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2월 22일 (월요일) D3 공공기관 ‘ 낙하산 인사 ’ 논란 “내정자가 있다고 합니다. 면접에는 안가는게좋을듯합니다.” 문재인정부출범이후공공기관임원 직공모에지원했던A씨는최종면접을 사흘앞두고여권인사로부터이같은 메시지를전달받았다.청와대가낙점한 내정자가있다는소문이파다해끈이닿 는대로수소문을한결과돌아온답이 었다.A씨는“서류전형을통과해최종 3 배수후보자로선정됐는데면접은보지 말라는 황당한 경우가어디있느냐”며 “그럴거면애초 공모를 하지말았어야 하지않느냐”고분통을터뜨렸다. 공공기관임원직은정권교체시기대 표적논공행상 ( 論功行賞 ) 자리로 꼽힌 다.대선캠프출신이나여당인사등정 권창출에공을세운인물에게포상격으 로돌아가는경우가많다.‘환경부블랙 리스트’사건으로법정구속된김은경전 환경부 장관도 법정에서“전정권에도 있었던관행”이라고 공공연히말할 정 도였다. 불공정인사논란이계속나오자,악순 환을끊어내기위해김대중정부시절인 1999년중앙인사위원회라는독립기구가 만들어지기도했다. 3급이상고위공무 원채용과승진을심사하고,공공기관인 사가제대로이뤄지는지감사하는역할 을맡겼다.김대중정부청와대출신의한 인사는“당시엔중앙인사위가자체적으 로인적정보를수집하고평가했기때문 에청와대개입이쉽지않은측면이있었 다”며“‘이사람은안된다’는블랙리스트 개념도당연히없었다”고말했다. 뺂엲봐믾핞 … 줂캗힒핒풞 퓒 하지만이명박정부가출범한2008년 중앙인사위업무가행정안전부로이관 되면서사정이달라졌다. 2009년공공 기관 운영에관한 법률 ( 공공기관 운영 법 ) 이개정되면서기획재정부산하공공 기관운영위원회가설치됐고, 공공기관 별로임원추천위원회 ( 임추위 ) 가만들어 져임원선출과 관련한업무를 맡도록 했다.임추위가기관장 등 공공기관임 원후보자를 공개모집해후보자를 추 천하면주무기관장이나 대통령이임명 하는방식이다. 공공기관임원직공모제가본격시행 된것이지만,인사공정성은오히려퇴행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추위구성의 독립성·투명성이담보되지않아청와대 나 주무부처장관의입김이더세진탓 이다.여권의한관계자는“임추위가장 관사람들로채워지면청와대나여권의 오더도통하지않는경우가있다”며“정 권의낙하산인사 못지않게, 관료 사회 의자기몫챙기기관행도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정부초기공공기관 장을지낸한인사는“특정정부부처 에서는임기가남은여러기관장들 에게우회적으로사퇴를종용했 다”고떠올렸다. 김은경전 장관 판결문에 도청와대와 환경부가점찍 은인사에게높은점수를주 도록임추위원인환경부실· 국 장에 게지시한 혐 의가적시됐다. 재판부 는이를 두고 “공정한 절 차 를 거치 는 외 관을위해형식적으로추천위원을 동 원했다”고판 단 했다. 정권과 국 정운 영 철학 을같이하지않는인사를내치는 ‘블랙리스트’ 못지않게, 코드 인사를가 능케 하는 ‘ 화 이트리스트’가 작동 하는 문제도심각하게본것이다. 줆헣쭎솒샃킃 … 뫎엶쩣 쩚뮪헣솒펔펂 낙하산인사는진보·보수와 상관없 는 모 든 정부의 문제다. 박 근혜 정부 에서 민 정수 석 을 지낸 한 인사 는 “이사람을 뽑 아야 한다” 는 청와대 메시지가 내려 오면아무리임추위가있 어도 청와대주문대로인 사가 이뤄 질 수 밖 에 없다 고했다. 노 무 현 정부시절 민 정수 석 실 출신의공직자도 “내 려 꽂 기식임명이자행되는 건 과 거나 현 재나 다를 바 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적 폐 청산을 최우선 국 정과 제로 내세운 문재인정부 조차 코드 인 사 관행을 대수 롭 지않게 생 각했다는 점이다. 박 근혜 정부 시절 문 화 계블랙 리스트 파문을 겪 고도 유 사한 문제 가 반복 된다면정치권 력 에대한 국민 적신 뢰 회 복 이쉽지않을수 있기때문이다.박 근혜 정부청와 대출신의한 야당 의원은 “ 국민 적신 임을받고출 발 한 문재인정부가이전 정부의적 폐 를답 습 하고있다”며“제 도가 무 력화 되면 제대로 된 국 정운영이 가 능 하 겠 냐”고 비 판했다. 처 벌 조항 이 없는 점도 ‘제2의 환경부 사 태 ’에 대한 우려가계속나오 는이 유 다. 현 행공 공기관 운영법에 는 임추위 구성과 운영, 공모직선 발 과정에서 비 위행위가 발생 할 경우 처 벌 할 수있는 벌칙조항 이없 다. 윗 선에서부적절한임 원임명을 강요 해도 브레 이 크 를 걸 수 있는 별다 른 규 정 조차 없다는 것이다. 공 공기관 임원이직원 채용과정에 서 비 위를 저 지를경우에만 수사 또 는 감사를 의 뢰 한 뒤 그 결과 에 따 라 해임할 수 있도록 규 정했을 뿐 이 다. 