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1월 19일 (화요일) A8 오피니언 애틀랜타칼럼 이용희 (목사) 시사만평 침묵은 배신 꿈의 상실 셰익스피어의‘멕베드’에 보 면 멕베드가 어느날 왕을 살해 합니다. 그리고 잠들지 못하는 밤에 자기 영혼을 향해서 창백 한 독백을 던집니다.“오. 너여, 너는 잠을 죽였도다. 천진난만 한 잠이여. 고민이 엉킨 실타래 를풀어주던잠이여. 피곤을풀 어주던잠이여. 그런데너는잠 을죽였노라.” 당신은 잠들지 못하는 밤, 밤 이무섭고, 밤이불안한그런밤 을지내보셨습니까? 환경을바 꾸어도, 내시간을조정해도, 휴 식을 가져도 떠나지 않는 이 큰 고민과 고난의 밤중을 지내신 경험이 있으신지요? 이것은 죄 에서 오는 고민입니다. 죄가 가 져다 주는 피곤인 것입니다. 내 양심의 죄책이 참으로 자유를 얻지못하는한우리는이고민 에서부터, 이 고뇌에서부터, 이 피곤에서부터, 삶의 진정한 의 미를되찾을수가없습니다. 여러분,여러분이주님앞에오 셨을 때 맨 처음으로 들으신 음 성이 무엇이었습니까? 교회에 처음 나오신 날이 아니라 참으 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던 그 순간 참으로 내 영혼이 살아계 신 하나님의 음성을 접했던 그 순간 갈보리의 언덕, 골고다의 십자가 앞에 나아와 예수님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영 접했던 그 순간 주께서 당신과 저에게 들려 주셨던 첫번째 음 성은무엇이었습니까?“네죄가 사함을 받았느니라”는 이 음성 이아니였습니까?“그런즉누구 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정 함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하나 님의 음성을 당신은 듣지 못하 셨나요?“네 죄를 바다 깊은 곳 에 내가 던지우리라 빽빽한 구 름이 사라지듯 네 죄를 내가 너 에게서 해방하리라”다시는 하 나님의 사죄의 음성을 들었던 그 기쁨과 감격의 순간을 기억 하십니까? 그렇다면 아직도 왜 괴로워하십니까? 아직도 당신 이 그 죄책의 수렁에서 헤어나 오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입니 까?하나님의용서를믿을수없 습니까? 용서하시는 하나님 사 랑의 하나님 이 주님 앞에 나 오사 이 음성을 들어 보십시오. “네복역의때는끝났느니라. 네 죄는사함을받았느니라.” 이사함의메시지가이용서의 메시지. 이메시지가내가슴깊 은 곳에 심겨지는 그 순간 비로 소당신과저는이피로의늪속 에서 벗어날 수가 있게 됩니다. 성경에나타난이스라엘백성들 의역사적피곤의경험. 이것은 죄책에서해방되지못한피곤이 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이스라엘백성들에게두번째로 찾아온 피곤의 유형은 꿈을 잃 어버렸기때문입니다. 지난칼럼의연재에서첫번째 로찾아온피곤의유형에서‘죄 의 의식’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처음 포로로 끌려왔 을 때, 그들에게는 이러한 꿈이 있었습니다.“머지않아이포로 생활은 끝날 것이다. 그러면 곧 고향으로 되돌아가 다시 우리 하나님의 성전에 올라가 야훼 하나님을예배하며찬미를드리 며 성도들과 교제하게 될 것이 다.”이런 꿈에 젖어 날마다 살 아갔습니다. 이런꿈때문에그 들은 노예 생활이 힘들어도 참 고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열심히모였습니다.성전이없는 대신그들은‘시나고개’를지어 하나님을예배하고말씀을배웠 습니다. 주의 말씀 속에서 다시 돌아가게된다고하신하나님의 약속을 확인하면서 그들은 마 음 속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 르고 생활은 더욱 더 힘들고 희 망은 보이지 않고 그래서 이스 라엘 백성들은 하나 둘씩 메시 야에 대한 꿈을 상실하기 시작 을 합니다. 그들이 이렇게 꿈을 상실하게 되자, 희망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희망이사라져버리 면 사는 것이 점점 힘이 들었습 니다. 