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2월 4일 (목요일) D6 교육청의 2차 가해 2019년어느봄날,해가진후의학교 는유난히적막했다. 텅빈학교에는서 지혜 ( 가명·40 ) 씨와장학사단둘뿐이었 다. 왜피해자인자신이이런상황에놓 여야 하는 걸까. 경북도교육청의곽모 장학사는 고압적인 태도로 말을 이었 다.“선생님,그럼‘징계절차에전혀이의 가없다’는내용으로각서를쓰세요.” 경북지역교사인서씨가겪은일은이 렇다.정신과의사에게성폭력피해를당 하고, 용기내어가해자를 폭로했으며, 이에검찰이사실적시명예훼손등으로 기소했고, 교육청은징계를 내렸다. 교 육청이많은항의를받자, 곽장학사가 서씨를따로불러“이의없다”는각서를 쓰라고요구한것이다. 사실상교육청과장학사라는공공기 관과 그 종사자가 2차 가해를가한 상 황. 서씨는 그럼에도 “내가 나섬으로써 다음피해자는덜당할수있을것”이라 고했다. 헣킮뫊픦칺픦컿 읊팚읾핂 서씨는몇년전치료를위해찾은병 원에서정신과 의사로부터 ‘그루밍 ( 길 들이기 ) 성범죄’라는 성적착취를 당했 다. 검찰은 “성관계는인정되나위력행 사증거가없다”며가해자를불기소처 분했다.그러나서씨를시작으로피해자 들이잇따라나타나면서가해자는결국 처벌을 받았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018년그를제명했고, 다음해강제추 행및협박 등의혐의로징역1년6월 ( 집 행유예3년 ) 이내려졌다. 그러나 고통은 끝나지않았다. 가해 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 ( SNS ) 에그를 고발하는글을올린서씨를허위사실적 시명예훼손및모욕죄로고소했다. 검사는 ‘허위’를 뗀 사실적시명예훼 손죄와모욕죄로약식기소 ( 벌금 100만 원 ) 했다.교육청에서는징계위원회를열 어견책을의결했다. 서씨가정식재판을 청구해재판을앞두고있었지만법원선 고결과를기다리지도않았다.성범죄피 해자에게징계를 내린사실이알려지자 교육청에는항의민원이40여건이상쏟 아졌다. 곽장학사는학교로찾아와민원뭉 치를들이밀며‘선생님이민원을촉발시 킨책임이있다’라고 타박을줬다. 징계 절차에이의가 없다는 각서를 쓰라고 요구했다. 서씨의거부에도 그는 “각서 를 못 쓰겠다면이의가없단 말이라도 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원하는 대로 하시라’고 답한 후에야 서씨는 자리를 벗어날수있었다.실제로이후항의민 원에는‘당사자는징계에이의가없다고 했다’는내용의답변이달렸다. 졓폖콞뫃콚쁢믾맏쇞힎잚 ··· 정식재판은가해자가고소를취하하 면서공소기각으로마무리됐다.징계의 원인이사라졌으니교육청의견책도자 연스레취소되리라생각했다.정작도교 육청은 ‘한번내린징계는취소할수없 다’고했다.징계불복절차인소청심사 기간도지나 도움을요청할 곳도, 방법 도마땅치않았다. 더구나견책을 받아 다른 학교로 강 제전보를당한지6개월가량이흐른지 난해 8월. 곽 장학사가 서씨가 근무하 는 학교의교장으로 발 령 이 났 다. 서씨 는 결국 그 동안 두려움에말하지않았 던 곽장학사의2차가해사실을교육청 에알렸다. 교육청은곽 장학사의발 령 은취소했으나,서씨에게내린징계 철 회 는어 렵 다는 입 장을 고수하고있다. 경 북도교육청관계자는 “변 호 사 자 문 을 받는등 ( 징계취소 ) 방법을알아 봤 지만 근거가마땅치않다”라고했다.징계를 취소하거나재심을청구할제도적근거 가없다는것이다. 서씨는“징계위원회가있다는건어 떤 사 안 인지 살펴 보겠다는의 미 인 데 ,성폭 력피해자인사실을알면서도징계를하 는건피해자를보 호 하려는생각이전혀 없는것”이라고 목 소리를 높였 다. 곽장학사의2차가해사실을알리고 시 끄 러 워 지자교육청에서는다른학교 로 옮 길생각은없느 냐 고 물 어 왔 다. 교 직 에있는 동 료들도 같 은‘ 조언 ’을했다. 사건을모 르 는곳에서 새 로시작하라는 취지다. 서씨는 “가해자도아 닌데물 의 를일으킨것처럼취 급 한다”라며“ 잘 못 한게없는 데 왜죄지은것처럼피해다 녀 야하는지모 르 겠다”고했다. 그는강 조 했다.“징계가취소되지않 아도어 쩔 수없다고생각해요. 숨 기고 감 추지않고 이렇게 떠 들다 보면 법이 바뀌 거나해서앞으로다른사건을처리 할 때 는제사건처럼 안 다루고더신 중 하게생각해 볼 수도있지않을까요.” 전혼잎기자 성폭력피해고발한교사징계$장학사 “이의없다고각서써라” 압박 교육부와여성가 족 부 ( 여가부 ) ,경찰 청등 청소년사이 버 폭력에대처하는 기관들이지난1일한국일보보도로알 려 져 공분을 샀던 ‘장혜린 ( 가명·16 ) 양 비 극 ’과 관 련 해 2차 가해및사이 버 불 링 ( Cyberbullying ) ’을 막기위한 대 책마 련 에나 섰 다. 