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3월 4일 (목요일) D10 기획 2021년3월4일목요일 사회와 격리됐던 ‘제2의조두순’들이 10년이상 형기를 마치고 속속 출소하 고있지만, 시민공포와 불안을 끊어낼 사회적안전망은여전히과거의틀에서 벗어나지못하고있다. 유일한 안전판 으로꼽히는위치추적전자장치 ( 전자발 찌 ) 는착용 대상자가 급증하면서부실 관리가우려되는상황이다.범죄예방효 과가검증된갱생보호시설과심리치료 도예산 부족으로제기능을 못하는실 정이다. 전문가들은 “성범죄자와의공 존을피할 수없다면, 욕하고멀리하는 것이상으로 현실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말했다. 출소자가 사회에복귀하는징검다리 역할을하는갱생보호시설은재범예방 효과가어느정도 확인됐다. 법무부산 하갱생보호시설인한국법무보호복지 공단 ( 공단 ) 에따르면 2015부터 5년간 출소자의재복역률은 24.6%인반면,같 은기간취업이나주거지원을받은출소 자의재복역률은 각각 2.4%에그쳤다. 사후관리에동의한대상자에한해서재 복역률을산출해단순비교는어렵지만, 공단은취업및주거지원프로그램에대 한출소자선호도가높다고말한다. 이는성범죄자에겐남의일이다.갱생 보호시설에서자신들을꺼려한다는인 식이큰탓이다.강간미수로 4년여간복 역한이진호 ( 가명·44 ) 씨는“가뜩이나범 죄자들이모이는시설이라 주변시선이 안좋은데, 우리 ( 성범죄자 ) 까지가면부 담으로여기는것같다”고말했다.지난 해6월출소후공단에입소하려다생각 을접었다는이씨는“법무부인정기관에 서도우릴불편해하는데,어떻게사회에 서잘살수있겠냐”고되물었다.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가 취업을어 렵게하기도한다. 출소자를주로고용 하는 ‘착한 기업’에서도 성범죄자는 부 담스러운 근로자로 분류된다. 다른 범 죄자와달리신상정보공개명령을받아 사람들이목이집중될수있기때문이다. 이들이회사에주소지를두는경우회사 에성범죄자가산다고알려져민원이발 생하기도한다.공단관계자는“일부기 업은자원봉사하는마음으로출소자를 고용하려고하지만,성범죄자입장에선 회사에피해를 줄까 봐 망설이기도 한 다”고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 에세금우대등실질적혜택을주는방 안이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성범죄출 소자를고용하면예상되는불이익이있 는 만큼,이에대한 대가를지급하자는 것이다. 성범죄출소자는다른범죄자와달리 심리치료가재범예방을위해필수적이 다.범행원인인왜곡된성의식을교정하 는작업이필요하기때문이다. 갱생보호시설이나 보호관찰소를 통 해심리치료를 받을 수있지만 출소자 들은이용을 꺼린다. 법무부 산하기관 이라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가 자칫 불 이익을받을까우려하는것이다.심리치 료 활성화를 위해민간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 오 는이유다. 성범 죄출소자재사회화를 돕 는 코 사 코 리아 ( COSAKorea ) 박 정 란 대 표 는“정부기 관에서다 양 한민간상담 센 터를지원하 고,출소자들에게이를 연 계해주는활동 이필요하다”고말했다. 심리치료만으로 왜곡된성의식을 고 칠 수없다면 약 물치료가 필요하지만, 법원에서치료명령을받지 않 으면의료 기관에접근조 차쉽 지 않 다.지난해12월 출소한조두순 ( 6 9 ) 도 약 물치료를받지 못하고있다. 보호관찰관이치료를 권 하고 법무부가 치료받을 병 원도 수소 문했지만 병 원들은 다들 손 사 래 를 쳤 다.법무부관계자는“조두순은치료명 령을받지 않 았다고해도정신과치료가 필요한 경우인데여 건 이 쉽 지 않 다”고 설명했다. 