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2월 5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뉴스칼럼 *모든칼럼은애틀랜타한국일보의편집 방향과다를 수 있습니다 ▲팩스: 770-622-9605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김정자 (시인·수필가, 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시사만평 멍청이 백신 “난마스크도안쓸거고, 백신도절대안맞을거다!” 나의몸 나의권리 “오케이,이제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성공했고…멍청이백신은 나올소식없나?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퇴보는 보이지 않았다 집콕이 계속되면서 이런저런 핑 계로게으름이승승장구하고있는 중이다. 소파에 반쯤 기대앉아 무 릎에맥북을놓으면좀처럼움직이 려하지않는자세에익숙해져가고 있다. 진전없는 머무름이란 한치 도 용납치 않았던 옹골진 추진력 도 시속이 줄어들고, 세상을 향한 시선도이원론적인흑백원리의정 확성보다유유자적속박없는편안 함을 선호하게 된다. 산책길에 만 나지는체감온도의수은주와도별 무상관이라가끔은표정없는사람 으로가고있지는않은지군걱정까 지끼어들곤한다. 화려한 편은 아니지만 걸림없는 유려한 표현이란 평가를 받곤 했 었는데대화횟수도서서히줄어들 고, 전화 수다마저도 멀뚱히 놓아 버린지까무룩이다.모임이나어울 림에도무심해지고낯선대면에서 도 마음이 열리기까지 소요 시간 이 갈수록 늘어난다. 흰 머릿결도 듬성듬성으로 그럭저럭 어울리는 세월의 틈새 길 위에 서버렸다. 실 버세대로기울어가는모습또한어 쩔수없다는가늠보다완만한곡 선을 그리듯 순응으로 받아들이 고 있다. 퇴보는 부지불식간 숨바 꼭질처럼 낌새를 느낄 겨를 없이, 알게 모르게 다가오고 있었음을 알아차리지못했던것이다.후진이 란 외투를 걸치고 그 위에 겹으로 껴입는희극을연출하고있는품새 다. 계절이바뀔때마다새롭듯촉발 되던 감각적인 자극을 수용하는 반응에는 흐트러짐이 없는 것 같 은데 가을이 안겨주는 민예함 탓 인지 춥고 쓸쓸해진다. 뒷걸음질 인지 역류 현상인지 일상이 물러 난 느낌이다. 타자화된 소극적 반 응에서오는흐트러짐의모양새는 없어야 할 터인데. 완벽을 지향했 던 결함 또한 선회한지 오래지만, 이룸을향한추구에는어리석음이 란경고를받게될것같다. 존재의 역할적 균형이 보이지 않는 퇴보 로하여소임이흔들리고있었나보 다. 글쓰는 일에 매달리다보면 무엇 에든 근원까지 접근해야 했었고, 허접한일상이치에까지그깊음에 집중하려했던습관또한쓸모없는 구저분한일로느껴지기시작한다. 오만이든편견이든어느쪽도아니 길 바램해보지만,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자꾸만뒤로쳐지는경마장 경주마몰골이다.작전상후퇴였으 면 좋으련만. 생의 흔적이 그려진 등고선을 지켜낼 수 없을 것 같은 불안도 크로스 패스하고 있는 중 이다. 퇴보과정의순간차단을스 쳐버릴수밖에없었던걸까. 게으 름도뒷걸음질도느긋함이란위장 으로스며들었기에가늠할짐작조 차하지못했던것이다. 굳이팬데 믹을핑계할순없지만보이지않는 퇴보가들어서도록허락한셈이되 고말았다. 게으름이 일상을 지배하기 시작 했고느림의미학까지가세한와중 이라허수로운부분이드러나기시 작했고, 일상의 속도감이며 보폭 이 기대에 미치치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함을 인정한다. 남은날들을향한기대와포기분 포도가 한결같지 않았음에도 순 순히 자복하기로 했다. 주어진 시 간 위에서 남은 날들의 분량도 돌 아보며계획성있는일상의질서를 존중할것, 현실감각에바탕을두 고 안전한 얼개를 갖추고 추락만 은하지말것. 퇴색되어가는느슨 해진일상의통념에서깨어나자고 긍지를 붙든다. 와중에 역설적이 긴 하지만 미흡하고 허술함을 인 지하고 내일의 더 나은 모습을 그 리느라최선껏힘써왔기에오늘이 있는게 아니었을까. 빈약한 부족 함이내보여질까매사에집중하며 도태되지 않아야 한다는 집념의 보람으로간직하고싶다. 부족은채움을필요로했고넘쳤 더라면 미혹될 수도 있었을 것이 다. 해서퇴보는또다른진보라는 학설이 건재하나 보다. 찬기운이 알맞게배어드는늦가을은결코넘 침이나 모자람이 없기에 가을이 다하기전에, 되돌릴수없는지경 에 이르기 전에, 이제서라도 어떠 한결핍과마주하더라도진보되고 싶은 에너지 생성을 일구어 내리 라. 때아닌쉼표로착각하며좀더 쉬자,좀더자자,좀더느리게살자 했던틈새를더는내어주지않으려 한다. 