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1년 4월 29일 (목요일) D10 故 정진석 추기경 조문 행렬 “정진석추기경님은한국교회에선물 같은분이셨죠.” 28일고 ( 故 ) 정진석추기경의빈소가 마련된서울중구명동성당엔이른아침 부터조문객들의발길이이어졌다.점심 시간을전후해조문객이몰려들면서대 기줄이교회뒤편까지이어지기도했다. 조문은정추기경의시신이안치된투 명유리관앞에서기도하는방식으로진 행됐다.대성전제단앞에안치된유리관 양쪽에는고인의사목표어‘모든이에게 모든것 ( Omnibus Omnia ) ’이적힌현 수막이걸렸고,앞쪽엔활짝웃고있는 고인의영정이놓였다. 조문객은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 증 ( 코로나19 ) 방역지침에따라옆사람 과1m이상거리를둔채기도에임했다. 일부는기도를하며울먹이거나눈물을 훔쳤다. 추모객들은정추기경을애도하며감 사한마음을전했다.이마리아 ( 35 ) 수녀 는 “한국가톨릭교회의대표로서일해 주신것, 선교에앞장서주신것에감사 하는 마음으로 왔다”며“편히쉬실 수 있기를기도했다”고말했다.이상의 ( 31 ) 씨는“추기경님은삶의모범이되신분” 이라며“교회의어른이돼주셔서감사하 다”고말했다. 외국인조문객도눈에띄었다.경기도 에서선교 활동을 하던탄자니아 출신 파트릭 ( 38 ) 신부는선종소식을듣고한 달음에달려왔다.그는“한국교회의선 물같은분이돌아가셔서슬프다”며“추 기경에게존경을표하고기도를드리기 위해왔다”고 말했다. 전동휠체어에의 지한채조문한지체장애인심인보 ( 64 ) 씨는 “예전에성당에서축사를하는추 기경님을 뵌적있는데,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인사를 드리려고 왔다”고 말했다. 고인과남다른인연을맺어온조문객 도적지않았다. 고인이한때교사로재 직했던 사제양성기관 서울성신고교를 통해정추기경과 인연을 맺은 권복주 ( 65 ) 씨는불과몇달전에도정추기경을 만났다. 권씨는“올해초추기경께세배 를하러갔을때‘좋은사람의기를받아 야더좋은사람이된다’는말씀을해주 셨다”고회상했다.정추기경은주교시 절교황청에서선물받은넥타이핀을지 난달성당관계자를통해권씨에게선물 하기도했다. 오후엔김부겸국무총리후보자와이 낙연전더불어민주당 대표, 홍남기국 무총리직무대행과주호영국민의힘당 대표권한대행 등 이명동성당을 찾 아조 문했다.전 날 오후 1 0 시15분선종한정 추기경의장 례 는 천 주교의 례 에 맞춰 5일 장으로치른다.이 날 시 작 돼3 0 일까지계 속 되는일 반 인조문은오전 7 시부터오 후1 0 시까지가 능 하다. 장 례 마지막 날 인다음달 1일엔명동 성당대성전에서염수정추기경의주 례 로 장 례미 사가거행되며,이후고인은경기 용 인시성직자 묘 역에서영면하게된다. 윤한슬기자 정진석추기경선종이 튿날 인28일종 교계에서는애도의성명이 잇 따라발표 됐다. 교단을 대표하는 단체들이발표 한 성명들에는 사 랑 과 나 눔 을 실 천 한 고인을기리고한국사회가고인의가 르 침을이어가야 한다는 뜻 이 담겼 다. 가 톨릭신자인문재인대통 령 도고인의선 종을애도했다. 먼저 대한불교조계종은총무 원 장 원 행스님이 름 으로발표한추도문에서정 진석추기경에대해“ 평 소교회가사회의 빛 과 소 금 이되기를 바 랐 고 가난한이 들을위한사회복지에도 많 은관심을기 울였다”면서“정추기경이남 긴평화 와 화 해의정신은 우 리종교지도자들이이 어나가 겠 다”고 밝혔 다. 