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1월 16일 (월요일) D6 기획 ☞1면에서계속 소중한 생명이‘도로 위의흉기’에의 해사라지는일이없도록 잘못된것을 바로잡아 달라는 유족의당부를엄중 히받아들이지않은결과다. 박씨를 ‘천 사같은선생님’으로기억한다는한 학 부모는 한국일보와의통화에서“10대 가렌터카를빌릴수없었다면일어나지 않았을일인데도, 아무도 책임을안 지 고있다”며안타까워했다. “잠깐 기절했을 거야. 자리떠나자” 대책이안 나오니사고는 반복될 수 밖에없었다. 지난달 30일오전광주지 법404호에서도 10대렌터카운전자가 피고인으로법정에섰다.푸른색수형복 을입은김모 ( 17 ) 군은지난 10월1일전 남 화순군에서횡단보도를 건너던안 예진 ( 21·여 ) 씨를치고달아났다.김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및도 로교통법위반 ( 무면허운전 ) 혐의로,옆 에타고있던또래정모군은 도주치사 방조 및무면허운전혐의로재판에넘 겨졌다. 판사가 “고등학생입니까”라고묻자, 김군은 “네”라고 답했다. 김군과 함께 기소된정군은법정에모습을드러내지 않았다. 사고차량인흰색K5는정군이 브로커에게돈을 주고 30대남성의카 셰어링 ( 차량공유 ) 계정을빌려구한것 이었다.정군은김군이면허가없는것을 알고도운전을시켰으며, 사고후김군 에게“피해자가기절한것에불과할 수 있다.자리를피하자”고말하기도했다. 정군과연락이닿지않는다는변호인의 말에방청석에선헛웃음이터져나왔다. “구속영장 발부하고요. 지명수배의뢰 하겠습니다.”판사가말했다. 검사가 김군의범죄사실을 읊은 뒤, 판사가 죄를인정하느냐고 묻자, 김군 은머뭇거림없이“네”라고말했다.당당 한 그의태도에방청석이또 한번술렁 였다. 판사가김군의이름을 부를 때마 다김군의가족은방청석에서고개를숙 인채흐느꼈다.정작황당한사고로딸 을잃은 유족은비장한 표정으로 눈물 을삼켰지만, 가해자가족은소리내우 는이상한광경이었다. 재판이 끝나자 예진씨의 부친 안모 ( 53 ) 씨가떨리는목소리로입을열었다. “아직까지도 ( 가해자 측 으로부터 ) 연락 한 통이없었어요. 자기자 식 소중한건 아는 사 람 이자 식 을잃은 우리한 텐 사 과한마 디 없다는게너무 괘씸 해요.” 스 물한 살 이면 걸 어 온길 보다 갈길 이 훨씬많 은나이다. 휴 대 폰 이 켜질 때 마다안씨가화면속에서웃고있는딸 사진을 보고 눈물을 삼 킬 수밖에없는 이유다. 세 계 적 인안무가가 되 겠다며 몸 의 움 직임을치열하게연구했던예진씨 의 삶 은사고다음 날멈췄 다.이 날 법정 에는고교시절예진씨와 댄스 학 원 을함 께다 녔 던친구 신빈 ( 21 ) 씨도 나왔다. “예진이는 ‘ 팝핀 ’과 ‘어번’을 섞 어서 추 는 춤 을연구해왔고, 새벽 까지연습할 만 큼 열정 적 이었어요.” 춤 을 제 대로배우려고상경했던예진 씨는 추 석을 맞 아부모님이머무는전남 화순군으로 내려왔다. 그는 추 석당일 인10월1일 저녁 사 촌 들을만났고, 귀 가 도중사고를당했다.“자고있는데형한 테 전화가 왔어요. 예진이가 교통사고 를당했다고해서‘ 괜찮 냐’고물었 더 니, ‘ 좀 잘못된거같다’고 말하 더 군요. 그 때알게된거 죠 .”예진씨의 막 내삼 촌 안 기열 ( 42 ) 씨가 택 시를타고황 급 히 병원 응급 실로달려 갔 을 땐 이 미 예진씨가 떠 난 후였다.“ 응급 실에들어가니형수가 울 고있고, 형도정 신 이반 쯤 나가있었 어요. 침 대를보니예진이는천으로 덮 여 있었어요.” 제한속도 30㎞ 도로를 100㎞ 질주 사고만없었으면여느때처 럼평온 했 을명절이었다.안기열씨는 행 복하고단 란 했던 가정이한순 간 무너져내릴 수 있다는 걸 누 구보다 가까이서지 켜봤 다.“사고후에아무 런 조치없이도주했 다가 피해자가 사 망 한 사건이에요. 