퇴행하려는 미욱함에서 최선의 제자리걸음이라도고수해내며촌 보일망정진전의범주에들어설수 있도록 심기일전 기회로 븥들려 한다. 정서의 허기도 보이지 않음 이요, 바람의 몸살도 보이지 않음 같이퇴보의지경을미처감지하지 못했다는속쓰림이늦가을허공으 로번져난다. 기온이 내려갈수록 코로나 3차 대유행이암울한공포이긴하지만, 드센 바람이 몰아치는 현실에서 호흡이힘들어지면뒤로돌아서서 역행하듯등짝을바람막이삼으며 뒷걸음질로직진하면되는것이어 늘. 소설‘어린왕자’에 이런 대목이 있다.“삶에서가장소중한것들은 눈에보이지않는다”고. 퇴보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라서 면죄부를 주고싶다. 무루춤했던 마음에 모처럼의 흐뭇한 유락을 허용받았다. 사재기와 스팸 영국에서첫코로나백신승인 소식이전해오고있는가운데서 도 미국에서는 일부 사재기 현 상이 재연되고 있다. 다행인 것 은 지난 봄 1차 사재기 파동 때 만큼은 치열하지 않다는 것이 다. 사재기의주대상이왜하필화 장지인지는여전히그이유가명 쾌하게설명되고있지 않지만, 화장지가 있 던 마켓의 선반은 빈 데가많다. 1차 때는 한인 마켓 의 쌀과 라면도 달랑 거려 가슴이 철렁했 던사람도있다. 빵재 료와 육류 등 식품류 도 품목에 따라서는 품절되거나가격이많 이 올랐다. 그런 가운 데스팸은묵묵히제자리를지 키고있던식품중하나였다. 가 공육인데다, 짜기도 해 보통 때 는 찾지 않는 소비자도 많지만 스팸은 코카콜라, 맥도널드, 피 자 헛 등과 함께 대표적인 아메 리칸브랜드로꼽힌다. 1937년 처음 시장에 나온 호 멜 식품(Homel Foods)의 스팸 은 햄과 다진 돼지 어깨살이 주 재료. 당시 냉장고가 아닌 상온 에서 보관할 수 있는 유일한 통 조림식품이었기에경쟁력이높 았다. 지금까지세계 44개국에 서80억통이판매됐다. 스팸이 미국인의 아침이나 점 심메뉴중하나로자리잡은데 는 실질적인 이유가 있었다. 싼 데다 배를 채워주고, 선반에 오 래 보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팸소비가급증한것은2차대 전 때였다. 전선의 병사들에게 중요한 식품이 됐다. 당시 군에 서만 1억5,000만 파운드가 소 비됐다고한다. 군인들은스팸기름으로총에 윤활유를 치거나, 군화를 닦기 도했다. 스팸은미군이주둔했 던 여러 나라에서 군인들을 통 해퍼져나갔다. 한국에는부대 찌개로남았다. 스팸세트가연 말 선물용으로 자리잡은 한국 은스팸소비가많은스팸강국 중하나다. 양념 햄(Spiced Ham)의 줄인 말인 스팸(Spam)은 주 재료에 다 소금, 물, 설탕, 질산 나트륨 을더해만들었다. 여기에 10여 년전 감자 녹말이 더해졌다. 녹 말이 더해진 것은 스팸의 조리 과정에서나오는끈적한젤라틴 을줄이기위해서였다. 다양한 향취가 더해진 스팸도 출시됐다. 스팸 버거, 50% 저 지방스팸, 매운스팸, 베이컨스 팸, 스팸테리야끼, 스팸할라피 뇨 등 신상품이 줄 을 이었다. 스팸은 다양한 음식에 활 용도가 높다. 지난 1940년에는 스팸 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요리50가지가 20페이지 짜리 책 자로 묶여져 나오 기도했다. 스팸은 지역 음식 과 결합해 보폭을 넓혔다. 일본인이 많은 하와이 에서는스시와결합했다. 스팸과 밥을 김으로 만 스팸 무스비는 인기 간편식이 됐다. 하와이에서는연700만통이소 비될 정도로 스팸의 인기가 높 다. 맥도널드에서는스팸, 계란, 쌀 을 재료를 하는 메뉴를 구상중 인것으로알려졌다. 영국의 햄버거 바에서는 스팸 튀김, 필리핀에서는 스팸이 볶 음밥과 한쪽만 익힌 계란 프라 이와합쳐아침메뉴가됐다. 전투식량으로 각광받았던 스 팸은미국인들에게애국식품이 란이미지를심는데성공했다. 2 차 대전 후에는 참전 여군으로 구성된‘호멜걸스’라는공연단 을 조직해 전국 각지를 다니며 연주와 제품 마케팅을 겸했다. 스팸 쿠킹 페스티벌, 스팸 박물 관, 스팸 레서피 콘테스트 등도 개최했다. 스팸은 비싼 요리에 사용되기 도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요 트 클럽에서는 성게와 버섯이 더해진 스팸 볶음밥이 인기. 거 위 간인 푸아그라와 스팸을 결 합한 요리도 있고, 이탈리안 요 리에사용되기도한다. 스팸으로쌈을하면맛이훌륭 하다는 사람도 있다. 요즘 같은 때매일집밥을해야한다면특 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스팸 활용법을 생각해 봄직 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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