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1월 16일 (월요일) A8 오피니언 *모든칼럼은애틀랜타한국일보의편집 방향과다를 수 있습니다 시사만평 상실의 5단계 지난주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 사인파이저와독일의바이오앤 태크사가공동으로개발한코비 드19백신이90%이상의임상효 과를 보여주었다는 중간결과가 발표되면서 주식시장이 급등했 고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과 일 반인들에게희망의메시지로들 렸습니다. 정확한시기는알려져 있지않으나조만간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접종이 가능할 전망 입니다. 그런데이런임상결과는 사실 유수한 저널을 통해 정식 연구논문으로 발표되어야 신뢰 할수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백신은 여러가 지 백신개발법 중에서 메신저 RNA 기법을 이용한 종류입니 다.전통적인백신은체내에병을 일으키는바이러스의독성을약 하게한약독화바이러스나독성 이거의없는불활성화바이러스 를몸에주입해서항체가형성되 는 원리에 기반합니다. 화이저 사의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RNA를주입해서인체가스스로 코로나바이러스의바깥쪽에있 는돌기단백질을만들도록유도 하여면역반응을일으키는원리 에기반합니다. 즉나중에이돌기단백질을지 닌실제코로나바이러스에감염 되면항체가대응하게됩니다.제 약사가90%이상의효과가있다 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이 백신 을 접종받은 사람들의 90% 이 상에서 중화항체(Neutralized antibody)가형성되었다는뜻입 니다. 물론 이 중화항체가 얼마 나지속되는지, 변종에대해서도 효과가있는지,제한된실험환경 에서나온결과가일반적인환경 에서도 같은 결과로 이어지는지 등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 다. 그런데 의학계에서 지금까지 이런메신저RNA기법을이용한 백신이실제로승인을받고출시 되어대규모로사용된적이없기 때문에아직까지는그효과나안 전성을확신하기어렵습니다. 최 근에는임상에참가했던참가자 가접종후에심각한몸살, 두통, 무기력증 등의 부작용(Hang- over)을 경험했다는 소식도 나 왔습니다. 또이RNA백신은영 하 70-80도에서보존해야되기 때문에유통상의어려움도있습 니다. 파이저 이외에도 모더나, 존슨 앤존슨등여러제약회사들이임 상마지막단계에접어들고있는 데모두한가지근본적인문제를 갖고있습니다. 백신접종의 목표는 원래 감염 예방, 병원입원율, 사망률, 증상 회복율 등에 확실한 효과를 보 여주어야하는데지금임상실험 중인백신들은이런목표를만족 할필요는없고단지비접종자와 비교해서증상이덜심각해지면 미식약청에서승인을받을수있 도록되어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코비드19 로심각하게고생하거나사망하 는대다수가고령층이나기저질 환자인점을고려하면이백신들 이 단순히 증상을 줄여주는 정 도의효과만보여도승인을받고 상용화되는것은심각한문제입 니다. 물론 전세계가 코비드19라는 신종감염병으로심각한타격을 받는상황이라패스트트랙을통 해신속하게임상에사용되어야 한다는주장이있지만일반적으 로새로운백신이나오기까지수 만명을대상으로수년에서수십 년에걸쳐임상실험을거쳐야하 는데도이런과정을모두건너뛰 고급하게사용되면심각한부작 용이나안전성문제가발생할가 능성이높습니다. 현재 미질병관리센터 통계에 따르면 코비드19 생존율이 75 세 이상에서는 95%, 70세 이하 에서는 99%라고 나옵니다. 