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A8 오피니언 김정자 (시인·수필가, 애틀랜타 거주) 행복한아침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뉴스칼럼 눈을 만나다 쏟아지는 잠 코로나백신1, 2차접종을완료하 고더없이가벼워진마음으로막내 가 있는 콜로라도 덴버를 찾았다. 록키산맥자락에서계절마다의절 경을 만나기도 하고 겨울이면 덤 으로눈구경까지포시럽게해왔던 터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살포시 살포시천지에채색을입히듯송이 송이 눈송이가 쏟아져 내리기 시 작한다. 앙상했던 뜨락의 나무들 이 포슬한 옷으로 입힘을 받고있 다. 긴칩거끝에애틀랜타에서찾 아온 방문객에게 반가움으로 환 영하듯소리없이고요롭게하염없 이내리고또내린다. 아무도멈추 게할수없다는듯잠깐사이에수 북수북 쌓여간다. 모든 풍광을 순 백으로감싸주는눈꽃에서경이로 움과범할수없는숭엄을본다. 구 태의연했던칩거로일상리듬이압 박감과흐트러짐의반복으로제자 리를 찾아들고 있는 와중이라 압 박감은긴장을재촉하고흐트러짐 은게으름을불러들이곤하지만생 체리듬 주기가 회복된 듯 산뜻하 게 시야가 맑아진다. 오랜 운둔에 서생기를찾은듯하다. 재택격리 흔적이듯고도로훈련된외로움을 견디느라 지치고 아픈 민초들 눈 물을 닦아주느라 빈 겨울 들판에 눈이 내리지 않을 수 없었나보다. 팬데믹이끼친침체로하여만신창 이가 된 풍경을 처연하게 감싸준 다. 허공에서 온몸의 진액을 맨몸 으로삭이듯너울너울춤추며맴 돌며 숲으로 나목 위로 마을이며 길에도빠짐없이거침없이내려앉 는다. 팬데믹을 묵묵히 견디어온 인류 의 절망을 희망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고목의 묵은 옹이도 소롯이 가려주며 갈피 못잡는 세상에 구 원투수처럼 순결한 빛으로 찾아 왔다. 초라했던 들녘도 홀연히 찾 아준흰눈으로하여역설의신화 가새로이쓰여질것같다. 눈덮임 에서 벗어날 나목이 없듯 만상도 꾸밈없는순백프레임을연출해내 고 있다. 하루들이 기적처럼 살아 졌고 덧대듯 살아온 축복을 누려 왔던것이라서버티며살아내야한 다는 눈의 고해를 듣는다. 찬란한 햇살앞에서는울음을삼킬수밖 에없지않느냐며. 눈물없이는세 상반짝임을볼수없으매울고싶 을 땐 쉼없이 내리는 눈처럼 마음 껏 울음을 쏟으라 한다.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는 상처와 혹독한 아 픔없는생이어디있으랴. 이리저 리채이면서도삶의마디들을용케 도 견뎌왔구나, 다둑여주는 포근 함이햇솜같다. 못다가릴부끄러 움도, 채워지지 않은 염원의 공간 까지도 온통 분분하게 내리는 눈 꽃이덮어줄것이라서만사가편안 해진다. 홀연히 불어온 바람이 포 시시눈송이를걷어낸다. 여늬때,늦은밤이면어둑해서보 이지 않던 마을 실루엣이 빛부신 조명을받은것같다. 밤이깊도록 하얀밝음이충만한창앞에서남 은날들을위한충언을듣는다. 오 늘 하루 기쁨과 감사에만 몰두하 며정답없는내일에미리주눅들지 도않으며, 쉬운용서로먼저물러 나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나 목의 비움을 익혀가라 한다. 하얀 눈의전언을듣다보면이또한지 나가리란선명한답신을받게된다. 자해처럼묶여있었던마음사슬을 풀어내는 유일한 자유를 인류에 게골고루나누어주고있다. 잊음 의 땅으로 돌려보내려 했던 소중 한흔적또한하얀눈위에마음껏 풀어놓으며생의분진을털어내고 불확실한 두려움을 죄다 쏟아 놓 으라한다. 함박눈이된백설이여 일하게덮어주겠단다.새하얀천지 가정신줄을초롱초롱일깨워준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위해, 어떻게, 왜, 무엇을위해모질고삭막한겨 울같은세상을견뎌내야할것인가 를다시한번새겨보라한다. 하늘 에서 살다 이 세상에 발을 딛느라 조심조심내려앉는흰눈의조언이 이어지고있다. 겨울눈을만나기가쉽지않은애 틀랜타에서 줄곧 살아온 터이라 서 눈발만 돋아도 눈 내린 언덕이 며눈이쌓인숲을찾아나서곤했 던기억이새롭다. 눈이내리는날 이면시야에들어오는풍경을놓치 지 않으려 손끝이 살아나듯 펜을 붙들게 된다. 나목을 두르고있는 눈의엉김에서생물체환원반응이 일렁인다. 적멸이 익숙치 않지만 살아있음의생명력은추위속에서 더 강해지는 수미상관 의지의 응 축을전시하고있는것같다. 언뜻 모순을 흔들어 보려는 시도일 수 도 있겠지만 세상이 온통 모순 투 성이라 헷갈릴 것도 없겠다 싶다. 눈 덮인 산야가 낯설고 참신한 눈 내림의세계에부딪히면서시방나 는 지상의 푹신한 불랙홀에 둘러 싸여 날아오를듯 가벼운 자유 의 지를 확인케 된다. 눈이란 포슬포 슬내려와정제된채고체화로쌓인 것이 아닌 끝없이 살아 움직이는 가변적인것이요겨울을상징하는 영혼의빛깔이라단정짓고싶지만, 이토록 화려했던 설경도 햇살 한 줌에 순식간에 허물어지고 만다. 