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1월 14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뉴스칼럼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한국일보의편집방향과 다를수있습니다 ▲ 팩 스: 770-622-9605 ▲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김정자 (시인, 수필가·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시사만평 지금 백악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당선인 “내앞마당에서당장나가!” 트럼프 2020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여행행장을꾸려본지가언제였 나싶다. 여행길이 묶이면서 호구 지책으로 랜선여행으로 여정에 오르기도했다. 우리집할배와둘 만의 스마트 투어로 가이드 받는 느낌그대로여러채널의여행프 로그램을섭렵하던중‘세계테마 기행’이란제하의여행전문교양 프로그램을 택했다. 역사 전공팀 의 세심한 검수로 유럽의 랜드마 크취재에나선터였다. 영상여정 을 즐기는 동안 감명깊게 와닿는 테마 거리가 있었다. 국경도시 바 를러였다. 두나라사이국경이건 물벽에 인접해 이어지기도 하고 상가가 마주하고 있는 도로를 가 로지르기도하고, 마을길을관통 하듯 지나가고 있었다. 네델란드 와 벨기에 국경이 이중으로 놓여 있는 집이나 상가들이 출입문을 기준으로 국적이 결정된다고 한 다. 두나라국경이지나가는식당의 경우는문닫을시간이되면각기 유리한 쪽으로 자리를 옮기기만 하면 된다는 재미있는 도시를 만 난 것이다. 국경이 주택을 비스듬 하게관통하는특이한가옥이있 었는데현관문엔집번호가둘이 었다. 오른쪽엔19라고된번호판 곁엔네델란드국기마크가, 왼쪽 2라고표기된번호판곁엔벨기에 국기마크가자리잡고있었다. 한 집에서태어난자녀인데도국적이 한아이는벨기에, 한아이는네델 란드라했다. 벽돌을짜임새있게 깔아놓은 도로였는데 정방형으 로된돌판위에흰색으로크로스 표시가이어져있는것이국경표 시의 전부였다. 행정구획 표시일 뿐 삼엄한 경계표석 같은 뉘앙스 와는 거리가 멀다. 국경을 제재없 이길건너편마을로유유자적오 가는풍경이낯설고신비롭다. 별 다른 절차없이 왕래하는 관광객 이나 국민들의 표정이 밝고 편안 해 보인다. 국가와 국가가 이웃처 럼 교류하는 모습이 믿어지지 않 으면서부러움이앞선다. 미국과멕시코사이엔이미상당 부분 장벽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훨씬 견고하고 높게 밀입국을 막 기위한공사가 2020년연말까지 진행 예정이다. 애리조나와 멕시 코국경장벽, 샌디에고와티후아 나국경장벽까지국경길이가3천 키로를 넘는다. 70여년을 굳건히 한반도를가로질러온38선도, 백 두산에서 흐르는 압록강과 두만 강도 어마무시한 국경이다. 생존 을위해험한국경을넘어야하기 에 국경은 뼈아픈 그리움들을 묻 고 또 묻어둘 수 밖에. 생사를 건 애환을 빤히 보면서도 무기력할 수밖에없는국경의아픔이소롯 이 느껴진다. 남북한이 두물머리 처럼 하나의 흐름으로 현대사에 서 마지막 이데올로기 청산으로 평화로이국경을오갈수있는축 복의누림을과연누릴수는있을 까. 대통령후보지지자들이둘로나 뉘어버린 보이지 않은 장벽으로 두쪽난미국이지만후임대통령 의건강한통치에기대가된다. 사 람사람사이의금긋기가국민국 민사이에,나라나라사이에금긋 기가 된다는 사실을 세상은 외면 해왔다. 사람이모인곳이면보이 지않는금긋기에바쁘다. 끼리끼 리문화란말이생겨나고금밖에 서성이는사람은금을그을줄모 르기에 왕따란 굴레를 쓰게된다. 참혹한 일이다. 모든 경계는 회복 되어야 한다. 지금껏 알고있는 국 경은 길이 아니었다. 장벽이 국경 이된곳은위험이도사리고있음 이라비명조차숨을죽이고,사람 냄새까지철수해버린폐허만있을 뿐이다. 높은벽은탄식을감추고 기막힌사연들만맴돌고있다. 다 양한민족이살아가는이땅덩이 에서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국경 의통증을덜어주는마음들이모 아졌으면 하는 간절함이 사무친 다. 이민자의신분으로국경을넘었 을적엔입국절차가전부였다. 고 향과의뒷거둠새를하는분기점에 서새롭게열리는이국땅에는무 엇인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 던 국경이었다. 국경은 새로운 만 남과 영원한 헤어짐, 또다른 시작 과끝이공존하는곳이다. 삽시간 간극차이로낯선꿈을품으며어 차피 건넜어야 하는 길이라는 체 념을다지게하는곳이었다. 국경이공항이라서부지중에서 성였던 것 같다. 국경은 묘연하게 다가오고 허망함을 안고 떠나기 도하는곳이다. 국경으로만나지 는 공항은 장소가 아닌 감각적으 로 저장된 느낌을 마음이 재생해 낸이미지같은것으로망막속에 머물러있는 감동 실화같은 곳이 었다. 