물 론코비드19생존율과백신의효 율만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있지만확진자대부분이 무증상이거나 경미하다는 사실 을고려해보면과연 90% 효과 를보여준다는사실만으로입원 이나치료가필요한소수를위해 확실한효능과안전성이입증되 지않은메신저RNA백신을전세 계인을대상으로접종하려는정 책이과연합당한지진지하게고 려해봐야합니다. 흥미롭게도파이저사가백신의 효능을발표한다음날파이저회 사의 CEO가 자사 주식의 60% 를 처분했다는 뉴스가 보도되 었습니다.자본시장의논리에생 명과건강의소중함이경솔하게 여겨진다는현실에마음이편치 않습니다. 파이저사의 코비드19 백신 오경석 (애틀란타한의대교무처장) 건강칼럼 “자연에는직선이없다. 신의선은 곡선이다.”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말을떠올리며곡선의시간을바라 본다. 한참을 앞을 보고 걸어왔는 데둘러보니제자리로돌아온듯한 순간과마주친다. 11월 13일은“노동자도 인간이 다!”를 외치며 분신자살로 생을 마 감한전태일의항거50주년이된날 이다.나는한국에서자라며고등학 교때금서를많이읽었다. 네살터 울인큰오빠가대학생이된후오빠 와어린시절부터친했던한친구가 학생운동의 주도자가 되어 수배자 로 쫓기는 상황이 되었고, 그가 소 지하고있던책들을우리집에갖다 놓았다. 그때 항일운동가 김 산의 전기를 쓴 님 웨일즈의‘아리랑’전태일의 전기‘어느노동자의삶과죽음’등 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곤 했다. 닭 장과같은공장, 어두침침하고환기 도되지않아결핵이만연한작업장 에서 하루 16~18시간을 일하고 일 급으로 커피 한 잔 정도를 받던 노 동자의삶의모습은두고두고내뇌 리에남았다. 나는최근에존스타인벡이쓴‘분 노의 포도’를 다시 읽었다. 선거를 앞두고극심히양분화된미국의현 사회가1930년대그가그렸던미국 의모습을자꾸떠올리게했다. 올해7월조사한통계에따르면먹 을 것이 없어 종종 굶는다고 답한 미국성인이 2년전보다세배이상 증가했다. 워싱턴 D.C.와 38개 주 에서는어린자녀가있는성인열명 중 한 명 이상이 음식이 부족하다 한다.올해의이러한증가는부분적 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 로인한것이기는하나그탓만은아 니다.팬데믹이있기전부터최근몇 년동안노숙자가크게증가해왔다. 2019년에는전년대비노숙자수가 3% 증가하여 삼 년 연속 전국적인 상승을기록했다. 차 안에서 숙식을 하는 노숙자들 을 따라다니며 촬영한 다큐멘터리 를보면그들중많은이가일을한 다. 심지어투잡을뛰어도렌트비를 낼수가없고제대로된음식을먹을 수가없어구호소나피자집에서디 스플레이로 종일 내놓았던 피자를 받아식사한다. 1930년대 경제 대공황으로 은행 에 집과 땅을 뺏기고, 농경지에 트 랙터가 도입되어 일자리를 잃은 노 동자들이 미 중부에서 캘리포니아 농장의일자리를찾아노숙하며이 주했다.과일을수확하는한정된일 자리를놓고수천명의노동자가모 여 비스킷 한 조각 얻을 만한 임금 을받으며온종일땡볕에서땀을흘 리며고된노동을하고도배고픔을 채우지못하던그들과2020년노숙 자들의모습이너무나닮았다. 제조업이해외로이주하거나자동 화된후제조업에종사하던많은이 들이 서비스업으로 옮겨왔지만, 제 한된일자리에비해너무많은인력 은최저생활비도충당할수없는최 저 임금, 부당한 노동 조건으로 일 할것을강요받는다. 특히식당에서 일하는종업원의경우팁을받는근 로자로분류되어연방근로법에고 용주가지급해야하는최저임금이 시간당 2.13달러에 불과하다. 