현 행학교폭력예방 및위기청소년발 굴 ·지원시스 템 을 개 편 하고강 화 해더이상 홀 로고통을 감 내하는 피해학생이없도 록 하겠다는 취지다.사이 버 불 링 이 란온 라인에서 특 정인을대상으로집단적·지 속 적· 반 복적 으로모욕·따 돌림 ·협박하는행위를일 컫 는다. 펺많쭎 , 퓒믾 콚뼒힎풞킪큲 묺 성폭행과이어진 2차 가해를견 디 지 못하고지난해 9월스스로생을 마 감 한 혜린 양 보도와 관 련 해,여가부는 2 차 가해및사이 버 불 링 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을 지원하기위해 ‘위기청소년 통 합 지원정보시스 템 ’을구 축 하기로했 다고 한국일보에알려 왔 다. 위기청소 년통 합 지원시스 템 은여가부, 교육부, 보건복지부,경찰청, 법무부등유관기 관간정보공유·서비스연계 체 계마 련 을 통해학교폭력에시달리는 학생들 을 조 기에발 굴 해피해가 심각해지는 것을방지하는게 골 자다.여가부관계 자는 “그 동안 피해학생발생 때 기관 들간정보공유가단절됐 던문 제가있 었는 데 , 시스 템 이구 축 되면피해학생 을 체 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것”이라고 밝혔 다. 여가부는 또 상 담 자가인터 넷카페 와 블 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 ( SNS ) 를 직접 방 문 해사이 버 폭력피해를 받 는학생들을지원하는 ‘찾아가는 온 라 인상 담 ( 사이 버 아 웃 리치 ) ’인력을대폭 확충 한다는계 획 도내 놨 다.여가부관 계자는“지난해청소년사이 버 상 담센 터 상 담 원을 4 7 명에서 5 9명으로 증원했 지만이용 률 이40 % 수 준 에불과했다” 며“이정도인력으 론 모 든 학생이상 담 받기어 렵 다고 보고인력 확충 을 통해 발길을 돌 리는학생이없도 록 하겠다” 고말했다. 묞퓯쭎 , 칺핂쩒쭖잏뫎몒쭎 퐎뽊픦 교육부도 잇따라 발생하는 사이 버 불 링 에대해 엄 정하게대처하겠다는 입 장을한국일보에알려 왔 다. 최 근교육 부와시도교육청이 초 · 중 ·고교학생들 을대상으로한‘2020년학교폭력실태 조 사’에따 르 면신종 코 로나 바 이러스 감염 증 ( 코 로나19 ) 여 파 에따른등교일 수 감 소에도사이 버 불 링 성 격 인집단따 돌림 과 사이 버 폭력은전년보다 증가 한것으로 조 사됐다.교육부관계자는 “과학기 술 정보통신부, 문화체 육관 광 부, 방 송 통신심의위원회등 관계부처 와 조속 히대책마 련 을위한 논 의를할 계 획 ”이라며“사이 버 폭력비 중 이 높 아 지고있는만 큼 교육과정내에사이 버 폭력예방책을마 련 하도 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특 히전 문 상 담 교사를지 속 적으로 증원하고 담 임교사와의연 계성강 화 에도 주안점 을 둘 방 침 이다. 현 재도 학교 내위기청소년을 지원할 수있는상 담 실은마 련돼 있지만,제대 로 운영 되지않고있다는지적이 높 았 기 때문 이다.교육부관계자는“사이 버 폭력및집단따 돌림 과 관 련 해상 담 실 이용을 활 성 화 하는 안 내서를 만들 계 획 ”이라며“피해학생이보다원 활 한상 담 을받을수있도 록담 임교사와상 담 교사와의협력 체 계를 구 축 할예정”이 라고강 조 했다. 경찰청도유관기관과의협 업 에적 극 나서기로했다.경찰청관계자는“한국 일보기사를 통해사이 버 폭력 문 제가 갈 수 록 심각해지고있다는 점 을 재차 확 인했다. 교육부와협 업 해대 응 방 안 을마 련 할것”이라고 밝혔 다. 김영훈^신지후^박소영기자 ‘정신과의사성착취’폭로한교사 가해자가명예훼손죄고소해징계 항의민원빗발에장학사각서요구 고소취하됐지만징계취소안돼 전출된학교에장학사교장발령 피해교사,교육청에2차가해알려 “피해자를죄인취급하고징계해 내가나서야유사한피해줄일것” 1. 경북도교육청이 ‘정신과의사그루밍성범죄’ 피해사실을사회관계망서비스 (SNS) 에올려사실적시명예훼손및모욕죄로약식명령이청구된교사 서지혜 (가명) 씨에게내린징계통보문서. ● 서지혜씨제공 2. 곽모장학사가교사서지혜 (가명) 씨의징계건을항의하는민원에단답변. ● 서지혜씨제공 게티이미지뱅크 1. 2. “혜린이처럼고통받는학생없도록” 사이버불링대책에팔걷은정부 여가부, 법무부^경찰청등과연계 학폭시달리는피해자조기발굴 교육부, 사이버폭력등실태조사 전문상담교사증원에중점방침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