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2월 11일 (금요일) A8 오피니언 뉴스칼럼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팩 스: 770-622-9605 ▲ 이메일: ekoreatimes@gmail.com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마음의풍경 최 모세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정서적 겨울 늦가을 빗속에서 추적추적 내리는 늦가을 비가 성급하게겨울을재촉하고있다. 스산하고 을씨년스런 날씨가 이미초겨울로들어서고있는것 을느끼게된다. 비가 그치면 갑작스러운 추위 가 엄습할 것 같다. 늦가을 빗속 에서잊어버리고싶은쓰라린사 랑의감정을절절하게노래한가 수‘하수영’의‘찬비’는 빗속의 애가이다. (1982년·34세·미혼· 요절·대표곡: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거리에찬바람불어오더니한 잎두잎낙엽이지고내사랑먼 길을떠난다기에가라가라아주 가라했네 갈 사람 가야지 잊을 건 잊어야지 찬비야 내려라 밤 을 새워 내려라. 그러나 너만을 사랑했었다. 너무너무 사랑했었 다”참으로애절한곡이다. 한창젊은시절, 회사산악회의 속리산 가을 등반을 마치고 돌 아오는버스속에서노래자랑의 시간이 있었다. 아내와 함께 듀 엣으로 불렀던 노래가‘찬비’였 다. 관광버스는 빗속을 달리고 있 었다. 아내와함께선곡했던‘찬 비’는 늦가을의 비 내리는 분위 기와 어울려 변변치 않은 나의 노래실력도아내의노래실력에 힘입어우수상을받았다. 부부의 노래 실력보다 어쩌면 아름다운 잉꼬부부의 모습으로 소문이 난 점에 후한 점수를 준 것 같았다.(이듬해 산악회 봄철 등반후버스속노래자랑에서도 우리부부가‘과수원길’을선곡 해 불러 영예의 최우수상을 받 았었다) 그때 노래는 가창력이 뛰어나 도선곡이매우중요하다는생각 을하게되었다. 오랜세월이지난지금가을빗 속의추억이아스라이떠오른다. 젊은 시절의 낭만과 순수했던 사랑의감정이사라져가는것을 못내 아쉬워 가슴 저미는 듯한 아픔을느낀다. 그러나 빛바랜 추억에서 상실 감과고통의의미를헤아리며위 로를 찾는 과정이 결코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 리라. 지나간 시절의 설익은 낭 만이나어설픈감성은흘려보내 야하지않을까? 불안정한 정서는 마음을 연약 하게 한다. 연약함을 극복하는 것은자신의감정을어떻게다루 는가에달려있다. 기쁨, 슬픔, 열 정,사랑의감정을어떻게적극적 으로표현하는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충동 적인의지를제어할수있는능력 은냉철한이성에의해서가능하 지 않을까? 슬픔의 정서가 마음 을정화하는작용으로인해건강 한 감정을 지닐 수 있는 것은 역 설적인것이아닌가? 현재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지난날삶의채색된고통의흔적 과고난으로얼룩진세월에서벗 어나야 하리라. 그 시절 순수했 던감정은아름답게승화시켜야 하리라. 삶전체의균형과조화를이룬 다면 일희일비의 감정에서 벗어 나자유로워지리라. 지금낙엽진숲길이찬비에흠 뻑젖은채선명하게색채를드러 내고 있다. 마치 한 폭의 아름다 운수채화를보는듯하다. 여름날의 푸르름을 자랑했던 숲이 곱게 단풍으로 물들이던 경이로운순간처럼사랑의절정 에이르렀던지난날삶의향취가 묻어났으면좋겠다. 삶의 여정에 있어서 찬비를 맞 는경험은가슴아픈일이다. 더구나 나이들어 찬비를 맞는 일은없어야겠다는생각이다. 잠시 거친 비바람을 맞는 순간 이있어도찬비를피해재충전할 안식처가있어야한다. 우리는때로는메마른땅을걸 어가기도하고자신의어리석음 으로 수렁에 빠져 헤어나기 힘 든 세월을 보낼 때가 있다. 어찌 삶의 평탄한 길만 걸을 수 있으 랴. 삶의 여정에서 힘들게 하는 가 파른오르막길비탈진내리막길 이가로놓여있다. 고통의길일수있다.삶이자신 이 원하지 않은 전혀 다른 방향 으로흘러갈수있다. 그러나삶의소중함을찾는시 간을허비하지않아야한다. 비바람 휘몰아치는 인생의 험 난한 광야를 통과해야 쉴 만한 오아시스를만나는기쁨이있다. 오아시스에서 갈증을 해소할 수있고탈진한체력이회복되며 지친영혼이소생되는강인한힘 을얻을수있다. 재충전의 기회가 영적인 활력 소가되어솟구치는용기는새로 운여정을지속할건전한도전이 되리라. 지금 삶의 제자리 찾기 가매우어려운코로나시국에서 어느덧한해가저물어가고있다. 