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3월 1일 (월요일) A8 오피니언 뉴스칼럼 ‘친구의 친구 손자’가 백신 예약 “아주, 아주 어려운 일” *모든칼럼은애틀랜타한국일보의 편집방향과다를수있습니다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조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LA 북쪽 엔시노의 한 부부가 인근 공원의 체육관 앞에 줄을 섰다.백신예약을신청하는줄이 었다. 80대 남편은 보행기에 의지해 차례를 기다렸다. 한참 후 이들 부부는 접종일을 잡을 수 있었 다. 서로 다른 날짜였지만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직접 가면 예약이 가능한 시스템이었으니 까. LA의한여성은새벽 2시30분 에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전 화기 2대와 컴퓨터 2대부터 켰 다. 집에서수천마일떨어진한 수퍼마켓의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서였다. 이 마켓 체인은 65세이상 플로 리다, 조지아, 사우스 캐롤라이 나주민에게접종을제공하는곳 이었다. 그녀의 손에 들린 예약 후보자 명단은 12명. 부모와 이 모의 예약을 대신해 드린 후 플 로리다에사는부모님이웃들의 부탁이몰려왔다.거절하기어려 웠다. 도서관 사서인 어머니의 직장 상사도포함돼있었다. 문제는 예약이 절망적일 정도 로 어렵다는 것이다. 빈 자리는 나오자마자금새사라졌다. 백신 예약이코첼라뮤직페스티벌티 켓예매보다더힘들다고서른살 의 이 여성 작가는 고개를 저었 다. 현재 시니어 우선 접종을 하고 있는 주는 캘리포니아 등 최소 35개 주에 이른다. 이 지역에서 는새벽잠을설친노인들이적지 않다. 트래픽이 적게 몰리는 시 간에 예약을 하려 하기 때문이 다. “3주반만에예약할수있었어. 차타고 4시간을가야하는곳까 지시도했었지. 정말컴퓨터를창 밖에 던져버리고 싶더군”. 플로 리다의한70대시나리오작가는 말했다. 예약하느라 밤 1시까지 꼬박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는 뉴 욕의 한 노인은“늙은이들에게 너무 심한 것 아냐”하며 울음을 삼키더라고 한 TV 방송은 전한 다. 80대부모의예약에나선딸은 백신 예약은 풀타임 노력없이는 불가능한일인것같다고한다. 그녀와 조카, 조카의여자친구 까지세사람이수시로인터넷사 이트를 업데이트 하고, 약국에 전화를 하고, 집 가까운 병원은 직접찾아다니며예약가능여부 를알아본지며칠이지났지만아 직성과가없다는것이다. ‘예약대란’이라면과장이겠으 나부탁할곳이마땅찮은노인들 은 예약때문에 애가 탄다. 어려 움의정도는지역과예약처에따 라많이다르다. 남가주에서도 오렌지카운티는 확실히 LA 보다는 예약이 쉬워 보인다. 어디다가 예약하느냐에 따라서도차이가크다.어떤동네 의약국은기다릴필요없이접종 이 바로 가능했던 반면, 또 다른 지역에서는 한참을 기다려야 했 다. 요즘은 예상하지 못했던 한파 때문에 백신 운송에 어려움이 가중되면서신규예약은고사하 고, 돼 있던 예약이 취소되기도 한다. 보건당국이나 의료기관 등이 기존의사이트를통해예약을접 수할경우문제가많다. 수만, 수 십만명이동시접속할것을염두 에두고디자인된사이트가아니 기때문이다. 그래서 카운티에 따라서는 스 타트업기업에예약업무를전담 시키기도한다.예약과함께다중 언어번역서비스와채팅문의도 가능하도록했다. 비영리단체가지역의료센터를 돕기위해콜센터역을자임하고 나선곳도있다. 워싱턴 포스트지의 한 기자는 얼마 전 그가 겪은 백신 예약 체 험담을나눴다. …“어떻게하는지도통알수가 없어. 나뿐 아니라 내 친구들이 모두 그래”. 시카고 근교에 혼자 사시는79세의어머니는접종예 약을할수없다고호소했다. 원격으로 가능한 일인지, 소프 트웨어 엔지니어인 누이에게 이 야기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뒤어머니가다시전화했다. “첫번째주사는맞았어!”. 아니, 어떻게 예약이 가능했을 까. 알고 보니 어머니 친구의 친 구손자가대신해드렸다고한다. 13살이라고한다. 소년에게 전화를 했다. 소년의 어머니와세사람이줌으로연결 했다.“몇사람이나예약을도와 드렸니?”28명쯤이라고 어머니 가말했다. “시간은얼마나걸리든?” . 어떤 날은 3시간씩 전화에 매달린 때 도있었다고어머니가대신말했 다. “엄마, 그 시간에 다 그것만 한 건 아니야”. 소년이 어머니의 말 을고쳤다. 8학년인소년은온라인수업을 들으면서예약을했다고한다.소 년의어머니도처음듣는말이었 다. “어떻게그게가능하니?”. 사이트몇개를켜놓고계속업 데이트 하긴 했으나, 자판만 바 람처럼두들긴다고되는일은아 니었다. 