소 년 범이라고 약 하게처벌할게아니라,죄 의경중을 따 져엄한 처벌을 내려 야 해 요.한번이면실수로 볼 수도있겠지만, 가해자들은이전에도사고를 냈 어요. 애 들이지만 애 들이아 닌 거 죠 .” 조카를잃 은안씨는 분 을이기지못했다. 하 루 가 멀 다 하고 딸이안치된 납골 당을 찾 는예진씨의어머니는기자에게 “헛된 죽 음이 되 지않게해달라”고 누 차 당부했다.“딸의 죽 음이아직도실 감 이 나지않아요. 다시 돌 아오면하고 싶 은 거모 두 하게해 줄테 니 얼 른오라고기 도했어요. 춤 을 늦 게배워서이 제 조 금씩 인정받기시작했는데 $ ”어머니는 말을 잇 지못했다. 지난달 23일 찾 은 사고 현 장은 참혹 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3주가 넘었지 만 사고 지 점 을 표시해 놓 은 횡단보도 위 노란 색 스프레 이자국은 완 전히지워 지지않은채남아있었다.예진씨가 무 면허렌터카차량에치여 추 락한지 점 도 마 찬 가지였다. 이 곳 은인 근 에전통시장이있어 낮 시 간 에는사 람 과차로 붐볐 다. 사고차량 은10월1일 밤 11시40 분쯤 횡단보도를 건너던예진씨를치고달아났다. 편 도 2 차선도로의바 닥 에는 제 한속도가 30 ㎞ 라고 선명히 써 있었고, 횡단보도 앞 에는 과속방지 턱 이 2개나 설 치 돼 있었 지만, 사고 차량은 100 ㎞ 가 넘는 속도 로 질 주하다가 사고를 냈 다. 가해자들 은 20 ㎞ 떨어진 곳 까지도주했다가 사 고 현 장으로 돌 아왔고, 현 장에있던경 찰관 에게자수했다.화순경 찰 서 관 계자 는“기소된2명이 외 에 동승 자 3명도무 면허운전방조혐의로입건해지난달기 소의 견 으로 송 치했다”고 밝혔 다. 사고 현 장인 근 직장에서일한다는 윤 모 ( 3 9 ) 씨는“예전에도같은 길 에서위 협 적 으로 운전하는 아이들을 본 적 이있 다”며“10대들이차를빌릴수있는 루 트 를차단해 야 한다”고말했다.예진씨 의이모부김 종 배 ( 3 9 ) 씨는“차를빌려 줄 때 본 인 확 인을 철저 히하고, 운전중에 도 본 인이 맞 는지 확 인해 야 비 극 이 멈출 것”이라고 강 조했다. 10대무면허교통사고 연간 700건 유족의호소에도불구하고,면허발 급 대상이아니라서운전대를잡을수없는 만1 8세미 만이 낸 교통사고는 매년 500 건이상발생하고있다.하 루 한건이상 무면허차량의사고위 험 에 노출돼 있는 셈 이다. 경 찰 청에 따르 면 10대무면허 사고는 2015 년 724건에서201 6년 513 건으로주 춤 하는가 싶더 니201 8년 6 1 8 건, 지난해 689 건등 다시 증 가 세 로 돌 아섰다.지난해까지5 년간 사 망 자는 9 1 명에달했고, 4, 86 2명이다 쳤 다.특히10 대무면허사고중에서도렌터카를이 용 한사고가연 간 100건에가까워대책마 련 이시 급 한실정이다. 한국일보가 최근 5 년 사이 언론 에보 도된사건위주로 10대무면허운전사 고 21건을 분 석했 더 니, 빌 린 차량을 몰 다가사고를 낸 사 례 ( 12건 ) 가절반이상 이었다. 분 실된운전면허 증 을렌터카 업 체 에 제 시해차를빌리거나,타인명의를 도 용 해카셰어링서비 스 로차를구한경 우가 대부 분 이었다. 10대들은 차를 빌 릴때 본 인 확 인을 제 대로하지않는허 점 을 노렸 으며,정상 적 으로대여된렌터 카가여러사 람 을거 쳐 10대들에게불법 으로다시전달된경우도있었다. 이처 럼 10대렌터카사고로사상자가 속 출 하면서, 마음만 먹 으면아무나 운 전대를잡을수있는구조 적문제 를개 선해 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있다. 가해자엄벌도 중요하지만,‘ 탈 것’에대 한 호기 심 이 많 은 10대가 차를 쉽 게구 할 수있는 환 경부터바 꿔야 한다는것 이다.