원 불교도오도 철 교정 원 장이 름 으로 추도문을 발표하고 “정추기경이 우 리 사회와시민들의마음에심어 준 감사와 사 랑 의실 천 은 우 리모 두 에게행복의길 이되었다”면서“하 느 님의 품 에서행복 하시길축 원 드 린 다”고애도했다. 한국교회총연 합 ( 한교총 ) 은 소 강 석 · 이 철· 장종현대표회장이 함 께발표한성 명에서“정추기경은민주 화운 동시기를 지나 급변 한사회적 환 경의 변화 로올바 른가치관이 훼손 되는시점에서도 생 명 과가정의가치를소중히지 키 려는 생 명 운 동으로 천 주교회를이 끌 어왔으며장 기기증으로 본 이되는 삶을 마무리했 다”고전했다. 한국기 독 교교회 협 의회 ( NCCK ) 역시 “‘행복이하 느 님의 뜻 ’이라는 추기경의 마지막인사를가 슴 에 깊 이 새 기고모든 이가존 엄 하고행복하게 살 아가는세상 을만들어가는일에앞으로도 매 진하 겠 다”고애도했다. 문대통 령 은이 날페 이스 북등 사회관 계 망 서 비 스 ( SNS ) 에“정진석추기경님의 선종을애도한다. 한국 천 주교의 큰언 덕 이며나라의어른이신추기경님이 우 리 곁 을 떠 나하 늘 나라에드셨다”고 썼 다.문대통 령 은“ 참 으로온 화 하고인자 한어른이셨다”고회상한뒤“서른아 홉 젊 은나이에주교로서 품 되신후한 평생 천 주교신자 뿐 아니라국민모 두 에게 평 화 를주신추기경님의선종이 너 무나안 타 깝 다”고 밝혔 다. 문 대통 령 은이어“추기경님은 ‘모든 이를위한모든것’이 란 사목표어를삶 의마지막 순 간까지실 천 하심으로 써우 리에게‘나 눔 과상 생 ’의 큰 가 르 침을남 겨 주셨고‘가장중 요 한것은 돈 보다사 람을중심으로한정 책 ’이 란 말씀은국 민들의가 슴 에 깊 이 새겨 졌다”고했다. 그러면서“지상에서 처럼언 제나인자한 모 습 으로 우 리국민과 함 께해주시길기 도한다. 추기경님의정신을기 억 하 겠 다. 영 원 한 평화 의안식을 누 리소서”라는 문장으로 글 을맺었다. 문대통 령 은 ‘ 디 모 테 오’라는세 례 명을가진가톨릭신자 다. 김민호^신은별기자 정진석추기경님. 이 렇 게가시다니 믿 어지지가않 습 니다. 종일 날 씨는 흐 렸 습 니다. 해가 먼저알 았을까 요 .자신의존재를가리 고있었다고 생각됩 니다. 지난주교 5 0 주 년 기 념 으로 혜화 동 주교실에서뵌그 두 어시간의기 억 을 저 는기적이라고 생각 하고있었 습 니 다. 아 닙 니다. 기도의선물을 받았다 고해야 옳습 니다. 그때만해도 건강 은그 렇 게절 망 적 이지는않았 습 니다.인터 뷰 가 끝 나고 병원 으로 가시는 걸 알 았지만 그 냥 가 볍 게다녀오시는것으로 알 았 습 니 다. 열 정어 린 말씀이이어졌고힘이있 었 습 니다. 느 리고부드러 웠 지만힘이 있는그말씀의 운 ( 韻 ) 이하 느 님께로 기울어지면서더 큰 기 운 을 느끼 게하 셨 습 니다. 저 같이 우 둔한사람마 저 도 그울 림 에 공 존하 듯 성 령 을경 험 하는 순 간으로 변화 하고있었 습 니다.추기 경님옆에서그기이하고도 뿌듯 한경 험 이기도했 습 니다. 그것은제가지 금껏 가 슴 한복 판 에 아 끼 면서 누 리는힘의신 비입 니다. 일상에서조 율 되지 못 하는감정들 로 뒤 뚱 거 릴 때도 내 시선은 내 가 슴 속 에간직한 그 신 비 를 느끼 고 바라 보는 조 율할 수있는 힘이었기때문 입 니다. 