성범죄발생가능성이높은야간에전 자 감독 인원을 많 이 배 치할 수있도 록 인 력 을 증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법무 부에따르면지난해성범죄재범사 건 의 절 반이상 ( 56. 7 % ) 이 오 후 6시 ~오 전 9 시 에발생했다. 하지만 현장에선인 력 부족을이유로 전자 감독 관과무도실무관이 돌 아가 며 야간시간대업무를 도 맡 고있다. 야간 업무에 직 원을 많 이 배 치할수 록 주간근 무자가 처 리할업무 량 이늘어난다는이 유로, 정작 범죄발생취 약 시간대에심 각한 구멍 이생기는것이다.수원보호관 찰소는야간에 직 원 2명이무려 211명 의전자 감독 대상자를 감독 하고있다. 법무부관계자는“그나마도 직 원이5명 이하인보호관찰지소는야간근무조를 꾸 릴수조 차 없어인근기관에서도 움 을 받고있는실정”이라고말했다. 성범죄사 건 에이목이집중될때마다 범죄자형 량 을대 폭 높여교정시설에 영 구 격리하자는주장이나 오 지만교정시 설여 건 상 한계가있다. 법무부 교정통 계 연 보에따르면교정시설의201 9 년 1 일 평균 수용인원은 5만4,624명으로, 2010년에비해15%증가한 반면, 교정 시설정원은4만 7 , 99 0명으로4.5%증가 에그쳤다.현재도교정시설수용인원이 정원보다 많 고, 수용자가 계속 늘어나 고있다. 출소한 성범죄자들을 보호수용소에 격리해야한다는주장도있지만,사회적 고 립 이 오 히려재범을부추 길 수있다고 지적한다. 곽 대경동국대경찰행정 학 부 교수는 “사회에소속 돼 있다는 느 낌 을 받을때재범이예방된다” 며 “ 배척 받으 면‘될대로되라’는식으로행동할수있 다”고설명했다. 전문가들은출소자지원을 특 혜로 볼 게아 니 라 사회안전을 위한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고입을 모은다. 전용일 성 균 관대경제 학 과교수 팀 이지난해진 행한 연구 에따르면, 공단 취업지원프 로그램비용편익분 석 수치는 2.26으로 조사됐다.수치가 1보다높으면비용보 다 편익이높은 것으로, 출소자 지원이 효 율 적인재범예방방안이라는의미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인 권 이사 는 “출소자지원은 국가가의무적으로 치러야하는사회적비용이자안전을위 한 투 자”라고강조했다. 박지영^최다원기자 “위에서하라 니 까,집중하는분위기는 아 닙니 다.이 런걸 왜받아야되나, 건 성 건 성이고.주위사람들이다그러 니 까진 지하게 임 하는사람도없고 … ” 강간치상죄로실형을선고받아 2012 년수 감 된 3 0대중반남성 A 씨.그는법 원으로부터명령받은 ‘200시간이하성 폭력 심리치료’이수 과정을 2014년 11 월까지 완 료하고이 듬 해출소했다. 하 지만치료 효과는 오래 가지못했다. 출 소4년만인201 9 년 온 라인에서만난아 동에게유사성행위를강요해다시실형 을선고받았다. A 씨는두 번째 출소 직 전인지난해진 행된전문가면담에서자신이잘못한것 은 분명하지만 첫 수 감 때경 험 했던심 리치료가사실상무용지물이었다고고 백 했다. A 씨는 “여 럿 이모여있어서범 죄에대해 깊 이털어놓을상황이아 니 었 고, 면담 내 용에도 깊 이가부족했다”고 말했다. 심리치료는성범죄수 감 자들을 대상 으로 하는 교정수단 중에서도 재범률 감 소에 가장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꼽 힌 다.성범죄자들이출소해시민들과 ‘안전한공존’이가능하게하는가장좋 은 수단이 란얘 기다. 법무부는 2016년 심리치료과신설을계기로전국 5 3 개모 든 교정기관에심리치료관련부서를만 들어운 영 중이다.심리치료프로그램을 수료한 출소자는 그 렇 지 않 은 출소자 에비해 3 0%정도 낮 은재범률을보이는 것으로 파악 되고있다. 