 실존도 나누고 싶어한 다. 실존과균일한불변의거리를두 고 인생들의 깊은 내면적 흐름을 한결같은 느낌으로 느끼게 해주 는 섬세함까지 전해주려 한다. 인 간에게로다가오려는오기로보이 기도 하지만. 가을 본질을 추구하 면할수록가을을향한몰입을요 구한다. 화려하고 찬란한 계절로 만 보이고 싶어함도, 원색의 아름 다움에서 매마름으로 가랑잎 더 미를 만들뿐이라 단정하지 말아 달라는 쓸쓸함도 엿보게 되지만 종국엔 비워내고 내려놓게 되는 가을처럼 살아지고 싶다. 차치물 론하고 가을로 살고 싶음은 언제 고상존할것이라서이가을이다 하도록 탐해보고 누리고 싶어진 다. 동일한시한속에서서로다른 반복과주기성패턴을경험해야하 는모순이가을미학이었다. 가을 의속깊음이더욱고결해보인다. 가을의치명적인아름다움앞에 서면 마음이 한가로워지고 누군 가의이야기든하냥들어줄것같 다. 하늘이하맑아우러르다보면 기돗 말이 주저리 주저리 풀려난 다. 가을은허허롭고풍족하고, 황 홀한 슬픔이 기웃대지만 뭉클한 감동도겸하는계절이라서심성이 성결해지고 맑은 시 한줄기가 읊 조려지기도 한다. 가을의 진정한 아름다움은비경은물론이려니와 그 속깊음으로 지혜나 이론이나 상식으로도열수없을신비의비 밀을삭여내고있음이더깊은아 름다움이다. 단풍이 그려낸 화려 무비한 아름다움의 배열에 감동 하는 것에 그치지 않으며 아름다 움도종내는시들어버림의이중고 를배우라한다. 화려한번성과퇴색과쇠락의이 중적 모순에도 가을의 또렷한 주 관이라인정해주게되는이끌림의 유래가 궁금해진다. 야망과 내려 놓음, 욕망과 비움이 지닌 함수가 가을이 인생들에게 보여주는 진 정어린진솔한풍경이었기때문일 게다. 이러한현상이가을이주는 도취였던가 싶다. 정서의 균열 없 이설명할수없는가을의두모습 사이에서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쇠잔의아름다움까지예찬하게되 는 미묘한 가을의 황홀경에 빠져 들고 있다. 이러하매 가을의 속깊 음에 가결합하듯 더우기 이 가을 처럼살아지고싶다. 가을밤에떠 오른보름달이추억처럼깊어가고 있는 가을이 그 시한을 다하기까 지. 투표소 복장 규정 가을처럼 투표소를 찾을 때는 복장규정 (dress code)이 있다. 물론 재킷 을걸치거나정장차림이어야한 다는것은아니다.청바지에티셔 츠, 샌들에 야구모자를 눌러 써 도상관없다. 하지만 모자나 티셔츠의 글 귀는 문제가 된다. 예컨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 게)’라고 쓰여진 빨간 트럼프 모 자는 안된다. 마찬가지로‘Joe 2020’이라고 인쇄된 바이든 티 셔츠도 허용되지 않 는다. 배지나 스티커, 공화당 볼펜이나 민 주당 연필도 가져 갈 수없게되어있다. 캘리포니아주의규 정이다. 사전 투표소 나11월3일투표장을 찾는 LA와오렌지카 운티 등의 유권자들 은 이 사실을 유념하 는것이좋겠다. 규정 에어긋나면투표소종사자들이 이를없앨것을요구하거나,되돌 려보낼수있다. 각 주마다 규정이 다르지만 의 외로투표소규칙을까다롭게정 해놓은주가많다. 캘리포니아는 기표소 100피트 안에서는 이 규정을 지켜야 한 다. 바이든의 출신 주인 델라웨어 는이보다엄격해 50피트, 아이 오와 주는 복장규정이 없는 대 신‘정치적 차림’을 한 사람은 기표즉시투표소를떠나게되어 있다. 당연히 자유 정신의 미국 유권 자들이 순순히 이를 따를 리 없 다. 지난예비선거때반트럼프구 호의티셔츠를입고투표소에온 뉴햄프셔의한여성은규정위반 지적을 받자, 과감하게 웃통을 벗어 던지고(topless) 투표를 했 다. 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 침 해라는소송도제기되고있다. 지난 2018년미네소타주의유 권자연맹이란단체가제기한소 송이 대표적인 사례로, 연방 대 법원은모호한규제조항을보다 명확하게할필요가있다는점은 인정했으나 투표소규정자체를 위반으로보지는않았다. 의외로 미국의 투표소 운영 규 칙이까다롭다고느껴지는데는 역사적배경이있다. 19세기 미국의 선거일은 위 험하고 요란한 날이었다. 투표 소 주변에는 투표 불량배(poll hustler)로지칭되던갱들이설쳤 다. 정당들은 음식과 음료를 제 공하고, 한 표를 확보하기 위한 뇌물, 협박, 때로 폭행까지 자행 됐다. 한국의 막걸리 선거, 고무 신선거는낭만적이었던셈이다. 이번선거후어떤일 이 벌어질지 몰라 불 안해 하는 일부 미국 인들이 총기를 사고, 일부 사재기 현상이 있다는 것은 이같은 흑역사때문이다. 19세기 대표적인 미 국 작가중 한 사람인 에드가 앨런 포가 선 거 며칠 뒤 의문의 변 사체로 발견된 것은 이같은 투표소 폭력의 희생자였 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이 정 도로엉망이던투표소가재정비 된 것은 19세기 말이었다. 투표 소 인근에서 이뤄지는 잠재적인 위협 행위는 엄격하게 규제되기 시작했다.구호를외치는등캠페 인행위도금지됐다. 루이지애나 주는 선거일, 투표 소 600피트안에서는일체의캠 페인을금하고있다. 미시간 주는 투표장 100피트 안에 특정 후보의 지지 사인판 을붙이면경범죄로기소한다. 애매한 회색 지대는 있다. 예컨 대‘BLM(흑인 생명도 귀중하 다)’등의 구호는 어떻게 볼 것인 가. 성적 범죄와 관련한 주민투 표가있을때‘MeToo(나도당했 다)’라는 티셔츠를 입은 유권자 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등의 의문이제기된다. 갈수록 이 이슈의 무게가 떨어 지는 것은 투표장 대신, 부엌의 식탁위에서하는투표가늘어나 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만 해도우편투표가크게늘었다. 하지만11월3일투표소를찾을 예정이거나,그전에사전투표센 터에서조기투표를할계획인유 권자들은 각 주마다 다른 투표 소 규정을 미리 알고 가는 것이 좋을것같다. 제프코터바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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