큰 도 둑 은 눈 감아주고 작 은 도 둑 만 잡 을 수 있도록 한 셈 이다. 국 회에서이 같은 맹 점을 보 완 하기 위한입법시도가없진않았으나, 성과 로이어지진못했다.20대 국 회에서신보 라당시자 유 한 국 당 ( 현국민 의 힘 ) 의원 이임원추천과임명을 둘 러 싼비 위행위 와 관련한처 벌조항 을 담은 공공기관 운영법개정안을대표 발 의했으나임기 만료로 폐 기됐다.21대 국 회에서도관련 법은여전히공 백 상 태 다. 신보라전의원은 “인사문제는공정 성과투명성이담보 돼 야하는데,정권 마 다 ‘ 꽂 아 넣 기식’인사가자행되고있다” 며“공공기관운영법에처 벌조항 을담 거나, 형사처 벌 을 강화 해야한다”고 강 조 했다. 윤한슬기자 ‘기관장공모’ 포장하고내사람꽂기$ “적폐청산” 文정부도답습 국정동력명분내세워$朴정부‘나쁜사람’경질, MB 땐 2억뇌물거래 불공정기관인사, 왜되풀이되나 기관별임추위, 독립·투명성부족 靑·주무부처장관입김에큰영향 임원후보공개모집, 형식에그쳐 前환경장관도내정자가점혐의 ‘윗선의임명강요’벌칙조항없어 “선발과정비위,형사처벌강화를” “ 국 정 철학 을 공 유 한 내정자가 필요 했다.그것은관행이었다.” 김은경전환경부장관은 항변 했지만, 법원은정권이 바뀔 때 마 다 반복 된 ‘관 행’을 봐 주지않았다. 징 역 2년 6 개 월 에 법정구속.재판부는고위공무원에게사 직을 종용하고 다 른 사람을 새 로 앉 히 는행위를불법으로판 단 했다. 하지만김전장관의 항변 처 럼 지 금까 지모 든 정부는집권할때 마 다공기업과 공공기관고위임원들의물 갈 이를시도 했던게사실이다.정권의 힘 은임기초에 가장 막강 하고, 그 런 정권이 국 정 동력 을 확 보하 겠 다는명분으로 밀 어 붙 이면 누 구도이의를달지않았다.‘낙하산인 사’‘ 코드 인사’라는 비 판이있었지만, 5 년 단 임대통령제에선불가 피 한측면이 있다는논리가받아들여졌다. 읺큲핆칺옪 펂뺂몮핆칺먾앦밚힎 ‘블랙리스트’와 ‘ 화 이트리스트’는 정 권교체기에만 존 재했던건아니다.정권 마 다 ‘인재 풀 을 확 보한다’는명분으로 정권의 손발 이 돼 야할인사들은 화 이트 리스트로,정부 눈밖 에 난 공무원들은 블랙리스트로지 목 됐다. 특정인을배제하는블랙리스트가수 면위로 모 습 을 드 러낸건박 근혜 정부 때다.박 근혜 정부는정권에우 호 적이지 않은문 화예술 계인사들명 단 을 작 성해 이들에게불이 익 을주는 근 거로 활 용했 다.블랙리스트로배제된건 예술 인만이 아니다. 블랙리스트 작 성에소 극 적이었 던문 화 체 육 관 광 부공무원에게는사표 제출이 강요 되거나한직 발 령이기다렸 다. 박 근혜 전대통령이‘나 쁜 사람’이라 고점찍은 노태강 전체 육국 장을경 질 하기위해청와대가직접나서인사상불 이 익 을 준 게대표적이다. 인사권은 ‘보은 ( 報恩 ) ’을 넘 어거 래 수 단 이되기도 한다. 선거를 도운이들은 정권이 바뀌 면논공행상대상이되는게 인지상정이라고하지만,감투를두고 금 전이오가는 등 선을 넘 는 일까 지 벌 어 진다는 뜻 이다.이 팔 성전우리 금융 지주 회장은 200 7 년부터1년 동 안연임대가 로이명박 전대통령등에게 2 억 여원의 뇌 물을건 넸 다.공적자 금 이투입된우리 은행이정부입김하에 놓 여있기에 뇌 물 수수자와 공여자가 이를 서로 이용한 것이다. “ 빧칾펔팮멮삲 ” 퍋콛픎힎힎쭎힒 문재인대통령은 201 7 년 7월 19 일취 임후 첫 여야 4 당대표와의오 찬 자리에 서“낙하산인사를없애 겠 다”고공 언 했 지만집권 4 년이지 난현 재,문재인정부 도 코드 인사논란에서자 유롭 지않다. 문 대통령과의오 찬 직전 윤 주경당 시 독립기념관장은 국 가보 훈 처로부 터사퇴를종용받았다.이같은사실은 피 우진 국 가보 훈 처장이 국 회에서시인 하면서 알 려졌다. 금융 위원회산하 신 용보 증 기 금 및 한 국 자산관리공사 ( 캠 코 ) 에선지 난 해감사 선임을 두고직원 들이낙하산 인사라며공개적으로 반 발 했다. 윤 종원전 청와대경제수 석 이 IBK 기업은행장으로임명되자 노조 가 ‘낙하산 반 대’ 출 근 저 지투 쟁 을 하기 도했다. 국민 의 힘 정 책 위원회에 따르 면, 2020 년9 월 기 준 33 7 개공공기관 및 정부산 하기관임원 2, 7 2 7 명중 466 명이캠· 코 · 더 ( 캠프· 코드 ·더불어 민 주당 ) 출신이었 다.‘낙하산인사’ 논란은 현 재진행형이 라는 뜻 이다. 김진웅기자 코드인사논란의역사 집권초물갈이·보은인사등차별 文대통령“낙하산없애겠다”불구 공기관·정부산하기관337곳임원 2727명중 466명‘캠·코·더’출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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