아직도 코로나가 끊임없이 위 세를떨치는상황에서마음졸이 며코로나가멈추어주길간절히 바라고있다. 찬비가멈춘후맑은날을볼수 있듯이, 건강한 삶의 회복을 위 해코로나도자연스럽게종식되 길소망한다. 서머타임이 끝나고 어둠이 빨리 찾아오면서우울감을호소하는사 람들이늘었다.늦가을과겨울이되 면 일광시간이 짧아지면서 우리의 감정에영향을미치는뇌의화학물 질인세로토닌같은호르몬분비가 줄어든다.수면에영향을미치는멜 라토닌의 생성도 감소한다. 그러니 우울하다는느낌을갖게되는것은 어느정도자연스러운현상이다. 문제는 이런 우울감이 심해져 병 증으로 발전하는 경우이다. 특정 계절만 되면 찾아오는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다. 정신과 전문의들이‘계절성 우울 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이라 부르는 증상이다. 물론 계절성우울증의대부분은겨울에 나타난다. 그래서 정신의학 전문가 들은계절적겨울을‘정서적겨울’ 이라 부르는 것이다. 정신건강협회 에따르면계절성우울증으로고통 받는미국인은전체인구의 5% 정 도인것으로추산된다. 이런 통상적인 요인들에 더해 금 년은계절성우울증을더욱부추길 만한상황들이넘쳐났다. 코로나바 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으로 현실적 인고통과미래에대한불안을겪고 있는사람들이급증했다.이런상황 이감정에영향을미치게되는것은 당연한일이다. 대면접촉이실종되면서느끼게되 는고립감과외로움도커졌다. 여기 에다유례없이첨예한감정적대립 과 갈등 속에 치러진 대선 결과는 상당수 미국인들에게 실망감을 안 겨줬다. 그래서전문가들은코로나 바이러스팬데믹속에맞은금년겨 울에계절성우울증이코로나바이 러스못지않게기승을부릴것이라 우려하고있다. 계절성 우울증이 엄습하는 이유 가무엇인지제대로이해한다면그 것을 예방하거나 영향을 최소화하 기위한나름의방안들을세워볼수 있다. 햇볕 부족에 따른 우울한 감 정과 수면부족이 문제라고 생각한 다면낮에집주변을오랜시간산책 하는것으로뇌호르몬과멜라토닌 분비를도울수있을것이다.창가에 가까이 앉아 모닝커피를 마시거나 책상을창문에되도록붙여놓고일 을하는등의사소한조절로도자연 광노출을한층더늘릴수있다. 이 와 유사한 방법으로는‘해피 라이 트’라 불리는 조명치료법이 있다. 기본적인 계절성 우울증 치료법으 로널리사용되고있는방법이다.상 당한효과가있는것으로임상을통 해이미확인됐다. 지난 2009년메 릴랜드대학연구에따르면하루에 20분에서60분정도1만룩스의쿨 화이트 형광에만 노출돼도 전반적 인기분상태가크게개선되는것으 로나타났다. . 심리학이밝혀낸중 요한사실가운데하나는우리의생 각과감정그리고행동이서로긴밀 하게 연결돼있다는 것이다. 좋았던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주는 음악을 들으면 노스탤지어에 빠지면서 몸 과마음이푸근해지는느낌을갖게 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 시절은 왠지 지금보다 불확실성이 훨씬덜했던, 행복했던기억으로다 가온다. 집 안팎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할 예정이라면 예년보다 일찍 서두르 는게정서적건강에도움이될것이 라는조언도같은맥락의얘기다.어 린시절들뜬마음으로장식을하면 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던 추억을 되살려준다. 행복했던당시의감정 을떠올리는연상작용만으로도긍 정적정서는커지고슬픔과불안같 은부정적감정은크게누그러뜨릴 있다는 것이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회적거리두기와재택근무가새 로운일상이된팬데믹시기에겨울 이라는계절이안겨주는우울한감 정을잘이겨내려면물리적고립을 정서적고립으로만들지않기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화상을 통해 가 족그리고지인들과접촉하는것도 좋지만이것은제한적일수밖에없 고여기에뒤따르는스크린피로감 도 크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평소 연락이 뜸했던 친구와 지인들에게 먼저전화를걸어안부를묻는것이 다.격려와응원의메시지를담은카 드를직접써서보낸다면정서적으 로겨울이아닌봄이된것같은충 만함을맛볼수있을지도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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