소년은 서로 다른 각처의 예약 시스템을연구했다. 한때 트위트 계정이나 여러 예 약처를한데모아놓은사이트가 유용했으나보안문제로모두폐 쇄됐다. 백신 공급처에 따라, 각 정부기관에따라예약전략은다 달랐다. 인내심을 갖고 예약 사 이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완전 히파악한후예약했다고소년은 말했다”… 이 소년이 말하는‘서로 다른 예약 전략’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접종 예약은 이민자뿐 아니라영어에전혀문제가없는 미국 노인들에게도 어려운 일이 라는것만은확실하다. 남의집손주가남의집할머니 들의예약을돕고있다. 각 가정의 젊은이들이 해야 할 일이하나생겼다. <LA미주본사논설위원> 텍사스한파는맹위를떨치고있 는 코비드-19나, 바이든 정부가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새로운 정 책들보다잠재된의미가더크다고 봐야한다. 이제시작단계인지구의기후변 화가불러올재앙의작은예에불 과하기때문이다. 얼마전기후변화에관한주목할 만한 책을 펴낸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빌게이츠는코비드-19퇴 치는 기후변화를 막는 일에 비하 면“아주, 아주쉬운일”이라고말 했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한다 면인류가이룰수있는업적중에 서 가장 경이로운 일이 될 것이라 고덧붙였다. 텍사스한파는북극온난화가원 인이었다. 무슨말인가. 북극이더 워졌다면 텍사스는 추위 보다 폭 염에시달려야하지않았을까. 예컨대지난해6월말시베리아에 있는 북극권 마을인 베르호얀스 크의 낮 기온은 화씨 100도를 넘 었다. 이 일대는 겨울 최저기온이 화씨 -90도(섭씨 -68도)를 기록 하던곳. 이런동네의여름기온이 남가주보다높아진것이북극온 난화의 결과라면 이해가 쉬울 지 도모른다. 북극 한파를 북극에 가두어 두 는 것은 성층권에 부는 강한 제트 기류다. 서에서동으로부는이바 람은북극의찬공기가남하할수 없도록 가두어 두는 울타리 역할 을한다. 제트기류의강도는극지 와 중위도 지역의 온도 차에 의해 결정된다. 온도 차가 클수록 바람 은세진다. 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오르면서 중위도 지방과의 온도 차가 줄어 들자 바람의 속도는 느려졌다. 북 극 찬 바람은 느슨해진 울타리를 밀고 2년전에는시카고쪽으로내 려왔다.“북극보다더춥다”는비 명이 그쪽에서 터져 나왔다. 이번 에는텍사스쪽이었다. 북극한파를설명할때는극소용 돌이(polar vortex)라는말도등장 한다. 지구의 대기 곳곳에는 다양 한 형태와 강도의 소용돌이가 치 고 있다. 태풍은 여름에 발생하는 열대성 소용돌이다. 극지 상공에 는 지구상에서 가장 대규모인 저 기압 덩어리가 꿈틀대고 있다. 변 화무쌍, 끊임없이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 소용돌이 역 시 기온이 오르면 강도가 약해지 고, 떨어지면 강해진다. 온난화로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바람의 강 도가약해지면찬바람은쉽게남 하할수있게되는것이다. 겨울이겨울답지않고,여름이여 름답지 않을 때 대기는 여태까지 와는 다른 반응과 현상을 보인다. 주민들은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 다. 이번에북극한파가밀고내려 온곳은텍사스뿐만아니라오클 라호마, 테네시 등 7개 주에 이르 렀다. 문제는북극한파가다음에는어 느 쪽으로 밀고 내려올 지 모른다 는 것이다. 멕시코 국경까지 밀어 닥친 이번 한파를 보면 미국 어느 곳이 북극 한파의 안전지대가 될 수있을지의문이다. 2월 평균 기온이 섭씨 9도 안팎 이라는 남부 텍사스의 휴스턴도 영하 7도까지떨어진뜻밖의한파 로 텍사스에서는 고속도로에서 130중연쇄충돌사고가일어나는 가하면, 체온조절기능이없는바 다거북이는 4,500여 마리가 실신 한채발견되기도했다. 전력 생산시설이 멈추고 수도관 이 동파되면서 전기와 식수 공급 도끊어졌다. 한파대비를하지않 았다는 비난과 질책이 쏟아졌지 만, 대부분 지역의 연평균 기온이 섭씨 20도 내외인 곳에서 한파에 대비한예산을배정했다면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이를 납득했을 것 인가. 앞으로잇따르게될지구온난화 의결과를미리예측하고, 이에대 비한다는것은코비드-19대처보 다“아주, 아주어려운일”이될것 으로보인다.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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