같은 조 건 에서 확인한전자발찌제도의재범률 감 소효 과 ( 25% ) 보다도높은수치다. 하지만심리치료를제대로마치지못 하고 출소하는인원도적지 않 다. 지난 해11월법무부발 표 자료에따르면법 원명령이나법무부지 침 에따라심리치 료를 받아야 하는 성범죄자 중 미이수 상 태 로 출소하는 인원은 201 7 년 422 명 ( 전 체 대비 16. 3 % ) , 201 8 년 4 33 명 ( 16. 8 % ) , 201 9 년 4 9 0명 ( 1 7 .6% ) 으로 매 년증가하고있다. 지난해 엔 신 종 코 로 나 바 이러스 감염 증 ( 코 로나1 9 ) 여 파 로 9 월까지의미수료 율 이 24. 8 % ( 4 9 4명 ) 까 지치 솟 았다. 수 감 자가심리치료프로그램을모두 이수하 더 라도치료효과를 체감 하지못 하는경우도있다. 2016년강간미수등 으로수 감돼 100시간심리치료를받은 40대남성 B 씨역시 당 시프로그램에 쉽 게 몰 입하지못했던 동료 수 감 자들의 모 습 을 기 억 하고있다. B 씨는 “재소자 중에선‘왜그 런 잘못을했을까’를되 묻 기는 커녕 ‘왜 내 가 교 육 자나 다른 수용 자들 앞 에서이 런얘 기를해야하느냐’ 며 화를 내 는경우도있었다”고했다. 교도소 내 심리치료가 쉽 지 않 은 가 장 큰이유는 수 감 자에대한 동기부여 가 힘 들기때문이다. 상담치료사와 신 뢰 관계를 형성해참여도를 끌 어 올 려야 하지만, 소수인원이다수 수 감 자들을 맡 는 탓에이 런 과정은 생 략 되기일 쑤 다. 현 직 교도관신모 ( 52 ) 씨는 “ 캐 나다 등 해 외 에선 본 격치료 전에치료자와 신 뢰 를 쌓 고 프로그램참여동기를 마 련하는예비치료과정을거치는데한국 에선그 럴 여 건 이안된다” 며 “수 백 시간 치료명령이 내 려진상황에서동기확보 조 차 안되 니 그시간은 낭 비되는 셈 ”이 라고전했다. 재범위 험 도에따라성범죄자를세가 지로만 분류해교 육 하는 시스 템 도 문 제로지적된다.수 감 자개개인의범죄형 태 나동기에 맞 는세 밀 한치료가이 뤄 지 지 않 기때문이다.현교정 체 계는재범위 험 도에따라심리치료과정을기 본 ·집중· 심화로만 나 눠 주로집단 별 교 육 을실 시한다. 교정시설 직 원들은교 육연 속성이담 보되지 않 은 점 을문제로지적하기도한 다. 전문가 외 에교도관들이 직 접상담· 치료과정을이수해치료자로나서는경 우가 많 은데, 순 환 보 직 제도 탓에 3 년 마다 부서를 바꿔 야 한다. 5년 넘 게심 리치료 관련 부서에서일한 현 직 교도 관 D ( 50 ) 씨는 “ 본 부에서도 직 원들 심 리치료 역 량 강화를 유도하는 추세지 만,업무 연 속성이보장되지 않 는다”고 말했다. 윤 정 숙 한국형사정 책연구 원 연구 위 원은“반사회성,성적일 탈 ,대인관계문 제등 다 양 한 성범죄요인가운데재소 자의 핵 심유인을 파악 해야 맞춤 형치료 가가능하다” 며 “지속적인개 별 상담을 통한심리치료프로그램의 내 실화가필 요하다”고지적했다. 이정원기자 조두순 ( 6 9 ) 출소후성범죄자에대 한사회적불안 감 이 커 지면서정부가 올 해출소하는성범죄자중고위 험군 7 명을추려대 응 방안마련을고심하 고있다.이들중에는성 폭 행전과가 10회에달하는성범죄자와10세여아 5명을 잇 따라성 폭 행한 흉악 범도포 함돼 있다. 하지만이들도조두순 처 럼 격리없이 곧바 로사회로 돌 아 오 는 만큼, 감독 시스 템 강화와치료프로 그램마련등‘안전한공존’을위한 준 비가필요하다는지적이높다. 3 일한국일보취재 결 과법무부는 올 해 1 ~ 12월출소했거나 출소예정 인고위 험 성범죄자 7 명에관한범죄 사실과 법원이명령한 준 수사 항 을 재 점 검하고 대 응책 을 마련 중이다. 이들은출소후서 울 과대전· 광 주· 충 북 ·전 북 ·강원등지에 둥 지를틀계 획 이라 해 당 지방자치단 체 도 비상이 걸렸 다. 