맥도 날드와같은큰기업이움직이는전 국음식점협회 (National Restau- rant Association)가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근로자에게 병가와 같은 혜택을 주지 않도록 로비를 벌여왔 기때문이다. “2019년맥도날드는CEO에게평 균근로자의거의 2천배를지불했 으며 경영진 보상은 1,800백만 달 러를 초과했다.”2020년 4월 비즈 니스잡지에실린한기사의제목이 다. 지난 40년간 일반 근로자의 임금 상승은 12%에 불과한 것에 비해 CEO의보수는 900%이상증가했 다. 미국의 부의 집중도가 대공황 직전 1920년대 수준에 이르렀고, 2020년팬데믹한가운데억만장자 의 부는 신기록을 내고 있다. 자유 방임자본주의를옹호하는이는낙 수(Trickle-down) 경제학을 외치 며부자가부유해지면사회의부가 늘어나고, 부의 집중이 가난한 사 람들을더가난하게만든적이없다 고주장한다. 유리잔이 가득 차면 넘쳐서 가난 한사람들에게도움이될것이라고 약속하는이이론은허상이다.유리 잔이넘치려고하면돈에거식증이 걸린부자들은가난한자들을밀쳐 내고 더 큰 유리잔을 가져다 놓는 다. 이러한 부의 집중은‘분노의 포 도’에 묘사된 것처럼 사람들을 삶 의터전에서밀어내고그들의삶을 황폐화시킨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자동화와 부 의집중이가속화되는현재가1930 년대악몽같은자리로되돌아가지 않도록,“노동자도 사람”이라 외친 절규가이땅에서다시는반복되지 않도록,곡선의시간을주시한다.생 명을낳는황금나선의시간이되기 를간절히바라며. 곡선의 시간 Saturday, November 14, 2020 ▲E메일: opinion@koreatimes.com 여러분의의견을기다립니다 곡선의시간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 신의 선은 곡선이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말 을 떠올리며 곡선의 시간을 바라본 다. 한참을 앞을 보고 걸어왔는데 둘 러보니 제자리로 돌아온 듯한 순간과 마주친다. 11월 13일은“노동자도 인간이다!” 를 외치며 분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전태일의 항거 50주년이 된 날이다. 나는 한국에서 자라며 고등학교 때 금서를 많이 읽었다. 네 살 터울인 큰 오빠가 대학생이 된 후 오빠와 어린 시절부터 친했던 한 친구가 학생운 동의 주도자가 되어 수배자로 쫓기 는 상황이 되었고, 그가 소지하고 있 던 책들을 우리 집에 갖다 놓았다. 그 때 항일운동가 김 산의 전기를 쓴 님 웨일즈의 <아리랑>, 전태일의 전기 < 어느 노동 의 삶과 죽음> 등을 읽으 며 눈물을 흘리곤 했다. 닭장과 같은 공장, 어두침침하고 환기도 되지 않 아 결핵이 만연한 작업장에서 하루 16~18시간을 일하고 일급으로 커피 한 잔 정도를 받던 노동자의 삶의 모 습은두고두고내뇌리에남았다. 나는 최근에 존 스타인벡이 쓴 <분 노의 포도>를 다시 읽었다. 선거를 앞 두고 극심히 양분화된 미국의 현 사회 가 1930년대 그가 그렸던 미국의 모습 을 자꾸떠올리게 했다. 올해 7월 조사 한통계에따르면먹을것이없어종종 굶는다고 답한 미국 성인이 2년 전보 다세배이상증가했다. 워싱턴 D.C.와 38개 주에서는 어린 자녀가 있는 성인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음식이 부족하 다한다. 올해의이러한증가는부분적 으로는코로나바이러스팬데믹으로인 한것이기는하나그탓만은아니다. 팬 데믹이 있기 전부터 최근 몇 년 동안 노숙자가크게증가해왔다. 2019년에는 전년 대비 노숙자 수가 3% 증가하여 삼년연속전국적인상승을기록했다. 차 안에서 숙식을 하는 노숙자들을 따라다니며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보면 그들 중 많은 이가 일을 한다. 