모든국경에서긴장없는부담없 는 입국이 이루어질날을 기대해 보려 하지만 어찌 마음이 조아려 진다. 나라와나라의국경보다마 음의 국경을 먼저 허물었어야 했 다. 지역감정도국가와국민사이 에 화합의 경지로 접어들어야함 이 우선이었던 것이다. 세상 모든 국경을마실가듯드나들수있는, 마음의 경계와 국경이 어디인지 오리무중으로허물어지는편견없 는세상을꿈꾸며깊고푸른가을 하늘을올려다본다. 하얀구름들 이 아무런 속박없이 유연자적(悠 然自適) 국경없는 지도를 그리고 있다. 국경없는 지도 대통령선거에서패한다는것은 어떤의미일까. 그런경험을할수 있는사람은극소수, 선택받은사 람들밖에없다. 당사자가되어보 지않는한그감정과느낌을어찌 알겠는가. 모든대통령선거는거대한정치 드라마이기도 하므로 전해오는 에피소드들이많다. 1948년대통령선거, 현직인해 리 트루만에게 공화당의 토마스 듀이가도전했다. 선거일밤, 뉴욕 주지사이기도 했던 듀이가 아내 에게 물었다. “미국 대통령하고 잠자는기분이어떨것같소?”아 내가 대답했다. “대단한 영광이 죠.여보,그걸기다리고있어요.” 하지만 그 선거의 승자는 트루 만이었다. 다음날 아침 식탁, 듀 이의 아내가 물었다.“ 여보, 오늘밤내가백악 관으로 갈까요? 아니면 해리가 우리 집으로 올 까요?”. 패자의 에피소드지만 유머가 있다. 하지만 대 통령 선거에서 패한다 는 것은 조크가 아니다. 선거전에 쏟아 부었던 셀 수 없이 많은 시간과 에너지, 수많은 연설, 선 거자금을끌어모으려애쓰던그 모든수고와노력이한순간에물 거품이되어버리고마는일이다. 무엇보다그를밀어준수백만의 지지자들. 그들의 기대를 저버려 야할때그고통과자괴감이어떻 겠는가. 지난 1972년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에게패했던조지맥거번. 12 년뒤그를만난사람이물었다.“ 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던가?”. 맥거번이 대답했다.“그 충격에 서벗어나게됐을때내가알려줌 세.” 2008년 대선의 패자인 잔 매케 인은 이렇게 말했다.“선거에 지 고나서마치어린아이처럼잤다. 두 시간 자고 일어나 울고, 또 두 시간자고일어나서울고-.”알려 진 것처럼 그는 베트남전 포로생 활에서도 살아남은 강인한 사람 이었다. 이런 충격 때문에 대선 패배를 선선히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지난2000년당시민주당후보이 던 알 고어는 선거 다음날 아침, 경쟁자였던 아들 부시에게 전화 를 걸어 선선히 패배를 인정했다. 하지만그는곧이를철회했다. 플 로리다의 선거 결과가 불확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연방 대법원에 서부시의승리가확정된것은그 로부터36일후였다. 투표 당일에만 해도 미국 최초 의여성대통령이될것으로믿었 던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 소식을 접했을때 보인반응은“대체무 슨 일이야(What happened)”였 다. 믿을 수 없는 일어 벌어졌을 때 내뱉은 이 말은 2017년에 나 온 힐러리 회고록의 제목이 되었 다. 대선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선 거중 하나로 꼽히는 1960년, 케네디와 닉 슨의 대결 당시 아이 젠하워 대통령은 부 통령이기도 했던 닉 슨에게 선거 결과에 도전할 것을 권했다. 초박빙의 결과는 민 주당의 사기 때문이 라는 것이었다. 하지 만 닉슨은 이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거 불복은 헌법적 위기와 미국 의분열을초래할수있다는이유 때문이었다. 닉슨은 이후 1968년과 1972년 잇달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불행히도 재임 도중 사임하기는 했지만, 그전대통령선거에서패 한후다시공화당대통령후보로 지명된 마지막 정치인으로 기록 됐다. 대통령선거에서패한후인생2 모작을 훌륭하게 경작한 사람도 많다. 레이건에패해재선에실패 했던 지미 카터는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면서지난2002년노벨평 화상을수상했다. 환경보호운동 가로변신한알고어역시2007년 노벨평화상을공동수상하고,기 후변화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 작해그해아카데미상을받기도 했다. 아들부시에게패했던잔케리는 오바마행정부때국무장관, 매케 인은 그후에도 여전히 상원의원 으로활약했다. 대선에서 루저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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