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2월 27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그리고 그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내마음의 시 그러나 결국 이 것은 꼬리가 꼬리를 물고 떠돌 뿐 실마리 한 가닥 옭아내지 못합니다 검지 하나로도 넘쳐나는 오지랖에 가닥을 잡지 못합니다 낡은 책갈피엔 마른 이파리에 가려진 언어가 나이가 들어 맥락을 잃고 생각이 뒤범벅인 채로 혼란스러운데 어느 하나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입 밖으로 나서지 못하고 골몰하는 망설임 어정쩡한 그대로 미적거릴 뿐 반짝거리는 별표 하나 뜨지 않는 낭패감 시간은 저 혼자 내빼고 누구도 그 것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불쑥 튀어나올지 모르는 돌발이 염려스럽지만 아직 아무 의미도 소리도 아닙니다 벼르고 벼르던 한 마디 까마득하게 작아지고 그리고 그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라는 말 말이 증명하는 그 것 또는 침묵 그러나 이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김정자 (시인·수필가, 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모든칼럼은애틀랜타한국일보의 편집방향과다를수있습니다 시사만평 팬데믹과 샷 “지금전염병대유행시기인데,이곳이야말로‘샷’이부족하지않은유일한곳이지!” *샷:‘백신주사’와‘독한술작은한잔’의이중의미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USA 본사특약 집단 따돌림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조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한국은지금미투, 빚투당시처럼 학폭을 화두로 봇물 터지듯 요란 하다. 체육계로 시작된 폭로가 정 계연예계로확산일로에있지만사 실과 다른 루머로 불이익을 당하 는일까지거들고나섰다. 물밑처럼 가라앉아있던 집단 따 돌림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공동체생활을시작하는유년부터 초,중,고등학교의 학폭, 심지어 대 학생활에서도직장에서도은밀한 집단 따돌림이 존재하고 있다. 직 장인의 86.6%가‘왕따 경험이 있 다’ ‘자살까지 생각한 적이 있다’ 는통계가있다. 각급학교나직장 에집단따돌림에앞장서는노련한 사람이등장하면피해자발생이시 작된다. 따돌림 당하는 계층 구분 은없다. 사회초년생그룹에도중 년층, 노년층에도 따돌림 바이러 스는쉼없이전염되고번져가면서 피해자를 양상해내고 있다. 묵묵 히견디어온피해자들을함부로얕 잡아 보았던 터라 언어 폭력에 유 언비어까지동원해가며왕따로몰 아붙인다.친구가되든지짓밟히든 지. 여지가없다. 친구때리는일을 멋으로생각하는인면수심이친구 인생을망가뜨리고있는것이다. 최근학폭가해자가내민사과문 은 피해자들을 다시금 가슴을 치 게 만들었다. 위기를 모면 해보려 는임기응변식사과로오히려역풍 을 맞았다. 상처를 보듬고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인데, 명확한 반성 없는 구체적 진심어린사과가아닌형식적인거 만한 사과는 피해자를 다시 한 번 모욕의대상으로몰고갔기에대중 들까지광분케하는결과를초래했 다. 여론도나빠졌을뿐아니라피 해자들도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 았다. 불미스런 폭로가 이어지고 가해 자 두 선수는 무기한 출전정지 징 계를 받고, 국가대표 자격도 박탈 당했다. 시달림을 받았던 피해자 들의 고발로 쌓아온 공적들이 응 징받는시대상이언짢고통탄스럽 고한심한회의감이든다. 강자앞 에선 굴종을 선택하고 약자에겐 비겁한억압과가혹한수탈을거리 낌없이자행한가해자의우월의식 은 공감능력 저하를 자각하지 못 한비운을안고있다. 순간의심리 적 통쾌감 보다 그늘과 얼룩이 생 을 따라다니며 드러내지 못하는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건강치 못 한 정신적 발달 미숙의 삶을 살아 가야한다. 그에반해집단따돌림피해자는 자아효능감이현저히떨어지게된 다. 스스로의 능력이나 효능감에 대한기대와신념, 목표달성가능 성과 업무수행에 대한 자신감이 위축 된다. 묵묵히 감수해온 불안 과 비난이 수시로 엄습하는 트라 우마로 시달리게 된다. 소외시키 고, 루머를퍼뜨리고, 모함하고, 경 멸과괴롭힘도모자라폭력까지행 사하는 무규범적 행동은 물론 이 에 동질의 가해자로 동조하는 무 리들까지, 부정적자기개념의휘두 름이다.얼마나무서운범죄인가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더 무서운 범죄이다.언젠가는자만이빚어낸 결국의 괴로움이 내 몫으로 되돌 아오는, 심는대로 거두는 세상 이 치를깨달았으면싶다. 집단따돌림현상의공통점은가 해자와피해자간의힘의불균형과 고의성과 반복성이다. 고질적 악 순환의반복이노년공동체에서도 발생하고있어사회적인식전환이 시급하다. 최근‘어르신들까지 왜 이러시 나’주제로노인아파트집단따돌 림이시사된적이있다. LA한인타 운노인아파트에입주한김할머니 는 자식 근황을 궁금해하는 질문 에 사실 그대로를 대화로 나누었 을뿐인데터무니없이자식자랑이 란 죄명으로 지속적인 집단 따돌 림을 당해왔다. 복도에서 스쳐도 투명 인간 취급에다 등 뒤에서 수 근대기도 하고 인사를 해도 아는 체해주는 사람이없었다. 결국정 신상담을받고우울증약을복용 하며 심적 갈등을 겪어냈다고 한 다. 이미 나이들고 세상을 달관했겠 지만얼마나마음앓이를하셨을지 안타깝다.자식들의지위나재력을 문제삼기도하거니와차림새로차 별을 당하기도 한다. 몸이 불편하 거나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이 집 단 따돌림 대상이 되는 더러운 세 상이다. 나이 들수록 부족하면 서 로 보듬어주고, 힘겨우면 나누고, 더불어어우러지면척박한세상에 서 따돌림시키는 무리도 따돌림 당하는 힘든 사람도 존재하지 않 을터인데. 하기사권력, 금력, 폭력 을 빌미로 집단 따돌림을 함부로 자행했던사람들이피해자의아픔 과 고통을 헤아릴 수 있는 인격적 지각이있었더라면‘집단따돌림’ 이란언어조차발생하지않았을것 이다.딱하고개탄스럽다.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시선으로 타인을나아가서는인류문제를바 라보는 관점의 안목이 열린다면, 밟혀도 되는, 함부로 대해도 되는 인격체는세상어디에도없다는공 감대가어렵지않게형성되리라믿 고싶은데,사람인(人)글씨체가어 찌아찔해보인다. 지금이시간에 도 지구촌 어디에선가 집단 따돌 림이자헹되고있을것이라서사람 사는세상이문득서글퍼진다. 김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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