심지어 투잡을 뛰어도 렌트비를 낼 수가 없고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 구 호소나 피자집에서 디스플레이로 종일 내놓았던 피자를 받아 식사한다. 1930 년대 경제 대공황으로 은행에 집과 땅 을 뺏기고, 농경지에 트랙터가 도입되 어일자리를잃은노동자들이 미 중부 에서 캘리포니아 농장의 일자리를 찾 아 노숙하며 이주했다. 과일을 수확 하는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수천 명 의 노동자가 모여 비스킷 한 조각 얻 을 만한 임금을 받으며 온종일 땡볕 에서 땀을 흘리며 고된 노동을 하고 도 배고픔을 채우지 못하던 그들과 2020년 노숙자들의모습이너무나닮 았다. 제조업이 해외로 이주하거나 자동화 된 후 제조업에 종사하던 많은 이들이 서비스업으로 옮겨왔지만, 제한된 일자 리에비해너무많은인력은최저생활 비도 충당할 수 없는 최저 임금, 부당 한 노동 조건으로 일할 것을 강요받는 다. 특히식당에서일하는종업원의경 우 팁 방 근 최저 하다. 직이 Resta 을 억 혜택 때문 “20 근로 경영 했다.” 린 한 일반 과한 이상 대공 고, 20 의 부 임 자 (Trickl 가 부 부의 하게 유 사람 하는 치려 들은 유리 집중 럼 사 그들 의발 화되 리로 람”이 반복 한다. 이 되 주말에세이 산조 가야금 하 나가 많이 아프다. 조금 퇴색되었지 만, 여전히 반짝이 는 소리로‘나 아 직 살아 있소’ 한 다. 아픈 내색은 하지 않지만, 나이 가 들어 거뭇거뭇 해졌다. 필시 주인이 습 도 관리를 잘하지 못해 나이 든 몸에 병이 들었을 것이다. 매일 보면서도 조 금씩 달라진 악기를 눈치 채지 못했다. 언젠가는 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지금 은 그저 그 자리에 있 것만 같았다. 필시 그동안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을텐데말이다. 가야금은 여느 서양악기와는 달리 수명이짧다. 좋은가야금을만들기위 해선 수십 년 이상 된 질 좋은 나무를 자연 상태 그대로 건조해 만들지만, 일 단 악기로 탄생하면 청아한 소리는 세 월이 지남에 따라 점차 둔탁해져 자신 이 탄생하기 전 자연에서 인고의 세월 을 견디어내던 시간만큼은 맑은 소리 를내지못한다. 따라서가야금연주자 들은 여러 대의 악기가 필요한데, 한때 는 연주용이었던 좋은 악기가 세월이 가면연습용악기가되어그자리를내 어주곤한다. 나와 30년의 세월을 함께한 이 세 번째 악기는 가장 화려했고 여전히 도 도하다. 악기장이 안족에 처음으로 금 박을입히던때에태어난이악기는배 에도, 비행기에도 실려 청중과 함께 기 뻐하고 울었으며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이에서도독보적인소리를뿜어냈다. 내 철없던 10대를 성장하게 해주었 고까칠했던 20대를가장빛나게해주 었다.‘싸랭’ 하고진양조첫가락이울 릴때면숨이멎을듯한청아한소리로 무대 서 나 악기, 에 한 든든 기 여덟 무대 들의 늘어 소중 대 밖 서도 다. 자 큰 악 처럼 올더 함께 히 어 연습 가야금과이별중입니다 송윤정 금융전문가 문화와삶 건축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답변이다양하다. 사회를담는 그릇이라거나, 혹자 건축은 집 짓는 것이 아니라 개념을 만드는 행위로 정의하기도 한 다. 건축 다큐멘터리‘말하는 건축가’ 정기용은건축가는집 을 짓는 사람이 아닌 문화를 창조하는사람이라 였다. 그 정의를 이론과 철학으로 확 장하거나 개별 학습과 경험에 따라 다양하게 설명할 수 있 겠다. 누가 내게 할머니나 어 린아이와같이누구나이해할 수 있는 간결한 정의를 묻는 다면, 나는‘집을짓다’라고답 할것이다. 