대부분 자신이범행을 저 지 른지역이다. 법무부가고위 험군 으로분류한 7 명은강간죄등성 폭력 전과가 2 ~ 10 회로 △ 아동· 청 소년대상으로여러 차 례 범행하거나 △흉 기등위 험 한 물 건 으로범행 ( 특 수강간 ) 하거나 △ 강 간으로사람을다치게한죄로징역 7~ 15년형을선고받았다. 특 수강간 죄로징역 8 년을선고받은 홍 모 ( 4 7 ) 씨를포 함 한 2명은지난 1월이미사 회로복귀했고,강간등 7 회전과자인 강모 ( 41 ) 씨등 5명은 3 월 7 일에서12 월12일까지순 차 적으로출소한다. 고위 험군 7 명중에서도법무부가 가장예의주시하는인물은이모 ( 46 ) 씨다.범행수법이 매 우 잔혹 하고치 밀 했기때문이다.이씨는1 99 1 ~93 년공 범들과 청 소년을 윤 간한것을시작 으로, 2004년11월부터2006년 4월 까지는 서 울 마포 구 와 경기용인시 등에서여아 5명을 잇 따라성 폭 행했 다.이씨범행으로피해를입은 5명은 모두 10세에불과하다.이씨는지나 가던아동을‘ 차 가고장 났 는데도와 달라’ 며 유인해 흉 기로위 협 한 뒤 성 폭 행했다. 2006년징역15년을선고 받은그는 올 해4월말출소한다. 신상정보공개대상에서제 외 된것 도그가위 험 인물로꼽히는이유다. 이씨가 2006년마지 막 범행으로재 판받을 당 시법률미비로공개대상 에서아예제 외 됐다. 범행의 잔혹 성 에비해출소후전자발찌 감독 기간 이 8 년으로 비교적 짧 은 것도 불안 요인이다. 전문가들은고위 험 성범죄자는 매 년출소하기때문에 땜 질식 처 방이나 여 론몰 이식해법보다는정부안전망 을지속적으로강화할필요가있다 고강조한다. 윤 정 숙 한국형사정 책연 구 원 박 사는“조두순출소에따른공 분과이에따른일시적조치가언제까 지나유효한수단이될수는없다” 며 “전자장치 감 시·관리를강화하는동 시에심리치료같은교정작업을유기 적으로 결합 해야한다”고 밝혔 다. 박지영^이정원기자 <1> N명의 ‘그’가아이들곁에산다 <2>그들은왜그곳으로돌아왔나 <3>격리의함정,교정의힘 | 글실은순서 | “신뢰감형성없이몰아넣고집단교육$심리치료개선을” 전자발찌보다효과높지만 심리치료미이수출소매년증가 소수인원이다수수감자맡아한계 동기부여없이시간때우기式참여 교도관순환에교육연속성저해 “지속적개별상담맞춤치료필요” ‘또다른조두순’올해 7명출소 법무부, 고위험군분류예의주시 불안한공존 <3·끝>격리의함정,교정의힘 고립땐 재범률$ 성범죄출소자 취업지원은 안전위한 투자 교정시설과부하영구격리불가능 출소자와공존, 피할수없는과제 갱생보호시설이용문턱낮추고 출소자고용기업에稅혜택필요 심리^약물치료접근성높이고 야간전자발찌감독인력늘려야 교정시설수용정원 (1일평균수용인원) 2010 45,930 명(47,471명) 2011 45,690 명(45,845명) 2012 45,690 명(45,488명) 2013 45,690 명(47,924명) 2014 46,430 명(50,128명) 2015 46,600 명(53,892명) 2016 46,600 명(56,495명) 2017 47,820 명(57,298명) 2018 47,820 명(54,744명) 2019 47,990 명(54,624명) ● 2020교정통계연보 아동^청소년대상범행수법잔혹 대부분범행저지른지역에복귀 전문가“정부, 안전망강화해야” 성폭력사범출소자대비 심리치료미수료자비율 (단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16.3 16.8 17.6 24.8 Ǹ 2020년은9월까지집계 Ǹ 자료법무부교정본부 지난달17일보호관찰을받고있는한전자발찌착용자를보호관찰관이감독하며면담하고있다. 배우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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