이진숙부 산 여성가족개발 원 연구 위 원 은 “청소 년 들은 성인의 행동 을 모 방하고, 친구들과 어 울 리면서으 스 대 고 싶 어한다.여기에자 신 만 큼 은 사고 가 나지않을것이 란 근 거없는 믿 음까 지 갖 고있다”고말했다.이수정경기대 범죄 심 리학과교수도“과거에자전거를 훔 치던게오 토 바이를거 쳐 지 금 은차로 바 뀌 었다.한번사고가나면대형사고 로이어 질 수있기때 문 에 미 성 년 자의차 량 접근 자 체 를어 렵 게만들 필 요가있 다”고 밝혔 다. 차량운전의 편 리성만 강 조할게아니 라,사고위 험 에대한경 각심 을 좀더갖 게 해 야 한다는지 적 도나왔다. 신 기주도로 교통공단광주전남지부안전교 육 부교 수는“지난해교통사고로3,400여명이 죽 었는데도,자 동 차운전을장난 감 다 루듯 너무 쉽 게생 각 하는인 식 이만연해있다. 10대무면허사고도그연장선상에있다 고 봐야 하다.운전의위 험 성을알리는교 육 이 병행돼야 한다”고말했다. 예진씨의유족들도 도로에서허 망 하 게 죽 어가는 사 람 이 더 이상나오지않 기를 바라고있다. 사고차량은 애초 에 도로에나 올 수없는차량이었고, 나오 지않았다면사고도일어나지않았을것 이기때 문 이다.예진씨의삼 촌 안기열씨 가친 척 들과머리를 맞 대고지난달 5일 국 민 청 원글 을 쓰 게된것도이 런 이유에 서다.“이번사건을계기로다시는불 행 한일이일어나지않게해달라”고 쓴글 에는 25만1, 996 명이 동 의해정부의답 변을기다리고있다. ( ) ( ) ( ) 10대무면허렌터카사고일지 } 2016 년 9 월 4 일 광주에서앞서가던승용차추돌 } 2018 년 6 월 26 일 경기안성에서과속하다빗길에미끄러져 건물과충돌(탑승자 4명사망·1명부상) } 2018 년 11 월 23 일 부산에서택시와경찰차들이받고도주(택시 운전자부상) } 2019 년 2 월 10 일 대전에서인도걷던커플들이받음(행인1명 사망·1명부상) } 2019 년 11 월 6 일 경기의정부에서6중추돌사고 } 2020 년 3 월 18 일 인천에서방파제들이받고전복(탑승자1명 사망·4명부상) } 2020 년 9 월 13 일 전남목포에서마주보고달리던차량과 충돌(탑승자2명사망·3명부상,피해차량 1명사망·2명부상) } 2020 년 9 월 27 일 광주에서도로변에주차된차량과음식점 들이받음 } 2020 년 10 월 1 일 전남화순에서횡단보도건너던20대여성 치고도주(행인1명사망) 10대무면허사고다시증가세 ‘천사선생님’앗아간대전사고 1년반지났지만유사사례계속 유족“너무비통, 아무도책임안져” 10월전남화순서사고낸 10대들 제한속도 30㎞구간 100㎞질주 안무가꿈꾸던 21세피해자사망 유족들은사진속얼굴에눈물만 10대렌터카이용루트차단을 차쉽게구할수있는환경문제 본인확인까다롭게해접근막고 사고경각심높이는교육도필요 성인면허증으로 차빌려 ‘무법질주’$ 5년간 91명이스러졌다 ‘거리의흉기’ 10대렌터카 10대무면허렌터카사고로운명을달리한안예진씨는전남화순군의납골당에잠들어있다.안씨의막내삼촌안기열씨가지난달23일이곳을찾아예진씨의납골함을바라보고있다(왼쪽사진).사고발생3주후인지 난달23일횡단보도를건너는사람이보인다.횡단보도위에사고흔적을엿볼수있는노란색스프레이자국이선명히남아있다. 화순=고영권기자 <상>피해자:어이없는사고와죽음 <중>조력자: ‘비대면의구멍’ 공유차업계 <하>가해자: ‘마네킹’ 된10대의고백 | 글싣는순서 | 지난10월1일10대무면허렌터카사고가난전남 화순군화순읍소재도로에시속 30 ज 이하 표시 가그려져있다.사고차량은반대편차로에서100 ज 가넘는속도로달리다횡단보도를건너던안예 진씨를치고달아났다. 화순=고영권기자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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