내게 집에 대한 몇 기억이 있다. 시골 할머니 댁의 공간, 세발자전거의 뒷좌석 아래로 바라보던 땅의 움직임, 그곳 은개량한옥이었다. 부산의 2 층 양옥집의 벌집무늬 창문, 그 사이로 비치던 빛과 문양 들, 그리고, 서울의 강남 개발 이 미처 진행되기 전 방배동 의 집에선 마루가 없어 방과 방을 뛰어다녔다. 개량 양옥의 변형이다. 이후, 국민학교 3학 년 때부터 꽤 많은 시간을 아 파트에서살게되었는데그기 억들은 단편적인 조각이 되어 머릿속에 박제되었다. LA에서 거주했던 타운하우스는 이전 과는 다른 유형이었기에 각별 하고풍요롭게기억한다. 하이데거는거주를통해비 로소 존재를 획득할 수 있다 하였다. 정주함으로써 주변과 관계맺고자신의정체성을만 든다는의미이리라. 나는부산 에서태어나서울에서생활하 다30살이너머미국LA로유 학을 왔다. 공부하고 실무하 며 그 도시에서 10여 년을 살 다 보스턴을 거쳐 지금은 뉴 욕에서 6년째 살고 있다. 한 곳에정착하고사는시대에서 자유롭게이동가능한사회로 의변화가일상이되었기에특 별하지 않다. 이주도 거주의 한 유형으로 인식하며 언제부 터인가 집이란 곳이 정주에서 잠시 머물다가는 이주의 장소 로 바뀌었다. 그래서 지금 나 의뉴욕집은편한곳일뿐, 이 야기가없다. 다양한 유형일지라도 집은 여러 방식으로 기본적인 기능 을 제공한다. 다만 단순히 물 리적인 기능만으로 집의 의미 를 규정할 수 없는 것은 그것 이 풍부한 체험이나 기억과 같은 감성을 만드는 데 있다. 알랭드보통은‘행복의건축’ 에서 물리적일 뿐 아니라, 심 리적성소로서의집은자아를 형성시키며, 약한영혼을위로 할피난처로서술하였다. 뉴욕 근교를 운전하던 어느 크리스 마스 저녁때 뉴저지의 조그만 주택에서차를멈추고, 한참을 바라본 적이 있다. 화려한 집 이 아니었으나, 앙증맞은 성탄 장식과 전원이 어우러져 나를 환대해 줄 것만 같은 따뜻한 장소였다. 나의 뉴욕 아파트의 한 창문은 옆 아파트의 무심 한 벽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이 창문을 마주한 채 간이 식 탁에서 아침에 커피와 베이글 을먹는다. 나의 미국 생활이 20년이 되었다. 10년전쯤이었을까, 암 과 투병 중이셨던 어머니께 서 가끔 내게 되뇌던 말씀이 있었다.‘나 죽으면 집에 오겠 나?’ 그때마다나는그의미를 이해하지못했고, 당연히언제 든 집에 돌아갈 수 있다고 그 물음을대수롭지않게생각했 다. 나는 젊었고, 부모님이 사 시는 부산의 아파트가 특별 한 집이라 생각지 않았다. 그 런데어머니는왜그때마다내 게 그 질문을 하셨을까? 행여 당신의 집에 비어있던 자리를 죽 의 공포 앞에서 메우고 싶으셨지않았을까? 근자에 어머니가 내게 묻 는다. 언제 군대 제대하고 집 에올거니? 치매를앓고계시 는 어머니의 기억이 30년 전 의 어느 시각에서 멈추어 버 린 것이다. 아직도 나는 쉽게 어머니 댁을 다녀올 만큼 여 유롭지못하다. 그래서언제든 쉽게 가겠노라고 답하지 못한 다. 내게 집에 대한 소망이 있 다면, 언제나나를기다려주는 장소가 사라져 버리기 전에 그곳에서 어머니와 함께 오랫 동안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이다. 곧 그때가 올 때 어머니 가 나를 기억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당신의집은무엇입니까? 삶과생각 손화영 가야금연주자 이상대 건축가 피터 쿠퍼 작 케이글 USA 본사 특약 상실의 5단계 부정 분노 부정 분노 부정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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