정결한차가움과폭신한친밀감이 라고집하고싶지만눈내리는날이 면 곧잘 봄을 기다리던 기억이 떠 올라순백의따스함이그리움으로 설렘으로 쌓여갈것 같다. 하염없 이 눈이 내리는 코로라도의 겨울 밤이다. 지난 일요일인 13일부터 한 시 간앞당겨지면서서머타임이시 작됐다. 이번 서머타임은 11월7 일까지 8개월동안계속된다. 서 머타임 기간이 표준 시간(stan- dard time)의2배에이른다. 애리조나와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의 48개 주는 서머타임, 일 광시간절약제도입으로1년에2 번시간이바뀐다.한시간당겨지 고,늦춰지는것이무슨대수냐며 관심이 없는 사람 이 많다. 오히려 그 렇기 때문에 왜 굳 이 시간을 바꿔 혼 란을 자초하느냐 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되고있다. 서머타임이 과연 유용한 제도인가, 실 보다 덕이 많은가 하는 논란은 해 마다 반 복되는단골이슈다. 고정하되어 느시간을기준으로해야하는지 에대해서는서머타임파와표준 시간파로나뉜다. 서머타임을 없애야 한다는 쪽, 표준 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한 다는 그룹은 주로 건강문제를 이유로 든다. 팬데믹 전에도 미 국 성인의 40%인 5,000만에서 7,000만명은 권장 수면인 하루 최소 7시간을 자지 못했다고 한 다. 코로나가 덮치자 상황은 악화 됐다. 불안, 막연한 두려움에다 집에 있으면서 스크린만 들여다 보는시간이늘면서수면시간에 도영향을미쳤다. 여기에서머타 임까지시작돼일과는한시간먼 저시작되고있다. 힘든 3월이진 행되고있는것이다. 플로리다 대학의 한 신경과 전 문의에따르면미국성인의수면 시간은 갈수록 줄고 있다. 1940 년대평균7.9시간이던수면시간 이 지난 2018년 기준으로6.9시 간, 특히남자는여자보다더짧 은 6.5시간 정도로 짧아졌다. 예 를들면지난1942년하루7~9시 간자던사람이전체성인의84% 였던 반면, 2013년에는 59%로 줄었다는말이된다. 잠이 부족하면 단순히 피곤한 것으로끝나지 않는다. 하루 7시 간보다적게자면심장질환, 당 뇨, 비만, 천식, 우울증 등 10개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은 이미 조사를 통해 확인됐 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잠자는 시 간은 중요하다. 6~12세 아이들 은 하루 9~12시간, 틴 에이저들 은 8~10시간은 자야 한다. 하지 만수면재단(Sleep Foundation) 이 부모들을 상대로 조 사한 데 따르면 미국 청 소년들은이보다최소한 시간이상수면이부족하 다. 두뇌발달, 기억력, 집 중력 등에 악영향을 미 치게된다. 잠이 부족하면 내분비 시스템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 디솔을더많이분비하는반면성 장호르몬분비는줄어든다.저항 력도약화된다. 여러면에서잠은 보약이다. 일년에두번생체리듬에악영 향을미치는현행제도는바뀌어 야한다는지적은수면의학전문 가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 고있다. 어떤시간이기준이되 어야하는지는입장에따라다르 다. 낮 시간이 긴 서머타임으로 고 정돼야한다는주는주로관광산 업의존도가큰주들이다.환경보 호론자들은 표준시간제를 선호 하는 경향이 있다. 이른 아침 히 터와저녁에에어컨작동시간이 단축돼에너지소비를적게할수 있기때문이다. 기도시간이일출 이나일몰시간과연관된종교단 체들도 주로 표준시간제 편이라 고한다. 캘리포니아 등 15개 주에서는 서머타임 연중 적용제가 채택된 적이있다.하지만주의회결정은 의견제시의차원일따름실효성 이 없다. 연방의회에서는 서머타 임을연중적용하자는법안이지 난해에이어올해도상정됐다. 관 광이주요산업인플로리다출신 의 상원의원이 중심이다. 서머타 임을둘러싼지루한논쟁은올해 도이어지고있다. 한국일보 www.HiGoodDay.com 조미정 이효숙 박조셉 이인기 백운섭 최성봉 대 표 · 발 행 인 총 괄 국 장 편 집 국 장 미디어총괄/상 무 I T 총 괄 광고총괄/부사장 320 Maltbie Industrial DR. Lawrenceville, GA 30046 (770)622-9600 (770)622-9605 대표 전화 팩 스 주 소 edit.ekoreatimes@gmail.com ad.ekoreatimes@gmail.com ekoreatimes@gmail.com 이메일 : 편집국 광고국 대 표 시사만평 트럼프가 키운 괴물 크리스토퍼 웨이언트 작 케이글 USA 본사 특약 트럼프 브랜드의 외국인 혐오 아시안대상공격 백인우월주의 증오범죄 내가 이렇게 녹색 엄지손가락 (식물을 잘 키워내는 능력)이 있을지 누가 알았겠어?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