우리도 한 때 경험을 해 왔을 것입니다. 처음 이민 생활을 시 작했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처 럼삶에대한꿈과자식들을바 라보는 희망이 가득했습니다. 이 희망을 우리는 잃어버리지 않고살아왔기때문에우리에게 는 희망이 새롭게 찾아온 것입 니다. 우리는지난한해너무나도힘 들고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코 로나바이러스의여파로말미암 아어수선한한해를살아왔습 니다. 그러나다시밝아온새로 운 2021년한해에는꿈과희망 을 잃지 말고 우리함께 승리하 는한해가되길소망합니다. 애틀랜타문학회2020문학상공모수필최우수상 가을이다. 따뜻한 커피에 그리운 사람의 이야기가녹아나는크림을넣고 향기를맡는다. 서서히 가라앉는 하얀 분말이 동그라미를그리며, 나뭇잎처럼 진한갈색으로검은커피를채색 한다. 마치내검은속눈썹아래 빼곡히박혀있는아버지를닮은 갈색 눈동자처럼.. 마흔의 끝자 락에왔다. 매순간을 치열하게 살아왔지 만 마흔 끝에 나는 한기를 느낀 다. 어릴 때 기억을 더듬으면 항 상만져지는부모님의상기된얼 굴이, 아마도이맘때내나이언 저리였을것이다. 별다른 수입은 없었지만 비행 청소년구제에매일분주했던아 버지와, 달구지에 이제 갓 추수 한 농부의 땀방울을 지게로 담 아내며 쌀로 돈을 사셨던 어머 니. 그추운하루하루살아내며,겨 울 밤이 깊어갈 무렵 어머니가 누렸던 최고의 호사는, 구들장 에앉아동전몇푼쥐고화투를 치는것이었다. 호랑이띠였던어 머니는회초리를마다하지않고 육남매를모두가르쳤다. 뙤약볕 에가을곡식처럼단단하게여문 고단함을화투에실어힘차게패 대기 치고 싶으셨을 게다. 열린 문틈으로빼곡히내다보는막내 아들에게 얼른 동전 하나를 꼭 쥐어주시던엄마. 초등학교때일이다. 오락실에서 한참 게임 중에 인 기척에놀라뒤를돌아봤다. “우리아들백발백중이네!” 깜짝놀란나에게아버지가미 소를지으며동전몇개를건넸다. 막내에게매한번든적없는아 버지는내군입대전에암투병을 하셨고, 두 달여간 병원의 조그 만벤치에서나는숙식을해결하 며 아버지와 지냈다. 입대 후 휴 가를얻어버스를세번갈아타고 여덟 시간 만에 마을 어귀에 다 다랐을 때, 휴대전화도 없던 그 시절아버지는세시간째삼거리 에서막내를기다리고계셨다. 서른에유학을떠나던날, 큰절 을받던아버지는크게우셨다. 그후로 몇 년이 지나고 치열하 게학위를끝마칠즈음아버지는 세상을떠나셨고,슬퍼할겨를도 없이 학위를 마무리 한 나는 깊 은우울함에빠져들었다. 잠을자지못해응급실에실려 갔고, 나의 삶과 아버지의 죽음 이엉킨쳇바퀴는끊임없이나를 맴돌며쉬이놓아주질않았다. 그렇게두세달간야위어가던 어느날이었다. 어머니는 막내가 다 죽어간다 고걱정이태산이었다. 깜박잠이들었었나보다. 아버지가손을내밀었다. 마지막순간에잡아주셨던따 뜻한손그대로였다. 그날처음으로네시간을잔나 는, 차갑게눌러붙은검은그림 자를 녹여내고 나의 삶에 다시 뜨거운빛을투사하기시작했다. 그후몇년이지나교수로임용 되고연구와수업으로바쁘게살 던어느날이었다. 열여섯에 집 떠나와 한번이라 도발뻗고잔적이있나싶다. 문득 학교에서 돌아와 아내를 기다리는중에오랜만에아버지 를만났다. 돌아가신 게 아니냐고 물었더 니아니라고하셨다. 너무다행이었다. 나는아버지를꼭껴안았다. 따뜻했다. 그리고얼마나지났을까... 서늘한주위를둘러보았다. 아무도없는텅빈방에무거운 저녁놀이스산하게늘어지고있 었다. 막입에넣은알사탕을똑떨어 뜨린아이처럼한참을울었다. 몇년후면그때부모님의나이 가된다. 그래서 마흔의 끝자락이 나는 두렵다. 그나이는시간과공간을웜홀 처럼뒤틀어 그때의당신과지금의나를같 은시공간안에묶어놓을것같 기때문이다. 하지만,그곳을통해벤자민버 튼의이야기처럼아버지가돌아 와젊어질수있다면내가여든의 몸이되어도좋겠다. 나는바람처럼떠날수도있겠 다.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침묵이배신이될때가온다 ”-마틴루터킹주니어 마틴루터킹주니어 장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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