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0년 12월 18일(금)~ 2020년 12월 24일(목) A5 연예 지난해MBC‘봄밤’에서현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사랑을 이야기했던 배우 한지민 이또다른얼굴로돌아온다. 10일개봉한 ‘조제’는처음만난그날부터잊을수없는 이름의여자와남자가함께한가장빛나는 순간을그린작품이다.앞서‘최악의하루’, ‘더테이블’등으로사랑받은김종관감독 의신작으로이누도잇신감독의‘조제,호 랑이그리고물고기들’에한국적인색채를 더해리메이크했다. “10년 전쯤 원작을 봤어요. 좋은 멜로라 는기억이남아있었는데‘최악의하루’시 사회때인연을맺은김종관감독님이리메 이크하신다기에 함께하고 싶었어요. 조제 라는인물의세계가독특하지만배우로서 채울수있는것들이많아보였거든요.대사 로 전달하기보다 눈빛, 정서, 공간, 색채로 표현한다는점에서기존사랑이야기와다 른새로운작업이될것같았죠.” 한지민이연기한조제는불편한몸을휠 체어에의지한채할머니와단둘이살아가 는인물로,책을읽고공상하며자신만의세 계를짓는다. 혼자집을나선어느날갑작 스러운사고로우연히영석(남주혁)의도움 을받게된다. 그날이후영석을통해닫혀 있던조제의세계는조금씩열리기시작한 다.함께하는시간은행복하지만막상두사 람이마주한현실은불안하기만하다. “물음표가많은캐릭터였어요. 조제는도 움받는입장에서다짜고짜반말을하고책 에서읽은이야기를진짜겪은일처럼이야 기해요.책의언어가익숙한사람이라구어 체보다 문어체를 사용하기도 하고요.‘갇 혀있는인물’이라는생각에대사톤을어 둡고낮게뱉으니까더무례해보여서끊임 없이적정선을찾았죠.소통에서툰모습이 낯설게보일수도있지만그게조제그자체 였어요.” 한지민은 처음 경험하는 사랑의 감정에 불안과설렘을함께느끼는조제를세심한 감정연기와눈빛으로완성했다.정적인분 위기와절제된대사속에서오로지눈빛,몸 짓만으로 조제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는데 그의손끝까지숨죽이고집중하게만드는 힘이있다. “연기자로서오로지의지할곳이눈빛밖 에없어서어려웠는데그럴때마다감독님 께서확신을주셨어요. 조제의물건, 공간, 소리 하나까지도 계절감과 색채를 더해서 풍부하게채워주셨거든요. 2020년대의감 성이담긴‘조제’라서더좋았어요.” ‘조제’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라면 배우 남주혁이다. 남주혁은솔직하고서툰영석 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한지민과 완벽한 호흡을보였다. JTBC‘눈이부시게’이후 두 번째 만남, 한지민은“이번엔 남주혁에 게완전히의지했다”며남다른믿음을드러 냈다. “처음시나리오를선택할때남주혁씨가 남자주인공을맡는다고해서기대가됐어 요.‘눈이부시게’이후로이제서로의눈만 봐도어디가불편한지어떤마음인지다느 껴지더라고요. 이번엔남주혁씨가저보다 더빠르게작품에녹아들어서오히려많이 기댔어요.특히로드뷰에찍힌할머니뒷모 습을 보면서 우는 조제를 이불 속에서 따 뜻하게바라봐주던장면이기억에남아요. 다안다는듯한눈빛이편안하고고마웠어 요.” 배우들의 애틋한 호흡 외에도 수채화 같 은영상미는‘조제’를보는재미중하나다. 제작진은 스코틀랜드 로케이션 촬영부터 오래된헌책방,수족관등공간마다계절의 정취를듬뿍담은것은물론위스키병, 가 구 하나까지 섬세한 세팅으로‘조제’만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지민은“느림의 미 학이있는영화”라며애정을보였다. “보통빠른노래보다발라드를부를때음 치인게티가많이나잖아요.연기도비슷해 요.그래서이렇게잔잔한영화가더어려운 것같아요.그래도느림의미학을느껴보고 싶었어요.배우의숨소리,눈빛에온전히집 중할수있는영화가될거예요.” ‘조제, 호랑이그리고물고기들’은 2004 년국내개봉당시배우쓰마부키사토시와 이케와키치즈루의호연,일본영화특유의 서정적인감성으로호평을얻었고, 16년이 지난지금까지도멜로명작으로손꼽힌다. 국내에서도팬층이두터운만큼원작과의 비교는‘조제’에게피할수없는산이기도 하다. 한지민은“굳이 다르게 연기하려고 하진않았다”고강조했다. “원작의조제가사랑에대한호기심이많 은사람이었다면,제가담아낸조제는사랑 에국한되지않고좀더넓은세상으로확 장 가능한 캐릭터에요. 마지막에‘때로는 너랑가장먼곳을가고싶었어’라는내레 이션처럼,조제가영석이를통해세상밖으 로나오는변화와성장을이야기하고싶었 어요.보통이별하면사랑에실패했다고하 잖아요.하지만어떤관계가끝나더라도결 국다경험이된다는메시지를주고싶었어 요.” 조제는영석과의만남을통해사랑의감 정을알아가는동시에스스로를아끼고변 화를받아들이기시작한다.영석역시확신 없는미래에대해깊게고민하며성장한다. 이처럼사랑을딛고세상밖으로향하는두 사람의모습은단순한사랑이야기이상의 특별한여운을남긴다. “‘아는와이프’,‘눈이부시게’,‘봄밤’ 까지지금껏여러가지로맨스물의캐릭터 를연기하면서수많은형태의사랑을느껴 봤지만여전히사랑이뭔지알고싶어요.제 게도사랑은너무어려워요.‘조제’는지나 간사람, 앞으로다가올사랑에대해생각 하게만드는영화예요.제연애를돌이켜보 면예전엔누군가를좋아하면잘보이고싶 은마음이커서때로는나답지않을때가있 었어요. 앞으로의사랑은달랐으면좋겠어 요. 이젠가장나다운모습을보여줄수있 는 사람을 만나서 마음껏 사랑하고 싶어 요.” 조은애스포츠한국기자 ●인터뷰- 영화 ‘조제’ 한지민 배우한지민. BH엔터테인먼트 “이별은실패아닌성장… ‘조제’ 통해배웠죠” 지난해MBC‘봄밤’에서현실적이면서도낭만적인사랑을이야기했던 배우한지민이또다른얼굴로돌아온다. 10일개봉한‘조제’는처음만난 그날부터잊을수없는이름의여자와남자가함께한가장빛나는순간을 그린작품이다.앞서‘최악의하루’,‘더테이블’등으로사랑받은김종관 감독의신작으로이누도잇신감독의‘조제,호랑이그리고물고기들’에한 국적인색채를더해리메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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