위 협 적이지도 않으면서복종시 키 지도않으면서 저 를다스리는 손 길을 분명 느끼 고있었 습 니다. 추기경님이 저 에게주신 큰 선물이었 습 니다.제 생 에 큰 기적이기도하였 습 니다. 추기경님은 마치하 느 님이예수라 는 한 아이를 사람으로 태 어나게해 서 결 국은 사람들 을 위해 목 숨 을 내 어 놓게 하시고 다 시 부활이 란 이 름 으로 되돌려 놓는 신 비 의 극 치거기 쯤 에 계신다는 확 신 이들었 습 니다. 수 많 은 위 험 에서 살 아 오시고 수 많 은 생 명의말씀을 번 역 또 한 쓰 시면서하 느 님의실존을 알 리려는데일 생 을 바치신추기경님 이아 닙 니까. 그 래 서추기경님의그부드 럽 고 느 리지만 확 신에 찬 그 운 ( 韻 ) 의말씀들 은치유 력 이 강 했 습 니다.어 디 에서도 느낄 수 없 는치유의만남이었 습 니다. 그 날 혜화 동에 갈 무 렵저 는 약 이 필요 했 습 니다. 날 마다 먹는 너 무 과 다하게먹는 약 이아니라정신의안정 과 평화 를 위한 몸 과 마음의상 처 를 치유 할 수있는 약 이 필요 했지 요 . 늙 어서오는힘 겨움 과 많 은 포 기그리고 수명을감지해야만하는자신을추스 르 기위한 약 을 구했으면했던터였 습 니다.어지러 웠 고 비틀 거렸 습 니다. 고 요 한데시 끄럽 고 누웠 는데불안했 지 요 .스스로무 력 감에어 깨 가아 팠습 니다. 추기경님과인터 뷰 하고돌아왔 을때 벌써혜화 동 골 목에서부터발걸 음에 확 신의힘이주어졌 습 니다.그 렇 습 니다.추기경님이보이지않는 약 을 주신게 틀림없 었 습 니다.편안하게온 전히 맡 기면다편안해진다고말씀하 셨기때문 입 니다. 만 약 제가종교와단절되어이 렇 게 나이가들었다면그것은 두 려 운 일 입 니다.어 찌 제가바로 설 수나있었 겠 습 니까. 내 인 생 은 생 기도 힘도 광휘 도 균형 도감동도위로도 만 족 도 모 르 는기이한 생 을 살 았을것 입 니다. 저 같이 잘흔 들리는인간에게말 입 니다. 내 인 생 은 내 것이라고주장했던 비 신 자 때의고 집 과 오만을 정면으로 뒤 집 는일이바로 사 랑 이었 습 니다.‘나’ 가아니라 ‘ 너 ’를 생각 하는사 랑 을조 금씩알 기시 작 했었 습 니다. 특 히감사 한일은제가 ‘감사하는일’에길들 여 사는일 입 니다. 추기경님제가추기경 님을그리 워 하는일은제인 생 을바로 세 우 고더불어사는모든이에게감사 한 마음으로 남은 생 을 산 다는일일 것 입 니다.이 또 한추기경님이가 르 치 신교 훈입 니다. 우 물 쭈 물, 대 충 의자 기식신 앙 이아니라 흡족 하게 내 어 맡 기며듣고 보는 주님을 사 랑 하는일 이무 엇 인지 묵 상하며 살겠습 니다.발 명가를 꿈꾸 던 공 대 생 이예수님의제 자가되신것은다하 늘 의계 획 이었을 것 입 니다. 추기경님은이세상에 꼭필요 한말 씀의전수자였 습 니다.그 래 서하 느 님 께서몇 번 이고위 험 에서 살 리신것이 라고 생각합 니다. 그러 므 로추기경님 은하 늘 의그 릇입 니다.주님이만들어 우 리앞에보 내 신행동의그 릇 , 말씀 의그 릇 이라고 저 는 확 신 합 니다. 추기경님그리 운 추기경님.제가바 르 게추기경님을그리 워 한다는것은 제복 병 인 불 평 불만을 쓸 어 내 고 속 으로 들 끓 는 모든 잡 음의 걱 정을 참 된기도로모으며 살 아가는일일것 입 니다. 감사 합 니다. 삶 먼 지를 쓸 어 담 는 광 주리로사신추기경님지 금 당장 뵐 수는 없 어도 하 늘 나라의 평 온 그 한가 운 데계실것을 믿습 니다. 하 늘 그리고구 름 에서 빛 나는 별빛 에서 햇 살 에서 언 제나그 순 정한 미 소를 뵈 올 수있을것 입 니다. 조계종“평화정신잇겠다”기독교협“행복이주님의뜻, 새길것” 삶의먼지담는광주리같은추기경님 지친영혼에보이지않는약을주셨죠 신달자시인 신달자시인의추모글 “삶의모범되신큰어른 떠났다” 외국인도 장애인도 추모 정진석추기경빈소마련명동성당 성당뒤편까지조문행렬이어져 “선물같은분”“어른돼주셔감사” 5일장거행$내달 1일장례미사 28일오전서울 천주교서울대교 구교구청에27일노환으로선종 한 정진석추기경의육필원고가 전시돼있다. 고영권기자 종교계등서애도성명잇따라 文대통령“큰언덕, 어른이신분” 28일서울중구가톨릭출판사서점에서직원이 佦 정진석추기경의저 서를진열하고있다.정추기경은 교회법전,교회법해설서15권을포 함해50권이넘는저서와역서를펴냈다. 뉴스1 ☞ 1면‘정추기경마지막당부’에서계속 정 추기경의모든 수 입 은 비 서수녀 가관리해왔는데지난달 천 주교가 운 영 하는무 료급 식소인명동 밥집 ( 1, 000 만 원 ) 을 비롯 해 꽃 동 네 ( 2, 000 만 원 ) 서울 대교구성소국의동성고예 비 신 학생반 ( 2, 000 만 원 ) 서울대교구청소 년 국아동 신 앙 교 육 ( 1, 000 만 원 ) 정진석추기경선 교장 학 회 ( 가 칭· 5, 000 만 원 ) 등 5 곳 에기 부됐다. 입원 기간동안 천 주교에서지 급 한수 입등 8 00 만 원 은정추기경을돌 본 의 료 진과 병원 관계자들에게 전달 될 예정 이다. 정추기경은 한국전 쟁참 전 용 사 로 보 훈처 에서도 매 달 3 0 만 원 을 받아 왔다. 허 신부는“고인이 살 아계신동안 당신의이 름 으로장 학 회를 설립 하는것 을 허락 하지않았는데사후에는하도 록 허락 하셨고현재진행중이다”라고 덧붙 였다. 허 신부는“3 월 부터고인에게서모든 의 료 기구를 떼 어 냈 고수 액 만 공급 해왔 다”면서“고인이안좋은상 태 에서4일만 에 깨 어나서 병 실에들어오는간호사에게 ‘ 평화 를 빕 니다’라고말씀하셨다”고전 했다. 허 신부는 또 “고인은 병 상에서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사회 가어려 운 데서로 많 이도와야한다고 여 러 차례 말씀하셨다”고전했다. 평 소장기기증의사를 밝 힌정추기경 의 뜻 에따라서고인의 각 막도 기증됐 다. 허 신부는“장기기증과관련된사안 은 비공개 되지만안구적출수 술 이성 공 적으로 끝 났고 각 막은하나 씩 한 사람 에게기증되는것으로 알 고있다”고 설 명했다. “정추기경, 사후장학회설립허락해현재진행중” 28일경기용인천주교 서울대교 구 용인추모공원내성직자 묘역 에고 정진석추기경의시신이안 장될위치가 흰색선으로 표시돼 있다.(위사진) 용인=연합뉴스 정진석추기경선종이틀째인28일고정추기경의시신이안치된서울명동성당에서성직자와신자들이위령미사에참석하기위해줄지어입장순서를기다리고있다. 고영권기자 50권넘는저서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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